* 아는 분이 슬플 때 듣는 음악 리스트를 보내달랍니다. 그래서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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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슬플 때가 아니면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듣는 음악은 모두 슬플 때 듣는 음악이지요.

1. 빅마마 - 체념; 연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사람이 나중에 다그칩니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왜 미리 안했냐고. 노래에 절절히 묻어나는 슬픔이 제 마음에 남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더군요.

2. 이승환 - 가족; 가족들과 그리 친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기에 이 노래를 더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3. I Believe – 신승훈; 신승훈이 아니라 제가 불렀어도 히트할만한 좋은 노래입니다. 노래방 가서 즐겨부르는 노래이기도 하지요.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한 곡입니다만, 영어가 들어가서 공감도가 떨어지네요.

4. 귀로-박선주: 좀 옛날 노래인데요, 노래가 정말 좋아서 노래방 갈 때마다 시도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섣불리 따라하다간 질식사할지도 모릅니다.

5. 윤종신 - 오래전 그날; 슬픈 노래가 주 특기인 윤종신의 노래지요. 제대하고 와보니까 헤어진 애인을 다른 누군가가 굳건히 지켜주고 있더라는 가슴아픈 사연을 특유의 호소력 깊은 창법으로 그려냅니다.

6. 김장훈 - 혼잣말; 한때는 매일같이 이 노래를 수십번씩 반복해서 듣곤 했었지요. 아무리 그리워도 두번 다시 함께할 수 없다는 체념어린 가사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7. 베이비복스 - 우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룹이 베이비복스입니다. 그녀가 선전하는 ‘와’라는 아이스크림도 매일같이 사먹었었지요. 슬플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베이비복스의 미모가 생각나 즐거워집니다. 역시나 미녀는 사회의 보배.

8. 페이지 - Love Is Blue; 이 노래 역시 노래방에서 따라부르다 질식사할 뻔한 노래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예언한 노래이기도 한데요,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애인에게 기가 막힌다는 내용입니다. 고음처리가 정말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섣불리 도전해선 안됩니다.

9. 한동준 - 사랑의 서약; 이 노래는 멜로디나 가사가 정말 아름다워 누가 불러도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어느 결혼식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남자애를 보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고 느꼈답니다. 왠지 사랑하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노래지요.

10. 김범수 - 보고싶다; 이것 역시 부를 때 가창력이 뒷받침되어야 소화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죽을만큼 보고 싶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노래인데요, 그렇게 보고싶은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11. Tim - 사랑합니다; 나이트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딱 세번 끌려갔어요. 그때 만난 유부녀가 좋다고 추천한 노래예요. 그녀의 말로 인해 가진 선입견 때문인지 정말 좋더군요.

12. 안재욱 - 친구 朋友; 친한 친구랑 술을 마시고 저희 집 옥상에서 별을 보면서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가수로서의 안재욱을 높이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이 노래는 정말 좋아합니다.

13. 정재욱 - 잘가요; 좋아하는 여인과 헤어진 뒤 이 노래를 들었었어요. 딱 제 마음을 표현해 주는 노래구나 싶었어요. 하도 불러서 가사를 다 외워 버렸지요.

14. UN. – 선물; 제 술친구가 이 노래를 정말 좋아해요. 그 친구를 좋아하는만큼 이 노래까지 좋아해 버렸어요.

15. 정경화 - 나에게로의 초대; 노래방에서 많이 불려지는 노래지요. 라디오에서 한번 듣고나서부터 이 노래의 팬이 되었고, 저도 불러볼까 시도하다가 때려치웠답니다. 지금도 이 노래의 가사가 머리속에 떠올려져요. “신비로운 너의 모습 나에게는 사랑인 걸 조금씩 멈춰지는 시간 앞에서 어둠속의 너처럼 마이 러브…”

16. 신해철 - 나에게 쓰는 편지: 제 젊은 시절은 이 노래가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가치관의 혼란 상태에 있던 저에게 이 노래가 어찌나 와 닿던지요.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로 시작되는 랩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17. 최호섭-세월이 가면: 제가 처음으로 쓴 책을 보면 좋아하는 술은 참나무통 맑은소주고, 좋아하는 노래는 세월이 가면이라고 써놨습니다. 좋아하는 술은 참이슬로 바뀌었지만 좋아하는 노래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라는 후렴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찡합니다.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이 노래가 희화화될 때 마음이 아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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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0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도 섹시 미녀를 좋아하시나봐요

꼬마요정 2006-01-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우림의 야상곡이나 망향도 가슴이 넘 찡해요... 죽은 남자친구를 생각하는 것도 같고... 제 mp3에 있는 곡들이 신해철 노래랑 페이지 노래 뿐이네요..^^..

마태우스 2006-01-05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자우림 야상곡, 아는 분한테 선물받았는데 진짜 좋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어요.
하늘바람님/제가요? 그, 그게 아니고 전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요.

비로그인 2006-01-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해철이 모노크롬 이라는 이름으로 작업한 it's alright도 정말 좋아요. 슬프다기보다는 슬프지? 기운없지? 괜찮아. 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지쳤을 때 듣고 펑펑 운 적이 있었어요.

Mephistopheles 2006-01-0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정말 애절하게 느껴지는 곡은 김광진씨가 불렀던 `편지'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비로그인 2006-01-0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즐겨듣는 노래도 많이 있네요 *^^*

슬플 때 이런 노래 들으면 정말 눈물 나죠.
오히려 기분이 너무 업될 때 차분히 듣는 편이 좋겠어요~

브라운 아이즈 "벌써 일년", 원티드의 "발작" 도 추천합니다.

하루(春) 2006-01-05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悲의 랩소디 - 이것도 좋은데...

마늘빵 2006-01-0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도요. 제가 요새 매일 듣고 있는 곡입니다.

깍두기 2006-01-0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가면을 그 영화가 희화화 했다고 여겨지진 않는데....
전 그 노랠 거기서 듣고 새삼 좋았거든요.
님은 그 노랠 워낙 좋아하셔서 그렇게 생각되시나 봐요.
너무 소중한 것은 누가 함부로 쓰면 싫거든....^^

아밀리 2006-01-0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선곡 중엔 세월이 가면. 물론 최호섭 버전이 제일 좋고 슬프지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조덕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생각나네요. 이상하게 90년대 2000년대 보다 80년대 음악이 좋아요

야클 2006-01-0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만나면 이중에서 한곡 같이 불러보죠. ^^

moonnight 2006-0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슬플 때 듣는 음악이 없는 거 같아요. 그치만 마태우스님이 뽑은 열일곱곡은 저도 좋아하는 곡들이네요. 흐흐. 언제 야클님과 듀엣하시는 거 보고 싶어욧 >.<

sooninara 2006-01-05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우리는 통하는 세대^^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네요.

2006-01-05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6-01-0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악적으로는 저랑 아주 취향이 다르시군요.
순수하게 제 취향으로 미친듯이 슬픈 음악을 추천하자면 'Jessica Simpson'의 [When you told me you loved me] 입니다.
가슴이 찢어질것 같아요. 이 노래 들으면 ㅜㅜ

줄리 2006-01-0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과 저 슬픔을 느끼는 감정선이 비슷한가봐요. 팬의 입장으로서 괜히 기쁘네요. 세월이 가면, 나에게 쓰는 편지, 사랑합니다, 혼잣말, 오래전 그날.... 제목들도 슬프네요...

시비돌이 2006-01-06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부탁한건지 알겠네요. 곧 그 분 블로그에 마태님의 슬플때 듣는 음악이 올라갈 것 같군요. ^^ 근데 왜 나한테는 슬플때 듣는 음악 부탁을 안할까요? 저도 누구 못지 않은 음악 마니아인데...

야옹이형 2006-01-06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건 딴 소리인데, 가시나무 하니까 생각이 나서요.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와 조성모의 가시나무. 같은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조성모의 것은 시인과 촌장의 노래를 들을 때 느껴졌던 일종의 '죄의식'이라 부를 수 있는 그 아슬아슬한 정서를 완전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 같아요. 뭔가 핵이 제거된 느낌. 그럴 수도 있구나 했답니다.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는 저도 그의 곡 중 특히 꼽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신해철은 같이 자란 느낌을 주는 가수예요.

마태우스 2006-01-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옹이형님/앗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어요. 가시나무에 대한 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신해철과 같이 자라셨다면 님도 연배가 좀 되시는군요 호홋.
웃는달님/앗 그렇습니까? 무안해라!!! 아이, 그걸 그런 유명블로그에 올리면 어떡해... 나이트 간 얘기는 뺄 걸 그랬다는...
줄리님/어머 팬이라니요. 친구잖아요 친구!! 그리고 친구는 원래 감정선이 비슷한 법입니다^^ 사실 우리 나이 또래치고 저 노래들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다락방님/그 제시카가 혹시 굿바이 부른 제시캅니까?? 님과 음악적 취향이 다르다니 너무 슬퍼요 졸리님.
수니님/제가 님을 처음 뵜을 때 낯설지가 않더라니깐요. 다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서 그런 거죠
달밤님/님은 모르셨군요 야클님은 사실 달밤님을 좋아한답니다. 저는 그냥 위장이라고 할까..
야클님/손 잡고 불러도 될까요?^^
아밀리님/가시나무는 제 타입이 아니구요, 조성모 건 특히 아닙니다. 조덕배의 그 노래는 정말로 좋지요. 80년대 노래들이 더 훌륭했던 건 아니지만, 시대적으로 암울해서 그런지 그때는 노래로 마음을 달랬던 적이 많은 것 같아요.
깍두기님/희화화했다는 건 약간 오버스러운 말이었지만, 아무튼 마음이 아팠어요. 그 좋은 노래를....이러면서...
검은비님/앗 님과 정서를 공유했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몇곡이라뇨!!
아프락사스님/그렇군요. 언제 저랑 그 노래 듀엣으로 불러요.
하루님/비 까지 커버하긴 제가 너무 나이가 많습니다^^
고양이님/벌써 일년은 다른 분이 추천해서 많이 들어봤는데요, 와닿진 않더군요. 저도 저만의 색깔이 있나봐요^^
메피스토님/앗 전 왜 그노래를 모르지요???
주드님/음악듣고 우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 싶어요. 엄청 몰입을 하니까 울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하기사, 옛날에 노래 부르다 운 적이 있긴 합니다. 조성모가 불렀던 노래인데 여자가 죽어서 어쩌고 하는 거...잘 있냐 궁금하다 어쩌고 하는...비라도 내리면...


Mephistopheles 2006-01-0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내드릴까요...? 그런데 방법을 모르네요..^^

마태우스 2006-01-0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저...메일로 보내주시는 것도 가능한가요?

2006-01-06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1-0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듀엣은 좀... ㅡㅡ;

다락방 2006-01-0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그 제시카와 그 제시카는 달라요.
마태님이 말씀하신 제시카는
제가 말씀드린 제시카는

헤헷 :)

너무 슬퍼마세용~~

비연 2006-01-0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저도 즐격 듣는다는...^^;;

마태우스 2006-01-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그 노래 정말 좋지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
다락방님/님의 제시카가 훨씬 예쁘군요. 으음..
아프락사스님/그럼 야클님까지 트리오로?
메피님/제가 님 서재에 남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