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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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그림이 창을 두드린다니무슨 의미일까?

 

그림은 화가 자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손가락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림이라는 수단은 글과는 달리 눈을 통해 즉 인간의 몸이라는 수단을 통해 다가오기에 마음의 창을 더 쉽게 두드려줍니다하지만 그 그림에는 화가 자신의 고통과 기쁨삶의 질곡과 환희승리와 패배의 모든 역동성이 어우러 상징으로 버무려져 참으로 다른 세상을 열어줍니다. (7)

 

저자의 마음 창을 두드리는 그림들저자가 설명하는 그 두드리는 소리를 따라 들으며 책을 읽어본다가슴에 와닿는 게 많다.

 

찬찬히 그림을 보게 된다.

 

이 그림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게 볼 수 있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Milkmaid)>

 

 

그전에는 못 보았던 것들이다.

 

 

깨진 창문벽의 못 자국들아직 자르지 않은 빵과 이미 잘린 빵의 단면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차근차근 다시 살펴보니그런 것들이 어느새 자리하고 있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전에 볼 때는 대체 무엇을 보았을까무엇을 보고 이 그림 괜찮은데하며 넘어갔을까.

 

해서 이런 설명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그림의 여인보다 더 주인공 같은 우유가 흐르는 장면은 모든 게 멈춘 상황에서 우유 흐르는 소리가 또르르 들릴 것 같지 않은가여인이 우유를 따르는 장면도 마치 무슨 의식을 치르듯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96)

 

 


  

<울고 있는 노인>, 두 개 비교해보니

 

 

고흐의 그림 살펴본 적이 있는데이 그림 역시 살펴본 그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에 다르게 본 것이 있으니

같은 그림인 줄 알았는데

이 주제로 그린 그림이 두 점이라는 것전에는 주의 깊게 보지 않은 탓인지 같은 그림으로만 보였는데이번에는 다르다다르다고 말하니 정말 다른 부분이 보인다.

다르게 보이고그래서 그 안에서 얻는 게 다르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 그림에서 노인 옆 벽난로 속 불꽃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먼저 그린 그림에는 벽난로 자체가 없는 반면나중에 그린 것에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막 살아나는 따뜻한 난로가 있다추위를 녹일만한 난로 하나 없던 그림에서 따뜻하게 데워줄 벽난로가 생긴 것은 분명 고흐가 의도적으로 바꾸어 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108)

 

저자는 이어서 그것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다.

 

이것은 아마도 고흐의 마음속 타오르는 불꽃이었겠다마음이 가난하고 비워진 사람에게만 타오르는 불꽃이다그리고 이 불꽃은 세상에서 오는장작 없이 꺼지고 마는 그런 불이 아니라내면에서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108)

 

그래서 그림 두 점을 비교해서 살펴보았다.

정말 그랬다다른 점이 보인다관찰력 지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그림 전체를 살펴보기 위해 색인을 만들어보았다. (하단에 첨부)

그렇게 색인을 만들고 보니, 모르던 화가 한 명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바로 러시아의 화가 일리아 레핀

그의 그림이 이 책에 모두 점 소개되고 있다.

 

유대인의 초상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볼가강 배를 끄는 인부들

쿠르스크 현의 십자가 행렬

톨스토이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그의 그림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또한 러시아의 역사 또한 배우게 된다.

 

다시이 책은?

 

이 모든 그림 중 한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독일 린다우 성당 돌기둥에 새겨진 조각돌기둥을 짊어진 여인이다. (84)

 

온 힘을 다해 허리를 짚고 구부려 뻗어 올리고자 하는 다리를 보면 이 여인 역시 이 짐이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그럼에도 그여의 표정에서는 산다는 것이 뭐 대순 겨짐이란 게 그저 지면 되는 것이제!’ 뭐 이런 것들이 느껴진다.

그 정도가 아니라 평온하고도 따스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한 저 표정은 등 위에 올려진 짐과 함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묘한 감동이 솟아나게 한다. (84)



 

저자는 그 그림을 보여주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감동을 전해준다.

나는 이 책에 저자가 소개한 모든 그림에서 그런 감동을 느낀다그림이 감동 그 자체다.

 

그런 감동을 담아 여기 색인을 만들어첨부한다.

 

감사의 마음으로만든 색인

 

 

강연균

시장 사람들

157

고야

1808년 5월 3

128

고흐

울고 있는 노인

106

고흐

the pink peach tree

163

고흐

bedroom in Arles

173

귀스타브 쿠르베

돌 깨는 사람

148

김호석

기억의 빈자리

176

김호원

부활의 얼굴

45

김호원

영산강

119

김호원

마지막 길

202

니콜라 푸생

자화상

251

독일 린다우 성당

돌기둥을 짊어진 여인

84

뒤러

자화상

207

렘브란트

Holy Family

28

렘브란트

요셉의 꿈

58

렘브란트

예수와 간음한 여인

67

미켈란젤로

묶여있는 노예

144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부분)

235

믹스 리버만

성전의 열두살 예수

23

베첼리오 티치아노

자화상

240

빌헬름 하메르스회

couryard interior at Strandgade 30

75

석창우

안무가들의 춤

72

안토니 반다이크

해바라기와 자화상

256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102

앙리 마티스

80

앙리 마티스

이카루스

90

야코포 틴토래토

자화상

230

얀 반에이크

터번 쓴 남자 초상

226

얀 프로보스트

구두쇠와 죽음

114

에른스트 바를라흐

The Veliever

18

에른스트 바를라흐

singing man

123

에밀 놀데

holy night

192

오타비오 레오니

카라바조 초상

245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우유 따르는 여인(Milkmaid)

94

이숭

고루 환희도

198

이적

추계 대사도

185

일리아 레핀

유대인의 초상

54

일리아 레핀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132

일리아 레핀

볼가강 배를 끄는 인부들

138

일리아 레핀

쿠르스크현의 십자가 행렬

153

일리아 레핀

톨스토이

215

일리아 레핀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220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어머니를 그리다

265

조르주 드 라투르

newborn child

168

조르주 루오

clown

62

주디스 레이스테르

자화상

261

쥬디스 레이스테르

game of cards

99

최연희 마리아

예수 그리스도

12

최연희 마리아

피에타

50

카라바조

the taking of Christ

39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안개 바다위의 방랑자

110

클로드 모네

건초더미

189

한스 히르츠

capture of Jesus Christ

34

 

조선시대 백자달 항아리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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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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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역설 사전

 

이 책, 사전이다. 역설을 한권으로 모아 놓은 역설 사전, 

먼저 어떤 역설이 존재하는지 살펴보자.

 

1.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

2. 맨더빌의 역설Mandeville’s paradox

3. 애빌린의 역설Abilene paradox

4. 우정의 역설Friendship paradox

5.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6. 이카루스의 역설Icarus paradox

7. 레온티예프의 역설Leontief paradox

8. 루커스의 역설Lucas paradox

9. 경쟁의 역설Paradox of competition

10.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

11. 브라에스의 역설Braess’s paradox

12.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

13. 심프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14. 점검의 역설Inspection paradox

15. 콩도르세의 역설Condorcet paradox

 

독자들은 이 안에 들어있는 역설을 분야별로필요한 부분을 골라가면서 읽을 수 있다.

 

몇 가지 짚어본다.

 

거짓말쟁이의 역설

 

나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모든 역설의 어머니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이 역설은 재미있고단순하다그러면서도 역설의 재미와 가치도 잘 알려 준다. (12)

 

이 말로 저자는 역설을 시작한다.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헷갈리게 한다. 역설적이게도 거짓말쟁이의 역설은 모든 역설을 총망라하는 역설이다그래서 역설을 대하는 자세를 어떻게 해야할지 각오(?)하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꿀벌의 우화 우연의 일치인지아니면?

 

맨더빌이 쓴 꿀벌의 우화와 박제가가 쓴 북학의는 유사점이 있다.

꿀벌의 우화는 사치를 하는 꿀벌들이 줄어들자 전체 꿀벌 사회가 빈곤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인데 그 내용이 신기하게도 박제가가 주장한 바와 같다박제가는 다른 나라는 사치로 인해 망한다고 하겠지만우리나라는 반드시 검소함 때문에 쇠퇴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34)

 

이는 꿀벌의 우화가 나온 것은 1714년이고북학의는 1781년에 쓴 것이니 거의 동시대이다그러니 동서양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

 

이런 역설도 있다 애빌린의 역설 (45쪽 이하)

 

이런 역설은 듣지도 생각지도 못한 역설이다. 하지만 읽고보니 실생활에서는 많이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 의견에 반대하기 애매해서 그냥 전체 의견인줄 알고 동의한 것이 실상은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으로 찬성하고 넘어갔다는 것이니, 이 역설을 발견한 사람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카루스의 역설Icarus paradox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다아버지 다이달로스와 함께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날개를 달고 하늘로 탈출하려던 이카루스는 그만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추락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떤 역설에 해당하는가?

 

캐나다의 경제학자 대니 밀러는 기업경영에 이를 사용했다.

너무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바로 그 성공의 원인 때문에 오히려 망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역설은 기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저자는 이를 수학과 통계학의 과적합 문제와도 연결시켜 살펴보고 있다. (112)

또한 호랑이와 고양이를 대비시켜 이카루스의 역설을 설명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 (168쪽 이하)

 

이것은 해결된 역설이다그러니 이제는 역설이 아닌 것이다그럼에도 이 역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가치라는 개념의 중요성 때문이다.

 

가치의 역설이라 함은물과 다이야몬드가 있다고 생각해보자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귀한 물건이지만 어찌된 셈인지 별 쓸모 없는 다이야몬드보다 값이 싸다이것을 가치의 역설이라 한다.

 

이런 모순즉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개념이 등장했고현재는 한계효용학파의 등장에 의해 가치의 역설이 해결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180)

한계효용학파는 물과 다이야몬드의 가격 차이를 그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느끼는 한계효용으로 설명한 것이다.

 

비담의 역설심프슨의 역설!

 

저자는 신라 선덕여왕 때의 사건을 제시한다. 김유신과 비담 중 누가 더 잘 싸운 것인가?

신하들이 선덕여왕에게 올린 보고의 내용은 이렇다.

 

김유신 : (백제와) 100번 싸워 70번 승리, (고구려와) 4번 싸워 2번 승리

비담 : (백제와) 5번 싸워 4번 승리 (고구려와) 50번 싸워 30번 승리

 

그렇게 해서 승률은 각각

김유신 백제와 7고구려와 5

비담 백제와 8고구려와 6

 

그렇게 나온 승률에 의하면 당연히 비담이 앞선다하지만 선덕여왕은 비담 대신 김유신을 더 잘 싸웠다고 한다왜 그럴까?


부분을 살펴보면 비담이 더 잘 싸운 것 같지만전체를 놓고 보면 김유신이 앞선다.

김유신은 전체 104번의 전투에서 72번을 이겼고 (69퍼센트)

비담은 전체 55번에서 34번을 이겼다. (62퍼센트)

 

이게 바로 심프슨의 역설이다부분과 전체의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역설여러 분야에 흩어져 있어 잘 파악되지 않았던 역설들을 이 책에서 한꺼번에 모아 놓고 보니한눈에 보인다.

 

이런 책?

필요하다사전식으로 모든 역설을 정리한 책필요했다.

읽으면서 저자의 수고에그 발상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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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 노래로 알아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
박진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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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

 

심리학의 눈으로 음악을 들어본다.

특히 그중에서도 노래 가사에 주목하면서 들어본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책은 음악에 심리적 치유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믿는 저자가 음악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내용을 먼저 살펴보자.

크게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PART 1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

PART 2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

PART 3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이 책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음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하면서 읽었다.

 

첫째는 노래 가사를 음미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노래는 노래를 받쳐주는 반주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가슴에 먼저 와닿는 것은 노랫말이다.

그런 노랫말을 그 어떤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 채 흘려들은 적이 많았다.

 

이 책은 일단 노래의 다른 요소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가사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그리고 그 가사를 통해서 뭔가 통찰력있는 분석을 꺼집어낸다.

이런 식이다.

 

헤이즈의 <비고 오고 그래서>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생각이 나서 그래서

그랬던거지

별 의미 없지

 

오늘은 오랜만에

네 생각을 하는 날이야

일부러 난 너와 내가

담겨 있는 노랠 찾아

오늘은 슬프거나

우울해도 괜찮은 맘이야

어차피 이 밤이 다 지나가면은

별 수도 없이

난 또 한 동안은 널 잊고 살테니까

내 가슴 속에만 품고 살아갈테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afxLaQiLu-o

 

저자의 발언 들어보자.

헤이즈의 <비고 오고 그래서노랫말에는 원망이 없다노래를 부르는 시점에 이별의 부정적 경험은 약화되고 함께했던 긍정적 경험을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나간 사랑을 시간이 흘러 노래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억의 긍정적 편향 덕이다. (163)

 

기억의 긍정성 편향이라?

저자는 이 개념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노랫말 속에 나는 미쳐 찾아내지 못했던 심리학 개념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노랫말이 품고 있었던 깊은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찾아내면서 다시 듣는 노래노래가 다시 들리는 것이다.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다시 듣는다.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내가 그댈 사랑하는지 알 수 없어 헤매이나요

맨 처음 그 때와 같을 순 없겠지만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내게 그냥 오면 돼요

헤어졌던 순간은 긴 밤이라 생각해

그대 향한 내 마음 이렇게도 서성이는데

왜 망설이고 있나요 뒤돌아보지 말아요

우리 헤어졌던 날보다 만날 날이 더욱 서로 많은데

 

https://www.youtube.com/watch?v=lDyzrJcp-iM

 

둘째는 심리학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심리학 법칙 색인이 필요하다.

그 중 몇 개만 옮겨 본다. 

 

마시멜로 실험 40

시간수축 효과 56

망원경 효과 64

맥커크 효과 109

케임브리지 대학교 효과 112 

해석수준이론 143

압운의 이성적 설득 효과 202

허위 합의 효과 216

감정 휴리스틱 224

사고 억제 효과흰 곰 효과 241

사소함의 법칙 262

 

셋째좋아하는 노래를 알면 성격을 알 수 있다.

 

이 책 마지막 <나오는 말>의 타이틀을 <플레이 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이다.

저자는 성격과 음악 간의 인과 관계를 규명하고 있는 연구팀의 성과를 제시하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알면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성격 5가지 요인이 등장하는데다음과 같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성실성외향성친화성신경성.

 

이를 파악하기 위해 24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에 대한 반응 점수 합산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279쪽 이하)

 

그렇게 해서 5개의 성격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알게 되면 이제 어떤 음악을 선호하는지알게 된다.

 

다시이 책은?

 

평소 음악을 즐겨 들었지만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들었던 게 아니라서 이 책이 말하는 경지와는 먼 거리에 있었던 것이다이제 이 책을 읽고나서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더하여 저자가 심리학을 음악과 접목시켜 말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의이있게 읽을 수 있다.

이런 글에 밑줄 긋고 새겨본다.

 

클래식 음악은 사람들을 느긋하게 만들고

댄스 음악은 사람들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든다.

캐나다영국미국에서는 지하철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기 시작하자폭력 사건 발생률이 감소했다.(71)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특별히 낙관적인 성격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76)

 

힘든 일에 관해 글을 쓰는 것은 사고의 재구성 과정에 도움을 준다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해당 사건을 인지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재구성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문제에 관해 다시 생각하면서 새로운 각도로 조명해볼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다흥미로운 사실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글을 쓰지 않고 곱씹어 생각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2)

 

인간은 우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의미있는 패턴을 발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무작위로 만들어지는 구름에서 양 떼와 나비를달에서는 토끼를밤하늘에서는 흐르는 강을바위에서는 고래와 코끼리를 찾아낸다.

모호한 자극에서 숨겨진 질서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욕망은 삶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의 공통점은 감각 기관에 가해지는 모호한 자극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특별한 동기가 없을 때에도 발현된다는 것이다. (173)

특히 마지막 인용구는 요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주제 선율을 찾아내기 위해 활동하는 나의 뇌 기능을 확인하면서, 확인한 사항이라 더 의미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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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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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모든 것은 인터넷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인터넷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변했다그래서 현재의 모습은 과거와 달라졌다.

개인적으로도 또한 사회적으로도 그리고 또한 전 인류의 모습이 과거와 달라졌다.

 

해서 이제는 우리 생각의 기반을 모두 인터넷에 두고 시작해야한다.

이 책은 특히 그 중 불멸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인터넷과 관련하여 시작한다. 

인간은 불멸할 수 있는가영원히 살 수 있는가비록 다른 형태의 모습을 할지라도?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단순히 목차를 열거하는 게 아니라중요한 논의가 들어있는 부분의 타이틀을 추려보았다.

 

1장 인간 유한성의 끝 디지털 불멸성

2장 불사의 몸이 된다는 것

4장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다

5장 축복받은 자들의 섬 디지털 영혼을 구독하세요

6장 잊고 싶지 않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삶을 저장하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7장 산 채로 묻히다 디지털 공동묘지 매일 수천 명씩 죽는 페이스북 사용자들

8장 영혼이 죽어서는 안 된다

9장 육신에서 벗어나다

11장 인공지능과 의식

12장 진정한 나 테세우스의 배

13장 잊을 수 없음 불멸성이라는 지옥명예는 죽지 않는다

14장 영원한 삶 디지털 유산 영혼의 재탄생

 

이 책에서 저자는 끈질기게 인간의 정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대체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이 책 293쪽 이하의 <테세우스의 배>라는 항목을 몇 번 읽어보고 다음 장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내 몸이 나인가아니면 내 영혼이 나인가?

그 둘을 합한 게 나인가?

내 몸이 나라면죽어 몸이 사라지면 나도 사라지는 것일까?

영혼이 나라면몸은 죽어도 영혼은 살아있다는 것이니 그걸 어디에다 따로 존치할 수 있을까?

 

또 있다,

나는 나의 기억이 나인가?

몸은 움직이지 못해도 기억이 남아있다면 나일 수 있다.

다시 이런 의문나의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때에도 나일까?

 

이런 질문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바로 인터넷이다인터넷 상에 나의 기억이 남아있다면?
더하여 가상 현실로 죽은 나를 만들어 놓고다른 사람들이 가상현실 상에서 나를 만날 수 있다면그게 나일 수 있을까?

 

이 책에는 그 사례가 나온다.

 

VR로 죽은 딸을 다시 만난다는 내용으로 전 세계적 화제를 몰고온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 나온 사례다. (19, 326)

 

어머니 장지성씨는 딸 나연을 공원에서 만난다. 물론 죽은 딸이다.

딸 나연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이날 아바타로 만들어져 시뮬레이션으로 어머니와 만나 대화도 하고 걷기도 한다. 단 만질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이 어머니는 정말로 자신이 딸이라고 부른 존재와 만난 것일까?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이는 곧 애도의 문제로 연결이 된다.

죽을 때에 작별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보낸 사람을 제대로 애도하고 보내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게 애도 이론인데이 경우에는 그 차원이 아니라서 심리학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이는 다시 유족의 슬픔을 이용한 디지털 산업의 위험성에 직결된다.

유족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하여 생전의 모습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수시로 가상 현실속에서 만나도록 하는 부추김도 생각할 수 있다. (385쪽 이하)

 

또 이런 논의가 있는데이 책에서 얻어야 할 바람직한 결론은 이게 아닐까?

 

박탈상실부재를 제대로 경험해야 한다는 것.

위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딸의 죽음을 박탈로그리고 상실과 부재로 받아들여야하는데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충고는 그래서 아주 적절하다.

 

과잉되고 불필요한 것들로 만들어진 세상부재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은 곧 지옥으로 변한다. (334)

 

그러니까 살면서 상실부재이별작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뎌야 하는지를 배우지 못한 채 영원히 존재하는 시뮬레이션과 계속해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334)

 

그래서 이런 것기억해 두면 좋을 것이다.

 

슬픔을 결핍이나 약점 또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심리적인 문제로 볼 게 아니라충족한 삶에 속한 요소중 하나로 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338)

 

다시이 책은?

 

이 책에는 인터넷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철학적 담론이 들어있다.

비단 나 자신과 관련된 디지털 클론의 문제뿐만 아니라첨단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는 데 아주 유용한 정보들도 많이 들어있다

 

왜 그런 문제들을 계속 되짚어봐야 하는가?

이고어 레비트 (독일인 피아니스트)의 발언이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될 것이다.

 

월광 소나타를 그토록 자주 연주했으니 피아노를 치지 않는 순간에도 소나타의 선율이 들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소나타를 자주 칠수록더 열심히 여러 차례 칠수록그 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고 곡이 저에게서 더 멀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그럴수록 저는 더 행복해지고더 자주 그 곡을 치고 싶 다고 생각하죠. (.......) 저는 절대 이 곡은 이제 다 이해했으니다음 곡을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아요제 목표는 다시 시작 부분으로 돌아가는 거에요.”

 

삶의 기본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생각하자는 것이 책은 그럴 때 아주 좋은 교사가 되어 우리를 인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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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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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2

 

등장인물은?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은 지난 번 출간된 기억과 같다.

최면술사 오팔 에체고엔그리고 그의 상대역 르네 톨레다노.

 

그 책의 후속편 격인 이 책에는 초반에 역시 그 두 사람이 출연한다.

그러다가 한 사람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전편의 여주인공 오팔이 사라지고 또다른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이다.

멜리사 랑주뱅.

 

이는 새로운 이야기를 위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겠다.

 

이 책의 기본 줄기는 다음과 같다.

최면을 통해 미래를 알게 되는 주인공 르네그는 지구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그건 두 가지 방면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최면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즉 전생을 찾아다니면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고

또 다른 것은 전생에서 사건이 일어난 곳을 현재 찾아가 그때 찾지 못한 단서를 찾아보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모험을 떠나는 전생 여행그게 가능한지는 논하지 말자이건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소설적 장치를 통하여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꿀벌이 줄거리의 한 축을 차지한다꿀벌그게 중요하다.

무엇에사람이 먹는 꿀의 공급자로서만 아니라인간의 미래가 달려있으니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예언서가 등장한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전생 체험을 하던 중그의 전생 중 한 명인 르네 63을 만나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자 이름을 듣게 된다. (1, 72).

 

그 예언서에는 제 3차 세계 대전을 중단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적혀있다.

 

예언서란 무엇인가?

당시로서는 알 수 없는 미래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게 예언서다.

그런데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2000년에 일어난 일은 과거의 일이겠지만만약 1900년도를 살고 있는 사람이 2000년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다면그건 예언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예언서의 정체를 알기 위한 모험이 시작된다.

 

십자군 전쟁 역사를 공부하다,

 

이 책에서 그간 읽었던 역사에서 십자군 전쟁 시기의 역사를 리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는 전생으로 돌아가는데 마침 그 시기가 십자군 전쟁시기였고십자군 전쟁에 참여하는 기사로 등장직접 십자군 전쟁의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장소는 예루살렘 성벽 앞.

예루살렘을 함락시키기 위해 몰려가는 십자군의 대열에 서게 되고예루살렘 성안으로 진격해 들어간다,

 

그는 1099년 7월 15예루살렘 함락에 참여한 인물이었다. (1, 131)

 

그로부터 시작된 전생 여행은 예루살렘 방위에 나선 기사로그 다음에는 성전 기사단의 일원으로 등장한다그러니 독자들은 주인공의 뒤를 따라 역사의 현장을 누비고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베르베르의 작품을 몇 권 읽었다.

그런데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그 내용이 너무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소설 내용이 분명 허구에 바탕을 둔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마치 사실처럼 여겨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왜 그런 것일까이 책을 읽으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건 바로 역사의 사실적 기록을 한 편에 인용하면서 그 뒤에 허구 이야기를 배치해 놓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즉 십자군 전쟁이 벌어진 그때 예루살렘 함락을 위한 공성전에 투입된 기사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그의 전생인물이다그런 역사의 사건 속에 주인공이 들어가 있으니독자들은 저절로 그에게 감정이입이 되고그 바람에 소설이 사실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게 읽고나면 분명 허구인데도 사실로 생각되니그게 문제다.

하기야 그게 작가의 실력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이 책은 제목 그대로 꿀벌이 줄거리의 한 축을 차지한다꿀벌그게 중요하다.

꿀벌의 존재 여부가 인류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것그래서 꿀벌을 보호하자는 논의가 있음직 한 것이다일단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긍정적이다.

그게 인류의 미래와 관련이 되므로그래서 이 책 자체가 꿀벌을 매개로 하는 예언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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