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말했지만 난 하루에 평균 3.5회 정도 화장실에 간다.
뭐 그거 가지고 그러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변 얘기가 아니니 문제가 되는 거다.
그런데 왜 계속 살이 찌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험난한 수업준비 때문에 토요일부터 계속 연구실에서 숙식 중이다.
원래 오늘은 집에 가볼까 했지만 도저히 상황이 안되서
하루 더 라꾸라꾸 신세를 져야 한다.
3박4일이니 일본 여행쯤은 되는 기간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주말은 청소 아주머니들이 안나오는 날,
그럼에도 난 내가 화장실에서 해야 할 의무를 잊지 않았으니
내가 봐도 화장실이 좀 더럽긴 했다.
아침에 고단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난
안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잠시 멈칫했다.
“누가 이렇게 화장실을 더럽게 해놨어?”
“정말 못살겠다니까.”
목소리의 주인공은 청소 아주머니들,
그분들에게 인사를 잘한 덕에 난 제법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이미지를 흐트러뜨릴까봐 난 살금살금 그곳을 빠져나와
계단을 이용해 3층 화장실에 갔다.
거기 앉아 있으려니 슬펐다.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
왜 남들처럼 하루 한번을 못가는가.
한때는 “변비보단 낫다”고 자위했건만
요즘은 점점 그게 아닌 것 같다.
휴지를 사면 뭐하나. 이틀도 못되서 한통을 다 써버리는데.
아주머니들이 이미 퇴근하신 지금,
난 여전히 한 층을 내려가 일을 보고 왔다.
내일 아침 깨끗한 화장실을 그분들에게 보여 드리고 싶어서.
홍길동은 호부호형을 못해서 집을 떠나지만,
난 지척에 있는 화장실 대신 한층 아래 화장실을 가야 해서 서럽다.
율도국에 가면 최첨단 화장실이 개인마다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