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그러나 사놓고 다 읽지는 못했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다시 들쳐보고 있다. 1988년에 초판이 발행됐는데 이제는 모두 절판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989년 인쇄된 12판(!)이다[*]. 값 3,800원. 추억 돋는다. 아마 교보문고에서 샀던 것 같다. 지금은 <그림으로 보는 ...>, <청소년을 위한 ...>과 같은 수식어가 있는, 좀 더 쉬운 버전만 찾을 수 있다. 


  ... 우주를 단번에 잘 기술하는 이론을 만드는 일은 극히 어려운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그대신 우리는 문제를 잘게 쪼개서 부분적 이론 여러 개를 만들기로 한다. 개개의 부분적 이론은 한정된 범위의 관측을 기술하고 예언한다. 여기서 다른 양의 효과는 무시하거나 또는 간단하게 숫자로 대신키로 한다. 이런 방법은 완전히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우주의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면, 문제의 각 부분을 따로 따로 조사해서 완전한 해답에 접근한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여태까지 진전을 본 방법이 바로 이 방법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좋은 본보기는 역시 뉴턴의 중력 이론이다. 즉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각 물체에 관련된 하나의 숫자--그 질량--에만 의존하나, 물체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에는 무관하다. 그러므로 태양이나 행성의 궤도를 계산하는 데 그들의 구조나 화학 성분에 관한 이론은 필요치 않다. (36~3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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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쇄'가 맞다. 예전에는 '판'이라고 적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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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 기본에서 최선으로
신진서 지음 / 휴먼큐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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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세계 1위인 신진서 9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바둑에 대한 생각을 펼친 책이다. 2000년 생, 이제 채 25살이 되지 않은 젊은이이지만, 그의 노력과 인생과 생각이 묵직하다.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아 전성기인 지금에 이르렀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 책을 읽고 더욱 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바둑을 아무리 잘 둬도 항상 승리만을 할 수는 없다. 패배를 어떻게 잘 감당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바로 다음 대국" 한 판만을 생각한다는 그, 그러한 한 판 한 판이 쌓여 그의 길과 바둑의 역사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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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ueyonder 2025-01-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가 두었던 기보와 그에 얽힌 그의 생각들도 있는데, 사실 바둑 내용은 어렵다. 바둑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그저 글만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규칙 외에는 바둑을 잘 모르는 1인의 말입니다~ ^^
 


[Strofa 1]

Il mondo gira con me questa notte

Piccoli passi che faccio con te

Seguo il tuo cuore e seguo la luna

Così nascosta lontana da me

 

[Strofa 2]

Il mondo gira con noi questa notte

Ah, esistesse lontano da qui

Un posto dove scoprire il mio cuore

Sapere se lui può amarti o no

 

[Ritornello]

E girerà, e girerà

Il cuore mio assieme a te

E girerà la terra

Girerà la mia vita

E un giorno lui sì, sì capirà

 

[Strofa 3]

Sei tu che giri con me questa notte

Sei tu che giri lontana da qui

Ma sì, io so che tu sei la mia luna

Qualcosa mostri, qualcosa no

 

[Strofa 4]

Ci sono strade azzurre nel cielo

Ci sono occhi e il cielo è già lì

Sì, questo credo che siano le stelle

Ah, se potessi fermarmi così

 

[Ritornello]

E girerà, e girerà

Il cuore mio lontan da te

E girerà la terra

Girerà la mia vita

E un giorno lui sì, sì capirà

 

[Strofa 5]

Cuore, già lontano

Sì tu sei la luna

Potessi scoprirlo nel cielo

 

[Ritornello]

E girerà, e girerà

Si girerá, il cuore mio

Girerá la terra

Girerá la mia vita

E un giorno lui sì, sì capirà

Un giorno lui sì, ti capirà

[Verse 1]

The world turns with me tonight

Small steps I take with you

I follow your heart and I follow the moon

So hidden away from me

 

[Verse 2]

The world turns with us tonight

Ah, if it existed far from here

A place to discover my heart

To know if it can love you or not

 

[Refrain]

And it will turn, and it will turn

My heart with you

And the earth will turn

It will turn my life around

And one day it will, yes, understand

 

[Verse 3]

It's you who walks with me tonight

It's you who turns away from here

But yes, I know that you are my moon

Some you show, some you don't

 

[Verse 4]

There are blue streets in the sky

There are eyes and the sky is already there

Yes, I think this is the stars

Ah, if I could stop like this

 

[Refrain]

And it will turn, and it will turn

My heart is far from you

And the earth will turn

It will turn my life around

And one day it will, yes, understand

 

[Verse 5]

Heart, already far away

Yes you are the moon

If only I could find it in the sky

 

[Refrain]

And it will turn, and it will turn

It will turn around, my heart

The earth will turn

My life will turn

And one day it will, yes, understand

One day it will understan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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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bout Time>에도 나왔던 곡. 

How long will I love you? As long as stars are above you. And longer if I can...


연약함 속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한다. 유한하지만 영원함을 갈구하는... 하지만 별도, 계절도, 파도도 영원하지는 않다. 딱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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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O'Donnell asked, 'What are you running from?'

  'I'm not running from anything.'

  'You could have kept the old shirt.'

  'Slippery slope,' Reacher said. 'I carry a spare shirt, pretty soon I'm carrying spare pants. Then I'd need a suitcase. Next thing I know, I've got a house and a car and a savings plan and I'm filling out all kinds of forms.'

  'People do that.'

  'Not me.'

  'So like I said, what are you running from?'

  'From being like people, I guess.'

  'I'm like people. I've got a house and a car and a savings plan. I fill out forms.'

  'Whatever works for you.'

  'Do you think I'm ordinary?'

  Reacher nodded. 'In that respect.'

  'Not everybody can be like you.'

  'That's ass-backward. The fact is a few of us can't be like you.'

  'You want to be?'

  'It's not about wanting. It just can't be done.'

  'Why not?'

  'OK, I'm running.'

  'From what? Being like me?'

  'From being different than I used to be.'

  'We're all different than we used to be.'

  'We don't all have to like it.'

  'I don't like it,' O'Donnell said. 'But I deal with it.'

  Reacher nodded. 'You're doing great, Dave. I mean it. It's me that I worry about. I've been looking at you and Neagley and Karla and feeling like a loser.'

  'Really?'

  'Look at me.'

  'All that we've got that you don't is suitcases.'

  'But what have I got that you don't?'

  O'Donnell didn't answer. They turned north on Vine, middle of the afternoon in America's second largest city, and saw two guys with pistols in their hands jumping out of a moving car. (pp. 236-237)


  오도넬이 물었다. "뭐로부터 도망치는 거야?"

  "어디로부터도 도망치고 있지 않아." 

  "낡은 셔츠를 버리지 않아도 됐잖아."

  "헤어날 수 없는 길이지." 리처가 말했다. "여벌 셔츠를 가지고 다니면 곧 여벌 바지를 가지고 다니게 된다고. 그럼 여행 가방이 필요하겠지. 그 다음엔 어느덧 내게 집과 차가, 그리곤 저축 계획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온갖 종류의 양식을 작성하고 있겠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

  "난 아냐."

  "그러니까 내가 말했듯이 뭐로부터 도망치고 있냐고?"

  "다른 사람들처럼 되는 거라고 말해야겠군."

  "난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 집이 있고 차가 있고 저축 계획이 있어. 양식들을 작성한다고."

  "그게 좋다면 괜찮아."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해?"

  리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면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살 수는 없어."

  "완전히 반대야. 우리들 중 몇몇은 너처럼 살 수 없는 거라고."

  "나처럼 살고 싶어?"

  "원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냥 그게 안 돼."

  "왜 안 돼?"

  "좋아. 도망치고 있다고 해두지."

  "뭐로부터? 나처럼 사는 거로부터?"

  "과거의 나로부터 달라지는 거."

  "우린 모두 과거의 나와 달라."

  "모두가 그걸 좋아할 필요는 없어."

  "난 안 좋아해." 오도넬이 말했다. "하지만 견디는 거지."

  리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하고 있어, 데이브. 진심이야. 내 걱정은 나야. 너와 니글리와 칼라를 보며 내가 실패자처럼 느껴졌어."

  "진짜?"

  "날 좀 보라고."

  "너에게 없지만 우리에게 있는 건 여행 가방뿐이야."

  "너희들에겐 없지만 나에게 있는 건 뭐야?"

  오도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바인 가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의 오후 한 가운데였다. 손에 권총을 쥔 사내 둘이 움직이는 차에서 뛰어 내리는 것이 보였다. 


이 대화는 나름 철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버리고 리처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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