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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 Long-Legs (Paperback) - 『키다리 아저씨』원서
Webster, Jean / Puffin Books / 1989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걱정없이 뛰놀며 한창 공부할 나이인 주인공 주디는 고아원에서 동생들의 코나 닦아주고 독살스러운 원장의 구박을 받으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주디에게 어느 날 행운이 찾아옵니다.
고아원을 후원하는 낯선 신사가 주디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자처한 것이었죠 직접 만나 보지는 못했지만 저녁 햇살을 받아 벽에 기다란 그림자만 던지고 떠난 그를 주디는 ‘키다리아저씨’라고 부릅니다. 원장 선생님은 그의 도움으로 주디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자신에게 한달에 한번씩 편지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줍니다. 주디는 편지를 잊지 않고 보내는데, 어느날 친구 줄리아의 삼촌인 저비스 씨를 만나게 됩니다.
주디는 그와 친하게 지내며 점점 그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끼며 ‘키다리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에 그것을 적습니다. 마침내 대학에 입학한 주디는 마음껏 공부도 하고 친구들을 사귀며 즐겁게 지냅니다. 그러나,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더해만 가고 저비스씨와도 가까워집니다.
키다리아저씨가 위독하다는 내용의 편지에 주디는 처음으로 그를 만나러 저택으로 향합니다.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은 바로 저비스씨이고, 그 때 주디는 후원자인 ‘키다리아저씨가’ 저비스씨임을 깨닫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합니다.
고아원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디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가르쳐줍니다.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 주디의 발랄하고 유머에 찬 문체,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성은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소재를 무색케합니다. 또, ‘키다리아저씨’에 대한 묘한 궁금증과 주디의 캠퍼스생활, 저비스씨와의 밀당하는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줍니다.
천방지축 주디가 여성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의 믿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배움과 독서가 이토록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책이라 읽는내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주인공 주디가 단순히 운이 좋은 신데렐라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주디의 분수에 맞게 생활하고자 노력하는 점,자신에게 베풀어 준 금전적인 것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점 등 본받을 만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