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는 주식투자만 가르치지 않는다 - 커피 한 잔 값으로 시작하는 14가지 투자 전략
신년기 지음 / 지음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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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투자 책은 부동산과 주식에 집중한다. 그리고 요즘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책도 많다. 이들은 전통 투자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채권투자와 미술품, 탄소배출권, 부동산 조각 투자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투자 법을 설명한 책이다. 생경한 것들이다보니 용어가 낯선 것이 많은데 아버지가 딸에게 투자 방법을 설명해주는 방식을 채택해 난이도를 낮추려 노력했다. 

 채권은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 비례한다. 이는 채권 발행 당시 보장한 이자율은 고정된 반면 시중 금리는 꾸준히 변화하기 때문이다. 채권은 고정수익을 보장하는 개념인데 그래서 채권 이자율보다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 구매자가 손해를 보게 되므로 채권 가격을 할인하여 그것을 보전해 준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떨어지면 반대로 오른다. 

 채권은 발행처의 신용등급이 높을 수록 가격은 높고 이자율은 낮은 반면, 발행처의 신용등급이 낮으면 가격은 낮고 이자율은 높다. 채권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데, 이 경우가 장내거래이다. 장내거래는 수수료가 저렴하고 안정적 기업의 채권이 거래된다. 장외거래는 수수료가 비싸다. 증권사가 사전전에 물량을 확보해 가격만 맞으면 바로 거래가 성사된다. 

 국고03750-3312(13-8) 이라고 국고채는 표기된다. 앞의 03750은 채권이자율로 3.075%를 의미한다. 3312는 만기로 2033년 12월이다. 괄호의 13-8은 2013년에 8회차 발행이란 의미다. 

 채권은 안정성이 높은 우량채권과 낮은 하이일드 채권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발행처의 신용등급인데 BBB-가 기준이다. 이상이면 우량, 아래면 하이일드 채권이 된다. 채권은 발행주체별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정부가 하면 국채, 지방정부면 지방채, 공공기관이면 특수채, 한국은행이면 통안채, 금융기관이면 금융채, 민간회사면 회사채가 된다.  

 보유한 회사채의 신용 등급이 오르면 금리가 내려간다. 금리가 내려가면 회사채 가격은 상승한다. 그래서 채권은 통념과는 다르게 자본이득이 가능하다. 내가 구입한 회사가 경영을 잘 하여 신용등급이 오르면 이자율이 내려가 회사채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구매한 경우의 이자율은 보장되기에 나는 이자율을 하락은 겪지 않으면서 가격은 오른다. 

 채권은 선순위와 후순위가 있는데 선순위가 우선 변제 대상이다. 그래서 후순위 채권이 금리가 높다. 기업의 재무구조에서 특이하게 후순위 채권은 조건을 갖추면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해준다. 이렇게 되는 경우 기업의 부채비율은 극적으로 하락한다. 

 RP는 환매조건부 매도계약으로 줄여서 레포라고 한다. 투자자는 채권을 보유하게 되는데 발행기관으로부터 직접 사는게 아니라 그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채권을 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팔게 되는 경우 투자자는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보유채권은 금융기관에 팔며, 금융기관은 다시 채권을 보유하게 된다. 

 최근 탄소배출권도 거래되며 이것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는 사실 수익의 대부분을 탄소배출권의 판매를 통해 얻고 있다. 탄소배출권의 가격도 수요와 공급요인에 의해 변화하는데 공급요인은 정부의 매출권 할당량, 상쇄배출권의 공급량, 다음 해 매출권을 이입 및 차입 요건, 배출권 정책의 변화다. 수요요인은 경제성장, 기후변화, 기온변화, 에너지 가격 변화, 탄소감축기술에 드는 비용등이다. 

 한국에도 조각 투자 업체가 많다. 미술품은 열매 컴퍼니, 테사,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가 있다. 음악저작권은 뮤직 카우, 한우는 스탁키퍼가 있다. 미술품은 투자 장점이 몇 가지 있다. 전통 금융시장과 미술품은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즉, 불황에도 강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술품은 역사적으로 주식이나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다. 그리고 미술품은 취득세와 등록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이 없다. 또한 양도차익이 발생하여도 6천만원 미만이거나 생존한 국내 작가의 작품은 비과세 한다. 6천만원 초과시 22%를 원천징수하나 그것도 1억까지는 90%나 공제하며, 1억초과도 80%나 공제한다. 그렇기에 막대한 양도차익이 발생해도 징수가 다른 자산에 비하면 거의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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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 개정보급판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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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대전 중 이런 저런 학살로 죽임을 당한 유럽의 유대인 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600만 정도로 추산된다. 지금 유대인이 모여 건국한 이스라엘 인구가 900만 정도란 걸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책 '죽음의 수용소'는 한 유대인이 수용소에 직접 수용되어 겪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좀 더 수용소의 이야기를 상세히 기술하여, 실상을 잘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저자는 이미 그런 책은 충분히 많아 자신은 다른 관점에서 책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은 1부는 수용소에서 겪은 단상이고 2부는 로고 테라피라는 저자가 심리치료를 위해 적용한 방법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2부는 그저 그랬고, 1부의 내용이 좀 더 다가왔다.

 저자는 수용소로 향하며, 기차에 다른 유대인들과 수용된다. 너무나도 좁은 곳에 수용되어 기차로 며칠을 가며 그들 모두는 제발 아우슈비치만큼은 피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아우슈비츠에 수용된다. 처음 며칠은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말도 안되게 적은 음식으로 연명한다. 아마 그들 대다수를 바로 죽일 예정이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수용된 이들은 차례로 양 줄로 선별된다. 선별 당시 저자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한 쪽은 죽음의 줄, 다른 한 쪽은 연명의 줄이었다. 노역을 견딜만큼 건장하고 건강해 보이는게 생존의 조건이었다. 실제 건강해보이는 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한 수용소 동료는 저자에게 유리 조각으로 할 지언정 매일 면도를 하고, 얼굴을 자주 문질러 붉게 보이게 하라고 했다. 그래야 건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수용소엔 카포란 이들이 있었다. 나치와 수용자의 중간자인데 같은 유대인 수용자이면서도 나치에 협력해 중간 관리자 같은 역할을 했다. 다만 이들은 어쩔 땐 나치보다도 더욱 악랄했다는 점이다. 물론 간혹 착한이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나치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기에 악랄한 자로 바로 교체되었다. 그래서 카포는 더욱 악랄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조금 더 나은 연명가능성과 식량, 물자, 노역의 면제 등을 얻었고 이를 위해 동포를 괴롭힌다.

 저자는 직업이 그래도 의사였기에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한다. 아무래도 의사이니 여러 가지 할일이 있었고 나치 군인과도 약간은 교류할 수 있었다. 물론 그래도 언제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좀 더 죽은 사람들보다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수용소에서 늘 아내를 그리워하며 애틋한 마음을 키워나갔는데 그의 아내는 책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수용소에 수감되며 거의 바로 처분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알 수 없었기에 저자는 죽을 위기에서 동료에게 아내에게 남기는 마음을 담은 유언을 외우게 하기도 한다. 수용소에는 전기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어 바깥을 볼 수 있다. 이건 좋으면서도 좋지 않다. 차라리 높은 담장이면 바깥은 보이지 않아 희망도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담장이 없었기에 아름다운 바깥을 볼 수 있기도 했다. 나는 갇혀서 언제 나갈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봄이면 만발한 꽃과 자연은 묘한 감정을 낳게 했다.

 사람들은 전기 철망에만 기대면 고압전류로 언제든 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툭하면 가해지는 강한 고통속에 묘하게도 자살 시도 따윈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이런 고통 속에서도 언젠간 나갈 수 있다라는 강한 희망을 품기도 한다. 특히나 크리스마스 즈음이나 연말이면 묘하게도 그런 막연한 분위기가 강했다. 그래서인지 그 시기가 끝나면 유독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마음대로 최후의 희망을 품고 버티던 이들이 그것이 오지 않자 희망이 사라져 숨도 같이 끊어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군대 생각이 많이 났다. 아무래도 내가 가진 경험과 저자의 경험 중 가장 유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자는 비교가 되진 않는다. 한국 군대는 정해진 기한이 있고, 자주는 아니지만 휴가란 것도 있으며, 어느 정도의 위생과 식량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점도 많다. 이곳에 온 것에 대한 비자발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유의 강한 박탈, 비인간적 취급, 상급자 등에 의한 괴롭힘이다. 군생활을 하며 부대 내에서 쇼생크 탈출을 본 적이 있다. 그걸 보면서 다들 죄수와 비슷한 처지에 상당한 공감을 하며 봤는데 한 병사가 우리랑 진짜 비슷하다고 신세 한탄을 했다. 그걸 들을 한 간부(아마 부사관이었던 것 같다)가 강하게 화를 냈다. 니네가 죄수냐고. 근데 죄수 같았다. 그게 사실이었다. 그러니 전역이란 걸 해서도 그리 오래 그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꿈을 꾸는게 아닐까. 아직 집에 못갔다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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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과학 - 우리가 세상을 읽을 때 필요한 21가지
마커스 초운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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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가지 과학적 주제를 책에 담았다. 책을 얇기에 간단히 다루지만 내용은 깊고 생각보다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전혀 모르는 부분도 있었고, 모르는 부분에 대한 보충도 가능했다. 

 중력은 근본적으로 힘 중에 가장 약하다. 이는 물리학은 수수께끼 중 하나다. 하지만 무척 강력하나 대개 상쇄되는 전자기력과는 다르게 중력은 인력으로 항상 있으며 상쇄되지 않는다. 다만 무척 작을 뿐이다. 중력은 전자기력보다 무려 10의 40승배 약하다. 즉, 물체게 10의 40승배 이상의 원자가 있어야 양자가 비슷해진다는 이야기다. 중력이 지배적이 되면 해당 물체는 가장 조밀하게 되어 구의 모양을 띠게 된다. 그래서 10의 40승배 정도 원자가 있는 돌의 지름은 대략 600km정도이며 우주에서 이정도 크기가 되어야 소행성이 구의 형태를 띤다. 그 이하는 제각각의 형태다. 

 케플러의 행성운동 제2법칙은 행성이 태양에 가까우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멀어지면 더 느리게 우움직인다. 이런 행성-태양간 가상의 선을 그리면 그 선이 일정 기간 지나가는 면적이 일정하다. 가상의 선이 지나간 면적은 행성의 속도와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를 곱한 양에 비례하는데 이 면적이 각운동량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태양을 도는 각 행성의 궤도는 타원이 된다. 물체의 궤도는 원뿔의 3가지 단면에 해당한다. 원뿔의 단면은 자라는 방법에 따라 포물선, 타원, 쌍곡선의 형태다. 이 중 포물선은 묶임과 자유의 중간상태, 타원은 궤도에 행성이 갇힌 상태, 쌍곡선은 탈출 상태다. 

 달도 지구를 타원 궤도로 공전하다보니 조석현상이 발생한다. 달이 지구의 한 면과 가까워지면 달의 인력으로 인해 물이 위로 올라간다. 그래서 그 부분은 밀물이 된다. 바로 반대쪽도 밀물이다. 달의 인력으로 땅이 아래로 내려가며 밀물이 된다. 다른 두 부분은 해당시간 썰물이 되며, 그래서 하루 두번 조석이 발생한다. 우물은 반대로 움직인다. 밀물 때 땅이 위로 올라가니 흙이 우물을 빨아들여 수위가 내려간다. 하지만 썰물 때는 땅이 아래로 내려가며 흙이 물을 짜내기에 우물의 수위가 올라간다.  

 번개가 치는 것은 전하 불균형 때문이다. 그리고 발전소에서는 전하 불균형을 만들어 전하의 흐름인 전류를 만들어낸다. 자기 현상은 물질 내부에서 흐르는 전류 때문에 생겨난다. 발전소는 도체를 통과하는 자기장을 변화시켜 전기를 생산하는데 전자기 유도라고 한다. 

 직류는 전기장의 전자를 아래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약해지는 결함이 있다. 그래서 직류로 전기를 공급하게 되면 전기가 가정으로 멀리 이동하는 과정에서 약해지기에 가정 인근마다 발전소가 있어야만 한다. 이를 개선한 것이 교류다. 교류는 발전소에서 강력한 전압의 전기를 보낸다. 그러면 가정까지 멀리 떨어 이동해도 충분한 강도의 전류가 유지된다. 다만 이 경우 가정에서 쓰기엔 전기가 너무 강한게 문제가 되는데 그래서 변전소가 필요하다. 변전소에서는 전선을 많이 감은 코일과 적게 감은 코일 사이에서 전기장의 변화를 수십차례 변화하는 방법으로 전압을 내린다. 

 태양의 중심부 온도는 1500만도나 된다. 무척 높지만 사실 이는 핵반응이 일어나기엔 1000배나 부족한 온도다. 하지만 태양에선 엄연히 핵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는 양자터널링 효과로 인해 양성자들이 서로 가까이 붙은 상태에서 급격히 이동해 융합하기 때문이다. 태양에는 10의 27승 톤의 수소와 헬륨이 있다. 수소는 1개의 양성자만 있지만 헬륨은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가 원자핵에 있다. 두 개의 수소 양성자가 달라붙으면 핵은 불안하다. 그래서 둘 중 하나가 중성자가 되어야만 하는데 이는 100억번의 한 번 정도만 발생하는 정도다. 이처럼 태양의 핵반응은 간신히 일어나는 것이고 무척 효율이 떨어지는 과정이다.

 태양은 온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너무 많은 열을 생성하면 태양을 구성하는 기체가 팽창하며 온도가 내려가고 핵반응 속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열이 너무 적게 생성되면 기체가 수축해 온도가 올라가고 핵반응의 속도가 빨리지는 매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태양의 외부와 내부의 회전속도가 다르다. 그리고 위도에 따라서도 회전속도가 다르다. 그래서 자기장이 연속적으로 비틀리고 튀틀려 에너지가 저장된다. 이런 태양자기장의 고리가 끊어지면 흑점이 나타난다. 태양의 한점에서 나온 자기장의 꼬리는 다른 곳을 통해서 들어 가기에 흑점은 언제나 쌍으로 발생한다. 엄청난 양의 태양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코로나 질량 분출이라고 한다. 지구가 직격되면 완전히 익어버릴 정도이며 빗나가도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켜 지구상의 모든 전자장비가 파괴된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6000도에 해당하는 광자를 받는다. 하지만 지구는 300도의 광자를 방출한다.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의 양은 같아야 한다. 때문에 이 경우 지구는 20배가 더 많은 광자를 방출해야 한다. 이는 광자 1개가 20개로 늘어나는 경우이므로 무질서가 크게 증가하는 경우다. 즉, 고품질의 태양광선을 저품질의 다량의 적외선으로 방출한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에는 생명과 질서라는 엔트로피를 크게 줄이는 것이 존재함에도 우주 전체적으로는 엔트로피를 크게 늘리기에 열역 2법칙을 어기지 않는다. 

 언급한 각운동량의 법칙은 고립된 계에서 각 운동량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운동량은 회전속도는 아니며 회전축에서의 평균거리다. 그래서 스케이터가 회전할 때 팔을 회전축인 몸으로 오므리면 속도가 자연히 증가한다. 중첩된 전자 두 개는 스핀이라는 양자적 성질을 갖는다. 전자를 그래서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이다. 중첩되면 두 전자는 서로 반대의 스핀을 갖는데 그래서 각운동량이 0이 되어 법칙을 만족시킨다. 놀라게도 중첩된 두 전자는 아무리 멀리 떨어졌어도 각 운동량의 법칙으로 인해 하나의 스핀이 결정되면 반대쪽도 결정된다. 이는 정보가 빛의 속도를 넘어서서 전해질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반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1000억개의 뉴런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하나의 뉴런은 1만개의 수상돌기로 1만개의 다른 뉴런과 상호작용하기에 총 연결 갯수는 무려 1조개가 된다. 하나의 축삭돌기는 수상돌기와 직접 연결하지 않는다. 시냅스라는 연결이 존재한다. 시냅스에서 축삭돌기의 전기신호가 화학적 전달자로 변화한다. 화학적 전달자를 이용한 전기 신호의 중개로 뉴런으로부터 거의 무한한 반응을 이끌어내는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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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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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1994년 일본이다. 일본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은 대개 시점이 과거다. 이 점은 좀 독특하다. 하여튼 일본에서도 기차가 지상으로 다니다 보면 사람과의 접점인 건널목이 있게 된다. 이런 곳에선 불의의 사고가 가끔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점은 영화에서도 자주 소재로 사용된다. 그중 시모키타자와 3호 건널목에서 최근 1년 기관사가 사람을 발견하고 급정거 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진다. 하지만 이미 정지가 늦어 사람을 쳤다고 생각한 기관사와는 다르게 희생자가 발견된 사례는 없었다. 그리고 한 여성 월간지에 바로 이 건널목에서 유령을 보았다는 목격담과 더불어 심지어 사진촬영까지 된 증거물이 제보로 등장한다.

 마쓰다는 30년 사회부 일간 신문의 베테랑 기자다. 하지만 아내와 사별한 후 실의에 빠져 신문사도 그만두고 지인의 도움으로 현재 여성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여성지와 좀처럼 맞지 않았는데 객관적 어투의 신문과 여성을 끌어당겨야 하는 여성지의 문체는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 편집장 이자와는 마쓰다를 여성지로 끌어온 인물로 그에게 이 시모키타자와 3호 건널목 유령사건을 맡긴다.

 마쓰다는 기가 찼다. 심령이란걸 누가 믿겠는가. 그리고 그는 한 때나마 사회부 기자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취재에 임하게 된 그에게 강한 사건의 냄새가 풍긴다. 건널목은 유령이라는 원혼이 서릴 만큼의 사건이 최근에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일년 전 그 건널목에서 한 여성이 살해되었다. 여성인 신원불상이었지만 범인이 워낙 확실했다. 범인은 야쿠자였는데 거의 반쯤 미친 상태가 되어 수감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쓰다에겐 밤 1시 3분이면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말이 없었고 귀신처럼 이상한 소리를 내는 전화였다. 마쓰다는 신원불상의 희생자를 뒷 조사 한다. 그녀는 유흥업계의 여자였고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였는지 동료들이 모두 싫어했다. 그리고 일한 업소마다 이름이 달랐다. 에리라는 유흥업계의 종사자가 그녀의 유일한 친구였다. 

 그녀를 구슬려 취재하는 과정에서 마쓰다는 이 살인 사건이 한 정치인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오랜 다선의원이었고 최근 건설업계로부터의 청탁을 받은 비리로 인해 매우 간단한 수군의 벌금만 받은 상태였다. 마쓰다는 그 건설업계가 사실은 폭력단의 소유이며, 이 폭력단은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의원인 노구치 스스무에게 뇌물을 바쳤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뇌물은 돈이 아닌 바로 여자였고, 그 여성이 바로 희생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탈이 나자 폭력단의 노구치는 여성을 살해한다. 그래서 여성을 살해한게 야쿠자말단 조직원이었고, 경찰이나 검찰이 뒤를 밟지 못하도록 안 그래도 정보가 없는 그녀의 일말의 정보마저도 모두 지워버린 것이었다. 

 소설의 결말은 다소 권선징악이지만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끌려간다. 소설 도입부에선 유령이 단순한 속임수이거나 희생자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한 누군가의 주목을 이끌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유령이란 장치를 진짜로 등장시켰고, 끝까지 결말에서 진짜로 작용한다. 이 점이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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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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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사형제도가 존재하지만 김대중 정권 이후로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UN은 한국을 사형제도가 사실상 폐지된 국가로 분류한다. 20년 이상을 실행하고 있지 있다면 형법 상 사형제도를 없애도 될 것 같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국민감정이 엄연히 사형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형수와 무기수는 엄연히 다르다. 무기수는 장기간 수형생활을 하고 나면 가석방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사형수는 잘해봐야 무기수 정도의 지위로 내려오기에 평생 감옥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범죄자를 감옥 즉, 교도소에 보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가 한 행위에 대한 응보적 조치이고, 다른 하나는 그 대부분이 결국 사회로 돌아올 것이기에 다시는 일탈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교화를 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의 교도소는 이 두 가지 기능을 실행하지만 무게 중심을 어디냐 두느냐는 국가마다 천차만별이다. 미국은 철처히 응보적 조치에 초점을 둔다. 그 증거는 재범률과 교도소에서 수형자의 생활로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재범률은 매우 높고, 교도소 안에서의 범죄도 많다. 거기에 그들은 상당한 노역을 한다. 반면 북유럽 국가들은 웬만한 국가들이 보기엔 이해가 안될 정도로 교도소 내에서 수형자들의 자유도가 높으며 시설도 훌륭하다. 그리고 재범률도 낮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응보적 조치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재범률은 매년 변하지만 25%정도다. 즉, 범죄자 4명 중 1명은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교도소 시설도 매우 좋지 않다. 매우 비좁은 공간에 거의 군내 내무반 수준으로 죄수를 수용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각자의 사생활은 거의 없다. 여기에 냉방도 해주지 않는다. 가끔 교도소에 에어컨을 설치해야한다는 사회적 의견이 나오나 강력한 비토여론에 묻히기 일쑤다. 오죽하면 고 신영복 교수가 독재정권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할 때, 겨울이 좋다고 하셨을까. 그는 비좁고 냉난방이 잘 안되는 교도소에서 겨울은 서로의 온기로 버틸 수 있어서 좋았고, 여름은 그 반대로 싫었다고 한다. 사형제도가 엄연히 남아 있는 것도 응보적 조치에 초점을 두는 한 증거다.

 사형은 가장 강력한 응보적 조치이나 문제점이 많다. 일단 사람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것이기에 반인권적 조치가 된다. 사람 죽이는 놈을 죽이는게 뭐가 문제냐 싶지만 이미 문명 국가의 형법은 함무라비 식으로 같은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형은 그것을 행하는 교도관에게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남긴다. 누군가는 실행하는 버튼이라는 것을 눌러야 하고, 그것을 한 사람은 여러 보호장치로 자기가 한 것이 분명치 않더라도 사람을 죽였다는 외상에 시달리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사형은 정치사회적 문제도 많다. 한국근현대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사형은 독재자가 정적을 제거하기 매우 좋은 수단으로 쉽게 악용된다. 조봉암은 실제로 사형당했고, 김대중도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리고 사형은 돌이킬 수 없다. 사람이 구축한 사법시스템은 당연히 허점과 오류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사람을 사형시켜버리면 이후 반전의 기회란게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기수로 살려 두었다면 억울한 이를 구제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이런 경우는 적지 않게 발생한다. 

 책 '13계단'은 이런 사형제도에 대해 고민할 만한 여러 가지를 던져준다. 책은 준이치란 사형수가 출소하며 일어난다. 그는 한 사내를 술집에서 시비끝에 죽인다. 시비는 상대방이 걸었고, 준이치는 다투다 밀쳐진 상대방이 넘어지며 후두부를 물체에 강타당해 죽게된다. 상당히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살인은 살인이었다. 상해치사로 그는 2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된다.

 돌아오니 집은 엉망이었다. 가족은 범죄자를 배출한 가족으로 낙인찍혀 사회적 지탄을 받았고 그 결과 동생은 고교를 자퇴했다. 부모는 희생자 유족은 7억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하느라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준이치는 망연자실했는데 그런 그에게 교도관 곤노가 다가온다. 곤노는 준이치에게 제안을 한다. 한 사형수가 있는데 그의 범죄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보니 조사해볼 만한 사안이었다. 그리고 곤노는 거액의 수당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이 준이치에게 매우 크게 다가왔다. 총 1억 5천 정도의 보수금이었던 것이고 이는 부모님의 무거운 짐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을만한 금액이었다

 곤노와 준이치는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고 해당사형수는 살해동기도 마땅한 증거도 없음을 알 게된다. 사건은 여러 반전이 있는데 추리 소설치곤 많이 재밌진 않았다. 이야기의 설계는매우 훌륭한데 좀 쫄깃한 맛이 조금 부족했다. 오히려 수형생활과, 교화, 사형제도에 대한 고민이 좀더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유명한 일본 작가 가즈아키의 데뷔작으로 읽어볼만 하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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