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든 궁금증이 한 번에 해결되었다. 모든 것이 밝혀졌구나 싶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기막힌 반전은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또 당한 느낌이다. 역시 투리 소설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니까 싶다.
1권이 정효신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라면, 2권은 상당 분량이 김재우의 입장에서 쓰이고, 1권 말미의 등장한 한 인물 덕분에 정체가 발각된 김재우를 바라보는 정효신의 이야기가 다시 등장한다. 정효신의 입장에서 쓰인 내용을 김재우의 시각에서 다시 마주하니, 둘 사이의 접점을 좀 더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드디어 김재우의 정체가 드러난다. 효신에게 아들을 소개했던 시어머니 임난희는 재우의 엄마가 아닌 공범이었다. 처음에 효신이 남편 재우(실재는 재우의 친구이자 공범인 박종대였다.)를 살해했다는 내용이 1권 처음부터 등장한다. 종대가 폭행을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살인을 하는 건 아무래도 너무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는데, 2권에서 그 내용이 뒤집힌다. 모든 일의 시작은 임난희 패거리의 사기행각이었으니 말이다. 1권에서 사망한 VIP 김호중 사장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임난희는 자신의 계획에 이용할 전문가(분양상담사)를 물색 중이었다. 기왕이면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 사람을 찾았는데,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린 게 바로 효신이었다. 1차 계획은 김호중의 재산을 가로채는 것, 2차 계획은 효신을 죽이는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결국 난희와 공범이자 종대의 실제 아내였던 강보경이 꽃뱀으로 투입되어 결국 재산을 다 빼앗는데 성공한다. 물론 도박으로 돈을 다 날리긴 했지만 말이다. 그 과정에서 종대가 효신에게 죽은 것이다. 다시금 계획을 세우는 무리들. 이번 계획은 효신을 죽이는 것이다. 그녀 몰래 최대한의 사망보험금을 들어놓고, 원래 호적의 주인공인 재우가 진짜 투입된다.(당연히 재우와 종대는 얼굴이 달랐고, 종대가 재우의 호적을 이용해 효신의 남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문 역시 재우 것이 맞을 수밖에...) 그렇게 효신을 향한 재우의 복수가 시작된다. 친절한 남편 역할을 통해 효신의 마음을 빼앗고자 계획하는 재우는 그녀와 지낼수록 뭔가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덜미를 잡히게 되는데...
1권의 내용이 작품의 전체적인 뼈대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면, 2권은 그 뼈대를 중심으로 살을 붙이며 독자를 더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중요한 인물일 거라 생각했던 이필주나 오현철의 역할이 미미해서 아쉬웠지만, 이 모든 걸 아우르며 흥미로운 작품이 완성된 것 같다. 예상치 못한 반전은 마지막 장까지 읽어준 독자를 위한 깜짝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