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주연의 <미키 17> 영화를 보고 기록해 놓는다. 위의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것인데, 영화를 위해 당연히 각색해서, 큰 줄거리는 모르겠지만, 디테일은 좀 다른 듯 보인다. 그래서 7과 17의 차이가 있는지도. 


영화에 대한 평을 살펴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듯 싶은데, 난 매우 재밌게 봤다. 영화는 SF라기보다는 세상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풍자처럼 보인다. 한 마디로 블랙코미디이다. 


극중에서 미키는 자원한 익스펜더블(소모품)이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다 죽으면 그는 복제-재생된다. 그때마다 이름 뒤의 숫자가 늘어난다. 미키의 기억은 주기적으로 백업되어 재생시킬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된다. 미키는 영생하는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니다. 다만 주변인들은 그가 계속 산다고 여길 것이다. 


영화를 보면 자꾸 이런 정치인, 저런 정치인을 떠올리게 된다. 종교와 자본주의도, 정규직/비정규직도... 원래 코미디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이런저런 풍자 코드는 매우 통쾌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패틴슨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몰랐다. 보면서, 와 봉준호 감독은 천재, 이런 생각도 했다. 


원작과의 차이는 무언지, 시간이 나면 원작도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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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3-17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i-fi 즐겨보지 않는 저도 이 영화 개봉하는 날 가서 재미있게 보고 왔답니다. 진심으로 영화 내용이 먼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 같아요.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 못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고 있어요.

blueyonder 2025-03-17 19:12   좋아요 1 | URL
사실 영화 보기 전까지 뭐를 기대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그냥 SF에 봉준호 감독 영화구나 했는데, 보면서 여러모로 매우 좋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페넬로페 2025-03-17 1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가 그대로 들어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기생충이 조금 더 좋았어요^^

blueyonder 2025-03-17 19:25   좋아요 2 | URL
<기생충>은 유머 코드가 있어도 좀 더 처연하고 반전이 있다면, 이 영화는 처음부터 조금 가볍게 볼 수 있게 어깨에 힘을 빼고 만든 것 같아요. 외계인의 생김새부터 그렇지 않나요? ^^

감은빛 2025-03-17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다만 봉준호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아쉽기는 하더라구요. 더 압축적이고 더 날카로운 영화를 기대했는데 그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고 나름 봉준호 다운 디테일도 찾을 수 있었죠. 저는 헐리우드 라는 완전히 다른 틀에서 만든, 제작비 규모가 큰 영화라서 생긴 어쩔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이해하기로 했어요.

blueyonder 2025-03-17 21:40   좋아요 0 | URL
저는 어찌 보면 봉준호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봤다가 꽤 재미있어서 더 좋았는지도요. ^^

Jeremy 2025-03-18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제가 사는 곳 캘리포니아 산호세,
진짜 저희집 코 앞이라 할 수 있는 (물론 차 타고)
근처 극장에서 상영중인데
원래 지난 주말에 보러가려던 계획이
남편이 감기로 몸져 눕는 바람에 무산되었답니다.

봉준호 감독 좋아해서 약간씩 기대에 어긋나는 점이 있더라도
전 다 수용할 수 있는데 님 페이퍼 읽으니 더 보고 싶어집니다.

blueyonder 2025-03-18 17:40   좋아요 1 | URL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내용 잘 모르고 별 기대 없이 볼 때 전 종종 재미와 감동을 느끼더라고요. ㅎㅎ 이 영화도 그랬습니다.

남편 분 감기 빨리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Jeremy 2025-03-19 13:27   좋아요 1 | URL
봉준호 감독은 무조건 밀어줘야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봉감독 영화 상영하면 웬만하면
온 가족 다 끌고 제가 쏘는 걸로 해서 극장가서 봅니다.

blueyonder 2025-03-19 13:44   좋아요 1 | URL
네 봉 감독 대단한 거 인정합니다~ ^^ 한국에서 태어나 아카데미 감독상 받은 인물인데요! 즐겁게 영화감상 하시기 바랍니다~~

잉크냄새 2025-03-18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봉준호 영화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항상 <살인의 추억>을 염두에 두고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도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도 이번 <미키17>도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봉준호를 봉준호이게 놓아주고 있는 그대로 영화를 보라고요. 자꾸 자기가 생각하는 봉준호의 틀에 가두지 말고 봉준호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응원하라고요.

blueyonder 2025-03-18 21:03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작으로 올수록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잘 모르다 보니 어떤 방식이 봉준호인지 잘 모르겠어요. 굳이 생각나는 것을 들자면 사회적 비판의식,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 그리고 쓴웃음을 짓도록 만드는 유머코드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별 생각 없이 영화를 본다는 고백인 것 같네요. ^^;

서곡 2025-03-20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보았답니다! 슬슬 극장에서 내려가는 것 같아서요 중간에 지루해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blueyonder 2025-03-20 19:47   좋아요 1 | URL
재미있게 잘 보셨다니 다행이에요. 조금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서곡 님, 평안한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