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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 사용설명서 1
스티븐 아노트 지음, 이민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사용설명서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읽은 <섹스>는 주제가 주제인지라 처음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남자 그것의 평균 크기가 14센티라는 대목에서만 얼굴을 찡그렸을 뿐, 인용해 놓은 역사적 사실과 사건들이 어찌나 웃긴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꽤 고생했다. 몇 개만 인용한다.
-가슴을 키우기 위해서...에디오피아 여성들은 가슴을 벌에 쏘이는데...네배까지 부풀기도 한다--> 정말 처절하지 않는가.
-힌두교의 한 종파는 (크기를 키우기 위해) 음경에 돌을 매달아놓는데, 자라면 음경이 땅바닥을 스칠만큼 길어진다...그런데 발기는 불가능해진다--> 그럼 왜 키우는데?
-성행위의 체위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그 이름들이 다 예술이다; ‘봉황의 배회’ ‘토끼의 털 뜯기’ ‘학의 고개얽기’--> ‘우리 오늘은 토끼 털뜯기 할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상상되어 웃었다.
-동성애에 대한 각국의 정의
1) 로마: 동양적 악습
2) 프랑스: 독일적 악습
3) 스페인: 이탈리아 놈들의 악습
-1994년 로마에 사는 주부가 애인을 만나러 가는 남편의 콘돔에 후추를 넣었다. 남편은 물론 병원에 갔다--> 애인을 사귀면 들키지 말아야 한다.
-1982년 모로코 남자가 그리스의 섬에서 펠리컨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되었다--> 그거, 친고죄 아닌가? 펠리컨이 고발했나?
-타이 남자가 코끼리와 성관계를 맺은 죄로 15년 징역형을 받았다. 그는 그 코끼리가 죽은 아내가 환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생을 해도 그렇지, 코끼리한테서 성욕을 느끼다니!
사용설명서라고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고 섹스를 잘하게 되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읽는 동안 즐겁고, 누구나 관심이 있을 섹스에 얽힌 얘기들을 다른 데 가서 써먹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딜도’의 어원이 ‘달래다’라는 뜻의 노르웨이어에서 파생되었다는 것, 살찐 사람이 섹스시 취해야 할 자세 등의 지식을 어찌 습득할 수 있었을까. 공공장소에서 읽을 때 남들의 눈을 의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늘 노력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여자들한테 인기가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섹스, 알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