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egetarian : A Novel (Paperback) - 『채식주의자』영문판
Han Kang / Granta Books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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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신선함과 호기심 그리고 맨부커 작품상 수상작이라는 기대감으로 읽었습니다.

익숙한 제목만 듣고 내용은 전혀 예상 하지 못한 내용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내용이기괴하고 은근히 파괴적이지만 작가의 필력에 반해서인지 흡인력이 대단하네요

세 편의 스토리가 연결되어 있고 영혜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각각 영혜의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언니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꿈을 꾼 후 채식주의자가 된 영혜는 고기를 먹지 않으면 꿈을 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사실 얼굴은 자신의 뱃속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동물인 걸 거부하고 물과 햇빛이면 족한 나무가 되기 위해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단지 음식에 대한 선호가 다른 것 뿐인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그녀를 이해하려들지 않습니다. 폭력적으로 고기를 입에 들이밀던 아버지, 다름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불편해하고 자신처럼 행동하라고 위해를 가하는 모습이 그녀를 더욱 더 극단으로 몰아간 것 같아 마음이 내내 불편했어요. 예술이란 미명아래 보듬어야할 가족을 더욱 취약한 상태에 두고, 아내의 헌신을 배신한 형부가 가장 씁쓸했고요. 자신은 늘 뒷전이고 남을 위해 배려하고 희생했던 언니 인혜의 삶도 마음 아팠습니다.

‘고기’가 단순히 고기 이외에도 육신의 욕망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이미지도 떠올려지고 읽으면서도 상당히 글도 에로틱한 책 이라 느껴지기도 합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한글로 읽을 때보다 더 느리게 읽을 수 밖에 없어 더 오래 잔영이 남을 것 같아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 뭔가 선명하게 설명하지 않는 불친절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육식을 거부하는 독특하고 단순한 출발로 시작하지만, 폭력, 타인에 대한 이해, 인간의 존재 등의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사람들인데, 내면의 무의식, 꿈 속에 들어나는 잔혹함, 폭력적인 부분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한국정서가 깔려있어서 영어로 씌여진 것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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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 Not Buddy: (Newbery Medal Winner) (Paperback)
크리스토퍼 폴 커티스 지음 / Yearling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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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버드가 고아원에서 한 양육가정으로 가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결국 그 집의 두살 위 형과의 다툼으로 거기에서 쫒겨날 지경에 처하는데 도망칩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논의하려고 도서관의 잘 아는 사서를 찾아가는데 그 사서 선생님은 결혼해서 시카고로 가셨습니다. 시카고로 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친구인 벅스를 만나서 같이 기차를 얻어탈 계획을 세우는데, 결국 실패하게 되고 혼자 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갈 결심을 합니다. 한밤중에 걷다가 마음씨 놓은 루이스씨를 만나게 되어 밥도 얻어먹게 되고 옷도 얻어 입게 되고 차도 얻어타게 됩니다.

10살짜리 아이가 겪기에는 너무 혹독한 일들이다 싶었는데, 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도 하지만, 어린 흑인고아로 세상에 살아 남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잃지 않는 내용이 잘 드러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용감하고 낙천적이며, 너무도 바르게 자라준 그를 보면서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마도 없이 자라서 그런지 온갖 잔머리와 방어전술은 다 갖추고 있지만 어린아이스러운 순진함이 드러나는 모습은 저도 모르게 버드라는 아이와 같이 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의 앞부분을 들춰가며 읽을 때는 우리와 전혀 다른 토양에서 나온, 그냥 평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고아가 된 한 흑인 소년이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 속에서 나온 낡은 사진 속 아저씨를 아버지라 착각하고 모험을 떠날 때까지는 말이죠 그런데, 그 아이가 길을 떠나는 여정에서 맞닥뜨린 어른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고, 너나 할 것 없이 못 먹고 가난한 사람들인데도, 그들은 이 아이의 외로움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미국사회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벽에 떠나는 기차에 뛰어올라 타려고 몰려드는 수 백 명.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남자들. 진압봉을 들고 무임 승차를 막고, 남자들이 많이 떠나 지킬 사람이 부족한 판자촌(후버빌)에 불을 지르고 거기 사람들을 내쫓는 경찰의 모습, 흑인은 금전 관계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법적 소유에도 제한이 있고 밴드 멤버의 한 명은 백인으로 둬서 이런 일을 벗어나보려는 캘러웨이씨 등등..

누구나 힘겨울 때면 자신보다는 남을 탓하기가 쉽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삶은 결국 누군가와 함께 일구어가는 따뜻한 여정이며 거기에는 자신의 당당함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듯합니다.

버드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세상과 어른의 모습, 그의 풍부하고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묘사들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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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ong Walk to Water (Paperback) - Based on a True Story
린다 수 박 지음 / Sandpiper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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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내전으로 인한 아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린다수박의 책입니다.

책은 2008~2009년의 현재 Nya의 이야기와 1985년~2007년까지 Salva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고 있습니다.

Salva는 학교에서 수업 도중 수단의 내전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진 채 낯선 사람들과 함께 먼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걷고 걷다가 숲속에서 친구가 사자의 밥이 되기도 하고, 운좋게 만난 삼촌이 다른 부족의 희생량이 되기도 하면서 에디오피아의 난민촌으로 그리고 케냐의 난민촌으로 다니다가 미국의 lost boys로 입양되게 됩니다.

11살인 Nya는 8시간 거리를 걸어서 물을 길어오느라 매일을 보냅니다. 그런 마을에 우물을 파 주겠다는 희소식이 날라옵니다.

Salva와 Nya가 들려주는 참혹하고, 어린아이들이 겪기에는 정말 힘든 암담한 상황들을 보면서 속상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고, Nya의 동네가 조금씩 발전하고 Salva가 하나씩 하나씩 역경을 헤쳐가는 모습을 모면서 희망을 보기도 했습니다.

짧은 분량에 어떻게 이런 탄탄한 구성과 재미를 줄 수 있는지 감탄스러웠고,

긴 세월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는 강력한 짧은 책인 것 같아요.

내전과 부족간의 싸움, 가족과의 생이별, 어린이라고 쓸모없는 취급, 삼촌과 친구의 죽음, 눈앞에서 벌어지는 죽음 이 모든 척박한 환경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꿈을 싹틔우는 모습은 읽는 내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Salva가 가족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모습, 한발씩 나아가고, 남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물이 없어 어린 나이에 매일 반나절을 걸어 무거운 물을 짊어지고 걸어오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험난한 위험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이나 우물파기 사업 같은 건 뉴스를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그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지구의 다른 쪽에는 상상도 못할 어려움을 겪으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당연시했는데 그것들을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불평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언제 어디서든 풍부하게 물을 마실 수도, 사용할 수도 있고, 안전한 곳에서 편안하게 잠들고 생활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새삼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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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Legs (Paperback) - 『키다리 아저씨』원서
Webster, Jean / Puffin Books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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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걱정없이 뛰놀며 한창 공부할 나이인 주인공 주디는 고아원에서 동생들의 코나 닦아주고 독살스러운 원장의 구박을 받으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주디에게 어느 날 행운이 찾아옵니다.

고아원을 후원하는 낯선 신사가 주디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자처한 것이었죠 직접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저녁 햇살을 받아 벽에 기다란 그림자만 던지고 떠난 그를 주디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부릅니다. 원장 선생님은 그의 도움으로 주디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자신에게 한달에 한번씩 편지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줍니다. 주디는 편지를 잊지 않고 보내는데, 어느날 친구 줄리아의 삼촌인 저비스 씨를 만나게 됩니다.

주디는 그와 친하게 지내며 점점 그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끼며 ‘키다리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 그것을 적습니다. 마침내 대학에 입학한 주디는 마음껏 공부도 하고 친구들을 사귀며 즐겁게 지냅니다. 그러나,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더해만 가고 저비스씨와도 가까워집니다.

키다리아저씨가 위독하다는 내용의 편지에 주디는 처음으로 그를 만나러 저택으로 향합니다.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은 바로 저비스씨이고, 그 때 주디는 후원자인 ‘키다리아저씨가’ 저비스씨임을 깨닫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합니다.

고아원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디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가르쳐줍니다.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 주디의 발랄하고 유머에 찬 문체,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성은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소재를 무색케합니다. 또,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묘한 궁금증과 주디의 캠퍼스생활, 저비스씨와의 밀당하는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줍니다.

천방지축 주디가 여성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의 믿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배움과 독서가 이토록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책이라 읽는내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주인공 주디가 단순히 운이 좋은 신데렐라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주디의 분수에 맞게 생활하고자 노력하는 점,자신에게 베풀어 준 금전적인 것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점 등 본받을 만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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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Paperback) - 『허클베리 핀의 모험』원서 Collins Classics 7
마크 트웨인 지음 / HarperPres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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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작은 마을 ‘세인트피터즈버그’에 대소동이 일어납니다.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이라는 두 소년이 맥두갈 동굴에서 흉악범 ‘조’가 숨겨둔 많은 돈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조는 그 동굴에 거액을 숨겨두었지만 나오는 입구를 찾지 못하고 굶어죽고 말았던 것이죠

톰과 허크는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고, 허크는 미망인 더글러스부인에게 맡겨집니다. 비로소 교육을 받게 되지만, 허크는 그런 일상생활이 지루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포악한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나타나 허크의 돈에 눈독을 들이고 착한 마을 사람들과도 자주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허크는 아버지에게 끌려가 강가의 낡은 오두막집에 갇히게 됩니다. 때마침 미시시피강이 범람기가 되어 물이 넘쳐올 때 잭슨섬으로 헤엄쳐갑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놀랍게도 더글러스부인의 여동생 집에서 부리던 노예 짐이 숨어있었습니다.

그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바짝 다가옴을 느끼고 허크와 짐은 뗏목을 타고 모험을 시작합니다. 두 소년은 불량배들과 싸우기도 하고 악당들의 사기에 속는 등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무사히 위기를 모면합니다.

결국 악당들에게 속아 톰소여의 큰어머니댁으로 팔려간 짐을 허크와 톰이 구출하여 도망치지만, 도중에 짐이 다치는 바람에 다시 체포됩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자유의 몸이 되어있었습니다.

언뜻보면 톰소여 모험의 속편 같지만 실은 톰소여보다 훨씬 더 유명하고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 순수하면서도 거짓말도 잘하고 모험심 강한 어린 소년 같으면서도 어른들보다 세상 사는 법을 더 통달한 것 같은 악동들의 모험기였습니다.

‘허클베리핀’이라는 소년을 통해 어른들의 잘못된 사회관습, 위선적 행동에 대해 풍자하고,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자유의 열망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허크에게는 기지도 있고 양심과 동정심, 정의감도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정신을 잃어버리고 금전만 쫓는 현대사회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순수하지 않은 어른들의 혼란스럽고 어두운 사회를 꼬집어내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 모험의 재미와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성장도 놓치지 않고 곳곳에 보이는 풍자와 그 시대상을 소설 속에서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내용이 길긴 하지만, 대화가 많고 전개가 빠르고 재미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은 것 같습니다. 어릴적 읽었을 때나 지금이나 너무 즐거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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