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2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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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든 궁금증이 한 번에 해결되었다. 모든 것이 밝혀졌구나 싶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기막힌 반전은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또 당한 느낌이다. 역시 투리 소설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니까 싶다.

1권이 정효신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라면, 2권은 상당 분량이 김재우의 입장에서 쓰이고, 1권 말미의 등장한 한 인물 덕분에 정체가 발각된 김재우를 바라보는 정효신의 이야기가 다시 등장한다. 정효신의 입장에서 쓰인 내용을 김재우의 시각에서 다시 마주하니, 둘 사이의 접점을 좀 더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드디어 김재우의 정체가 드러난다. 효신에게 아들을 소개했던 시어머니 임난희는 재우의 엄마가 아닌 공범이었다. 처음에 효신이 남편 재우(실재는 재우의 친구이자 공범인 박종대였다.)를 살해했다는 내용이 1권 처음부터 등장한다. 종대가 폭행을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살인을 하는 건 아무래도 너무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는데, 2권에서 그 내용이 뒤집힌다. 모든 일의 시작은 임난희 패거리의 사기행각이었으니 말이다. 1권에서 사망한 VIP 김호중 사장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임난희는 자신의 계획에 이용할 전문가(분양상담사)를 물색 중이었다. 기왕이면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 사람을 찾았는데,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린 게 바로 효신이었다. 1차 계획은 김호중의 재산을 가로채는 것, 2차 계획은 효신을 죽이는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결국 난희와 공범이자 종대의 실제 아내였던 강보경이 꽃뱀으로 투입되어 결국 재산을 다 빼앗는데 성공한다. 물론 도박으로 돈을 다 날리긴 했지만 말이다. 그 과정에서 종대가 효신에게 죽은 것이다. 다시금 계획을 세우는 무리들. 이번 계획은 효신을 죽이는 것이다. 그녀 몰래 최대한의 사망보험금을 들어놓고, 원래 호적의 주인공인 재우가 진짜 투입된다.(당연히 재우와 종대는 얼굴이 달랐고, 종대가 재우의 호적을 이용해 효신의 남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문 역시 재우 것이 맞을 수밖에...) 그렇게 효신을 향한 재우의 복수가 시작된다. 친절한 남편 역할을 통해 효신의 마음을 빼앗고자 계획하는 재우는 그녀와 지낼수록 뭔가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덜미를 잡히게 되는데...

1권의 내용이 작품의 전체적인 뼈대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면, 2권은 그 뼈대를 중심으로 살을 붙이며 독자를 더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중요한 인물일 거라 생각했던 이필주나 오현철의 역할이 미미해서 아쉬웠지만, 이 모든 걸 아우르며 흥미로운 작품이 완성된 것 같다. 예상치 못한 반전은 마지막 장까지 읽어준 독자를 위한 깜짝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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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 최후의 바다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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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보다 더한 곳이지. 여기는 그래도 내 편, 네 편은 분명하지 않은가.

조정은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자가 다음 날이면 등에 칼을 꽂고

목을 옭아매어 끌어내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노량을 물으면 자연스레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이 떠오를 것이다. 그럼에도 유독 노량이 어디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한산도나 명량해전이 있던 진도는 떠오르는데 말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 찾아봤더니, 현재 지명도 노량이란다. 남해군과 하동군 사이를 흐르는 바다인데, 명량의 울돌목처럼 조수가 빠르다고 한다.

긴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다. 7년간 이어진 전쟁이었다.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사망한 것이다. 순천에 왜교성(예교성)을 쌓은 고니시 유키나가, 울산왜성을 쌓은 가토 기요마사, 사천에 왜성을 쌓은 구로다 나가마사 역시 소식을 전해 듣고 빠르게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배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데, 현재 남해바다는 이순신이 지키고 있는지라 쉽지 않다. 고니시의 반간계의 덕을 봤긴 하지만, 두 번은 속지 않을 것이 뻔하다. 이순신은 통하지 않으니 방법은 명나라 장군들이다.

명나라에서는 조선에 원병을 보낸다. 그리고 장수로 유정과 진린이 와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싸우는 조선군과는 확연히 다른 명나라 군대는 전쟁을 하는 척만 한다. 표나지 않게 슬쩍 참여하는 척하면서 뒤로 뇌물을 받아 챙기는 것이다. 그런 명나라 장수들의 성향을 아는 고니시는 우선 유정을 공략한다. 자신들이 무사히 빠져나가는 걸 돕는 조건으로 뇌물을 받기로 한다. 슬쩍 건네오는 일본군 앞에 유정은 당하고 만다. 유정 역시 그들을 믿지 못하긴 했지만, 그 또한 고니시의 간계였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고 만다. 유정에 비하면 차라리 진린이 낫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다. 대놓고 내통을 하지 않을 뿐이지, 민폐 중에 민폐를 끼친다. 우리의 바다의 경우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보니 밀물과 썰물이 있는데, 아무리 이야기를 해줘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명나라 군대 덕분에 전쟁의 피해를 갈수록 커진다.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그들을 구하러 갔다가 죽은 장수와 조선군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군이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챙길 수밖에 없는 이순신의 마음은 얼마나 착잡했을까?

명량에서 만났던 약아빠진 고니시가 등장하고,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하며 자리를 탐냈던 손(이)문욱이 등장한다. 거의 한국의 고니시 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젊고 경험이 부족했던 이덕형은 손문욱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머리 위에 있었던 손문욱은 오히려 그를 이용한다.

내 나라, 내 민족을 처참히 짓밟은 왜군을 향해 이순신이 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놈도 살려보내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와 상반되게 왕인 선조(이연)은 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손문욱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선조는 과연 그에게 무엇을 지시했을까?

항상 생각했다. 사람들은 무엇을 더 갖고 싶어 남을 침범하고 빼앗고 모함하는가.

그 욕망의 크니는 얼마나 되고 끝은 어디인가.

한 평생 오십, 육십 년 아무리 많이 모았다 해도

죽고 나면 티끌로 만든 태산처럼 바람 한 번에 다 날아가 버릴 것을.

노량의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그런 이순신의 고뇌와 어머니, 아들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지 못했던 뼈아픈 상황이 표현된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결론이지만, 또 다른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은 그저 선조와 이순신의 관계 속에서만 들여다봤다면, 이번에는 아들 이순신, 아버지 이순신의 모습까지도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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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갑니다 - 20년 차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현실적인 초등 입학 준비
김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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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NS에서 1학년 입학하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아이에게 꼭 교육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놀랐던 적이 있다. 당연히 학과 공부에 대한 조언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1학년 담임인 선생님이 썼다는 내용에는 스스로 밥 먹기, 볼일 보고 뒷처리하고 물 내리기, 요구르트 껍질 제거하기 등의 내용들이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용변 보고 뒤처리를 하면서 종종 아이가 물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엄마! 나 휴지 몇 칸 뜯어야 해?"라는 질문이었다. 이 글을 읽은 후 혹시나 싶어서 아이와 화장실에 가서 휴지 뜯고 뒤처리 하는 법을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줬던 기억이 있다.

내가 이 글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내년에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을 오래 다니긴 했지만, 초등학교는 엄연히 사회생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다녔던 때와는 많은 것이 다른 상황에서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이래저래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온라인 취학통지서 안내가 왔던 터라, 검색을 해서 접수를 했다. 주변에 친한 선배 엄마가 없는 터라, 학교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 관련 정보를 맘 카페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현재 퇴사를 하고 이직 준비 중인데, 취학통지서가 나오기 전에 취업 상태여야 돌봄을 신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학교에 전화를 걸어 담당 돌봄 선생님과 상담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초등학교 1학년 생활 전반에 걸친 고민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만한 책이 없을까 싶던 차에 책을 만나게 되었다.

특히 내 경우는 워킹맘을 준비하고 있기에 방과 후나 돌봄 수업, 1학년 시간표(수업이 몇 시에 끝나는지), 핸드폰을 사줘야 할까, 학부모 모임 참여 여부, 한글과 구구단 등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입학해야 하나 등 여러 가지의 궁금한 점이 있었다. 책의 저자는 마치 나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다양한 질문과 1학년 생활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의 전체적인 순서는 입학 전 필요한 교육, 입학 전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와 입학 준비, 초등학교 1학년 내용, 그리고 그 밖에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내용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 입학 전에 보육에 해당하는

식사, 수면, 배변 처리 등을 얼마나 잘 습득하고 오느냐에 따라

학교 적응 속도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당히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가령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의 안전을 위해 핸드폰을 사줘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하고, 아이가 등교는 잘했는지, 하교는 했는지 매번 전화로 체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핸드폰의 필요성은 부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꼭 필요하다면 저학년(1~2학년) 때는 손목시계형 키즈폰이 좋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초등 안심 알림이(아이 알림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1년에 3만 원 정도 비용으로 아이의 등하교 등을 부모의 휴대전화로 알려준다니 요긴한 정보라 생각한다. 그 밖에도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의 경우 식단표를 참고하여 미리 담임선생님께 꼭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과 대부분은 양변기지만 아직도 일부 학교는 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아이가 화장실 가는 연습도 할 필요가 있겠다.

어쩌면 신변 보호 교육은 낯선 사람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아래 두 가지 원칙을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1.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2. 엄마(혹은 아빠)가 다치거나 병원에 있다며 너를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책에는 학과 과정이나 한글교육, 학과과정과 생활통지표, 친구와의 관계나 엄마들 사이의 관계, 선생님과의 연락, 학폭과 경제교육, 영어 공부 등 학부모들이 궁금한 실제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학부모라면 책을 통해 1학년 전반적인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그에 맞춰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연습하고 준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입학은 아이만큼 부모에게도 기대 반 부담 반인 시간이다. 그럼에도 꼭 거쳐야 할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지만 부모 역시 책을 통해 아이의 1년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쩌면 신변 보호 교육은 낯선 사람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아래 두 가지 원칙을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1.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2. 엄마(혹은 아빠)가 다치거나 병원에 있다며 너를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 입학 전에 보육에 해당하는

식사, 수면, 배변 처리 등을 얼마나 잘 습득하고 오느냐에 따라

학교 적응 속도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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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1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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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쇼킹하다.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고?! 근데 더 궁금한 것은 띠지의 이야기였다. 죽은 남편이 돌아왔는데, 아내가 남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아니 아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죽인 남편이 다른 얼굴을 하고 돌아와서 자신이 남편이라고 한다고? 과연 둘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베테랑 분양상담사 정효신이 드디어 기다리던 날이 왔다. 남편 실종 신고를 한 지 5년. 오늘이면 남편은 사망자로 처리되고, 남편의 보험금과 집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된다. 이제 맘 편히 애인인 이필주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게 무슨 장난일까? 막 남편의 서류를 접수하고 나오는 길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방금 사망신고를 한 남편을 찾았단다. 경찰과 시어머니와 함께 청송의 병원에 도착한 효신은 자신을 김재우라고 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경찰서로 가서 지문확인을 했는데, 남편이 맞단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분명 김재우는 5년 전, 정효신과 이필주에 의해 죽었는데 말이다.

그날 이후 효신과 재우는 다시 한집에 살게 된다. 효신과 재우는 쇼인도 부부였다. VIP 고객이었던 김호중 사장과 함께 온 임난희는 효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 재우를 소개해 준다. 몇 번 만남을 가졌지만, 재우는 효신과 통하는 게 없었다. 그런 재우가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사랑은 개뿔. 그냥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갖기 위해서였다. 재우는 난희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가진 것 없는 효신은 당장 머물 집을 가질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렇게 서로 얼굴도 보기 싫은 둘은 한 집에 기거하게 된다. 5년 전 그날, 재우와 효신은 앞 집의 개 문제로 크게 다툰다. 재우에게 폭행을 당한 효신은 필주와 함께 재우를 살해하고 묻어버린다. 그리고 실종 신고를 한다. 그런데, 재우라고 하는 그 남자가 들어온 것이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효신은 난희와 그 남자가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직감하고 뒷조사를 시작한다. 과거 재우가 다녔던 회사로 간 효신은 그녀보다 먼저 재우의 이력서를 가져간 키 작고 안경 낀 남자의 존재를 듣게 된다. 이상하게 그날 이후로 가는 곳마다 그 남자의 흔적을 마주하게 되고, 효신은 알지 못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문제는 자신을 재우라고 하는 이 남자가 뭔가 이상하다. 재우와는 달리 효신에게 너무 너그럽고 다정다감하다. 처음에는 거리를 두던 효신의 마음이 자꾸 이 남자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한편, 일하던 분양사무소에 텀이 생겨 다른 현장으로 이동했다가 과거 일했던 오현철을 만나게 되는 효신. 자신을 보는 현철의 표정이 옛날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효신은 현철이 자신과 필주의 관계를 안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현철이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의 수첩에서 조장현이라는 이름과 함께 필주의 이름을 보게 되는데...

도대체 자신을 김재우라고 주장하는 이 남자의 정체는 누구일까? 아무리 죽이고 싶도록 미웠어도 남편의 얼굴을 기억 못 하는 아내가 있을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경찰에 등록된 지문이 이상하지 않을까? 그와 함께 필주의 존재도 뭔가 의미심장하다. 과연 이들 사이에 담긴 진실은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다.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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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종이 1~2 세트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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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돈의 위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실감은 바로 '지배의 통쾌함'이기도 했다.

그렇다, 지배의 통쾌함. 그 기분은 참 야릇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뭐라고 꼭 찍어서 말할 수 없는 그 기분은 떳떳함이고, 뻐근함이고, 당당함이고, 승리감이고......,

참 여러 가지 기분이 뒤엉키는 것이었다. 

 

 

금종이를 보는 순간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아마 상당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바로 한 글자. "돈"일 것이다.

내게는 태백산맥의 작가로 인식되는 조정래 작가의 신작. 그동안의 작품들을 통해 사회의 민낯을 냉철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인지라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황금종이 전에 내가 읽은 작품은 천년의 질문이었다. 2019년에 출판된 작품이니 햇수로 4년이 되었다. 황금종이를 읽다 보니 내용이 낯설지가 않았다. 등장인물의 차이는 있지만 구체적인 주제인 "돈"이 두 작품의 공통 주제였던 탓이다. 차이라면, 황금종이는 "돈"을 매개로, "돈"과 엮어서 벌어지는 사회의 각종 문제들이 선물 보따리처럼 가득 펼쳐진다면, 천년의 질문은 돈과 연관되어 있는 권력, 정치, 힘의 구도 등이 다각도로 드러났다는 차이가 있다.

1.2권에 걸쳐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편소설이나 연작소설로 봐도 될 정도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이태하 변호사다.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열심히 데모를 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도서관에 박혀 책만 판다. 그리고 1년 만에, 대학 재학생의 신분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한다. 그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변한 이유는 선배 한지섭 때문이다. 한지섭은 태하에게 노동운동 전면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돕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했다. 결국 태하는 검사가 된다. 한지섭 역시 큰 뜻을 품고 정치인이 되었지만, 과거 노동운동의 전면에 섰던 인물들이 권력을 잡은 후 변질되어가는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부가 된다. 그런 태하가 지금은 변호사가 되었다. 재벌 비리와 관련된 사건을 맡게 된 태하는 드디어 자신의 소신을 지킬 기회가 왔다는 것에 내심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슬쩍하는 척만 하고 닫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태하는 소신을 밝혔고, 그날 이후로 태하는 사건에서 배제되고 한직으로 쫓겨나게 된다. 도저히 검사 세계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태하는 결국 사표를 내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 태하를 중심으로 여러 사람들이 사건을 들고 온다. 괘씸죄로 재벌들의 눈에 찍힌 터라, 돈이 되는 사건보다는 소소한 사건들(그것도 거의 태하를 아는 동창들이 갖다주는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능력 있고 소신 있는 태하인지라, 맡은 사건들은 최선을 다해 변호했고 승소율도 높았다. 물론 그의 소신을 넘어서는 사건에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대놓고 큰돈을 바라지는 않았도, 주는 금액은 받을만한데 태하는 참 대단하다. 그의 소신이 바로 그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아버지 사후 엄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뺏으려는 딸, 재벌 회장이었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이복동생이 인지 청구권과 상속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 건물주가 갑자기 월세를 4배나 올려 받으려고 하는 통에 건물에 있던 식당 사장과 건물주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 부모가 평생 모은 건물을 도박으로 날린 아들, 재벌 2세에게 성추행을 당한 로펌 여 변호사의 이야기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돈과 관련된 사건들의 총 집합소라고 볼 수 있다. 감동적인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린내 나는 추잡한 사건들이다. 특히 부모 사후 재산을 상속받는 상황에서의 일이 상대적으로 많이 등장한다. 아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는 상황이 특히 많이 벌어지는데, 법적으로 상속재산은 자녀들 사이에서는 성별을 막론하고 균등하게 배분된다고 한다. 근데 유언장이 있는 경우는 어떠할까? 당연히 유언장이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법적으로 소송을 걸면 균등 상속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1권에서 태하의 친구인 대기업 임원 박현규와 얽힌 이야기가 상당수 등장한다. 첫 번째 이야기 역시 박현규의 이모와 사촌 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소송에 대한 이야기고, 박현규를 통해 이태하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런 현규가 딸과 관련된 사건에 휘말려 큰 어려움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과연 돈 앞에서 구차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도 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인간의 욕심 자체가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태하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응, 나도 돈 좋아해. 다만 노예로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흔히 말하는 ‘돈의 위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실감은 바로 ‘지배의 통쾌함‘이기도 했다.

그렇다, 지배의 통쾌함. 그 기분은 참 야릇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뭐라고 꼭 찍어서 말할 수 없는 그 기분은 떳떳함이고, 뻐근함이고, 당당함이고, 승리감이고......,

참 여러 가지 기분이 뒤엉키는 것이었다.

"응, 나도 돈 좋아해. 다만 노예로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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