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흑역사 - 방송의 중립에는 좌우가 없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BC의 흑역사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정말 혼돈이다.

들어오는 소식뉴스를 접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려 애를 쓰긴 하는데대체 어찌된 일인지어찌 돌아가고 있는지알 수가 없다.

요즈음은 더더욱 그렇다날씨마저 더워서 찌니 그런 기분이 더 든다.

그럴 때 속 좀 풀어주는 뭐 없을까?

해서 이 책을 펼쳐 들었다돌아가는 언론 지형이 어떤지 알게 되면 거기에 어떤 답이라도 있을까 해서.

 

언론방송사그들이 보도하는 뉴스국내와 세계 뉴스.

과연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보도를 하고 있다면아니면 제대로 보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평범한 장삼이사에 해당하는 나에겐 요즘 일어나는 방송계에 일어나는 일들은 그저 강 건너 불일 뿐이다.

 

그러나 그게 과연 그럴까남의 일일까?

해서 궁금증이 생긴다그런 궁금증이 늘어난다방송계에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지금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에 어떤 답이 들어있을 것이다그래도 생각을 올곧게 한다는 강준만 교수의 책이니까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어려웠다사건들이 복잡하고 미묘한 사정들이 있으니그 속사정을 잘 꿰기 위해서는 머리가 깨지는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다.

 

이 책에는 어떤 글들이 있을까?

일단 연대순으로 사건들을 짚어주고 있다.

2016년부터 2023년 5월까지강교수의 눈에 포착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다.

대단한 기록물이다.

그래도 우리 언론의 지형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게이 책을 읽은 간단한 소감이다그러나 나를 힘들게 하는 글들이 곳곳에 나타나그런 점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윤석열의 이 XX 들이.... 쪽 팔려서 ” 발언 사건.

 

사건이란 표현은 이 책에 나오는 것이다그야말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발언을 둘러싸고 MBC와 한바탕 사건이 벌어졌으니사건을 촉발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한 강교수의 결론적인 총평은 이것이다. (218)

 

정부 여당으로선 둘 다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MBC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은 체 보수 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세 번째 사건을 또 만들어냈으니 분통이 터질만한 일이었다는 건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분노였다.

 

여기에서 밑줄 친 부분 분통이 터질만한 일이었다는 건 이해가 간다는 게 강교수의 속내였을까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

 

그 다음 강교수의 발언 중 특기할 게 나온다.

 

나는 이 칼럼에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낼 수도 있었던 이른바 비속어 논란’ 사건을 이렇게까지 키운 윤석열 정권의 실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220)

 

그 다음 강교수의 발언도 잘 읽어보시기를 .......

 

또 이런 글 읽어보자.

 

”MBC 보도가 악의적인 10가지 이유

 

11월 18일 윤석열은 출근길 질의응답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MBC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이에 MBC 기자 이기주가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큰소리로 물었으나 윤석열은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이후 대통령실 홍보기획 비서관 이기정이 가는 분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니다고 하자, MBC 기자는 질문도 못 하나라며 맞섰다. “말꼬리 잡지 말라”, “말조심하라”, “군사정권이냐?”, “보도를 잘하라는 등 한동안 고성이 오갔는데이게 큰 논란거리이자 이슈가 되었다. (241~242)

 

이건 진짜 사건이다이슈 거리로 충분한 사건이다.

선후로 따지자면,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가 먼저고 그 다음에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그 다음 사건도 있다.

 

“MBC 보도가 악의적인 10가지 이유

 

글 한 꼭지 타이틀 제목이다그 제목에는 따옴표가 붙어있으니그건 강교수가 지은 게 아니라 인용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내용일까?

대통령실 부대변인 이재명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MBC 기자 질문에 답한 것인데, MBC가 악의적인 이유를 10가지로 열거하고 있다그 이유를 여기 다 인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다만 10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 동어반복한 듯한 것도 보인다는 것인데강교수는 그저 그걸 인용하는데 그치고 있어좀 아쉬웠다강교수가 이 열 가지 이유에 대하여 한 마디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하나기계적 중립이라는 것도 있는데강교수는 그런 것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은 듯하다.

 

MBC에는 제 3노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아 노조가 3개 있는 모양이다.

여기 인용된 노조의 논평 내용을 살펴보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제 노조는 대척점에 서있는 듯한데그렇다면 그들의 논평을 인용할 때 적어도 기계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것인데그렇지 않다.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 사건 에 대한 글이 234쪽에서 237쪽까지 이어지는데,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논평은 3분의 1쪽을 할애한 반면제 3노조의 논평은 무려 2와 3분의 쪽을 할애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다시이 책은?

 

차근차근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시대별로사건별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읽어보면현재 우리 언론의 지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내가 모르는 사건들이 등장하니그런 사건들을 복기해본다.

둘째는 그 사건들의 의미를 강교수의 의견을 중심으로 파악해 본다.

그리고 그것들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렇게 읽어도 잘 모르겠다우리나라 언론이 혼돈 상황인지 아닌지?

게다가 책의 제목이 MBC의 흑역사인데이게 MBC에만 국한된 것인지 조차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명령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명령

 

강풀의 만화 <26>의 표지에는 이런 말이 써있다.

 

1980년 5월 18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이 책에도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이다.

 

1979년 12월 12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다이 책은 그날즉 전두환의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날 이후 벌어지는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친한 친구같은 육사를 졸업하고 나란히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자며 맹세하고 사이좋게 지내던 두 사람한태형과 장재원이 신군부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한 명은 줄을 잘 잡아 승승장구하며 승리자가 되고한 명은 패배자가 되어 미국으로 쫓겨간다.

 

옷을 벗고 이 땅을 떠나라전 장군의 특별배려다미국행 비행기 표는 구해놨어그건 내 마지막 우정이고. (67)

 

한태형에게 장재원이 매몰차게 한 말이다.

 

대한민국 특전사 팀장 한태형 대위와 그의 육사 동기 장재원.

그들 두 사람중 한태형은 신군부 쿠데타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쫓겨가 밑바닥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반면 장재원은 실세 보좌관이 되어 승승장구 출세가도를 달린다.

 

전두환을 죽여라

 

그리고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한태형은 전두환을 암살하려는 측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되어장재원의 추적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지게 된다.

전두환을 죽이려는 측과 어떻게 연결이 되어 전두환을 징치하려던 한태형은 그래서 북한측과도 연결이 된다북한측과 손을 잡고 전두환을 죽여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암살을 막기 위해 애를 쓰는 장재원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다가 반전이 일어나게 되는데그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마지막 명령>이다.

 

전두환을 죽이지 말고 법정에 세워라

 

일시 귀국한 한태형은 전에 모시던 상관을 만나게 된다그 역시 신군부 세력에 밀려 군에서 쫒겨나고 실의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한태형의 근황을 듣더니 뜻밖의 명령을 내린다.

 

전두환을 대한민국 법정에 세워라그게 정당한 응징이다방법은 귀관의 재량에 일임하겠다! (252)

 

그렇게 되자 이번에는 전두환을 죽이려는 작전을 펼치는 북한 측에 대응해서 암살을 막아야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전두환을 살려놓아야만 법정에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이 책은?

 

그렇게 진행되는 역사의 진행.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이 책의 에필로그는 이렇다.

 

북한의 테러는 계속되었고끝내 미안마 아웅산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민주화 항쟁은 계속되었고정권이 바뀌면서 전두환은 청문회에 소환되고, 1212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319)

 

그렇게 역사는 계속된다그래서 그 역사를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소설이면서그렇게 역사를 진행되게 만든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그들이 있어전두환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그걸 보여준 것이 이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기 등장인물 중 눈길을 끄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게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내가 아는 -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 사람이 나오니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샤론 데이트와 그의 남편인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그런 경우다.

로만 폴란스키는 셰익스피어 작품인 <맥베스>를 영화로 만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이다.

또한 <피아니스트>, <유령 작가>, <비터 문>도 본적이 있으니제법 눈에 익은 인물이다.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찰스 맨슨이 이끄는 히피 무리에게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가 희생을 당하여 더욱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소설은 그런 사건을 바탕에 깔고 시작한다.

물론 소설의 내용에 샤론 테이트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로만 폴란스키가 살고 있는 집 옆집에 살고 있는 릭 달튼이 또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니 자연 그 사건이 계속해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이제 그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 히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여기 주인공인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맨인 클리프 부스가 생각하며언급하는 미국 헐리우드의 영화 이야기가 또한 흥미를 끄는데그것이 또한 이 소설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 중 가장 궁금한 인물이 있다.

트루디 프레이저 (Trudi Fraser) (419)

극중 이름은 미라벨라 랜서아역 배우다그녀가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매력적이라 실제 인물인지가 궁금해진다책에서는 아카데미상을 한 번도 못 받았다고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과연 실제 인물인지 궁금하다.

 

그럴 정도로 실제 인물들사건들과 소설의 내용이 겹쳐 있으니읽으면서 한편의 다큐를 보는 느낌이 든다그만큼 사실적이라는 말이다해서 몰입도가 최상급이다. 470여쪽에 이르는 책이 금방 읽었네’ 하면서 책장을 덮게 되니 말이다.

 

관심이 가는 인물들 :

 

주인공 중 한 명인 클리프의 영화 섭렵이 남다르다그의 뒤를 따라가며 그가 본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VS. 구로사와의 <거미집의 성>

 

<요짐보>를 다 보고 나오며 클리프는 미후네에 완전히 빠졌지만 구로사와 감독에게는 아직 그정도로 빠지지는 않았다한 감독의 작품을 쭉 따라가는 것은 클리프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

 

세 번째로 본 구로사와의 영화는앞의 두 편이 어쩌다 나온 걸작이 아니라는 증명이었다. <거미집의 성>에 클리프는 완전 나자빠졌다원작이 셰익스피어 <맥베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조금 걱정했었다클리프는 셰익스피어 작품들에 감동받는 사람이고 싶었지만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그때쯤 클리프는 영화를 보면 보면 대개 조금 심드렁했다. (..........)

 

그러나 <거미집의 성>에는 완전히 빠져들었다무수한 화살로 뒤덮힌 갑옷을 입고 거친 흑백 영상에 담긴 미후네의 모습을 보았을 때, ‘클리프 부스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팬이다라고 확고히 전해졌다. (48-49)

 

이 책에서 꼽은 그의 최고의 영화 (50)

<7인의 사무라이>, <이키루>

<요짐보>

<거미집의 성>

<들개>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이 밖에도 <나생문(나쇼문)>이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인연이 많은데,

1957년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일본풍으로 바꿔 만든 <거미집의 성>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고

1985년에는 프랑스와 합작하여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일본풍으로 각색한 영화 <>을 제작이 역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책에서 클리프가 보았다는 구로사와의 영화가 바로 여기 말하는 <거미집의 성>이다.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 :

 

후반부에 나오는 드라마릭이 악역으로 출연하는 서부극그게 보고 싶다.

물론 작품속의 작품이니까 실제 드라마는 아니지만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게 묘사되어서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머독 랜서아버지목장주

스콧 랜서 아들

지니 랜서 아들 이들은 배다른 형제간이다.)

칼렙 디코토 악당 (여기서 릭 달튼이 이 역을 맡았다.)

 

칼렙 디코토가 머독의 목장을 강탈하려고 하자머독은 돌보지 않고 방치했던 두 아들을 불러들여 칼렙에게 대항하려고 한다그런데 그들 두 아들은 머독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게다가 지니는 칼렙의 친구이기도 하다과연 머독의 목장은 어떻게 될까?

 

다시이 책은?

 

이 작품에는 물론 흘러간 이야기들이지만 헐리우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양념처럼 들어가 있어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추억을 반추하는 귀한 기회를 선사해 줄 것이다.

 

옛날 옛날 옛적에 헐리우드에서 그런 일들이 있었구나몰랐네그랬구나하면서 읽게 될 것이다그러고 보니 그리 옛날도 아니다. 1950년대이고 샤론 테이트 사건은 1969년에 일어난 사건이니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once upon a time 이란 영어 표현이 그리 번역이 되어서 그런 것이다.

 

이 소설은 영화화되어서 이미 개봉한 작품이다.‘

해서 영화를 보면서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뮤지컬 인문학 - 뮤지컬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송진완.한정아 지음 / 알렙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뮤지컬 인문학

 

요즈음 인문학에서 답을 찾는다는성찰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인문학 자체에서 답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장르에 인문학의 성찰을 해보는 방법으로 인문학을 더 깊게 들어가는 것들을 보기도 한다.

예컨대 그리스 신화와 인문학을 연결시켜 보는 것이다그런 작업은 많이 이루어져 이제는 그리스 신화와 인문학의 연결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막상 어떤 장르에 이르게 되면과연 그런 해답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뮤지컬과 인문학의 조합이 그런 경우다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인문학을 찾아보는 게 가능할까?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언어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인문학의 대상

 

언어와 음악이 벌이고 있는 진화적 투쟁과 협력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뮤지컬이 인문학과 관계 맺을 충분한 자격이 있음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무늬를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언어와 음악이 끊임없이 투쟁하고 협력하며 진화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뮤지컬은 인문학의 공간과 대상이 됩니다.(88)

 

저자는 인문학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고 정의하는 최진석 교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일단 최교수의 견해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에 위의 진술 또한 이견이 없다그러니 뮤지컬과 인문학은 관련이 맺어지며 뮤지컬은 인문학의 공간과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인문학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발언도 위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렇게 뮤지컬이 우리의 마음을 만지는 이유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공존하며인간의 삶의 무늬를 드라마노래춤으로 멋지게 통합하여 승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또 다양한 표현 방법을 찾기 위해 명화고전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요소가 작품의 근간이 되기도 하고 문화경제역사사상 등의 요소를 녹여 작품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253) 

 

그리고 일곱 개의 뮤지컬

 

이 책에서는 제 부에서 7편의 뮤지컬을 보여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카바레

지킬 앤 하이드

빌리 엘리어트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라이온 킹

 

저자는 각개의 뮤지컬에서 어떤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가?

저자는 뮤지컬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며 작품 내에 스며들어 있는 인문학적인 요소들을 찾아내 보여주고 있다. (253)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독자들은 그래서 뮤지컬의 내용도또한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문학의 요소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각개 뮤지컬마다 작품 해설과 더하여 작품의 의미를 잘 설명해 놓고 있으니, 뮤지컬 안내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다시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특히 문화면에서는 까딱하면 그 흐름을 놓칠 수 있으므로 항상 안테나를 켜놓고 있어야 하는데바로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뮤지컬의 흐름과 내용도 알아두는 동시에 그것이 인문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꿰뚫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책을 통해 맛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학창 시절학교 시간표를 나타나는 사각형에는 이런 글자가 가로로세로로 가득했었다.

 

국산사자음미체물론 영수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었다.

국영수과사음미체

 

국 국어

산 산수

사 사회

자 자연

음 음악

미 미술

체 체육

 

그런 과목들 명칭이 바뀌긴 했으나여전히 음미체는 항상 뒷전이었다.

학생들이 영어수학 시험 준비해야 한다고 졸라대면 음악 미술 선생님은 기꺼이 자습 시간으로 변경해주시기도 했던학창 시절의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지나고 이제 와 생각하니그때 하지 못한 음미체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예체능다시 말하면 예술 과목들이다.

 

그걸 이제와 배운다예술과 가까이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지나간 학창 시절그냥 흘러보낸 음미체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저자는 학원을 경영하는 분인데뒤늦게 예술에 몰입중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예술의 정의옮겨 본다.

 

첫째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

둘째음악미술문학무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셋째, art는 넓은 의미에서는 예술좁은 의미에서는 미술을 뜻한다.

 

또 하나 프랑스에서는 예술의 장르를 이렇게 구분한다.

건축조각회화음악문학무용(연극), 영화사진(TV, 라디오), 만화게임 (5)

 

그런 예술에 저자가 어떻게 가까워졌는가.

그 과정을 저자는 아주 진솔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기록해 놓았다.

해서 나 역시 예술에 문외한거리가 먼 사람으로 좋은 멘토를 만난 기분이었다따라해보자는 것.

 

 

1장에서부터 시작한 예술 구도 행진은 드디어 제5장에서 결실을 맺는다.

 

제 5장 타이틀은 <당신도 이미 예술가입니다>이다.

내용을 살펴본다.

 

타이타닉과 빌리 엘리어트에서 본 탭댄스와 발레

소설 달과 6펜스에 빠지다

클래식이제 아는 척할 수 있다

뮤지컬로 인생을 두 번 살다

뤼얼리(really)의 변신

피카소당신 이름이 이렇게 긴 줄 몰랐어요

처음이세요?

예술 에세이를 쓰게 될 줄이야

 

<타이타닉>과 <빌리 엘리어트>

모두 영화다빌리 엘리어트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이런 영화들을 시작으로 저자가 이제 예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1센티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이제 수준급의 예술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석창우 화백을 다시 만나다.

 

지난 번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장요세파 저)를 읽는 중에 석창우 화백을 만났다그는 그 팔이 없다그럼에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의수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시 만난다.

 

예술과 거리가 멀었던 그는어떻게 화가가 되었을까요.

아빠새 그림 그려줘.”

네 살이었던 아들이 말했습니다. (130)

 

아들의 엉뚱한 요청을 받게된 그는 차마 그림 한 장 그려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쇠갈고리 손에 연필을 끼워 그림을 그렸다그렇게 시작한 그림이 그를 화가로 만들었다그의 그림에서는 다른 화가보다 더 힘이 나는 느낌을 받는다.

 

이게 리코더구나!

 

저자가 햄릿을 인용한다.

 

I don't really understand what you mean. Will you play this recoder? (159)

 

햄릿의 국내 번역본을 보면 대개 피리로 번역해 놓았기에이게 리코더인줄 생각하지도 못했다햄릿이 리코더를 불었다. ‘

 

리코더는 바흐에 의해서도 대접을 받았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헨델바흐텔레만비발디는 리코더를 위한 곡 여러 편 쓰기도 했다그 유명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 4번도 그 중의 하나다.

 

바흐 브란덴부르크협주곡 4번 / Bach Brandenburg Concerto No 4, BWV 1049 - 1. Allegro /

 

https://www.youtube.com/watch?v=ot10SZDQzzo

 

다시이 책은?

 

용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멀리만 있던 예술에 도전해보라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예술가는 다른 DNA를 타고나야만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 누구나 예술에 적어도 1센티 미터 거리로 갈 수 있다.

 

멀리만 느껴지던 예술이 이 책을 읽으니 가까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