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잠꼬대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 친구가 못올 뻔했다. 발단은 잠꼬대였다. 여행 사흘 전, 친구는 “집에 가기 싫어!”라고 했단다. 미녀들에게 둘러싸인 꿈을 꾸기라도 했을까? 그 말을 들은 부인은 당연히 발끈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그러던 차에 우리가 놀러가는 곳이 유흥가인 부천 상동이라니, 못간다고 붙잡는 건 당연했다. 그의 부인은 우리가 나이트에 가서 부킹이라도 하는 줄 알았나보다. 할수없이 우리는 거의 매시간, 우리가 뭘 하는지를 포토메일로 전송해야 했다.
오후 6시: 포커치는 장면 전송
오후 8시: 고기집에서 밥먹는 장면.
오후 11시: 다시 포커.
시간대를 보면 황금시간대인 8시-11시 사이가 비는 걸 알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는 뭘 했을까. 나중에 밝힌다. 약간은 걱정이다. 이 시간 동안 무지하게 즐겁게 놀았다는 그 친구가 밤에 잘 때 또 무슨 잠꼬대를 할지. 부인들끼리 친하게 지내는지라 한명이라도 걸리면 우리 모두 끝장이다.
4. 고백
그간 난 많은 사람을 속여왔다. 속인다는 걸 나도 몰랐다. 5개월쯤 전인가 체중을 쟀을 때, 내 몸무게는 79.5킬로였다. 그 이후 러닝머신을 열심히 했더니 보는 사람마다 살이 빠졌다고 했다. 체중을 물어보면 77, 혹은 78이라고 얘기했다. 그때보다 빠졌으니 당연한 게 아닌가. 거의 매일 러닝머신을 하고, 여행 당일날도 난 7.5킬로를 뛰었다. 그렇게 뛰고나면 무척이나 뿌듯해 밥을 많이 먹게 된다. 게다가 “힘들게 운동하고 양껏 먹자”는 게 내 다이어트 비법이었으니.
여행 첫날 소주, 양주를 마신 상태에서 맥주를 그렇게 마시고, 그 전에 고기를 먹을 때 삼겹살 3인분은 내가 다 먹었다. 돌아오는 날 아침 감자탕을 먹는데 국물이 남았다는 핑계로 나 혼자만 밥 한공기를 더 시켰다. 그리고나서 친구들과 사우나를 갔고, 나오는김에 체중을 쟀다. 난 솔직히, 많이 먹은 걸 감안해서 79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저울의 숫자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높은 체중을 가리키고 있었다. 82킬로.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80을 넘은 게. 내가 ‘이거 넘으면 죽어버릴래’라고 했던 몸무게는 80이었는데.
다이어트는 운동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적게 먹는 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은 빠지지 않는 법이었다. 운동만 해도 다이어트가 된다면, 인간의 한계치를 먹는 씨름 선수들이 그토록 체중이 많이 나갈 리가 없지 않는가. 체중을 잰 이후 하루종일 밥맛이 없었다. 체중계를 하나 사기로 했다. 그간 내가 체중 달기를 무서워했지만, 앞으로는 매일같이 체중을 달아보며 먹는 것을 체크할 생각이다. 남이 몇킬로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할 수는 없을지언정, 최소한 거짓말-그게 무지에서 나온 거라 해도-은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