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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전설 : 동양편
아침나무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전설'이란 전승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날 이야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구전된 내용의 특성상 지역적인 면과 역사적인 내용은 전설의 성격을 결정짓기도 한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여서 내용이 전혀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각각의 결말이 조금은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전설을 듣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갖고 있는 오랜 역사성 또는 민족성 그리고 지역성을 알아가고 싶은 내재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삼양미디어에서 나온 <세계의 전설(동양편)>을 살펴보자.
'아침나무 지음'이라는 말이 흥미롭다. 개인의 필명이 아닌 8명으로 구성된 전문 작가 모임이다. 여러 방면의 도서를 함께 생각하고 기획하고, 집필하는 모임이다. 아침나무가 <세계의 전설>이란 책을 펴냈다. 그것도 '동양편'과 '서양편'으로 나뉘어서 말이다.
동양편은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중국, 인도, 일본, 몽골, 동남아시아, 이집트.아라비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전설까지 두루두루 편집을 하고 있어서 전설의 고향이 마치 전설의 세계여행처럼 느껴진다.
전설의 주로 등장하는 소재를 모두 모아놓은 책이다. 영웅전설을 비롯해서 요괴나 동물 또는 장소에 관한 전설을 두루두루 읽을 수 있다.
전설이 주는 느낌은 권선징악 권하는, 그런 옳은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바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도 변치 않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동양편이라하지만 몽골과 인도 아프리카의 전설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라고 꼽고 싶다.
책에 삽입된 사진이나 그림, 그리고 어휘 설명을 통해 새로운 것과 새로운 지역 특징을 알 수 있음은 책을 읽어서 얻는 점 역시 많다.
하지만 구전되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어려움도 있고 수많은 전설을 정리하는 것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이야기의 전개가 그다지 부드럽지 못한 점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쉽기만 하다.
전설이라함은 어떠한 장소나 또는 남아있는 무엇에 대해 전래되어 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얽힌 것이 많다는 점을 들더라도 이야기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는 점 역시 아쉽다.
어느 지역에 이런 이유로 전설이 내려온다더라..
이 곳에 남아있는 것은 그 옛날 내려온 전설을 통해 후세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나보더라..
등의 단순한 결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듣고 읽으면서 때론 감동을 받고 싶고, 때론 반성의 의미를 가져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바램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전설의 가짓수만 채워놨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설의 대략적인 요약을 적어놓을때 이것을 좀더 위에서 언급한 점을 보충하였다면 정말 알찬 내용이 되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많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나라나 민족을 불문하고 그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이렇게 수천 년 동안 전해져 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속에는 그 민족의 가치관과 사상이 담겨 있기에 그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근원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는 등불이 되기도 한다.(책의 머리말 중에서)
머리말에서 언급한 내용을 떠올리며 책을 살펴보자면,
내가 속한 지역과 또다른 지역의 전설을 통해 각각의 근원을 알고 그것을 이용하여 지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좀 더 부각시킨다거나,
이야기의 내용을 다소 길어진다거나 또는 이야기의 가짓수가 덜해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은 내용까지 좀더 자세하게 만들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똑같은 소재로도 타지역과 비슷한 내용으로 전해지는 내용도 있고, 그 이야기들 속에서 인간의 생활에서 무엇이 먼저인가에 대한 순서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설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내려오던 구전이야기를 통해서 좀더 지혜를 갖고 찾아내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본다.
이야기를 해석하고 그것을 현대에 활용하는 것은 지혜로운 독자의 숙제라 생각하며 책에 대한 느낌을 접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