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인간의 최후 -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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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릴 적 음악 교과서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가 있었다. 노래를 배우며 그래도 막연히 내가 어른이 되면 통일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다.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고 내가 상당히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여전히 분단이 유지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이러다 곧 분단 100년을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한국의 분단은 더둑 고착화되는 느낌이다. 통일이 될 것만 같던 시기도 있었다. 70년대의 남북 기본 합의서 작성 때가 그랬고, 90년대에 동구권이 붕괴했을때는 가장 기대감이 컸으며, 김일성이 사망하고 북이 큰 경제위기를 겪었을 때,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노무현도 방문했을 때, 문재인의 중재하에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났을 때도 그러했다. 하지만 현실은 분단의 고착화다. 이미 북은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부를 만큼 거리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아무래도 정치는 민주주의,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그렇다면 오래도록 독재와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북한 사람들이 정체성에 큰 혼란을 띠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일부 새터민들이 그런 단면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수도 적고 탈북을 할 만큼 체제에 불만이 많았던 만큼 일반화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렇기에 먼 훗날 북한이 남한과 통일한다면 그 때의 북한 사람들은 사실상 마지막 '붉은 인간'이 될 것이다. 

 책 '붉은 인간'은 대충 구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에 자본주의가 태동한 2000년대 정도에 러시아인들은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이다. 자료가 방대한 만큼 책의 두께도 상당하다. 모두가 인터뷰를 거의 그대로 실은 형태가 저자의 생각이나 말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반응은 사람 수 만큼 다양하지만 동일한 국가에서 동일한 사건을 겪으며 살아온 만큼 몇몇 공통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소련에 대한 강한 향수다. 소련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인터뷰가 과거나치 독일의 침략을 물리치고 경제난 속에서도 미국과 패권전쟁을 벌였으며 광대한 영토를 자랑하고 사회주의 이상을 추구했던 소련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사실 이 제국이 소련 사람들에게 준 것은 고통 뿐이다. 2차 대전은 1천만 이상의 사망자를 만들었고, 스탈린의 독재는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으로 몰아갔으며, 미국과의 대결은 핵과 인공위성을 만들었음에도 이렇다할 생필품하나 만들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은 역설적으로 그것음 감내하면서도 유지하고 번성시킨 제국에 대한 애착을 만든 느낌이다. 

 대부분의 인터뷰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이 무너지고 소련이 러시아로 변모하며 지금의 자본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을 실행한 인물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소련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2000년대 초반의 러시아가 경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었기에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고르바초프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또한 그가 지나치게 많은 영토와 핵을 해체한 것에 대한 불만도 컸다.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초기에 러시아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들어서며 기대감도 컸던 것 같다. 맥도날드가 생기고 첨단 서구의 전자제품과 다양한 필수품은 눈이 돌아갈 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제위기로 인해 화폐가치가 폭락하며 그런 대다수의 제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과거의 화폐로 살 수 있었던 구 소련의 형편없는 제품을 그리워 할 지경이다. 또한 갑작스런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당시 군에 있었던 사람이나 정치에 인맥이 있던 사람들 주요 에너지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눈치 빠른 사람들에게 과도한 이익과 경제적 권력을 몰아주게 되었는데 그에 따른 소외감이 가장 큰 것으로 보였다. 이들을 긍정하는 인터뷰는 전혀 없었고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자본주의로의 이행으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타락하는 것을 비방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구소련에서는 이렇다할 유흥거리가 없어 사람들은 책과 극장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돈으로 갖가지 유흥거리와 소비거리가 들어오며 문화적으로 일차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타락에 대한 비방이 많았다. 

 독재자들에 대한 애착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스탈린은 2차대전에서의 초기 형편없는 대응 및 군사적 실패, 승전 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숙청을 벌인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성공적으로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강력한 소비에트 국가를 완성시킨 인물론 평가받는 분위기 였다. 스탈린의 가혹함을 말하는 이는 거의 없었고 그리워하거나 칭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러시아의 대규모 숙청은 소위 말하는 할당제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을 고발하거나 과도한 감시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소로 몰아넣었다. 때문에 소련에서는 과거 서로 동료였음에도 서로 고발을 했거나, 이후 복권되어 돌아와 같이 구소련의 비슷한 직장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이 공존하며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복잡함이 소련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었다.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동구권인 민족 전쟁의 장으로 변화하여 체첸이나 아제르바이잔, 동유럽에서 민족 청소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이런 잔상을 보며 소련이라는 울타리에서 잘 지냈던 과거를 그리워했고 어제까지만 해도 이웃이었던 사람들의 변화에 경악했다. 

 다수가 소련을 옹호했지만 그 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사람도 있었다. 전쟁에 끌려가 처참한 상황에 맞이한 것, 수용소에 억울하게 끌려가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경제적으로 비참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하는 사람도 소수 있었다. 사실 대다수가 그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음은 언급한 것처럼 소련이라는 국가가 그것을 감내할 만한 것이었다는 집단적 생각에 갇혀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책은 무척 길기에 읽기가 쉽지 않다. 몹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같이 공존했다. 지금의 한국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언젠가 통일 한국에서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부분이 많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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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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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맞이한다. 그리고 그 직전까지 건강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사실상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에서 버티는 세월이 상당히 늘어났다. 이는 사실상 고통의 연장에 가깝다.하지만 과거의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족들과 친지들 주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오래도록 앓던 증상이 갑자기 터지며 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과거의 죽음은 갑작스러웠고 시기도 빨랐지만 현대의 죽음은 외롭고 고통을 받는 기간이 길어졌다.

 인간은 분명 죽게 설계되어 있기에 나이가 들수록 생체지표가 급격히 나빠진다. 일생동안 턱근육은 40%, 아래턱뼈는 20%가 소실되어 약화된다. 이처럼 치악력이 약해지기에 인간은 나이가 들면 탄수화물 위주의 씹기 쉬운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고 이는 충치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선진국 사람은 대개 60세가 되면 평균 치아의 1/3을 손실하고 84세가 되면 40%가 손실된다.   

 그리고 혈관에도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면 뼈와 이의 칼슘은 소실되나 다른 부분인 혈관과 관절, 근육, 심장판막, 폐 등에는 오히려 축적된다. 특히 혈관에 칼슘이 쌓이면 혈관 자체가 좁아지고 뻣뻣해져 고혈압이 유발된다. 그래서 65세가 되면 인구의 절반이 고혈압이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털이 하얗게 된다. 이는 색소세포의 감소때문이다. 색소세포는 수명이 수년 정도인데 젊을 때는 줄기세포가 이를 충분히 대체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 줄기세포도 부족해져 50세 정도가 되면 머리의 절반에 흰머리가 된다. 그리고 피부세포에도 검버섯이 생긴다. 피부세포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이 점차 사라져 잔여물이 뭉쳐서 황갈색의 피로푸신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는 땀샘의 기능을 저하시키기에 나이가 들수록 일사병과 더위에 취약해진다. 

 그리고 노인은 잘 넘어진다. 매년 35만의 미국인이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상을 읿고 이중 40%가 요양원행이 되며 20%는 다시 걷지조차 못하게 된다. 노인이 넘어지는 이유는 균형감각의 쇠퇴와 근육약화 네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기 때문이다. 이 3가지 요인이 모두 있다면 1년 사이 낙상확률은 100%이고, 1가지만 갖고 있다면 확률은 12%로 떨어진다. 

 이처럼 나이가 들며 인간은 노인병이 다가온다. 하지만 미국에서 노인병 관련 전문훈련과정을 마치는 의사는 1년에 300명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의사와 병원은 노인병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노인병은 재정안정성에 크게 관련한다. 미 메디케어의 25%가 수명이 마지막 1년에 이른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막판 1-2개월에 집중된다. 즉, 고통스러운 연명에 상당한 의료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관리를 하고 몸에 좋은 것을 먹고 하지만 그 시기를 다소 늦출 분 누구나 신체가 기능을 서서히 잃어 더 이상 일상을 할 수 없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두려워하는 일인 더 이상 자율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오래도록 가족과 같이 살고 아이들을 키워낸 집에서 떠나게 되며, 자신과 같이 했던 가족 및 주변사람들과 떨어져 외롭게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거나 건강상 큰 위기를 겪게 되면 세계관 및 주변에 대한 행동이 변화한다. 어리고 성장기에는 자신이 못하던 것을 하려하고 도전적이며 관계를 넗히는 등 성장지향적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거나 고령이 되고, 건강상의 큰 위기를 겪고 나면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 하고 사회적 관계도 좁혀서 기존에 친했던 주변인들과의 만남을 늘리는 등 안정지향적으로 변화한다. 

 때문에 책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개인적인 욕심 및 가족의 욕심으로 무리한 연명과 과도한 치료보다는 호스피스 등을 이용하고, 자신의 활동력을 온존하는 쪽으로 하여 가급적 자율적인 삶과 주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놀랍게도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고 개인의 자율적인 생활시기를 늘렸다.

 요양원의 문제도 지적한다. 대부분의 요양원 및 요양병원은 다수가 좁은 곳에서 생활하여 개인적 생활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반려동물이나 식물등의 반입도 엄격히 제한되며 식생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에게 화장실과 공간을 개인적으로 허용하고 반려동물과 식물도 반입이 가능하며 때때로는 본인이 원하는 건강에 좋지 않은 불량식품을 허용한 요양원이 노년의 환자에게 훨씬더 좋았다. 이 경우 역시 수명과 자율적 생활이 가능한 시기가 연장되었다. 요양원이 갇힌 노인들이 모두의 반대에도 그토록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다.

 한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수명이 긴 나라다. 하지만 유교문화의 붕괴와 과도한 의료, 무수한 낮은질의 저렴한 요양원, 가족의 분리, 상대적으로 낮은 건강수명, 노인 빈곤 등으로 많은 노인들이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 하고 있다. 과도한 치료보다는 삶의 질에 집중하고 그들을 집과 적어도 죽음이 가까워진 순간에는 가족과 함께하자는게 책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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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투자의 정석 - 6,000만 뷰 유튜버 '미주은'의 투자 교과서
최철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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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집권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년 간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르던 미 증시는 하락세로 확실히 전환한 느낌이고 올초 상승하던 국내 시장도 자동차 관세 폭탄을 맞고 멈춤 상태다. 앞으로의 추세는 상당히 불확실한 느낌인데 그런 의미에서 투자책을 하나 살펴보았다.

 책은 우선 주식 투자의 타이밍을 맞추지 말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상당히 많은 변수가 개입되는 복잡계라 미래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타이밍보다는 다각화된 장기투자법이 더 좋으며 시장에는 웬만하면 머무르는게 더 낫다.

 실제 2003-2022년까지 20년간 1만 달러를 S&P 지속 투자시 64844$의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10일을 놓치면 수익은 29708$, 20일을 놓치면 17826$, 40일을 놓치면 8048$로 이득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손실을 기피해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이런 날짜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머물러서도 안된다. 시장엔 상폐가 되거나 회복하지 못하는 손실을 입히는 주식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 무려 559$까지 올랐던 기업 줌은 주식은 현재 83$에 불과하다. 

 저자는 주식투자의 고려조건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시장의 크기다. 다음은 시장침투율이다. 특정제품 소비스가 전체 잠재 시장 얼마나 보급되었는가다. 세 번째는 시장 점유율이다. 특정 시장에서 한 기업의 제품 서비스가 차지한 비율이다. 마지막은 성장률이다. 즉, 시장이 매우 크면서도 그 시장의 성장률이 커야하며, 그 시장에서 시장 침투율은 현재 낮고 시장 점유율은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년 정도 전의 애플이 그러하다. 당시 스마트폰은 매우 초창기로 시장이 매우 크고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애플은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았는데 아직 전화기 시장의 침투율은 낮은 상태였다. 그리고 2023년의 테슬라가 그러하다. 전기차는 시장이 매우 크고 성장율도 높다. 이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은 상태지만 아직 전기차의 보급이 미약한 상태였다. 

 다음은 기업에 대한 고려다. 기업은 경제적 해자가 있어야 한다.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인지도, 전환 비용, 무형자산, AI시대의 데이터가 기업의 해자로 작용한다. 기업의 PEG도 중요하다. 이는 주가 수익성장비율로 PER/EPS다. 피터린치는 PEG비율 0.5에서 주식을 매수하여 1.5부근에서 매도하라고 하였다. 

 지난 20년간 S&P 500에서 21개의 텐베거 종목이 있었다. 이는 지수 전체의 약 4.2%에 해당한다. 이런 종목을 찾는 것이 주식 투자의 성패인데 문제는 미증권거래소에만 2240개, 나스닥에는 3450개의 종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부석할 만한 도구가 필요하다. 저자는 그런 도구를 추천한다.

 먼저 스마트 머니다. 기관이나 큰 손들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데 이들은 주식 및 기타유가증권 내역을 공개보고해야 한다. 최소 1억달러 이상의 자금은 운용할 때 그렇다. 이런 보고서가 13F 파일이다. 상위 헤지펀드가 가장 많이 매수한 주식은 단기 급등하는데 이것이 구루 효과이다. 13F보고서는 45일 후행이라 현재 보유자산을 반영하진 않지만 큰 손들의 혜안을 얻기엔 충분하다.

 다음은 시킹알파다. 이 플랫폼은 퀸트 시스템으로 수학적 통계적 모델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시킹앞파는 사용자가 2천만으로 일종의 커뮤니티에 가깝다. 벨류에이션, 성장성, 수익성, 모멘텀, EPS 의 5가지 주요 요소로 자신의 투가 종목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시킹알파의 퀸트전략을 따르면 총 수익률이 140%로 이는 S&P500의 66%를 상회한다. 

 초이스 스탁은 100% 한글 미국 주식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이스 스탁은 AI매매 타이밍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순 보유 이외에도 AI매매 신호에 따른 실제 수익률도 알려준다. 메타의 경우 2020년부터 단순 보유의 경우 144%수익이 나오지만 AI매매 신호에 따라 매도와 매수를 했으면 327%의 수익이 나오게 된다. 초이스스탁 AI는 20년간 종목별 벨류에이션 데이터를 분서갛고 종목별 가장 적합한 벨류에이션 계산법을 추출한다. 

 인베스팅 닷컴은 전 세계 25개 거래소의 실시간 데이터와 시세, 차트, 금융도구, 최신 뉴스와 분석을 제공한다. 매월 1억 이상의 방문자가 있고 투자 종목 발굴을 위해서는 유료 소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PROPICKS는 AI기반 주식 추천 서비스다. 이것에 제공하는 테크타이탄 전략은 기술 분야에서 현재 업계를 선도하거나 빠르게 부상하는 15개 기업을 선별한다. 이외에도 S&P500 지수 이기기, 다우지수 이기기, 상위 가치주 전략, 워렌 버핏 보유최고 종목 등의 서비스가 있다.

 팁랭크는 재무책임 엔진을 제공한다. 이는 에널리스트, 금융블로거, 기업 내부자, 헤지펀드 매니져 등 96000명의 금융전문가의 투자 성과와 7만 6천의 개인 투자자가 공개한 포트폴리오 현황과 투자성과 투자 종목을 실시간 확인한다.  

 책에서 중시하는 것은 거시경제 환경 즉 매크로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금리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차입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줄고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하여 주가가 하락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 차입비용이 줄고 수익이 늘며 비즈니스 환경이 좋아져 주가는 상승한다. 

 다음은 채권 금리다. 미국 국채 10년 물은 주식에 매우 중요하다. 이는 경제성장과 투자 심리의 지표다. 채권 수익률은 주식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식 가치는 해당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원하기 위해 할인을 적용하는데 이 때 채권 수익률이 바로 할인율이다.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2%이고 기업의 미래수익이 연간 100$라면 주식 가치는 100달러/0.02로 주당 5000$가 된다. 하지만 채권 수익률이 5%로 상승하면 100달러/0.05로 주당 2000$까지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이런 효과의 대부분의 수익이 미래에 발생하는 성장주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채권수익률과 주가는 반 비례한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채권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그래서 채권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경제의 불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경우 채권의 인기가 높아져 수익률이 하락하지만 주가는 높아지지 않게 된다. 

 통화량은 유동자금은 의미한다. 통화량의 증가는 기업 활동의 확장을 의미하며 이는 주가 상승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도한 통화량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이기도 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은 미국의 최신 M2통화량 데이터를 제공한다.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경제건전성과 소비와 소비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거 PCE다. 이는 미국의 가계가 상품과 서비스에 지출하는 총금액이다. 연준은 PCE를 인플레 주요 척도로 삼는다. 적용범위가 넓고, 가충치가 업데이터 되기 때문이다. 

 GDP는 소비와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의 합산이다. GDP의 성장률은 향후 기업의 수익 잠재력의 지표가 된다. 주식 수익률은 최대 4개 분기 후의 GDP성장률을 예측한다고 한다.

 미국 고용보고서는 매월 발표되는 것으로 실업률, 비농업급여고용, 평균시간당 수입, 노동력 참여율을 포함한다. 6만 가구와 14만 5천개의 사업체와 정부 기관을 조사하기에 다양한 부분의 일자리가 조사된다. 고용보고서는 고용수준이 미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과 밀접히 관련하고 시간 당 평균 수익의 변화는 임금 상승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실업률관련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주 1회 보고되며 신규건수와 계속 건수가 있다. 신규 건수의 증가는 경제의 침체를, 감소는 경제의 호전을 의미한다. 

 소비판매리포트는 미 전역 소매업소의 상품 및 서비스 총판매량 측정 월간 지표다. 

 ISM PMI리포트는 신규주문 생산, 고용, 공급업체 납품, 재고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한 지수다. PMI가 50이상 이면 경기 확장, 50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CSI다. 이는 경제성장의 선행지표다. 투자자들은 경제 사이클의 잠재적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 심리 변화를 모니터링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미래지향적 지표다. 소비자, 기업, 금융시장, 정책 입안자들이 예상한 인플레이션 수치다. 기대 인플레가 안정되면 경제와 주가는 상승하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와 주가가 내려간다. 

 AA2 투자자 심리설문조사는 향후 6개월 간 주식시장이 강세, 중립, 약세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다. 과거 평균 수치는 강세가 3.5%, 중립이 31.5%, 약세가 31%였다. 극단적 강세 신호는 시장의 과열 조짐을 의미하고, 약세신호는 매수 시점을 의미한다. 매주 목요일 자정에 설문을 한다.

 공포지수는 VIX다. 이것이 20아래면 평온하고, 20-30이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30을 넘어서면 변동성이 높고 공포가 높음을 의미한다. 

 공포탐욕지수는 7가지 지표를 결합한 것이다. 시장모멘턴, 주가폭, 풋과 콜옵션 비율, 시장 변동성, 안전자산수요, 정크본드수요다. 0이면 극도의 공포 100이면 극도의 탐욕이다. 

 다음은 차트 분석이다. 차트는 위의 요소들과 결합하여 매도와 매수의 시점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차트의 주연배우는 캔들이다. 캔들은 특정 기간의 주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초를 닮아서 이름이 캔들이다. 캔들의 몸통의 길이는 그날 주식시장의 시작가격과 마지막 가격의 차이다. 그래서 캔들 몸통이 길면 시작가와 종가의 차이가 컸다는 의미다. 캔들의 꼬리는 해당기간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의 차이다. 차트 아래쪽의 막대를 거래량이다. 길면 거래량이 크고 짧으면 거래량이 작은 것이다. 이동평균선은 주가의 평균적 변화를 선으로 연결한 것이다. 추세선은 주식 가격의 전반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이다. 저항선은 주식 가격이 올라가다가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멈추는 지점 연결선이다. 지지선은 반대로 주식 가격이 떨어지다가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고 반등하는 지점을 연결한 선이다. 그래서 저항선의 돌파는 주식 가격의 상승을, 지지선의 돌파는 주식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거래량이 많은 것은 주식 가격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합의다. 거래량이 적을 때 가격이 변동하면 확인이 부족한 것이다. 건전한 추세는 거래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높은 거래량을 동반한 하락은 강한 매도 신호다. 

 미국 시장은 정기적으로 조정이 온다. 조정은 고점대비 10-20%의 하락으로 평균 2년에 한 번 발생한다. 그리고 20%이상의 넘는 하락장이 베어마켓이다. 이는 약 4년에 1번 온다. 하지만 미증시는 상승장으로 70%의 기간에 상승하고 30%의 기간에 하락한다.

 이런 변동성에 이동평균선은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알려준다. 이동평균선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20일이 단기, 60일이 중기, 120일이 장기로 적용된다. 매수조건은 이동평균선이 단기-중기-장기의 순으로 상방향 배열될 때다. 반대로 매도 조건은 이동평균선이 장기-중기-단기로 역배열 될 대다. 

 이동평균선이 중기-단기-장기의 순일 때는 단기선이 하락전환이면 일부 매도를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중기 장기선이 여전히 상승중이면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중기-장기-단기의 순으로 배열되면 단기선이 장기선을 하향한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상황으로 매도해야 한다. 장기-중기-단기로 배열되면 모든 선이 하락추세로 중기, 장기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해 주가 상승이 어렵다. 장기-단기-중기의 순으로 배열되면 단기선이 상승전환 한 것이지만 아직은 확실한 상승이 아니다. 단기-장기-중기의 배열이면 단기선이 장기선을 상향돌파한 골드크로스 상황으로 상승장의 시작이다. 이 경우 매수를 시작해야 하며 중기선이 장기선을 넘어야 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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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에 따랐을 뿐!? - 복종하는 뇌, 저항하는 뇌
에밀리 A. 캐스파 지음, 이성민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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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은 여럿이 같이 협력하여 살아가는 것이 진화상 이점임을 깨닫고 사회성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은 이런 사회성을 잘 발현하는 도구 중의 하나다. 그래서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하며, 상대방을 잘 믿고 협력하며 집단 속에서 폭력성을 자제한다. 하지만 사회성을 위해 인간은 또 다른 도구도 발달시켰는데 바로 집단에의 소속 욕구와 복종이다. 집단에 속하는 것이 생존에 압도적으로 이득이기에 인간은 집단에 속하려 하고 매우 친화적이며 따르는 태도를 보이며 집단에서 인정받을 때 행복을, 반대로 배제당할 때 압도적 불행을 느낀다.  

 여기서 상충 지점이 발생한다. 비도덕적 행동임이 분명한데 이것이 나의 소속 집단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이다. 역사상 그런 사례는 많았다. 십자군 전쟁에서의 학살, 나치의 유대인 학살, 캄보디아에 크메르 루주의 학살, 르완다 학살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 경우 절대 다수의 인간은 도덕성과 복종의 갈등에서 압도적으로 학살을 선택했다. 

 책 명령에 따랐을 뿐은 바로 이런 지점을 고민하고 연구한 책이다. 학살 현장에서 대부분의 학살 동참자의 변명은 자신은 그저 명령에 따랐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르완다와 캄보디아 학살에 동참한 자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통해 연구를 하며 책을 진행시켜 나간다.

 저자는 우선 사람 행동이 유발되는 3가지 형태로 복종, 순응, 사회적 동조를 제시한다. 동조는 어떤 집단에 발맞추기 위해 개인이 그 의견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복종은 권위 있는 인물의 직접적인 지시나 명령에 의심없이 따르는 것이다. 순응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의 요청을 따르는 것이다. 순응과 복종은 구분이 다소 어려우나 그 집단이나 집단 권위자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느냐로 구분한다. 

 밀그램은 사람들이 실험자의 명령에 따를 때 자신의 주체성과 책임을 실험자에게 넘긴다고 파악했다. 이 경우 사람은 생각없는 행동주체로 일종의 대리적 상태가 된다. 사람은 일단 따르기로 하면 뇌가 정보를 다르게 처리하기 시작하며 이로 인해 복종 행위에 대한 책임감과 주체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선 뇌의 과부하를 막고자 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대부분의 행동을 자신이 주체성을 가지고 처리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간이 주체성 즉 의식을 켜놓고 행동하는 경우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만나거나 위기 상황 등으로 상당히 한정된다. 그 외에 많은 것들은 업무처리 부터 학습까지 상당 부분이 무의식상태, 즉 자동화 된 상태로 처리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 부분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많은 것을 자동화하여 처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집단적 결정에 의하여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높고 위계적 존재에 의한 명령은 소속 집단에 대한 자신의 소속감을 높이고 자동화한 결정이기에 인간은 선택하기 쉽다. 

 인간이 집단이나 권위자의 명령을 따를 때 주체성이 감소한다는 증거는 시간 인식에 대한 영향으로 알 수 있다. 인간은 주체성을 갖고 바쁘게 행동할 때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실험결과 전기 충격 누르기 버튼에서 자유선택으로 누르는 경우와 실험자에 의한 강압이 있는 경우 실험참가자들은 자유선택 때가 시간이 길었다고 느꼈으며 강압이 있었던 경우는 시간이 짧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즉, 강압이나 명령에 따르는 경우 주체성이 감소한 것이다. 

 인간이 명령에 복종하여 비도덕적 행동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의 공감 감소 능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언급한 것처럼 사회성을 갖추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공감능력에 기반한 도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공감수준은 의식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보는 경우 통증네트워크의 일부가 활성화하는데 이는 직접적인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고 감정 정서를 유발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인간은 감정적 공감을 줄이고 인지적 공감으로 이를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의사는 자신의 업무 수행을 위해 매일 같이 경험하는 환자의 고통에 대해 감정적으로 공감하지 않고 인지적으로만 공감한다. 특히 이 같은 공감의 전환은 같은 종의 구성원 보다는 다른 종의 구성원에게 보다 손쉽게 작용한다. 인간은 집단에 소속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로 인해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부정적 편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험결과 인간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 외집단 구성원으로 판명되는 경우 신경적 공감반응이 약화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위계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록 집단 간 공감 편향을 커졌다. 때문에 극우정당은 이런 인간의 성향을 이용하여 외집단 소속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분노를 조장한다. 모든 집단 학살정권은 선전을 통해 우리와 그들 사이의 차이를 부각시켰으며 과장하였다. 전쟁이나 집단 학살에서는 가해자들이 표적이 된 인간을 하위 인간이나 짐승 같은 존재로 격하시켰다. 그래서 표적의 비인간화, 다른 집단에 대한 공포주입, 대량학살 정부에 대한 권한의 부여는 집단학살의 주요 매커니짐이 된다. 

 집단학살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책임의 분산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자기 책임이라고 분명이 입증되고 자각하는 경우 비도덕적 행동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인간의 집단은 많은 위계를 갖는다. 이런 계층적 상황에서 개인의 책임 입증과 부여는 쉽지 않다. 많은 조직에서 명령은 전 지휘 계통에 파묻혀 상관의 것이 다양한 행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는 행위나 명령을 직접 내리는 사람, 중간 계급의 사람, 직접 실행하는 행위자에게 모두 다양하게 나타난다. 중간 계급의 사람은 직접 행위를 내리지도 않고, 직접 행위를 하지도 않기에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하며 책임감도 가장 적게 느낀다. 그리고 행위를 직접 하는 사람은 단순히 명령에 따랐다고 할 수 있기에 그 역시 책임이 분산되어 책임을 적게 느끼고 변명거리가 생겨난다. 놀랍게도 행위를 직접 내린 사람 역시 자신의 명령을 중간계급이나 직접 실행하는 사람이 따르지 않을 수 도 있으며 자신이 직접 비도덕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기에 주체의식이 낮고 책임감을 덜 느끄게 된다. 즉, 조직으로 명령이 하달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책임의 분산에 따른 주체성을 약화시켜 비도덕적 행동을 더 잘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집단에 소속하게 되려는 욕구와 외부집단 일수록 공감을 줄이고 전환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집단의 위계를 통한 비도덕적 명령의 전달과 실행을 통한 책임의 분산은 도덕적 인간으로 하여금 집단학살과 범죄를 가능케하는 주요 요인이다. 때문에 저자는 인간이 항상 주체로 놓이게 하고, 외부 집단과 평소 교류를 자주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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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 존zone 십ship : 협력개인의 출현
구정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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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전세계에서 지난 70-80년 사이 가장 많이 변한 국가다. 정치는 독재에서 민주국가로(물론 최근에 큰 생채기가 나긴 했다.), 경제는 농업후진국에서 첨단 경제선진국으로, 문화 역시 무관심과 후진적 이미지에서 모든 부분에서 선도적이고 닮고 싶은 문화국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물질 뿐만 안니라 정신적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유교와 농업 위주의 집단 주의 문화에서 개인주의 문화로, 남성 위주 문화에서 중립적인 문화로, 대가족 문화에서 다양한 가족 문화로 거의 모든 것이 변화했다.

 경제, 사회, 정치, 문화에서의 이런 큰 변화는 당연히 세대 간 단절을 낳게 된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전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세대 간, 집단 간, 계급 간, 정치 이념 간, 성별 간 갈등이 첨예하다. 이는 향후 한국 사회에 큰 숙제로 다가오고 있기에 책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선 세대 간 갈등이다. 책은 도발적 소재를 제시한다. 그것은 미래사회에 70세 이상의 노인의 투표권을 0.5정도로 줄여버리는 한 정당의 공약이다. 미래 사회 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의 2배에 달해 국가의 모든 재정과 정치적 방향성이 노인층에 좌지우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야 민주주의의 근간인 보통선거를 흔드는 말도 안되는 공약이지만 이런 것들이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도 한국은 세대 간 갈등이 크다. 노년층과 중년층은 지금과 비교해 고성장기에 사회에 진출했기에 정착이 쉬웠다. 자산 가격도 아주 크지 않은 시절이라 적당한 직장을 가졌어도 안정적으로 급여가 상승하며 수도권내 집마련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모든 것이 다르다. 훨씬 큰 노력을 해도 같은 것을 갖기 어렵다. 그나마 나라의 빈약한 복지도 노년층에 집중해있다. 최근에서야 청년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노인도 모든 것을 갖고 있지 않다. 노년 빈곤률은 경제선진국중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을 가진 층도 60%수준이다. 그렇게에 노인들은 계속일을 하려고 한다. 특히나 그들은 마처세대로 부모의 봉양과 자식의 부양을 동시에 하는 마지막 세대다. 그리고 이 노년들의 인식은 자손에 신세지기 싫다는 쪽에 가깝다. 자신들의 복지만을 주장하며 연금률을 낮추지 않고 청년들을 해외로 몰아내는 이탈리아에 비하면 훨씬 나은 사정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여러 갈등을 제시하며 해결책으로 협력적 개인을 제시한다. 협력적이면서도 개인을 중시하는 풍토를 가진 한국의 독특한 면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의 강조는 민주사회에 필수적이고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맞는 편이다. 반면 협력성은 한국에서 집단을 강조해온 전통에 가깝다. 협력적 개인은 현재 농경, 유교사회에서 산업, 민주사회로 넘어가는 한국에서 나오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하나의 갈등을 해결하는 해결책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젊은 층도 아직까진 협력적 개인으로 작용한다. 노년일수록 개인보다는 집단이고 젊은이일수록 집단보다는 개인성향이 강하다.

 한국의 집단성은 과거 협력이 필수적인 벼농사 문화에서 기인하며, 책 '한국인의 기원'에서 제시한 것처럼 워낙 척박한 땅에서 동료의 생존이 필수적인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하여튼 이것은 분명히 존재하며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찾아온 개인화는 집단성을 밀어내고 있다.

 개인성과 집단성이 적정히 조화롭게 자리 잡은 협력적 개인성의 완성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그로 인한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저자는 한국이 상당히 빠른 변화로 인해 사회가 빠르게 소진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극도로 높은 자살률과 역시 극도로 낮은 출산률, 극도로 높은 여러 격차와 갈등이 그런 조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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