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하는 여의도역 지나쳐 내려서 파란 하늘 양털 구름 밑에서 여의도로 걸어가는 인파들. 

길을 몰라도 여의도로 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마음 속에는 모두 같은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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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11 14: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저 이쪽 분들이랑 합류할 걸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무리는 상당히 적어서 저는 내내 마음 졸였다는...

blueyonder 2024-12-11 15:46   좋아요 2 | URL
알라딘 인싸인 단발머리님을 여기서 뵐 뻔... ㅎㅎㅎ
이렇게 여의도 가본 적은 없어서 인터넷 지도 켜야 하나 했는데 웬걸요. 그냥 따라 가면 되더라고요. 여의도 건너가는 다리도 사람이 많아서 막히니 더 걸어가서 다른 다리를 이용하면 된다고 앞에서 소리치며 얘기해 주신 분도 계셨고요, 도로 건널 때 차 잠시 막고 건너가라고 교통정리 해 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참 감사한 분들입니다~

은하수 2024-12-11 17:50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너무 가고 싶네요...
응원합니다^^

blueyonder 2024-12-11 19:53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 잘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크레이그 시먼즈 교수의 <World War II at Sea>가 <2차대전 해전사>로 번역되어 나왔다. 원서가 2018년에 나왔는데 2024년에 나왔으니 비교적 빨리 번역됐다. 그만큼 좋고 중요한 책이라는 방증일 터이다. 독자 평을 보면 대개 잘 읽고 있는 듯싶지만, 번역에 대한 지적들이 나온다. 내가 조금 살펴본 후 내린 결론은 번역에 아쉬움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번역은 현역 육군사관학교 교수가 했다고 하는데 특히 해군사와 해군 용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인다. 번역의 아쉬움에 대해서는 다음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 오역: 완전한 오역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첫 장에 나오는 독일 해군 U보트 함장 귄터 프린의 계급이다. 독일 명칭은 Kapitänleutnant이고, 이전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이는 우리의 대위 계급에 해당한다. 번역서는 중위라고 지속적으로 적고 있다. 영어원서에서 Kapitänleutnant 다음 괄호 안에 lieutenant라고 해 놨음에도 이렇다. 해군의 lieutenant는 대위이다. 미군 계급 명칭은 해군과 육군이 다르며, lieutenant는 육군에서는 보통 중위(first lieutenant), 해군에서는 대위를 지칭한다. 해군 용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인다는 말이 이런 뜻이다. 


그 다음 대표적 오역은 torpedo bomber에 대한 것으로서, 지금까지는 ‘뇌격기’로 번역돼왔다. 역자는 이를 ‘어뢰기’라는 말로 번역했다. 혹시나 어뢰기라는 말이 있나 싶어 사전을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는다. 역자가 말을 새롭게 만들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장의 제목 중에는 ‘무역 전쟁’이 있다. ‘War on Trade’를 번역한 말이다. 2차대전 중의 War on Trade는 요즘 많이 언급되는 예컨대 관세 등을 이용한 무역 전쟁이 아니다. 잠수함 등으로 적의 수송선을 파괴하여 해상운송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역 전쟁’은 잘못된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역’ 대신 ‘통상’이라는 말이 보통 많이 쓰이며, ‘통상 전쟁’, 또는 ‘통상 파괴전쟁’이 좀 더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것이다. 


- 명백한 오역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전쟁사 읽었던 이들에게는 거슬리는 것들: 몇 페이지 넘겨보지 않다가 단박에 눈에 들어온 것은 ‘전투순양함’이다. battle cruiser를 번역한 말인데, 그보다는 ‘순양전함’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battle cruiser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장갑과 무장을 조금 희생한 ‘전함’이라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항모 ‘기동부대’를 ‘기동 타격대’라고 번역한 곳들이 나오는데 어색하다. 경찰 기동타격대가 떠오른다. ‘기동 타격부대’라고만 써도 괜찮았을 것 같다. 일본해군 전함 ‘金剛’은 보통 ‘공고’라고 쓰는데 이를 ‘곤고’라고 쓴 것도 어색해 보인다. 모두 나열하지 않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종종 눈에 띈다. 


- 역자의 선택으로 용인가능한 것들: 일본의 ‘해군 대신’을 ‘해군 장관’으로, ‘해군 군령부총장’을 ‘해군 참모총장’으로, ‘해군 병학교’를 ‘해군 사관학교’ 등으로 번역한 것은 용인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서를 번역한 책들은 아마 거의 그대로 일본 용어를 썼을 터이지만, 대응하는 우리말 용어가 있기 때문에 역자의 선택으로 이렇게 번역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위의 일본 용어들을 고유명사라고 보는 이들이나 이전에 전쟁사를 많이 읽은 이들에게는 이런 부분들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질지 모른다. 


영어원문과 번역문의 문장을 꼼꼼히 비교하며 번역의 정확성을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위에서 지적한 용어 부분들을 감안하고 읽으면 그냥 읽을 만하는 느낌이다. 부정확한 용어의 번역에 대한 아쉬움을 이 정도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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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5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05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시아.태평양전쟁 일본 근현대사 6
요시다 유타카 지음, 최혜주 옮김 / 어문학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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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1941년 12월에 시작되어 1945년 9월에 항복문서 조인으로 끝난 전쟁을 '아시아·태평양전쟁'이라고 부르기로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에서 당시 사용했던 '대동아전쟁'은 "너무나 이데올로기 과잉의 호칭"이고, 현재 많이 사용하는 '태평양전쟁'은 "미일 본위의 호칭으로, 중국전선이나 동남아시아 점령지의 중요성을 놓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거대하고 잔인했던 전쟁을 객관적 시선으로, 전황에 따라 일본 내부에서 진행됐던 정치적, 사회적 사실에 대해 담담하게 기술한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며 전쟁에서 천황의 역할과 전쟁이 일본 민중과 사회의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비교적 짧지만(257페이지까지가 본문)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다양한 사료를 이용하여 일본 내부의 관점에서 잘 요약 정리하고 있다. 


번역은 일본 용어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원서는 2007년에, 번역서는 2012년에 출간됐는데 요새는 이렇게 번역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한자 단어를 일본에서 수입한 우리로서는 한편 당연한 것들도 있지만 이제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와 일본이 사용하는 용어가 다른 것들도 꽤 된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모함을 줄여 부르는 단어이다. 우리는 이를 줄여서 '항모'라고 하지만 일본은 '공모'라고 한다. 역자는 일본 용어 그대로 공모라고 쓰고 있다. 굳이 장점을 찾자면 일본 단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는 느낌은 있다. 


'일본 근현대사 시리즈'의 제6권으로 출간됐는데, 시간이 나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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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and Ruins: The Last Imperial War, 1931-1945 (Hardcover)
Richard Overy / Viking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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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과 이후의 11개 장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 1~3장은 전쟁의 전개와 양상에 관한 보통의 전쟁사이다. 중요한 사건과 쟁점을 잘 정리해서 2차대전에 대한 꽤 좋은 요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의 4~11장은 전쟁의 다양한 면모를 하나씩 떼어내서 다룬다.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아마 이 부분이 저자가 가장 하고 싶은 얘기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거의 7달 만에 다 읽었다. 그의 다른 책 <The Bombing War>보다 읽기가 더 힘들었다. 그는 역사학자의 역사학자인 느낌이 있다. 그의 책은 쟁점을 잘 정리하며 기존에 간과됐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데 탁월하지만, 문체가 상당히 건조하고 딱딱해서 대중을 위한 역사서 같지가 않다. 2차대전에 대한 전쟁사를 처음 읽는다면 이 책 말고 앤터니 비버로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이 책으로 오게 될 것이다. 


전쟁사 책을 읽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무엇보다도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이 그렇게 한다. 인간들은 아직도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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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도중에 번역판이 <피와 폐허> 1, 2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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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가토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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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고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은 책.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마주한 선택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이 책의 주제는 '왜 일본이 결국 전쟁을 선택했나'이며, 이를 살펴보기 위해 만주사변 이후에 국제연맹의 주도로 만들어진 리튼 보고서의 내용, 독일-이탈리아-일본이 맺은 삼국군사동맹, 그리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진주만 기습 전 진행된 미일 교섭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읽기 전에 강연록인 것을 몰랐고 그 대상이 일본의 고등학생을 것을 몰랐다. 미·영과의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왜 일으키게 되었는지에 대해 철저히 일본의 관점에서 분석하므로 전쟁 전의 조선 침략에 관한 내용은 없다. 조선은 당연히 일본의 일부로 치부된다. 읽기 전의 기대와 달라서 별점을 세 개만 준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자신들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했다는 의견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니 전쟁 말고 좀 더 합리적인 다른 대안이 있었다는 저자의 주장이 호평을 받는다. 책 부제에 나와 있는 "세계의 길"은 일본이 침략을 (완전히) 포기하는 길이 아니다. 당시의 열강(미·영)에 좀 더 양보하고 협상하는 길이다. 저자의 주장은 당시 미·영의 제안이 언론과 군부가 언급했듯 그렇게 일본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았으며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우리는 상당 기간, 아니면 지금까지도 일본 연방의 일부일지 모른다. 일본이 중국에서 철병하고 만주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에 만족했다면, 우리가 독립할 수 있었을까. 지금도 친일 매국노들이 이렇게 날뛰는데? 일본 지배 하에서는 독립투사들이 그야말로 철없는 극단주의자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일본은 수많은 희생을 낳은 파멸의 길로 갔다. 일본에서도 언젠가는 침략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바탕으로 타국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더욱 퇴행을 거듭하는 지금으로 봐서는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것이 일본의 불행이고, 옆에 사는 우리의 불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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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