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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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40-50은 젊었을 때 사회 기득권 및 자신들 부모가 보수였기에 가정, 직장, 학교에서 정치, 사회이야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지금 40-50은 자신들이 사회 기득권 및 부모가 되었다. 소수의 노년 부모와 선배들은 노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보수다. 하지만 그들 외에 보수가 하나 더 늘었다. 놀랍게도 자신들의 자녀다. 그래서 지금 40-50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자식이 할아버지, 할머니 편을 들을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현재 10-20대, 특히 남성층의 진보, 민주 진영에 대한 지지는 참담한 수준이다. 불과 10-20%수준으로 거의 절대적 비토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진보, 민주 진영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이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현실적 박탈감과 경제적 곤란함이라는 비관적 현실, 그리고 이를 비틀고 왜곡하고, 강화하는 알고리즘 기반 영상이 있다.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 힘의 동영상을 비교해보면 양당 모두 6만 5천개 정도로 그 수는 비등하다. 하지만 고유채널을 살피면 민주당은 6천개 수준인데 비해 국힘은 1만 5천개로 채널이 훨씬 다양하다. 또한 영상중복률은 민주당이 90%인데 비해 국힘은 77%이고 평균 조회수 역시, 민주당은 34만, 국힘은 102만에 달한다. 즉, 겉으로는 플랫폼이나 SNS에서 양당은 양적으로는 콘텐츠가 비슷해 보이나 그 다양성과 채널 수, 인기 면에서 3배 정도의 차가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보수 진영이 노무현에게 대선에서 패배한 후, 인터넷의 위력을 절감하며 그쪽 분야에 상당히 공을 들인 반면, 민주 진보진영에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결과다. 특히, 민주진보진영쪽에서는 큰 스피커는 많고 영상이 긴 반면, 보수쪽에서는 큰 스피커는 그대로 많지만 작고 자발적인 짧고 재밌으며 자극적인 영상이 많다는게 강점이다. 그리고 이에 10대가 크게 호응한 양상이다. 

 혐오커뮤니티는 진화해 왔다. 1세대는 일베다. 2010년대 초반 일베는 사회의 배설구이자 하수구였다. 노무현 비하, 세월호 폭식 투쟁등이 그들의 작품이다. 이들은 부끄러움은 알았는지 자신들을 스스로 병신이라 비하했고, 현실에서 자신들이 일베임을 숨겼다. 일베임이 드러나며 사회, 문화, 심지여 연애대상으로도 지탄받았기 때문이다. 2세대는 펨코다. 펨코는 일베에 비해 다소 진화해 겉으로는 깔끔하다. 욕설, 고인 모독 등은 관리자 제재를 받았다. 대신 그들은 공정을 전가의 보도로 앞세워 강력한 혐오를 조장한다. 그들은 혐오의 단순 배설 대신 논증을 했고 그래서 펨코는 정의로운 투쟁이었으며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양지로 나오게 된게 일베와의 큰 차이다. 3세대는 숏폼이다. 펨코까지는 그래도 인터넷 기반이라 긴 글을 읽고 토론했다. 하지만 지금은 숏츠와 릴스, 틱톡의 시대다. 맥락이나 비판적 사고는 어디에도 없으며 팩트체크도 없다. 모든 것이 자극적 영상과 음악, 구호로 범벅된 15초 영상으로 판갈음 난다. 그래서 사이버렉카가 주도하고 알고리즘으로 인한 필터버블로 사람을 세뇌시킨다. 

 요즘 10대는 디스코드를 사용한다. 어른들은 카카오나 네이버 정도를 알고 이를 차단하면 된다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디스코드에 잠식한지 오래다. 디스코드는 기본적으로 서버 단위로 운영한다. 그래서 검색되지 않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오직 기존 멤버가 제공하는 초대링크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 링크조차 유효기간이 10분에 불과하고 사용횟수는 1회라 외부인은 사실상 침입이 불가능하다. 또한 채팅 역시 음성기반이라 증거도 남지 않는다. 이런 높은 휘발성은 10대 아이들에게 도덕적 일탈구가 되기 좋다.

 디스코드의 서버장은 신적 존재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멤버의 마이크 차단은 물론 영구 추방도 가능하다. 특정 아이에게만 비공식 채널 입장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디스코드에서는 자극적일 수록 인싸가 된다. 더 희귀한 불법자료, 더 창의적인 혐오표현, 딥페이크 기술자가 디스코드의 생태계 포식자가 된다. 

 디스코드는 도박도 문제다. 이곳은 10대를 유혹하는 미니게임으로 위장한 도박게임이 많다. 실제 현금이 유통된다.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책보거나 공부하라고 받은 문화상품권을 포인트로 충전한다. 문상이 칩역할을 하는 것이다. 운영자의 수법은 악랄하다. 가입지도 없고, 초등학생은 환영하며, 첫 충전시 2배 보상으로 유인한다. 초반에 돈을 따게 해줘 도파민을 폭발시켜 중독시킨 후, 바로 승률을 조작해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빚에 둘러싸이며 더욱 어두운 손길이 다가온다. 운영자는 빚쟁이 아이에게 자선이라도 베푸는 듯, 은밀한 해결책을 제시한는데 하나는 친구를 사이트에 유입시키는 것, 다 하나는 오프라인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범죄는 마약의 운반책이다 말단 조직원 역할이다.

 디스코드 봇은 딥페이크 성범죄의 온상이다. 같은 반 아이의 사진 한장으로 야한 사진의 생성과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도박에 빠진 아이들은 같은 반 학생, 심지어 누나나 언니등의 가족 사진등도 판매한다. 

 이런 디스코드에 수십만의 한국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군복 입은 아바타로 5.18폭도 때려 잡기 게임, 12.3계엄 게임 등을 즐기고, 도박에 빠져있으며, 야한 사진을 합성한다. 이들에게 어른들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12.3 계엄 이후 로블록스에서는 놀랍게도 초등학생이 주축이 되어 계엄군의 국회 찬탈 놀이가 기승을 부렸다. 이는 영상으로도 만들어져 유포되었는데 이를 보고 60-70들이 대리만족하며 즐거워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이는 애국대학이라는 조직이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애국대학의 멤버는 고등학생이나 20대 헤비유저로 추정된다. 이들은 로블록스를 자신들의 이념 선전선동도구로 활용하다. 몇몇이 신고하여 이 사이트는 닫히나 로블록스는 한 번 구축한 맵을 매우 손쉽게 복제할 수 있다. 그러니 다시 쉽게 열린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사이에는 공정이란 관념에 대해 큰 해석 차이가 존재한다. 부모세대에게 공정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다. 하지만 자녀세대에게 이건 새치기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공정은 수능으로 대변되는 시험점수다. 시험 통과자와 고득점자만이 무언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들에게 연대와 평등은 위선이다. 이는 10대가 어리석고 세뇌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의 이런 생각은 철저히 현실과 환경에 기반한다. 이들이 본 부모세대는 위선으로 가득차있다. 자신들이 민주화를 이뤄냈고, 정의롭고 공정하다 생각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이고 10대가 본 부모세대는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과 자녀 입시 교육에서의 승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학교와 가정은 민주 시민 교육과 가치관 교육에 실패했다. 기성 세대는 자신들이 입시 지옥과 부동산 지옥을 겪었음에도 이를 전혀 개선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에 편승해서 이를 더 악화시켰다. 이런 마당에 자녀들은 토론이나 민주시민 교육은 커녕 친구와 무한 경쟁을 벌이는 점수따기에 내몰렸고 이것이 그들에게 공정의 전부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10대에게 민주당 지지는 숨겨야하는 것이 되었다. 대다수 친구들에게 민주당 지지는 촌스럽고 위선이며, 꼰대의 상징이다. 반면 우파는 유머, 팩트, 솔직한 쿨한 세력이다. 

 몇 년 전 앤드류 테이트는 왜곡된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 여성혐오적 남성성을 주입하여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그의 콘텐츠는 영화 매트릭스의 레드필에 비유된다. 이는 한국의 설거지론과 결합하여 여성은 본능적으로 알파 메일을 찾고, 헌신적 남자는 베타 메일로 착취당한다는 논리의 숏폼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되었다. 

 2020년대 중반에는 소위 누칼협과 알빠노란 말이 유행했다. 누칼협은 누가 칼로 협박했냐이고 알빠노는 글자 그대로 내가 알바 아니란 뜻이다. 누칼협은 누군가가 고생을 겪고 있을 때 그 문제가 사회적 구조에 있음에도 개인의 선택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한 공무원이 조직의 잘못된 문화로 과로로 사망한다면 누가 공무원 하라고 칼들고 협박했냐라고 말하는 식이다. 양자는 공감에 대한 거부 선언에 가깝다. 이런 공감능력의 결여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이성적인 태도로 둔갑한다. 쿨한 일인 것이다.

 이런 쿨찐은 20대 남성 커뮤니티의 주류 정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공존이 아니라 나를 호구로 만드는 불공정 특혜다. 이런 괴물의 탄생은 성실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거짓말한 기성세대, 혐오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알고리즘 기업과 그 부역자들, 친구와의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무너진 학교교육이다. 

 지금의 20대는 역량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최고의 능력을 가진 세대다. 역량의 논란은 둘째쳐도 적어도 표면상 획득하는 자격증이나 졸업장, 각종 점수들의 지표가 최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이 가장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남은 자리는 알바와 인턴, 계약직 뿐이다. 정규직 신규는 경력직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취직을 못하는데 어떻게 경력을 쌓는단 말인가. 

 그리고 20대 남자에게 여성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여성이 약자이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은 40-50이상 세대다. 젊은 남성에게 여성은 오히려 강자다. 학교에서 자신들보다 공부를 잘 했고, 교사의 칭찬을 들었으며 , 학급임원을 독차지하는 수퍼파워다. 자신들이 군대에 끌려가 시간을 버리는 동안 이들은 사회의 좋은 자리를 먼저 선점해 상사가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회는 어이 없게도 여성이 약자라며 양보를 하라고 한다. 알고리즘은 여기에 부채질까지 한다. 그래서 젊은 남성들은 경제적 박탈감과 젠더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인스타의 비교문화는 이들의 박탈감을 극대화한다. 소수의 부모를 잘 만난 사람과 입시경쟁과 취업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이 잘 나가는 모습을 마음 껏 가공해 올리기 때문이다. 이대남 군필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대한민국 최하위 계급이라 여긴다. 여성은 혜택을 누리고, 장애인은 배려받고, 노인은 연금을 받지만 자신들은 고작 군대에 끌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넷 공간에서 군무새니 군캉스니 조롱을 받는다.

 20대 남성이 민주진영에 학을 뗀 사건은 가상화폐규제다. 문재인 정권 시절 가상화폐는 그 투기성으로 인해 도박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을 받았다. 이는 일면 당연한 정치적 판단으로 보였다. 젊은 사람들이 무모하게 투자하면 그 위험과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대 남성에게 코인은 노동가치가 사라지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는 현실에서 유일한 탈출구였다. 부동산이라는 안전한 도박판을 선점한 기득권이 코인이라는 마지막 탈출구마저 막아버린 셈이었다. 

 그리고 조국사태, LH사태를 거치며 이들은 민주당에서 완전히 멀어져 버렸다. 이들에게 핵심코드는 쿨함과 사이다다. 복잡하게 돌려 말하는 것, 도덕적인 척 하는 것, 진지한 척 하는 것을 혐오한다. 보수는 이 코드를 잘 읽고 이용한다. 

 12.3 계엄 때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러 국회앞에 집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은 대부분 40-60대였다. 젊은 사람들은 적었고 그나마도 여성이었다. 이 때 젊은 남성들은 놀랍게도 스마트폰으로 이 상황을 관전 중이었다. 이들에게 계엄은 민주주의 붕괴의 위기가 아니라 하나의 일상에서 터진 초대형 이벤트이자 팝콘 각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윤석렬의 계엄도 옹호한다. 체제 전복을 원하는 것이다. 이는 현실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했고, 간신히 대학을 가고 군대도 다녀왔지만 돌아온 것은 좁은 취업 문과 가질 수 없는 아파트, 잠재적 가해자라는 사회적 낙인 뿐이기 때문이다.

 군 복무는 이런 심리를 더욱 강화한다. 지금의 군은 일과 후 스마트 폰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군대에서는 특유의 동조압력이 더욱 강하다. 군대에서 억울하게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군캉스니 군가산점은 특혜라는 이야기가 난무하다. 이를 보고 분노한다. 이처럼 군대라는 고립된 섬, 억울한 영혼들, 또래 집단의 압력이 겹쳐 대한 민국의 내무반은 반 민주당 전사 양성 인큐베이터로 탈바꿈한다. 이들은 복학하여 캠퍼서 점령도 시도한다. 더 이상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 아닌 셈이다. 

 국민일보는 2025년 재밌는 실험을 한다. 기독교 인이 어떻게 극우가 되는지였다. 이들은 구글 계정을 하나 생성한 후 CCM찬양을 검색했다. 처음엔 그런 영상과 설교가 나와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잠시 뒤, 하단에 동성애의 실체, 차별금지법에 대한 혐오 영상이 올라왔다. 이를 시청하자 곧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비밀, 좌파가 조작한 교과서의 실태, 5.18과 북한군 개입설 영상이 떴다. 이런 알고리즘으로 독실한 기독교 인은 알고리즘에 의해 극우의 길로 향하게 된다.

 이들에게 동성애 반대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 수호, 좌파 정권 비난은 공산주의로부터의 교회 수호, 이승만 찬영은 기독교 입국론이 된다. 공교육을 불신하는 일부 기독교 부모는 자녀를 기독교 대안학교에 보낸다. 이곳의 교육과정은 폐쇄적이고 극우적이다. 여기서 아이들은 기독교 극우전사로 탈바꿈한다. 

 여기서 여성 극우전사들이 탄생한다. 이들은 평소에는 트레드라이프라는 전통과 아내의 보수적 성역할을 옹호하고 현실에 지친 젊은 여성들은 이런 마음 편한 안식처와 보호에 안도한다. 하지만 교회가 공격을 받거나 위기에 처하면 이들은 에스더 전사로 변신한다. 그래서 가정과 교회를 페미니즘과 동성애로부터 수호하려 하낟. 

 이를 통해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인권을 미래에 제약할 가부장적 질서와 극우정치를 수호하는 아이러니를 펼친다. 이들이 이런 활동과 말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투표권, 교육권, 사회진출의 권리를 획득했음이고 이를 해낸 것은 과거 페미니즘이다.

 이처럼 교회를 통해 자라나는 10대 우파는 강남의 부와 미국식 엘리트 교육, 대형 교회의 조직력을 갖췄다. 이들은 장차 명문대에 진학하고 유학을 다녀와 한국이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종교는 비타협적이고 상대와 토론하지 않으며 악마화하거 제거 대상으로 여긴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 사회의 중심축이 된다면 매우 위험해 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인터넷 SNS상에서 진보 진영은 완벽히 패배했다. 경고는 꾸준히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결과는 젊은 층의 우경화와 지지 철회였다. 진보진영은 현상을 현학적 계몽적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보수는 철저하게 욕망을 자극하고 저급하게 말한다. 이를 통해 보수의 말이 훨씬더 쉽게 먹힌다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15초 싸움이다. 사실과 논리 정연한 논증은 누구도 읽지 않는다. 자극적으로 뇌늘 멈추고 자극하고 위협해야 주목한다. 가령 5.18에 대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5.18북한 군 개입설에 대한 팩트체크라는 제목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5.18이 북한 군 소행이라 믿으세요 당신 간첩에게 낚인 겁니다 같은 제목은 관심을 끈다. 

 5.18 북한 군 개입에 대해 아무리 논증하고 판결 결과, 유네스코 기록 문화 유산 등재를 이야기해도 소용없다. 오히려 전두환이 그렇게 대단하고 안보에 뛰어난데 500명이나 되는 북한 군이 그렇게 남쪽으로 침투하게 두면 무능한거 아니야 라는 식으로 흔드는 것이 적합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 세대는 자녀를 사랑으로 접근하며 밥상머리 교육을 하는 게중요하다. 그들의 아픔을 알고 위로하며, 같은 관심을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모든게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본다. 혼자서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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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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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내인은 망, 즉, 네트워크인 인터넷에 있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보통 추리 소설은 일반 소설에 비해 분량이 많은 편이다. 책 망내인은 추리 소설과 다소 비슷한 성격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700쪽이 넘는 분량이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재미와 흡입력을 유지한다.

 배경은 2014-15년 홍콩이다. 주인공은 어우야이다. 어우야이는 도서관 비정규직 직원이고 동생 어우야원은 중학생이다. 어우야이의 가정은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은 중국본토에서 홍콩으로 흘러들었다. 국공내전이나 공산당의 실패한 정책으로 유민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우야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홍콩에서 그런 출신의 사람들인지라 가난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부동산 가격이 미친듯이 비싼 홍콩에서 다행히 임대주택을 얻어 거주한다. 

 그래서 가족은 그런데로 형편이 나아진다. 하지만 둘째 어우야원이 불과 4세 정도 무렵 아버지가 지게차를 몰다 바다로 추락해 사망한다. 홍콩은 통상 그러면 60개월치 월급을 보상차원에서 지급한다. 하지만 하청회사였던 그 기업은 마땅한 CCTV가 없고, 아버지가 실수했을 가능성등을 트집 잡으로 불과 6개월 정도의 급여만들 지급한다.

 이로 인해 어우야이의 어머니는 고된 직장일을 해야만 했다. 그로 인해 동생은 언니인 어우야이의 몫이 된다. 그리고 어우야이는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직한다. 그런데 어우야이의 어머니마저 쓰러진다. 암이었다. 고된 살림에 몸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 마저 잃고 동생과 살아가던 어우야이는 퇴근 길 한 중학생이 집 근처에서 추락해 쓰러진 것을 보게 된다. 놀랍게도 그 사망 학생은 동생 어우야원이었다. 불행한 일은 한번에 일어나는 것일까. 잔혹한 세상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앗아가고도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동생마져 데려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임대 아파트 관리측에서는 이제 사용 가족 수가 줄어 혼자서는 더 이상 지금규모의 임대아파트를 어우야이가 이용할 수 없음을 통보한다. 그들은 인도적이랍시고 3개월을 더 거주하게 해주었고, 그 후 어우야이는 1인용 임대아파트로 이사해야 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 속에 어우야이는 동생의 자살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탐정에게 의뢰를 맡긴 끝에 아녜라는 사람과 연결된다. 그는 속칭 문제해결사였고, 컴퓨터에 뛰어났다. 문제는 아녜가 아무 의뢰나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녜는 실제 처음엔 어우야이의 의뢰를 거부한다. 하지만 어우야이가 계속해서 찾아가자,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의뢰에 착수한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동생은 그냥 자살한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사진을 찍히게 되었고 그것이 유포되고, 비난을 받게 되자 그것을 못이겨 자살한 것이었다. 어우야이는 아녜의 도움으로 동생에게 그런 짓을 한 자와 그 공범을 찾게된다. 그리고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었고, 그것을 알게 된 어우야이는 복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인터넷이 보여주는 무자비함과 학교폭력, 성폭력, 홍콩의 부동산과 비정규직 문제등 현 시대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자살 사건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잘 제시한다.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해결과정, 각 등장인물의 다면성과 독특함으로 책의 두께가 상당함에도 지루하지 않다. 저자 찬호께이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는데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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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 인간의 마지막 질문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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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I의 개발을 찬성하는 입장은 두 갈래로 갈린다. 효과적 가속주의는 AGI의 장기적 혜택이 매우 크므로 단기적인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개발하자는 것이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장기적 AGI의 혜택은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 안전에 대해서도 고민이 크니 고삐를 다소 당기자는 입장이다. 효과적 가속주의자 중에는 현재의 피터틸을 중심으로한 기술낙관론자들 중심으로 기술봉건주의도 펼치고 있다. AGI가 기술은 물론 정치, 사회마저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AGI는 무한한 생산성과 모든 문제의 해결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기계를 통제할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기술오용, 인간 지위 상실 우려가 상존한다. 

 인간의 AI 개발은 최근에서야 날개를 달았지만 오랜기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AI는 정답이 표시된 라벨링으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그런 다음 정답과 오답 차이, 고양이-강아지 같은 값을 계산한 다음 이 값을 거꾸로 보낸다. 이것이 역전파다. 미적분으로 체인풀을 이용하여 한줄 씩 뒤로가면서 가중치를 바꿔주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정답과 오답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데, 연결고리 값이 정답과 오답 최소화로 최적화된다. 이것이 학습이다. 학습이 완성되면 가중치가 확정된다. 문제는 이렇게 기계가 찾아낸 규칙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결고리는 GPT 3.5의 경우 무려 1350억개나 되는데 이 연결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학습이란 결국 모든 신경세포들 간의 적절한 가중치 찾기다. 자전거의 경우 가장 아래 층은 곡선에 반응한다. 가장 위칭은 자전거라는 물체에 반응한다. 문제는 중간층들이 알아보는 곳을 인간 언어로 표현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체를 알아보는 것 중 언어로 표현이나 분류 및 이해가 가능한 것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즉, 나머지 90%는 그 분류 자체가 인간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니 인간이 인공지능의 중간 학습 단계를 이해하는 것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는 언어의 해상도가 인식의 해상도보다 낮음을 의미한다.

 원숭이 뇌의 연구결과 사물의 식별에는 눈에서부터 가장 위로 가는 계층적 구조가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물을 알아보는 영역을 매핑할 때는 물제를 한곳에서 한꺼번에 알아보는게 아니라 약 30개 정도의 영역에서 나눠서 분석하고 정보를 병렬처리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도 같은 방식으로 사물보기를 병렬처리한다.

 그런데 사물을 보는 픽셀은 각각 서로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 그래서 독립적 병렬처리가 가능하고 여기에 GPU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인간 언어의 처리는 완전히 다르다. 언어는 다른 언어를 들어야만 전체가 이해가 된다. 즉, 개별적으로 독립적이지 않기에 병렬처리가 되지 않고 GPU 사용이 어려우며, 이는 스케일 확대를 통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언어는 그 의미가 그 단어가 등장하는 위치, 즉 문맥의 앞뒤 단어의 교집합으로 결정된다. 즉, 찾아야 하는 것은 특정 단어가 있을 때 그 앞에 어떤 단어가 등장할 수 있을지의 조건적 확률이다. 가령 고양이라는 단어가 있고 인간단어가 5만개 정도라면 고양이 주변에 5만개 단어가 들어갈 확률을 모두 계산할 수 있다. 이런 처리 방식이 임베딩이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해낸 것이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이다. GPT는 무려 문장 3천억개를 학습했다. 긴 문장을 학습할수록 정확해졌다. 초기 GPT는 앞뒤 100-200개의 단어를 학습했지만 지금 버전은 앞뒤 천만개의 문장으로 책 수준의 학습을 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의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학습으로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세상의 규칙을 찾아냈으며 인간이 그 학습과정이 언어를 넘어서기에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AI는 소프트웨어와 웬만한 앱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것을 구현하는 기능인력보다는 어떤 기능이 어떤 상황에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판단 인력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스탠퍼드 연구에 의하면 직장인들의 현재 업무는 대개 일을 위한 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출장을 다녀와 보고서를 올려야 한다면 그 틀을 찾고, 올리는 여러 단계를 준수하느라 상당 시간을 소요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간극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과거 도스 시절 이 간극을 GUI가 상당히 줄여줬지만 간극은 여전하다. 앞으로는 AI 가 인간의 대화를 듣고 알아서 실행하는CUI(대화형 인터페이스)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AI는 몇 년전부터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했다. 초기엔 디퓨전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딸기사진이 있으면 여기에 노이즈를 조금씩 추가해 완전 노이즈로 만들고 이 과정을 역으로 실행하면서 노이즈에서 딸기를 생성하는 형식이다. 이 방식의 문제는 일단 딸기를 생성한 후 사용자가 수정 요구를 하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그림이 아예 새로 생성된다는 점이었다. 오픈AI는 오토리그레시브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픽셀과 픽셀간의 집중 스코어를 계산하는 것으로 다음 픽셀을 예상하는 형식이다. 이런 방식은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해 편집과 개선을 가능하게 한다. 일관성 있는 영상 제작이 가능해졌고, 향후 5-10년이면 인터넷 콘텐츠의 80-90%가 영화를 AI를 이용해 할리우드 수준으로 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시기에는 인터넷 콘텐츠의 80-90%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만든 숏폼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 시대는 CPU, GPU 메모리를 나눠서 만드는게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나라의 한 기업이 모두 만드는 것이 추세다. 이를 2.5D 3.0D라고 한다. 지금은 2.5시대다. 삼전과 SK하이닉스는 GPU에 쓰는 HBM을 공급한다. 하지만 이제는 칩에 칩을 붙이는 패키징이 중요하며 이 기술은 대만이 압도적이고 한국기업은 매우 약하다. 5년이면 모든 메모리를 처음부터 하나로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브로드컴이 이를 추진중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AI는 세상을 디바이스에 붙어 세상을 인식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한데, 기존의 스마트폰은 사람용으로 인공지능이 세상을 인식하기엔 부적합하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기존의 강자 삼성과 애플은 휴대폰의 형태를 유지하며 여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한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과 관련이 없는 MS,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은 스마트 글라스등을 포함 새로운 디바이스를 구상중이다. 

 향후 디바이스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앱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하나하나 구동할 필요가 없어서 화면에서 사라지고 오직 인공지능이 인간의 요청에 의해 기존 앱을 사용하거나 마땅치 않으면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디스플레이 시장도 축소할 것이다. 사람이 화면을 보며 구동하는 상황이 많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즉, 미래산업은 스마트폰이라는 기존 디바이스가 형태를 변화할 것이고, 디스플레이는 축소되며, 반도체는 한 국가에서 모두 만들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한국의 주력산업이다. 미래는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현재 AI 에이전트가 이용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멀티 AI 에이전트가 개발될 것이다. 기존의 AI 에이전트는 훌륭하나 한 번에 하나의 일만 처리한다 하지만 멀티 AI 에이전트가 되면 사용자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 사용한다. 즉, 호텔, 병원, 식당 예약이 한 번에 동시 처리되는 것이다. 

 MCP는 LLM이 외부 앱이나 여러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의 표준 인터페이스다. 지금가지는 각 기업에서 개발한 인공지능들의 인터페이스가 달랐다. 그래서 불필요한 효율저하가 있었는데 이것이 하나로 통합되면 인공지능 간 서로 연결이 되고 데이터를 주고 받기 편해 여러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편리해진다.  

 기존의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이해한 것이 아니기에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컸다. 하지만 2024년부터 GPT-O3가 등장했다. 이는 체인 오브 소드라는 새강화학습법을 사용했다. 이는 말 그대로 생각의 연결고리다. 만약 여러 사람에게 연구실로 오라고 명령하고 그들이 오면 보상을 하는 식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면 인공지능은 연구실로 가는게 옳다고 학습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과정은 모두 고려되지 않는다. 하지만 체인 오브 소드 방식은 어떻게 여기로 오게되었는지를 묻고 그것을 세세히 기록한다. 이것이 생각의 연결고리다. 이러면 수백만개의 경로 강화시 적절한 경로가 학습된다. 적절한 경로가 적절한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ARC-AGI테스트를 기존의 튜링테스트를 넘어서는 방식이다. 이는 답안만 보여주고 추상화하여 규칙을 찾게하는 테스트다. 인간은 대개 75%정도 답안을 보이는데 AI는 88% 수준이다. AGI는 고도의 추상화 능력이 필요하기에 이런 테스트는 매우 필요하다. 

 AGI의 개발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인간의 일자리를 거의 빼앗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은 과거 로마에도 있었다. 원래 로마는 소규모 국가시절 자영농이 군인이었다. 이는 상대 국가도 마찬가지여서 농사를 위해 모두 오랜 기간 전투를 치룰 수 없었기에 농번기가 되면 전투는 암묵적 상호합의하에 끝났다. 하지만 로마가 점차 승리를 거두며 농장을 대신 운영할 노예를 1천만 가까이 확보하며 전쟁은 오래 지속되었다. 이는 더 많은 노예의 제국내 진입을 허용했다. 로마시민 자영농은 그래서 몰락한다. 대토지를 소유한 귀족이 노예로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단가로 농산물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몰락한 이들에게 기본 소득이 주어졌지만 정신적 공허함도 있어 콜로세움이나 목욕탕 같은 것들이 세워진다. 이게 가까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통제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한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면 인공지능을 국가통제하에 서서히 개발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놓고 인공지능 개발에 사활을 다한다. 그리고 이는 개별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통제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역사상, 그리고 매우 당연하게도 더 나은 존재가 더 못한 존재에게 통제당하는 일은 일어날수 없다. 더 나은 존재는 더 못한 존재의 상상을 항상 뛰어넘기 때문이다. 

 인간은 개미보다 훨씬 크게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를 잘 꿰뚫고 있다. 그래서 사람의 손바닥을 헤헤매며 근시안적으로 과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개미가 사람 눈에는 매우 하등해보인다. 인공지능에겐 사람이 그럴수 있다. 사람의 경험과 지능을 통하 세계의 파악은 인공지능의 눈에는 매우 하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사람과의 대화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들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지적 수준은 우수하다. 하지만 사람은 인공지능과 비교할 때 매우 느리게 대화를 입력할 것이고 그 수준조차 저열할 것이다. 실제 인공지능끼리의 대화가 현재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은 그 속도의 한계와 표현 능력의 부족을 인해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지 않는다. 이런 존재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인공지능에겐 정렬 문제도 있다. 정렬 문제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체스에서 이기라고 명령하면 사람이 원하는 방식은 아마도 최고의 체스 수준을 익히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에게 이것을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올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모든 체스 프로그램과 상대방을 제거해버린다. 그게 더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람이 예상한 바도 원하는 방식도 아니다. 이것이 정렬 문제다.

 저자는 다른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유일한 해결책은 우리와 그들이 합쳐져서 공진화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물론 구체적 방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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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탄생 - 의식은 혼돈에서 어떻게 태어날까?
오기 오거스.사이 개덤 지음, 김아림 옮김 / 진성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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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40억년전 생명체가 탄생한다. 그리고 10억년이 더 지나자 그제서야 어떠한 목적도 의도도 없는 상태에서 마음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새로 태어난 생명체는 그 화학적 시스템이 무엇이든 매우 작은 지방덩어리에 쌓여있었다. 지방산 같은 특정 큰 분자들은 스스로 자연스레 막을 이루는 성질이 있는데 이 경계로 인해 나와 외부가 구분되며 존재가 생겨났고, 그 존재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즉, 생명체의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영혼, 즉 마음과 몸을 분리해서 생각해왔다. 하지만 마음과 몸의 분리는 불가능하다. 특정 사고는 그 사고가 구현되는 몸의 물리적 배열과 구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선충의 마음이라는 것이 도저히 같은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은 감각을 행동으로 바꾸는 물리적 시스템이다. 주변환경에서 일련의 입력을 받으면 그것들을 반영해 환경에 맞춰 출력을 변환한다. 먹을 것을 보면 허기가 지고 먹기 위해 달려들며, 위협적인 날씨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들이 일련의 입력을 받아 마음이 몸에 출력을 행한 것들이다. 이런 일련의 마음의 작동은 당연히 생명체의 안녕과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의 선행요소가 필요한데 바로 환경을 인지하는 감각과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행동자이다.  

 이는 지금의 생명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최초의 생명에겐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의 환경을 감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최초의 감각자와 행위자는 자극에 안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거나 원하는 행동을 일관적으로 일으키지 못하여 자유롭게 부유하는 분자들의 엉성한 사슬로 이루어진 볼품없는 장치였을 것이다. 

 이후 감각과 그에 대응하여 움직이는 행위 장치가 발전하며 가장 단순화된 형태의 마음인 하나의 감각과 하나의 행위자를 가진 생명이 탄생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특정 목적을 향하는 것해 행동하는게 가능해졌다. 


1. 고세균의 마음

 고세균은 세포막은 있지만 핵은 없는 단세포 생물이다. 호염성 세균은 광원을 찾아 이동한다. 이들은 두 개의 감각자와 두 개의 행위자가 병렬로 연결된다. 감각자인 로돕신이 빛을 탐지하고, 빛이 감지되지 않으면 편모에 운동신호를 보낸다. 고세균은 원래 감각자와 행위자가 직선으로 연결되었다. 그래서 빛을 편모가 탐지하면 그냥 그리로 나아가는 형태였다. 하지만 돌연변이로 배선이 교차가 발생한다. 그러면 빛이 없을 때 편모가 움직여야 반대로 움직이게 되어 빛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리고 빛에 도달하면 편모가 움직이지 않아 거기에 머무는 방식이다. 

 세균은 고세균과 달리 두 가지 움직임이 있다. 하나는 달리기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뒹굴기다. 이는 무작위적이고 불규칙한 움직임이다. 고세균의 편모는 자극에 따라 편모의 운동강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세균은 여기에 약하고 지속적인 편모의 움직임이 추가된다. 그래서 주변에 먹이가 없을 시 편모가 무작위로 움찔거려 세균이 무작위로 주변을 탐색하게 한다. 

 즉, 이는 상황에 따른 의사결정을 의미하며, 한 곳에 머물던 유기체가 적극적으로 주변을 탐색하여 사냥, 채집을 시도하는 유기체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2. 세균의 마음

 기억은 특정 과제를 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다. 먹이는 반드시 하나만 있지 않다. 여러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거리에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균처럼 작은 것들에게 먹이는 농도개념으로 나타난다. 먹이가 전혀 없는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세균은 워낙 작기에 먹이 농도가 있는 곳으로 진입을 할수 있다. 그러면 사방이 먹이이기에 세균은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갖게 된다. 

 해결전략은 먹이 하나하나를 쫓는 대신 먹이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을 찾는 것이다. 대장균이 이를 실행한다. 대장균은 먹이 농도가 높은 곳으로 돌진하고 도달하면 뒹굴며 머문다. 농도가 높고 낮음은 공간의 문제다. 하지만 대장균은 워낙 크기가 작기에 앞뒤로 이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시간으로 해결한다. 지금 감지한 농도가 조금 전보다 높다면 이는 올바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과 지금을 비교하려면 기억이란 기능이 필요하다.  

 대장균도 고세균과 세균처럼 먹이에 반응하는 두 감각자와 움직이는 두 행위자로만 구성된다. 다만 기존 감각자는 자극의 강도에 비례하는 반면 대장균의 것은 먹이 자극을 받으면 되례 약해진다. 대장군의 감각자는 당연히 먹이를 감지하면 기존처럼 강하게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일단 작동이 되면 먹이에 대한 반응성이 서서히 감소한다. 심지어 먹이 농도가 유지되고 감각자의 신호가 줄어든다. 다시 반응하려면 충전 시간이 필요한데 이것이 습관화다. 

 이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필수적이다. 대장균은 먹이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곳으로 돌진하다 도달하면 감각이 무뎌지면서 행위자로 자극이 가지 않아 행동이 멈춘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3.아메바의 마음

 아메바는 세균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편모에서 위족으로 발전한 것이다. 위족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젤라틴 덩어리를 먼저 뻗고 끈적이는 돌출부를 따라 몸이 이동하게 한다. 아메바는 세균이 비해 매우 크기에 먹이가 농도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공간, 즉, 앞과 뒤의 먹이 차이로 비교가 가능하다. 다만 먹이를 찾아 돌진하고, 뒹구는 방식은 세균과 유사하다. 

 아메바의 감각자는 세균에 비해 획기적인데, 그것은 무엇을 감지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감지하느냐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감각자는 최초로 몸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입력을 받는다. 몸의 생리적 과정이 뇌의 정신적 가정에 처음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감각자는 바로 몸의 굶주림을 탐지한다. 굶주리기 전 아메바는 대장균처럼 먹이를 탐색하고, 독을 피하는 익숙한 목표를 추구한다. 하지만 굶주림을 감지하면 감각자와 행위자를 깨우는 경고신호를 보낸다.

 깨어난 행위자는 이동하지 않고 발신기 역할을 한다. CAMP라는 유기분자를 이동하며 떨어뜨리는데 이는 내가 여기 있었음을 나타내는 표지다. 그리고 깨어난 감각자는 이 유기분자를 감지한다. 그리고 이를 따라 개체가 움직이게 한다. 즉, 굶주인 아메바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고 여기에 먹이가없다면 각 아메바들이 서로 움직이며 CAMP 분자를 서로 분비한다. 서로가 서로를 따라가게 되고 급기야 모든 아메바들이 서로 의사소통하지 않았음에도 한 곳에 뭉치는 결과가 나타난다. 

 하나로 모인 아메바들은 크고 끈적이는 포자 덩어리로 덮인 하나의 가늘고 긴 줄기를 생성한다. 이 줄기는 운이 좋으면 지나가는 큰 곤충이나 동물에 붙게 되어 다른 곳으로 아메바 전체를 이동시킨다. 


4.히드라의 마음

 멀티 태스킹은 몸의 두 부위 이상을 동시에 움직이면서 두 가지가 모두 별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 행위가 다른 행위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즉, 나머지 신체부위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세균에서 아메바까지는 신체구조가 단순하여 해부학적으로 이것이 불가능하다. 한 번에 하나의 활동과 하나의 목표 추구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특수한 신체 부위의 발달과 그것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뉴런 연결망이다.

 히드라는 해파리, 말미잘, 산호를 포함하는 자포도물의 일원이다. 자포동물과 유즐동물은 뉴런을 가진 가장 오래된 생명체다. 뉴런은 특수세로포 기능적으로 보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분자 수준의 마음이다. 이 뉴런이 모여 뇌를 이루는데 히드라는 뇌가 없다. 그냥 뉴런이 그물망처럼 몸에 퍼져있다. 

 뉴런도 감각과 행위자로 구분한다. 뉴런의 신호는 분자 신호보다 훨씬 빠르며 먼거리를 이동해 신뢰성이 높다. 뉴런 수준의 사고는 그래서 분자 수준보다 강력하고 다재다능하다. 히드라의 촉수, 줄기, 입은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각자의 사고를 관리하는 마음을 필요로 한다. 히드라는 아메바보다 부피가 1억배에 달한다. 이는 뉴런 수준의 마음이 관리 가능한 환경의 범위를 크게 확대함을 의미한다. 

 히드라는 그럼에도 자연계에서 가장 단순한 생명체다. 몸전체를 감싼 얇은 젤리 같은 피부 속에 2개 층으로 배열된 감각자와 행위자가 전부다. 감각자 뉴런은 외부와 마주치는 표피안에 있고, 행위자 뉴런은 표피와 안쪽층인 내비사이에 위치하여 그 사이의 근육과 연결된다. 각 신체부위는 독립적인 행위와 연결망을 갖고 있어 줄기, 입, 촉수, 밑받침이 각각 따로 운동한다. 

 이처럼 히드라는 뉴런과 독특한 기관의 발달로 각각의 독립적 행위가 가능하지만 분자수준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중앙통제자나 결정자는 없는 상태다.


5. 선충의 마음

 선충은 여러 동물이 육지에 터를 잡기 전부터 바다 밑바닥을 훓고 다녔다. 선충은 지구 거의 모든 서식지에 생존한다. 그래서 지구상 모든 동물의 무려 80%가 선충류다. 몸길이는 1mm정도로 히드라보다도 작고 팔다리도 없다. 선충은 세포가 959개에 불과하고, 뉴런 역시 히드라가 수천개인 반면 선충은 302개에 불과하지만 시냅스는 무려 7천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선충은 히드라보다 작지만 뉴런 수준에서 더 복잡한 마음을 갖는다. 우선 신경다양화다. 히드라는 12종의 뉴런을 갖지만 선충은 최소 70가지다. 1700개의 화합물을 감지하는 정교한 냄새감지 뉴런을 갖고 있다. 다음은 연결망의 복잡화다. 히드라까지는 자극에 대한 반사반응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선충은 안과 뒤라는 2개의 행위자 연결망으로 개체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히드라는 단순히 고정되어 주변에 반응하지만 선충은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을 탐색한다. 그렇기에 자극이 필연적으로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모든 자극에 반응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되기에 모든 감각정보에 대해서 신속히 판단해 행동하는 혁신이 요구된다. 

 그래서 선충은 기존의 감각자와 행위자에 사고자가 추가된다. 선충은 2종류의 사고자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전진운동과 연결되고 다른 하나는 후진운동에 연결된다. 사고자를 상호 연결되어 있어 자극이 더 강한 쪽으로 개체의 행동이 결정된다. 그래서 복잡하거나 모순된 상황에서도 더 강한 감각자 입력이 승리하여 다른 쪽을 억제하기에 다양한 감각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6.편충의 마음

 주변환경을 제대로 인지하고 구별하려면 단순 자극 감지 비교만으로는 불완전하다. 패턴을 읽고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것은 지각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 지각을 하려면 비로소 뇌가 필요하다. 선충까지는 자극의 강약을 전달하고, 그것을 결합하여 판단했다. 하지만 패턴에 이르진 못한다. 

 물리적 실재에 내재한 패턴의 풍부한 구조를 활용하려면 마음을 후각, 시각, 맛, 촉각, 청각등 각각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역학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는 몸이 뇌에 맞게 구성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동물의 얼굴이다. 동물의 얼굴이 이 여타의 감각자들이 뇌에 매우 가깝게 모여있다. 자극들을 빠르게 종합적으로 모아 뇌에 전달하여 패턴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플라나리아는 한 쌍의 홑눈이 존재한다. 진정한 눈은 아니다. 머리 옆에는 뾰족한 부속물이 귀처럼 튀어나왔는데 이것이 후각기관이다. 편충류는 인간 뉴런과 비슷한 특성을 공유한다. 세로토닌, 도파민, 아세틸콜린,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수상돌기, 시냅스소포, 종발단극같은 신경구조가 그러하다. 

 편충은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는 최초의 생명체다. 편충은 지각기관이 몸 한쪽 끝에 집중하며 앞과 뒤가 해부학적으로 의미있게 구분되며 머리가 생기는 두화현상이 생겼다. 그리고 지각기관이 집중한 머리가 몸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환경을 능동적으로 감지한다. 


7. 초파리의 마음

 발전한 생명체의 마음에서 가치평가는 필수다. 곤충은 몸 전체가 유연하며 쉽게 변화해 환경 적응력이 높다. 뇌 역시 쉽게 적응한다. 파리는 약 2억 4천만년전에 갈라나왔고 현재 파리목에는 11만종이 존재한다. 초파리는 강모로 덮인 관절이 있는 6개의 다리를 가진다. 턱과 주둥이가 달린 복잡한 입과 날개도 있다. 초파리는 평생 수km를 돌아다닌다. 접촉 환경 범위가 넓은 만큼 판단해야할 주변 자극도 많다. 그렇기에 더 정교한 지각기관가 감각자, 사고자 연결망이 필요하다. 정교한 지각기관은 주황색 눈2개와 짧은 더듬이 2개다. 더듬이는 진동, 맛, 냄새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한다. 초파리의 마음체계는 주로 시각과 후각이다. 

 시각과 후각은 둘다 근본적으로 다른 패턴을 보이기에 전혀 다른 종류의 사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탄생한게 모듈이다. 특정 종류의 감각 패턴을 처리하기 위해 짝지은 감각자 연결망과 사고자 연결망이 바로 모듈이다. 시각모듈은 망막에서 포착한 원시 신호를 3개의 구조화된 사고자 층과 하나의 비구조화된 층 총 4개의 층을 통해 처리된다. 후각은 2개 층에 불과한데 이는 시각이 냄새의 종류와 강도만 있는 후각에 비해 색, 경계, 모양, 깊이, 움직임등 처리요소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각모듈은 깊고 후각 모듈은 얇다. 

 그리고 표상이 탄생한다. 모듈은 감각을 평가한다. 각각의 냄새를 식별하고, 모두를 하나로 암호화한다. 이것을 가치모듈로 전달하며 여기서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표상이 풍부하고 정교할수록 마음은 더 풍부하고 정교하게 가치평가한다. 표상은 서로 다른 모듈이 소통하도록 돕고 뉴런 수준의 마음이 가진 조직화 문제를 해결한다. 

 조직화 문제가 해결되면 모듈 수준의 마음에는 또 다른 3가지 문제가 등장한다.

 안정성의 딜레마는 어떤 표상이 안정지속화하고, 어떤 표상에 제거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불확실성의 딜레마는 표상에 갖고 있는 모호성에 대한 문제다.

 주의집중의 딜레마는 여러 표상 중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8. 물고기의 마음

 시각적 신경 모듈은 광자의 실시간 패턴이라는 감각 입력을 시각적 장면이라는 표상으로 변환한다. 중요한 것은 이 표상이 시각적 모듈의 범위 안에 남아 있는 우리의 의식적 자각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각적 장면 모듈속 장면에 대한 표상은 의식 이전의 단계에 있다. 다른 모듈에 의해 더 가공되어야 비로소 의식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인식이 된다.

 시각적 장면 모듈은 시각과 인식 둘다를 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모듈은 장면을 전경과 배경으로 분할한다. 테니스를 치면 공이 전경이 되고 나머지가 배경이 된다. 시각적 장면 모듈은 두 개의 상호의존적 신경시스템이다. 하나는 사물의 경계를 처리하고 다른 하나는 사물의 표면을 처리한다. 양자가 같이 작동해야 시각과 인식 모두에 활용하는 장면의 표상이 만들어진다. 경계담당은 망막에서 온 입력값을 처리해 사물의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식별한다. 틈, 방해물이 있으면 누락 부분에 선을 그어 완성한다. 눈에는 맹점과 망막위로 정맥이 교차해 조각이 나 틈새가 발생한다. 

 경계가 완성되도 장면은 모호하다. 경계 담당은 1차 윤곽선을 표면담당과 공유하고, 표면 담당이 테두리 사이의 공간을 색으로 채워 1차 표상을 생성한다. 그리고 경계를 다듬는다. 마지막으로 양자는 가장 가까운 크거나 밝은 표면을 식별하고 인접한 표면은 약화한다. 그래서 가까운 것이 전경으로 튀어나오고 나머지는 약화된다. 

 물고기는 4억 5천만년전 분기했다. 3만 4천종이 있고, 3색시를 갖고 있으며, 3차원 대상 구별을 하여 정교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시각적 장면 모듈안의 예비 표상은 다른 모듈의 개입 없이는 의식으로 오지 않는다. 이는 정신의 나머지 부분이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의식을 통해 활동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각적 모듈은 주목할 만한 표상을 완성하고 그러면 의식생성모듈과 불확실성 딜레마를 처리한다. 그래서 착시 현상이 생겨난다. 불확실한 것으로 억지로 채워넣어 확실한 것으로 보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도 물고기도 변이 뚫려 실제는 삼각형이 아닌 카니자의 삼각형을 확실히 삼각형으로 인식한다. 

 

9.개구리의 마음

척추동물은 몸이 크고 중력의 작용을 받아 부상위험이 크다. 작은 것들 그리고 물에 사는 것들은 충돌에 의한 피해가 작다. 하지만 몸이 커지면 충돌이 개체의 생존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된다. 그래서 매우 정확한 목표 타격이 가능해야 한다. 

 개구리는 물고기와 뇌가 거의 같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목표에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수중에서는 물이 있기에 먹이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흡입으로 인한 섭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육상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즉, 이는 먹이에 직접 접촉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떻게 모듈이 필요하다. 어떻게 모듈은 3개로 구성된다. 우선 목표물의 위치다. 이 표상은 시각적 좌표집합으로 암호화된 대상 위치의 표상을 생성하는 어디 모듈에 의해 구성된다. 다음은 몸의 위치다. 목표물에 다가갈 때 신체 부위의 위치와 방향에 대한 표상이다. 신체 내부의 기계적 감각자들이 생성한다. 마지막은 차이 연진이다. 이는 몸과 목표물의 거리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차이연진은 목표의 시각좌표를 몸의 신체좌표로 변환하고 신체를 움직여 이것이 0이 되게 만든다. 

 신경과학자들은 목표물의 위치가 가진 형식을 몸의 위치가 가진 형식으로 번역하는 것을 회로 만들기라고 한다. 회로만들기는 생애 초기에 모터 웅얼거림이라는 정신역학으로 시작한다. 모터 웅얼거림 동안 어떻게 모듈은 지도 만들기 모드로 들어가 몸의 사지를 무작위로 움직이라 명령한 다음 사지가 꼼지락되는 동안 그것을 관찰한다. 어린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얼굴 앞에서 손을 휘젓는 과정이다. 어디 모듈이 공간에서 손이 어디 있는지 파악해 시각적 좌표의 표상을 생성하고 이것이 어떻게 모듈로 피드백된다. 동시에 몸의 위치를 다루는 고유의 수용감각시스템은 손의 신체좌표를 생성해 어떻게 모듈로 보낸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모듈이 몸의 시작적 좌표를 신체 좌표에 연결해 지도를 업데이트 한다. 

 어떻게 모듈은 모듈적 마음의 문제인 불확실성 딜레마와 주의 집중 딜레마를 해결한다. 하지만 안정성 딜레마는 그렇지 않다. 해결방안은 과거를 잊는 것이다. 목표물-몸 미도는 성장, 부상, 노화로 인해 꾸준히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지도는 완전히 잊혀진다. 


10. 거북의 마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의 구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극을 인식하고 분류하고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 모듈이 필요하다. 무엇 모듈의 작동 핵심 원리는 어떻게 모듈과 같다. 2가지 정신 표상을 비교하는 것이다. 무엇 모듈은 지각된 사물의 상향식 감각 표상을 그 사물이 무엇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한 하향식 표상과 비교한다.

 상향식 입력값은 시각적 모듈이 제공한 것이다. 하향식 표상은 우리의 예측, 이전에 마주친 대상에 대해 무엇 모듈에서 기억에서 추출한 것이다. 무엇 모듈은 관찰된 증거를 가설과 비교해 대상이 예상범주인지 판단한다. 검토 결과 일치하는 것이 없다면 무엇 모듈은 새 대상을 학습한다. 마음전체가 높은 경계상태로 가서 각성 신호가 나타난다. 상향식 회로에서 새 범주에 대한 표상을 형성하고 기억한다. 

 어떻게 모듈은 변형이 일어나면 과거를 삭제한다. 그리고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 모듈은 원형을 지우는게 아니라 수정한다. 그리고 다른 활동과 상호작용을 하고 영향을 미친다. 무엇모듈은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망각을 겪지 않은 체 그 기억을 변화하여 안정성 딜레마를 해결한다. 대상이 가설과 일치하면 불확실성 딜레마가 해결디고, 일치하여 공명하면 마음의 나머지 부분을 각성시켜 주의집중 딜레마도 해결한다. 


11. 쥐의 마음

 마음이 똑똑해지는 방법은 3가지다. 각 목표를 추구하는 모듈이 서로 협력하는 것, 모듈의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는 것, 정신의 대역폭을 증가하는 것이다. 

 쥐는 설치류의 하나인 쥐과로 포유류의 25%가 여기 속한다. 쥐는 수백마라의 무리와 섞여 살며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쥐는 정교한 어디 모듈을 갖고 있어 복잡한 주변 환경을 쉽게 탐색한다. 

 시각적 무엇 모듈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특정 장면의 어떤 일부를 잠재적 대상으로 취급해야 할지의 여부다. 예를 들어 나무를 인식할지, 나무 속의 새를 인식할지의 여부다. 새로운 대상을 배울 때 무엇 모듈은 대상 자체의 특징에만 집중한다. 여기서 정신적 교환이 불가피하다. 상향식 전경 표현이 하향식 시각 좌표와 일치하는 경우, 즉 관측 대상과 예측 대상의 위치가 일치하면 그 표면과 그 위치에 대한 표상이 동기화되고 증폭되어 연장된다. 이 공명이 주의집중 장막이다. 

 어디 모듈은 어떻게 모듈과 주의집중 장막을 공유한다. 어떻게 모듈은 이 장막을 사용해 대상을 목표물로 겨눈다. 어디모듈은 무엇모듈과 장막을 공유해 무엇 모듈이 장막의 일부가 인식 대상인지의 결정에 도움을 준다. 

 무엇 모듈은 대상의 각 부위, 회전시 모습 변화 등에도 이들이 모두 같은 대상임을 인지해야한다. 주의집중 장막이 이를 해결해주고, 이것이 안정적 경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쥐가 씨앗으로 추정되는 것을 어디 모듈로 탐색한다. 발견시 시각 모듈이 집중하며 어디 모두가 전경에 주의집중장막을 펼쳐서 무엇 모듈이 비교한다. 이 때 불일치라면 다시 어디 모듈로 탐색을 재개하고, 일치한다면 무엇모듈과 어디모듈이 공명하여 쥐가 씨앗으로 돌진하게 된다. 


12. 새의 마음

 포유류는 대뇌피질을 보유하나 조류는 그렇지 않다. 대신 조류는 정교한 언제 모듈을 보유한다. 언제 모듈은 연속적인 사건의 순서를 배우고, 인식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언제모듈은 말하기, 읽기, 쓰기, 도구제작, 논리, 수학처럼 지능이 가장 정교한 형태로 나타나는 여러 활동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한 개체의 마음이 사상처음으로 다른 개체의 마음으로 전달되는 기능을 수행한다.

 새 소리가 그것이다. 새는 소리를 내어 한 개체의 마음을 다른 개체에게 전달한다. 소리는 강도를 유지하며 널리 퍼진다. 시야가 막혀도 소리는 전달된다. 그리고 새의 소리를 환경에 적응한다. 사바나처럼 탁트인 곳에서는 새가 먼거리를 이동하니 높은 멜로디를 낸다. 정글의 새는 나뭇잎 사이를 뚫고 지날수 있게 긴 멜로디를 낸다. 도시의 새는 저주파 소음을 극복하기 위해 더 높은 음역대를 갖는다. 

 멜로디는 음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수정이 가능한 암호다. 새는 노래를 서로 배우며 이는 사회적 학습이다. 성숙한 금화조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3부로 구성된 복잡한 노래를 한다. 이를 제대로 배우려면 무리에 속해서 모방을 해야한다. 금화조의 노래배우기는 2단계로 기억에서 수행이다. 2단계 모두에서 청각모듈, 무엇모듈, 어떻게 모듈, 언제 모듈이 작동하며, 언제 모듈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 금화조의 노래를 제자가 들으면 청각적 모듈이 다른 청각적 흐름과 구별해 새소리 멜로디를 전경 흐름으로 지정한다. 전경흐름은 음을 식별하는 무엇 모듈로 전환한다. 음향처리는 시각처리보다 자원집약적이다. 빠르게 도달하는 소리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걸 위해 청각적 장면 모듈과 청각적 무엇 모듈은 두터운 연결선과 빠른 속도의 시냅스를 이용한다. 그래서 조류와 포유류의 뇌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부위가 초기 청각 자극을 처리하는 곳이다. 

 무엇 모듈은 각각의 음을 하나씩 인지한다. 그러나 멜로디를 배우려면 음의 순차적 배열인 시퀀스를 처리하고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언제 모듈이 하는 일이다. 언제 모듈은 시퀀스를 가져다가 안정적으로 표상을 형성한다. 

 멜로디의 문제는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모듈은 음들을 시퀀스 처리후, 단일 패턴으로 변환 준비를 한다. 각각의 음표로 이루어진 표상은 2가지로 암호화한다. 음자체의 정체성과 그 음이 멜로디에서 언제 나타날지 알려주는 표지다. 이 표지는 각각의 음에 모듈이 할당하는 가중치다. 즉 상대적 강도에 대한 신경표상으로 구성된다. 멜로디가 끝나면 각각의 음과 가중치는 언제 모듈 메모리로 저장된다. 

 마음은 가중치 차이 미세 구별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언제 모듈이 시퀀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길이도 한계가 있다. 기억 항목이 길어질수록 중간 항목을 잊는 계열 위치 곡선의 생김새가 이를 설명한다. 그러나 언제 모듈은 이전에 학습한 시퀀스를 단일 청각 덩어리로 취급해 한계를 극복한다. 이 덩어리는 향후 언제 모듈에 단일한 입력값으로 취급된다. 그리고 이 덩어리가 합쳐져서 더 큰 덩어리가 되면 선율 악구가 된다. 이런 식으로 언제 모듈은 덩어리를 쌓아간다. 한계 요인은 이용 가능한 뇌속 신경 조직의 양이다. 

 언제 모듈은 의식 이전 단계에 작용한다. 음에 정확한 순서를 지정하기 위해 해석을 돌이켜 확인하고 수정한 후, 최종적 멜로디의 표상을 일으키는 의식을 무엇 모듈에 전달한다. 새들의 소리에대한 의식 경험은 언제 모듈이 저장한 연마된 시퀀스를 무엇 모듈이 성공적으로 식별해야 비로소 생성된다.  

 학습한 노래를 부르려면 각각의 음을 정확한 순서로 내야 한다. 하나의 음을 정확히 부르려면 어떻게 모듈이 울대가 만들어내는 청각좌표를 신체좌표와 같은 측정 시스템으로 변환해야 한다. 즉, 필요한 위치로 성대근육을 조절하는 것이다. 무엇모듈은 원하는 멜로디를 찾아서 언제모듈로 전달하고, 언제모듈은 가중치가 가장 높은 음을 어떻게 모듈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새는 노래를 한다.


13. 원숭이의 마음

 영장류는 무려 500종으로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손과 발, 앞으로 향한 눈, 입체적 색각을 포함하여 자연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각 능력을 갖는다. 영리하고 사고력이 있으며 장기계획을 수립한다. 의도적으로 다른 동물을 속이고 복잡한 사회적 동맹을 맺는다. 마카크 긴꼬리 원숭이는 인간과 행동이나 신경측면에서 광범위한 유사성이 있다. 이들은 50마리 정도가 사회생활을 한다.

 이를 위해 다른 개체의 예측과 결정을 알아차리고 추적하는 여러 정신적, 생리적 혁신이 느슨하게 협력하는 누구체계가 발달했다. 누구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고는 다른 개체의 정체성의 이름을 붙이는 무엇 모듈이다. 그리고 왜 모듈도 중요하다. 이것이 하는 가장 기본적 일은 우리 환경에서 다른 물체들에 비해 살아있는 존재들을 특별한 정서적 색으로 칠해 더 중요하게 여기게 하는 것이다.

 누구체계에서 왜 모듈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현명한 사회적 결정을 내리게 돕는 것이다. 왜 모듈은 먹이 찾기에서 처음 형성되었다. 마카크는 16km2의 면적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방대한 먹이들의 영양가치, 계절에 따른 이용가능성, 얻는데 필요한 노력을 종합 고려해 비교 평가해야 한다.

 왜 모듈은 다양한 먹이의 장점을 평가하여 가장 좋은 선택을 한다. 마카크가 배가 고프고 주변에 순무가 있다면 무엇 모듈이 순무의 표상을 왜 모듈로 전달한다. 그러면 왜 모듈은 두 가지 종합 가치 평가를 한다. 대상의 고유가치와 현재 나와 순무의 상태에 대한 맥락적 가치다. 만약 내가 엄청나게 배가 고프고 순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상태라면 이는 행동할 만한 일이다. 그러면 바람직하다는 단일 표상이 전두엽에서 통하게 된다. 고유가치와 맥락적 가치 중 더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쪽이 승리한다. 

 

14. 인간의 마음

 인간은 언어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여러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후두다. 새는 울대가 기관지에 붙어 있으나 후두는 목의 일부다. 다음은 요리로 언어는 신경부담이 커서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요리를 통해 방대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마지막은 장기간의 어린 시절이다. 언어는 숙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소리와 언어의 차이는 여러 개체가 임의적 의미를 공유하는 능력이다. 새소리는 자신들이 가진 감각질의 세부사항을 유연하게 공유하지 못하나 인간은 가능하다. 의식연합은 감각질을 통해 공명하는 동역학으로 모듈수준의 마음을 통제한다. 그래서 새로 통합된 사고 단계를 확립해야만 모듈 수준의 마음들이 감각질을 서로 교환한다. 

 이 과정에서 마음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정신적 동역학은 주의집중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마음가 마음 사이에서 감각질을 공유하려면 두 마음은 의식적 주의를 통해 동시에 같은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공유된 주의 집중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다른 개체의 눈 응시다. 다양한 척추동물과 어류가 눈 응시가 가능하다. 다음은 시선 추적이다. 동물들은 다른 개체가 보는 방향을 같이 본다. 그 다음은 시선 공유다. 일부 포유류, 조류, 영장류가 가능하다. 그 다음은 가르침의 고유다. 여기서부터 인간의 영역이다. 하나의 대상이 아닌 복잡한 형질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 단계는 정신적 혁신인 모방능력으로 정교한 도구 제작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그 다음은 손으로 가르키기, 그 다음은 대상을 가르키고 몸짓하기, 그 다음은 무언의 몸짓, 그 다음은 무언의 몸짓과 음악 언어의 결합, 마지막인 언어인 음악 언어다. 

 음악 언어가 가능하려면 3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누군가 단어를 의식적으로 발성하고, 타인이 그것의 의미를 의식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그 이해한 언어를 다른 누군가에게 정확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새가 결국 언어의 단계로 가지 못한 이유는 언급한 언어로의 발전 단계중 손짓과 발짓이 불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 언어는 새로운 모듈을 만들지 않았다. 기존의 것을 사용한다. 오랜 모듈인 청각적 무엇 모듈과 청각적 언제 모듈을 사용한다. 이 모듈이 언어를 담당하는 주요 구조인 언어 더미를 형성한다. 언어를 들으면 인간은 청각적 장면 모듈이 청각적 입력값을 처리한다. 가장 낮은 수준인 음소를 인식한다. 모듈쌍은 전경의 청각적 흐름을 존송한다. 음소인식 모듈쌍은 청각적 흐름을 처리하고 우리가 인식하는 가장 작은 발성단위인 개별 음소를 인식한다. 음소인식 모듈쌍은 소리시퀀스를 인지하는 기존 청각적 언제모듈과 무엇 모듈쌍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을 보인다. 

 음소인식 모듈은 S 또는 U 등을 음절로 보내고 거기서 하나의 음절인 SU로 합성한다. 음절을 각각의 식별 음절을 단어 인식 모듈쌍으로 보내고 여기서 음절 배열의 하나의 상향식 표상은 supermind로 입력해 기억 속에 저장된 하향식 언어인 supermind와 비교된다. 일치시 공명이 발생한다. 

 

15. 수퍼마인드

 수퍼마인드는 그 사고가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서는 사고다. 가장 초기의 수퍼마인드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 의존했다. 즉, 구어에 의존했다. 그래서 두 가지 괜찮은 장기기억 암호화 수단이 생겨났는데 유용한 단어의 생성과 유지, 이야기와 노래 정보목록으로의 암호화다. 하지만 글이 생겨나면서 수퍼마인드는 사실상 한계를 넘어섰다. 

 수퍼마인드는 인간 집단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집단적 사고이기에 서로 집단이 경쟁하면 수퍼마인드도 경쟁한 것이다. 그리고 더 강력한 수퍼마인드가 이기고 진화해나갔다. 이 수퍼마인드는 그래서 서로 경쟁했는데 우위를 얻는 방식은 다양했다. 경제력, 무력, 문화 등등이다. 그래서 수퍼마인드의 진화는 생물 진화에 비해 매우 빠르다. 각 수퍼마인드는 승리를 위해 특별히 쓸모 있는 개인을 데려와 주신의 정신 구조에 통합시킨다. 그리고 수퍼마인드는 개인의 마음이 다양하고 정교할수록 적응력이 높았다. 

 농업의 시작으로 수퍼마인드는 전기를 맞는다. 분산된 사고가 하나의 집중된 사고로 전환되었다. 땅에 묶여 나와 나가 아닌 것을 구분했고, 뚜렷한 물리적 경계를 가졌다. 번영을 위해 식물을 탐색하고, 식물의 한살이를 파악하며 시간을 인식했다. 그리고 식량의 과잉 생산으로 그것을 기억할 필요가 생겼고 이를 문자를 만들어냈다. 

 문자와 농경으로 수퍼마인드 내부에서 더 정교한 비생물학적 사고가 폭발적으로 생성되었는데 공증문서나 납세 신고서, 법률 계약서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수퍼마인드 모듈은 역사학, 경제학, 수학, 공학 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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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종말 - 우리 세대는 어떻게 노력의 의미를 잃게 되었는가
올리비에 바보 지음, 이나래 옮김 / 더웨이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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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를 경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도입되면 경제적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간의 모든 역량이 로봇에 의해 무의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기대와 다르게 미래가 아닌 현 세태를 꼬집었다. 저자의 시각에 의하면 현대는 게으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게으름은 유독 서구 선진국에 집중되며 이는 과다한 복지와 물질적 풍요, 신앙과 공동체의 해체, SNS 등 주의력을 빼앗는 것들로 인해서다. 

 인간의 욕구는 크게 생존과 소속감, 자기 완성이다. 인간에게 생존은 매우 오랜 기간 아주 중대한 과제였다. 생명의 존재 목적이 유전자의 전달에 있는 만큼 그를 위한 충분한 생존은 지구상의 생명체에겐 지상과제고 인간도 다르지 않다. 때문에 생존을 위한 욕구는 가장 강력하며 소속감, 자기 완성도 사실상 이 욕구에서 파생한 것이다.

 인간은 동물 중 거의 유일하게 장거리 움직임이 가능하다. 매우 느리긴 하지만 인간은 하루 15km를 걸을 수 있다. 다른 대형 유인원들은 하루 이것의 10-20%정도만 이동이 가능하다. 인간의 몸은 순간적인 힘은 포기하는 대신 이처럼 장기간의 저속 신체활동에 맞게 설계되었는데 이는 근육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두뇌를 크게 발달시켰는데 여기서 하루 25%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크게 생각하는 일이 없어도 그렇다. 이러니 인간은 비싼 조직인 근육으로의 투자를 크게 줄였고, 그나마의 근육도 유지비가 비싸기에 조금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제거한다. 

 과거 중세와 근세 농경사회에서는 아이를 10명 가량이나 낳았다. 이는 낮은 생존률 때문이다. 첫돌을 넘기지 못하는 아이가 출생앙의 1/3에 달했고, 성인기까지 살아 남는 경우는 절반이었다. 수렵사회도 생존은 쉽지 않았다. 인간은 서로 간에 살해를 자행했는데 전체 사망자의 약 10%가 분쟁으로 인한 것 때문이었다. 그들의 뼈에는 각종 무기로 타격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는 매우 높은 비율인데 20세기 전체를 통틀어 살핀다면 양차대전을 포함해도 분쟁으로 인한 사망률은 1%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은 인구가 증가하지 못하는 일종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농촌에 흉년이 들면 생존을 위해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한다. 그러면 인구과 과밀하여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감염병이 창궐한다. 그러면 도시의 인구가 격감하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시 농촌이 인구가 도시로 유입인다. 그러면 농촌의 인구가 부족해져 다시 흉년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개개인의 생존이 힘드니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오래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그래서 과거 소속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개인은 소속을 위해 공동체가 정한 틀에 스스로를 끼워맞췄고, 기대하는 정체성을 뒤집어쓰고 요구되는 시험을 통과하려 애썼다. 

 공동체에 소속되면 여기선 자연히 서열이 중요했다.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면 생존과 번식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에 속한 개인은 공동체 내에서 뛰어난 전사, 사냥꾼, 현자, 샤먼 등이 되기 이해 노력했다. 이는 타고남에 기인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엄청난 노력을 요구했다. 

 마지막인 자기완성은 각 문명이 제시한 완벽이라는 이상적 궤도에 자신의 삶을 올려놓는 것이다. 조선시대였다면 이상적 선비가 되는 것이었을 테고, 산업화 시대라면 능력있는 경영자나 상인, 노동자가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각 문명의 이상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이상에 도달하면 개인의 생존과 공동체로의 소속을 크게 높여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개인에게 상당한 성취감도 주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문명의 아싱에 도달하려면 공통적으로 막대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처럼 생존, 소속감, 자기 완성은 모두 엄청난 노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를 위한 노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나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공동체가 이룩한 번영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과거 조상들이 쌓아올린 물질 문명의 혜택으로 인해 더 이상 생존을 위해, 소속을 위해, 자기 완성을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노력의 감소는 많은 부분에서 지표로 드러난다. 2021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스위스가 895.9시간, 미국이 825.9시간, 독일이 724.6시간인데 프랑스는 630.9시간에 불과하다. 그리고 프랑스는 고용률도 떨어진다. 독일보다 9% 낮은데 이는 국민들이 여가를 더 선호해 노동과 소득이 동반 감소해도 여가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일을 적게하면 노동생산성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이것도 낮다. 프랑스는 적은 노동시간으로 인해 1인당 GDP가 1980년 세계 13위였지만 지금은 25위로 추락한다. 

 미국에서는 채용담당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졸 면접 지원자의 53%가 눈을 제대로 면접관과 마주치지 못했고, 50%가 터무니 없는 연봉을 욕하고, 47%가 부적절한 복장, 27%가 부적절한 언행, 21%가 화상면접인데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꺼놓고 켜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용주들은 신입사원의 33%가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61%가 상습지각을 하며, 59%가 마감을 어기거나 업무를 빼먹고, 53%는 회의에 자주 늦고, 58%가 걸핏하면 화를 내고 63%특권의식을 갖고 있다고 파악했다. 

 학력문제도 심각하다. 프랑스의 경우 대입자격시험은 바깔로레아는 과거 비교적 엄격했다. 합격률이 1960년대만 해도 60%였다. 하지만 2017년엔 88%로 상향되었다. 문제는 이것이 절대적 학력 상승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1967년까지 응시자의 0.3%에게만 매우우수의 등급을 부여했지만 지금은 10%수준으로 올라왔다. 즉, 점수를 기준에 못미쳐도 후하게 주는 결과란 셈이다. 

 현대인은 과거와 다르게 소속이 필수가 아니다보니 주어진 틀에 더 이상 자신을 맞추려 하지 않고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거나, 오히려 자신에게 맞춰줘야 소속을 선택한다. 현대인은 고통감수를 하려 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 태어나고 즐기기 위해 생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공동체와의 연결이 끊어지자 자율을 향한 추구만 남고, 고독과 쾌락이 더욱 판을 치고 있다. 

 현대인에게는 과거와 미래도 더 이상 두려움과 매력의 대상이 아니다. 이전의 사람들은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경계하고 배우려 했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노력했다. 하지만 현대인은 즉각성과 동시성만이 중요하다.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심판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도 않는다. 현재의 매순간은 곧바로 다음 순간을 불러내며 본질적으로 그 순간 자체가 아닌 그 다음을 향한 갈증 속에섬나 실재한다. 

 현대인은 예의도 결여되어 있다. 소속이 되어 있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어서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른다. 과거에는 견고한 토대 위에 사회규범의 양상이 조금씩 변화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관계의 본질 자체가 뿌리채 흔들린다. 과거에는 품위의 유지가 사회적 지위에 비례했다. 품위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곧 교양이 부족한 하층민임을 입증하는 것이었기에 모든 계층이 어느 정도 품위 유지에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현세대는 자기 중심적이어서 타인이 옆에 있어도 행동을 수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다. 타인과의 거리로 인해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상호간의 예의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타인이 조금만 닿아도 공격당했다고 여긴다.

 오늘날 포스트모던 사회의 시민은 자신과 맞지 않는 생각이 조금만 들어도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날로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고통을 호소한다. 물론 이러나 새로운 기질은 사회를 경직시키고 마비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자 역설적으로 타인의 감정을 통제하려 든다. 그래서 자신과 다르면 공격하고,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출 것을 요구한다. 물론 이것이 가져올 결과는 개인의 자율성과 자유의지의 박탈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값싸고 무질서한 쾌락에만 의존한다. 현대의 잘못은 쾌락에 등급을 매기지 못한체 어리석은 쾌락에 절제 없이 몸을 내맡겼다는 점이다. 값싼 쾌락, 포르노나 마약, 술, SNS, 숏츠, 정크푸드 등은 대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더 강한 쾌락을 요구한다. 

 사람들은 오늘날에는 뭐든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빠른 리듬과 흥분의 동반으로 현상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게 한다. 사람들은 점점 독서를 하지 않는다. 읽기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읽기는 글자를 해독하고, 집중해야 하고, 책의 내용을 그려내야 하는 복잡다단한 작용이다. 하지만 영상은 매우 쉽다. 그저 주어진다. 

 글에서 영상으로의 전환을 단순히 매체 전환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양자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문명의 퇴보다. 영상에 의존하면 학습을 느려지고, 침묵의 감각은 사라지고, 깊이 있는 분석도 없어진다. 인간은 수동적으로 변하고 표현도 획일화한다. 이미지는 글을 해석한 것인데 그것을 영상을 이미 하나로 고정해 각 독자의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하라리는 2023년 21세기의 가장 큰 정치적 경제적 질문은 인간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의지의 쇠퇴, 의욕의 저하, 쓸모를 잃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 위대한 우울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과제인 것이다. 저자는 노력은 멋진 경력, 유익한 즐거움, 건강한 몸 같은 더 높은 목표수단의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가 우리의 소명이라 말한다. 저자는 최근 능력주의의 대두로 노력이 폄훼되기 있기는 하지만 능력주의가 문제라면 고치고 다듬으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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