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이해하는 원자·소립자·양자의 세계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곽범신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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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많이 발행되는 문고판 대중과학서를 번역한 책이다. 다양하고 중요한 양자역학의 주제 및 그 응용에 대해 짧지만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이 한 권으로 양자역학과 미시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시작점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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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새 버전이자 가장 강력한 버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알파고 제로'라고 불리는 이 새 버전은 이전 버전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었다. 바둑을 독학으로 배운 것이다. 이세돌과 겨룬 버전(흔히 '알파고 리'라고 불린다)과 커제와 겨룬 '알파고 마스터' 버전은 인간 기사들이 둔 기보를 학습했다. 알파고 제로는 인간 기사들의 기보는 전혀 학습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바둑 규칙만 입력되어 있었다. 그런데 혼자 바둑을 둔 지 36시간 뒤에 알파고 리의 실력을 넘어섰다. 72시간 동안 490만 판을 혼자 둔 뒤에는 알파고 리와 100판을 겨뤄 100번 모두 이겼다. 40일 동안 2900만 판을 혼자 둔 뒤에는 알파고 마스터와 100판을 겨뤄 89승 11패를 거뒀다. 이제 알파고는 인간 기사는 감히 넘보지도 못 할 아득한 영역에 있었다. (19~20 페이지)

  "그렇죠. 연산 속도로는 제가 어떻게 감히 이길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어떻게 컴퓨터를 이기겠습니까. 하지만 사람만이 갖는 무언가, 그런 창의성.... 이건 컴퓨터가 아직 따라올 수가 없잖습니까. 그런 점에서 아무래도 제가 승리하지 않을까, 그렇게 자신감이 있는 거죠." 이세돌 9단 

  그랬기에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그것도 매우 '창의적인' 수법으로 이겼을 때 바둑계가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36 페이지)

'인공지능이 그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같은 고민은, 실제로 그 분야에서 쓸 만한 인공지능이 나오기 전까지만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모든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된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그 분야의 규칙 자체가 바뀌며, 그때부터 해야 하는 고민은 '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된다. 어쨌든 경쟁은 다른 사람과 하는 거니까. (79 페이지)

  약인공지능은 인간이 언어로 만들어 놓은 추상적 구조물들을 밑바닥에서부터 분해하고, 그 구조물의 어떤 부분을 언어로 설명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 같다. 인간은 여러 분야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그 아래 있는 듯한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개념어와 비유를 동원해 설명을 만들었다. 그 설명에 의존해 행동 규칙을 세웠고, 그에 따라 일한다. 예술 분야에서뿐만 아니다. 경영 이론, 경제 이론, 사회 이론, 정치 이론, 교육 이론 같은 것들이 다 거기에 해당한다. (141 페이지)

  그런데 딥러닝 기법을 사용하는 인공지능은 인간 전문가들보다 더 풍성하고 정확한 암묵지를 지니게 될지 모른다. 의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인간 의사 한 명이 체험할 수 있는 임상 사례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가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 역시 그러하다. 그런 통찰을 지닌 임상의는 인간이 평생 훑어보는 것조차 다 할 수 없을 수많은 임상 사례를 검토하고 거기에서 중요한 '특징'을 찾아낸 Al 의사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인간 의사는, 적어도 진단 영역에서는 AI 의사에 의해 완전히 대체될까? (204 페이지)

  2000년대 들어 선진국에서는 중산층이 붕괴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그 큰 원인은 세계화와 자동화로 인한 중산층 일자리 감소였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블루칼라 노동자가 값싸고 질 좋은 한국제 자동차 때문에, 혹은 공장에서 도입한 조립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중산층에서 밀려났다. 이후 값싼 일자리를 전전하는 동안 그는 좌절감에 빠졌고 값싼 일자리에서 이민자들과 경쟁하면서 정치적 극단주의에 끌렸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졌다.

  Al 시대에는 이런 현상이 훨씬 더 큰 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위기를 맞닥뜨린 지금, 기본소득이나 로봇세는 시급히 논의해야 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불쉿 직업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낫다. 그러나 우리가 운 좋게도 원활히 작동하는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고, 로봇세를 정착시키고,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 같지는 않아도 어쨌든 사람들에게 급여를 주는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에 미칠 영향은 그보다 훨씬 거대하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가치를 없애 버린다. (222~223 페이지)

  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는 상관없다. (225 페이지)

  '사악해지지 말라, 옳은 일을 하라.'

  나는 구글의 슬로건이 농담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악한 행위가 뭔지, 옳은 일이 뭔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혹은 알면서 무시하거나. 시가총액이 2조에 육박하는 거대 IT 제국이 진심으로 옳은 일을 하고 싶다면, 옳은 일이 뭔지부터 먼저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현재 그들이 도덕철학 연구에 투자하거나 기부하는 돈은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하는 금액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나는 이 사실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글은 그냥 기업이 아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글은 한마디로 '현대인의 신'이다. 구글은 "우리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모두 알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며 사소한 것에서 심오한 것까지 온갖 질문에 대답해 준다". "그 어떤 기관도 사람들이 구글에게 보이는 믿음과 신뢰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 신은 자신은 사악해지지 않을 거라며, 옳은 일을 할 거라며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그러나 실제로 옳은 일을 하지는 않으며, 옳은 일이 뭔지 고민하지도 않는다. 그 변덕스러운 신에게 바둑계 정도 규모의 공동체를 뒤흔들고 바둑계 종사자들의 가치의 근원을 박살 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신은 그 일을 할 수 있으며, 주저 없이 그렇게 행동한다. (284~285 페이지)

  실리콘밸리 안팎의 몇몇 인사는 오늘날 거대 기업이 국가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고, 거기에 도취된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하게,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다. 기업의 영향력을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겠다는 이들도 있고, 세상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비교적 온건한 전자 그룹의 대표 주자는 빌 게이츠이고, 정신 나간 듯한 후자 그룹의 대표 주자는 일론 머스크다. 이들은 스스로를 신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사상가, 적어도 남과 다른 거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전자건 후자건 마찬가지다. 겸손하게 '혁신가'라는 용어를 쓸 때도 있기는 하다.

  정작 이들의 말과 행동을 살펴보면 사상이나 비전이라는 말을 쓰기 민망해진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생각한다고 그게 사상이나 비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공상에 잠긴 어린아이들을 사상가나 비저너리라고 불러야 하며, 실리콘밸리의 자칭 사상가들은 내 눈에 바로 그런 어린아이들로 보인다. 그들은 자신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믿지만, 세상의 문제가 뭔지 정의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실패한다. (289~290 페이지)

  가치가 기술을 이끌지 못하고 기술이 가치를 훼손하는 현상은, 기술이 개념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우리가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과학이 중립적이라고 말하며 과학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논의를 피한다. 기술자들은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쓰는 사람이 그 용도를 정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들은 틀렸다. 기술은 하나의 사상이다. 흔히 칼이 요리사의 손에 들어가면 조리 도구가 되고, 강도의 손에 들어가면 무기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칼은 오히려 매우 예외적인 기술이다. 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뿐이다. 사람을 쏘거나, 사람을 쏘겠다며 위협하는 것. 총에 장식적 가치가 있다 해도 그것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물건이라는 상징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칼 중에서도 일본도 같은 칼로 요리를 할 수는 없다. 과연 쓰는 사람이 기술의 용도를 정할 수 있는 것일까? 일본도의 용도는 일본도를 만든 장인이 거의 정한 것 아닐까? 우리는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는 헛소리를 경계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물질세계뿐 아니라 정신세계 깊은 곳까지 힘을 미치는 강력한 권력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나 정당, 제도가 그런 권력을 행사하려 들면 반드시 견제 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30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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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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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벌어졌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당시 바둑계의 분위기는 이세돌 9단이 쉽게 이길 것이란 예측이 주였지만, 막상 대국이 벌어지자 이세돌 9단은 이해할 수 없는 알파고의 수에 계속 밀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알파고의 버그로 인해 승리한 것을 제외하고는 인공지능의 수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1승 4패의 패배로 대국을 마무리했다. 이후 알파고는 전문기사들의 기보 없이 자체 대국만으로 학습해 더욱 발전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준 후 바둑계에선 영원히 은퇴했다. <먼저 온 미래>는 여러 바둑기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이후 바둑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소설가인 저자는 만약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나타나면 문학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그가 고민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환경을 바꿔 기존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점이다. 바둑을 두 기사가 만드는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이세돌 9단은 결국 바둑기사 직을 그만 두었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오는 가치의 훼손과 전문가들의 권위 상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후 인공지능이 도입될 각 분야가 맞닥뜨리는 문제가 될 것이다. 


2022년 말 소개되어 현재 비슷한 충격을 주고 있는 ChatGPT나 이와 비슷한 생성형인공지능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우리 역시 주변에서 인공지능의 위세를 직접 경험한다. 인공지능 없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고, 앞으로는 각 직역에서 어떻게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지가 이 세상을 잘 살아나가느냐의 관건이 될 것이다. 더하여, 어떻게 인공지능을 잘 통제하여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할 터이다. 


바둑 인공지능들은 자신들의 수를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왜 그런 수를 두는지 전문기사들도 많은 경우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엄청난 학습의 결과 그런 수를 둔다는 것인데, 이를 저자는 언어로는 잘 전달되지 않는 ‘암묵지tacit knowledge’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암묵지는 책을 읽어서는 학습할 수 없고 수련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다. 인간과 알파고의 실력 차이는 결국 평생 수천 판을 두는 인간과 단 몇 십일 동안 수천만 판을 둘 수 있는 인공지능의 학습량 차이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폭풍을 먼저 맞이한 바둑계에 대한 현장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바둑계의 현황을 보여주고 문학에 대해 고민하지만,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한 전망이 잘 나오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인공지능과 함께 할 우리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쉽겠는가. 저자의 관점은 전반적으로 비관적이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우리는 주변의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될 듯싶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벌어진 지 곧 10년이 된다. 바둑계와 바둑의 여러 개념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바둑과 전문기사들은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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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슈뢰딩거는 1차대전 후 유럽의 상황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품었으며, 철학적 생각에 몰두했다. 그의 철학적 견해는 당시에 작성한 에세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에세이는 훗날 나의 세계관Meine Weltansicht』이라는 책으로 엮여 나오게 된다[*]. 


  세상에 대해 이런 충격적인 비전을 품게 된 슈뢰딩거가 베단타의 세계관에 이끌린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나의 세계관』에서 그는 '영혼은 육체라는 집 안에 거주하며, 죽음과 함께 육체를 버리고, 육체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는 발상을 "순진하고 유치하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네' 또는 '아니요'로 답할 수는 없으나 "무한 순환으로 이끄는"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자아는 존재하는가?

자아 밖의 세상은 존재하는가?

자아는 육의 죽음으로 중단되는가?

세상은 나의 육의 죽음과 함께 중단되는가?


이 글의 핵심은 슈뢰딩거 버전의 '베단타 세계관'이다. 베단타 철학은 위의 질문에 대해 세상에는 오직 하나의 의식만 있을 뿐이라고 답한다. 마치 다면체 보석의 여러 면처럼 우리도 (사실상 나머지'자연' 전부도) 단일한 의식의 일부라고 주장함으로써 질문을 해결하려 한다.


인간이 스스로의 것이라 여기는 지식과 감정, 선택의 일체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어느 순간에 무無로부터 솟아 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보다 이 지식과 감정과 선택은 근본적으로 영원하고 불변이며 모든 인간, 아니 모든 감각 있는 존재 안에서 수적으로 하나라고 보는 것이 옳다. ... 당신은--그리고 의식 있는 다른 모든 존재도--전체 안에 있는 전체다.


이 보편적인 하나의 존재를 브라만Brahman이라고 한다. 슈뢰딩거는 이렇게 말한다. "이 진리에 대한 비전은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모든 활동의 바탕에 깔려 있다." (155~15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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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물리학자의 철학적 세계관>이라는 제목으로 2013년에 번역, 출간됐다. 현재는 절판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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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gest Ideas in the Universe: Space, Time, and Motion (Hardcover) -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 공간, 시간, 운동' 원서
숀 캐럴 / Dutton 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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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이라는 제목에 약간 거부감을 느끼지만, 물리학자들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사실 감탄할 만한 지점들이 물리학에는 많이 있다. 추상적 수학 개념으로써 자연현상을 나타내고 이해할 뿐만 아니라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있다. 저자가 ’공모양젖소 철학spherical-cow philosophy‘이라고 농담식으로 표현했듯이 단순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공모양젖소 철학이 성립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에 한해서이다. 극적인 예로,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물리학이 큰 소용이 없다. 물론 모든 것이 동일한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물리학자는 얘기하겠지만. 그 이해가 너무나 거대해서 물리학자들은 종종 자신들의 방식이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이라고 '자뻑'한다.


이론물리학자인 저자는 물리학의 핵심인 ‘방정식’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을 쓴다고 서론에서 얘기한다. 많은 대중과학서들이 ‘말’로 방정식의 내용을 풀어 쓰지만 그렇게 해서는 진정한 물리를 맛볼 수 없다는 생각을 그는 한다. 방정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해서 풀려면 교과서를 통해 배워야 하지만 그는 그 정도까지를 (당연히) 일반인에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방정식을 음미할 수 있다. 나름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에 조금 가까워지는 느낌도 든다. 특히 저자가 설명하는 (특수/일반)상대성이론 부분이 좋았다. 한번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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