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 Not Buddy: (Newbery Medal Winner) (Paperback)
크리스토퍼 폴 커티스 지음 / Yearling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는 버드가 고아원에서 한 양육가정으로 가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결국 그 집의 두살 위 형과의 다툼으로 거기에서 쫒겨날 지경에 처하는데 도망칩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논의하려고 도서관의 잘 아는 사서를 찾아가는데 그 사서 선생님은 결혼해서 시카고로 가셨습니다. 시카고로 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친구인 벅스를 만나서 같이 기차를 얻어탈 계획을 세우는데, 결국 실패하게 되고 혼자 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갈 결심을 합니다. 한밤중에 걷다가 마음씨 놓은 루이스씨를 만나게 되어 밥도 얻어먹게 되고 옷도 얻어 입게 되고 차도 얻어타게 됩니다.

10살짜리 아이가 겪기에는 너무 혹독한 일들이다 싶었는데, 그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도 하지만, 어린 흑인고아로 세상에 살아 남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잃지 않는 내용이 잘 드러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용감하고 낙천적이며, 너무도 바르게 자라준 그를 보면서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마도 없이 자라서 그런지 온갖 잔머리와 방어전술은 다 갖추고 있지만 어린아이스러운 순진함이 드러나는 모습은 저도 모르게 버드라는 아이와 같이 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의 앞부분을 들춰가며 읽을 때는 우리와 전혀 다른 토양에서 나온, 그냥 평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고아가 된 한 흑인 소년이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 속에서 나온 낡은 사진 속 아저씨를 아버지라 착각하고 모험을 떠날 때까지는 말이죠 그런데, 그 아이가 길을 떠나는 여정에서 맞닥뜨린 어른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고, 너나 할 것 없이 못 먹고 가난한 사람들인데도, 그들은 이 아이의 외로움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미국사회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벽에 떠나는 기차에 뛰어올라 타려고 몰려드는 수 백 명.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남자들. 진압봉을 들고 무임 승차를 막고, 남자들이 많이 떠나 지킬 사람이 부족한 판자촌(후버빌)에 불을 지르고 거기 사람들을 내쫓는 경찰의 모습, 흑인은 금전 관계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법적 소유에도 제한이 있고 밴드 멤버의 한 명은 백인으로 둬서 이런 일을 벗어나보려는 캘러웨이씨 등등..

누구나 힘겨울 때면 자신보다는 남을 탓하기가 쉽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삶은 결국 누군가와 함께 일구어가는 따뜻한 여정이며 거기에는 자신의 당당함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듯합니다.

버드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세상과 어른의 모습, 그의 풍부하고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묘사들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