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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평점 :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그림이 창을 두드린다니, 무슨 의미일까?
그림은 화가 자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손가락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라는 수단은 글과는 달리 눈을 통해 즉 인간의 몸이라는 수단을 통해 다가오기에 마음의 창을 더 쉽게 두드려줍니다. 하지만 그 그림에는 화가 자신의 고통과 기쁨, 삶의 질곡과 환희, 승리와 패배의 모든 역동성이 어우러 상징으로 버무려져 참으로 다른 세상을 열어줍니다. (7쪽)
저자의 마음 창을 두드리는 그림들, 저자가 설명하는 그 두드리는 소리를 따라 들으며 책을 읽어본다, 가슴에 와닿는 게 많다.
찬찬히 그림을 보게 된다.
이 그림, 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게 볼 수 있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Milkmaid)>
그전에는 못 보았던 것들이다.
깨진 창문, 벽의 못 자국들, 아직 자르지 않은 빵과 이미 잘린 빵의 단면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차근차근 다시 살펴보니, 그런 것들이 어느새 자리하고 있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전에 볼 때는 대체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보고 이 그림 괜찮은데, 하며 넘어갔을까.
해서 이런 설명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그림의 여인보다 더 주인공 같은 우유가 흐르는 장면은 모든 게 멈춘 상황에서 우유 흐르는 소리가 또르르 들릴 것 같지 않은가. 여인이 우유를 따르는 장면도 마치 무슨 의식을 치르듯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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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있는 노인>, 두 개 비교해보니
고흐의 그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 그림 역시 살펴본 그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에 다르게 본 것이 있으니
같은 그림인 줄 알았는데
이 주제로 그린 그림이 두 점이라는 것, 전에는 주의 깊게 보지 않은 탓인지 같은 그림으로만 보였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다르다고 말하니 정말 다른 부분이 보인다.
다르게 보이고, 그래서 그 안에서 얻는 게 다르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 그림에서 노인 옆 벽난로 속 불꽃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그린 그림에는 벽난로 자체가 없는 반면, 나중에 그린 것에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막 살아나는 따뜻한 난로가 있다. 추위를 녹일만한 난로 하나 없던 그림에서 따뜻하게 데워줄 벽난로가 생긴 것은 분명 고흐가 의도적으로 바꾸어 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108쪽)
저자는 이어서 그것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다.
이것은 아마도 고흐의 마음속 타오르는 불꽃이었겠다. 마음이 가난하고 비워진 사람에게만 타오르는 불꽃이다. 그리고 이 불꽃은 세상에서 오는, 장작 없이 꺼지고 마는 그런 불이 아니라, 내면에서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108쪽)
그래서 그림 두 점을 비교해서 살펴보았다.
정말 그랬다, 다른 점이 보인다. 관찰력 지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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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전체를 살펴보기 위해 색인을 만들어보았다. (하단에 첨부)
그렇게 색인을 만들고 보니, 모르던 화가 한 명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바로 러시아의 화가 일리아 레핀
그의 그림이 이 책에 모두 6 점 소개되고 있다.
유대인의 초상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볼가강 배를 끄는 인부들
쿠르스크 현의 십자가 행렬
톨스토이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그의 그림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또한 러시아의 역사 또한 배우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모든 그림 중 한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독일 린다우 성당 돌기둥에 새겨진 조각, 돌기둥을 짊어진 여인이다. (84쪽)
온 힘을 다해 허리를 짚고 구부려 뻗어 올리고자 하는 다리를 보면 이 여인 역시 이 짐이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그여의 표정에서는 ‘산다는 것이 뭐 대순 겨, 짐이란 게 그저 지면 되는 것이제!’ 뭐 이런 것들이 느껴진다.
그 정도가 아니라 평온하고도 따스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한 저 표정은 등 위에 올려진 짐과 함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묘한 감동이 솟아나게 한다.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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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 그림을 보여주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감동을 전해준다.
나는 이 책에 저자가 소개한 모든 그림에서 그런 감동을 느낀다. 그림이 감동 그 자체다.
그런 감동을 담아 여기 색인을 만들어, 첨부한다.
감사의 마음으로, 만든 색인
강연균 | 시장 사람들 | 157 |
고야 | 1808년 5월 3일 | 128 |
고흐 | 울고 있는 노인 | 106 |
고흐 | the pink peach tree | 163 |
고흐 | bedroom in Arles | 173 |
귀스타브 쿠르베 | 돌 깨는 사람 | 148 |
김호석 | 기억의 빈자리 | 176 |
김호원 | 부활의 얼굴 | 45 |
김호원 | 영산강 | 119 |
김호원 | 마지막 길 | 202 |
니콜라 푸생 | 자화상 | 251 |
독일 린다우 성당 | 돌기둥을 짊어진 여인 | 84 |
뒤러 | 자화상 | 207 |
렘브란트 | Holy Family | 28 |
렘브란트 | 요셉의 꿈 | 58 |
렘브란트 | 예수와 간음한 여인 | 67 |
미켈란젤로 | 묶여있는 노예 | 144 |
미켈란젤로 | 최후의 심판 (부분) | 235 |
믹스 리버만 | 성전의 열두살 예수 | 23 |
베첼리오 티치아노 | 자화상 | 240 |
빌헬름 하메르스회 | couryard interior at Strandgade 30 | 75 |
석창우 | 안무가들의 춤 | 72 |
안토니 반다이크 | 해바라기와 자화상 | 256 |
앙리 루소 | 잠자는 집시 | 102 |
앙리 마티스 | 춤 | 80 |
앙리 마티스 | 이카루스 | 90 |
야코포 틴토래토 | 자화상 | 230 |
얀 반에이크 | 터번 쓴 남자 초상 | 226 |
얀 프로보스트 | 구두쇠와 죽음 | 114 |
에른스트 바를라흐 | The Veliever | 18 |
에른스트 바를라흐 | singing man | 123 |
에밀 놀데 | holy night | 192 |
오타비오 레오니 | 카라바조 초상 | 245 |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 우유 따르는 여인(Milkmaid) | 94 |
이숭 | 고루 환희도 | 198 |
이적 | 추계 대사도 | 185 |
일리아 레핀 | 유대인의 초상 | 54 |
일리아 레핀 |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 132 |
일리아 레핀 | 볼가강 배를 끄는 인부들 | 138 |
일리아 레핀 | 쿠르스크현의 십자가 행렬 | 153 |
일리아 레핀 | 톨스토이 | 215 |
일리아 레핀 |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 220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 어머니를 그리다 | 265 |
조르주 드 라투르 | newborn child | 168 |
조르주 루오 | clown | 62 |
주디스 레이스테르 | 자화상 | 261 |
쥬디스 레이스테르 | game of cards | 99 |
최연희 마리아 | 예수 그리스도 | 12 |
최연희 마리아 | 피에타 | 50 |
카라바조 | the taking of Christ | 39 |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 안개 바다위의 방랑자 | 110 |
클로드 모네 | 건초더미 | 189 |
한스 히르츠 | capture of Jesus Christ | 34 |
| 조선시대 백자달 항아리 | 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