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선물 바우솔 작은 어린이 11
정성란 지음, 황종욱 그림 / 바우솔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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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게 또 씨앗이예요."

씨앗이 시시했던 것일까? 그것을 바라보는 준서의 마음이 시시함으로 가득찼던 것일까?
어느날 아빠의 자리가 텅비워지고나서 준서는 이유모를 허전함을 안고 있는 아이다.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려는 엄마와 할머니, 고모등 주변의 어른들이 있고 친구가 있지만 왠지 모른 허전함에 준서는 모든것이 시큰둥하다.
생일즈음에 받은 선물이라 아마도 준서는 멋진 장난감이나 요즘 유행하는 게임기를 갖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이나 좋아하고 할머니나 좋아할 씨앗이 오다니....
"선물을 누가 그런걸 보내줘? 가득이나 요즘은 아빠도 안계셔서 속상해 죽겠는데..." 준서의 마음이었을 거다.
씨를 뿌리고, 새싹이 돋아나고, 그것이 탐스럽고 예쁜 꽃으로 자라는 그 커다란 기쁨을 준서는 모른다. 알지만 눈여겨보기 싫다.
만약, 아빠가 계셔서 준서의 마음이 조금 넓었더라면 시시한 씨앗이 정말 귀한 씨앗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바우솔 작은 어린이 시리즈 "씨앗선물"은 이런 마음이 외로운 준서의 이야기를 한다.
동생도 없는 준서는 아빠의 부재로 오롯이 엄마와 살고 있는 아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준서의 생일즈음에 배달되는 씨앗봉투는 매년 이어진다.
친구와 함께 동네의 꽃집을 다 뒤져서 씨앗을 사간 어른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어떤 흔적도 없다.
혹시 준서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은 주변의 어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살펴보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지혜를 책에 담아 주고 싶습니다.’라는 바우솔의 모토답게 짧은 이야기와 작은 소재로 커다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선물은 주는 사람에게도 행복을 주고, 받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준다. 선물은 마음을 표현하는 그 무엇이기 때문에 작은 것이라도 소중하고 귀한 것임이 틀림없지만 이런 선물의 의미가 점점 크기가 중요해지고 내용물에 가치기준을 두는 그런 세상으로 되었다.
아이들 생각 역시 그렇게 변한다.
선물이라는 것이 꼭 물건이어야 할까?
이것에 대해 생각을 해볼만한 책이다.
준서는 엄마에게 주어진 아주 큰 선물이다.
엄마는 준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선물이다.
걱정해주고 늘 함께 있어주는 할머니와 고모는 엄마와 준서에게 아주 귀한 선물이다.
멀리 전학을 가는 친구에게 준서는 오래 기억도는 소중한 선물이다.
선물이라는 것이 이렇듯 작아도 큰 의미가 있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떠올렸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런 의미를 전해주고 싶은 것이 "씨앗선물"이다.

어쩌면 준서가 어른이 되어서도 받게 되는 이 씨앗선물이 누가 보내준 것인지 감을 잡지만 그래도 책을 다 읽어가는 이유는, 책장을 덮고 준서와 그 씨앗과 그리고 엄마를 떠올리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감동을 느끼고 싶어서이다.
엄마란 존재가 그렇다.
늘 내 곁에서 씨앗처럼 자잘해서 보이지 않지만 어느순간 꽃의 향기를 듬뿍 맡는 그런 사랑을 주는 존재이다.
선물이라는 따뜻함과 기쁨과.
엄마라는 포근함과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던 아주 아주진한 느낌의 동화이다.
오랜 세월이 지날동안 준서의 엄마처럼 그 마음 그대로..변함없이 나의 아이들에게 씨앗같은 존재가 되고싶다라는 부모의 다짐을 해보는 계기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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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전설 : 동양편
아침나무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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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란 전승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옛날 이야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구전된 내용의 특성상 지역적인 면과 역사적인 내용은 전설의 성격을 결정짓기도 한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여서 내용이 전혀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각각의 결말이 조금은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전설을 듣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갖고 있는 오랜 역사성 또는 민족성 그리고 지역성을 알아가고 싶은 내재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삼양미디어에서 나온 <세계의 전설(동양편)>을 살펴보자.
'아침나무 지음'이라는 말이 흥미롭다. 개인의 필명이 아닌 8명으로 구성된 전문 작가 모임이다. 여러 방면의 도서를 함께 생각하고 기획하고, 집필하는 모임이다. 아침나무가 <세계의 전설>이란 책을 펴냈다. 그것도 '동양편'과 '서양편'으로 나뉘어서 말이다.
동양편은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중국, 인도, 일본, 몽골, 동남아시아, 이집트.아라비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전설까지 두루두루 편집을 하고 있어서 전설의 고향이 마치 전설의 세계여행처럼 느껴진다.

전설의 주로 등장하는 소재를 모두 모아놓은 책이다. 영웅전설을 비롯해서 요괴나 동물 또는 장소에 관한 전설을 두루두루 읽을 수 있다.
전설이 주는 느낌은 권선징악 권하는, 그런 옳은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바로 살아가야 하는 것은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도 변치 않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동양편이라하지만 몽골과 인도 아프리카의 전설까지 섭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라고 꼽고 싶다.
책에 삽입된 사진이나 그림, 그리고 어휘 설명을 통해 새로운 것과 새로운 지역 특징을 알 수 있음은 책을 읽어서 얻는 점 역시 많다.
하지만 구전되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어려움도 있고 수많은 전설을 정리하는 것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이야기의 전개가 그다지 부드럽지 못한 점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쉽기만 하다.
전설이라함은 어떠한 장소나 또는 남아있는 무엇에 대해 전래되어 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얽힌 것이 많다는 점을 들더라도 이야기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는 점 역시 아쉽다.
어느 지역에 이런 이유로 전설이 내려온다더라..
이 곳에 남아있는 것은 그 옛날 내려온 전설을 통해 후세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나보더라..
등의 단순한 결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듣고 읽으면서 때론 감동을 받고 싶고, 때론 반성의 의미를 가져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바램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전설의 가짓수만 채워놨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설의 대략적인 요약을 적어놓을때 이것을 좀더 위에서 언급한 점을 보충하였다면 정말 알찬 내용이 되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많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나라나 민족을 불문하고 그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이렇게 수천 년 동안 전해져 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속에는 그 민족의 가치관과 사상이 담겨 있기에 그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근원을 알게 할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는 등불이 되기도 한다.(책의 머리말 중에서)

머리말에서 언급한 내용을 떠올리며 책을 살펴보자면,
내가 속한 지역과 또다른 지역의 전설을 통해 각각의 근원을 알고 그것을 이용하여 지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좀 더 부각시킨다거나,
이야기의 내용을 다소 길어진다거나 또는 이야기의 가짓수가 덜해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은 내용까지 좀더 자세하게 만들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똑같은 소재로도 타지역과 비슷한 내용으로 전해지는 내용도 있고, 그 이야기들 속에서 인간의 생활에서 무엇이 먼저인가에 대한 순서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설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내려오던 구전이야기를 통해서 좀더 지혜를 갖고 찾아내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본다.
이야기를 해석하고 그것을 현대에 활용하는 것은 지혜로운 독자의 숙제라 생각하며 책에 대한 느낌을 접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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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리뷰해주세요.
지그문트 프로이트
캐슬린 크럴 지음, 김수희 옮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오유아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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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최고봉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일대기는 사실 어렵겠다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이며, 정신분석의 창시자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대한 일대기를 이토록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반갑게 느껴진다.
지그문트 포르이트는 히스테리환자를 관찰하고 최면술을 행하며,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꿈 ·착각·해학과 같은 정상심리에도 연구를 확대하여 심층심리학을 확립한 학자이다.

여러 작가들이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관한 일대기를 많이 펴냈겠지만, 미국 도서관 협회(ALA) 우수 도서, 미국 국립 과학 교사 협회 2006년 최고의 책, 뉴욕 공공 도서관 ‘십대들을 위한 도서들’ 선정작으로 지정된 이 책은 프로이트의 삶과 업적,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반유대주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보여 주는 위인전이다.

지금의 체코였던 모라비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프로이트는 유대인에 대한 편견이 심한 시대에 가난하게 자라났다. 프로이트의 이런 성장 배경은 그가 학창 시절 모든 과목과 품행에서 만점을 받아야만 했던 심리적 부담감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고전뿐만 아니라 동 시대 작가와 철학가들의 작품까지 모두 섭렵했던 독서광으로써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평생 동안 지속된 끝없는 탐구 정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과 의학을 배우고 연구하는 학자였던 프로이트는 뱀장어 4백 마리를 해부하는 집요하면서도 끈기 있는 학자였다. 또한 그는 19세기의 남성들이 갖고 있던 여성의 학습 능력을 비하하는 전형적인 남성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프로이트가 주장하던 정신학에 대한 학문적 평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 프로이트의 성장 배경과 생활등 그의 사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정신학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남아있을 수 있던 그 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프로이트가 일생동안 살았던 빈을 그토록 싫어하면서도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그의 성격을 보면서 어쩌면 정신학적인 여러 배경이 자신의 독특한 성격 탓 역시 한 몫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동기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증명하면서 욕망의 힘과 꿈의 의미를 밝히고, 우리 몸에 나타나는 질병의 증상에 심리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 냈다. ‘자아’라는 미지의 대륙을 발견하고 과학과 삶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대담한 탐험가가 된 것이다.

프로이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빈의 의사였던 오제프 브로이어의 만남은 그가 정신학에 최면을 적용하는 계기를 얻게 된다.
당시의 작가였던 안나O를 정신분석학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인간은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신체 이상을 일으키는 반응을 나타내는 즉, 고통스러운 기억은 의식의 수면 아래로 내려가 무의식에 숨겨진 상태로 억압된 채 남게 된다는 이론을 증명하게 되고 이 무의식은 발작, 마비, 실어증 기타 히스테리 증후를 나타냄을 밝혀냈다.

프로이트의 학문적인 업적과 그의 일생을 통해 그의 딸이 정신분석학에 남을 업적을 남긴 이야기와 말년 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연구와 생각과 고민을 거듭하던 프로이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그의 꼼꼼하면서도 어찌보면 외곬수적인 그의 성향으로 정신학의 계보가 이루어졌지만 그의 업적으로 인해 인간 스스로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인간사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즉 프로이트의 '혁명적'인 업적은 인간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겠다.

157p의 짧은 글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학적 사실과 정신학적 연구는 나름의 토론과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부분이다. 아이들에게 권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정신학과 심리학 그리고 프로이트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은 문외한이던 독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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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카페 > 북카페 ▶ 랜덤하우스코리아 .. | 곰아저씨
원문 http://cafe.naver.com/randomhousekorea/2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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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엄마>를 리뷰해주세요.
고마워, 엄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1
유모토 카즈미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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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없어져버린 아빠의 모습은 여섯살 치아키는 그냥 생겨버린 일이다.
아빠가 떠나고 몇날 며칠을 엄마는 잠을 자기만 했다.
잠과 침묵으로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모습을 치아키는 또 그냥 그렇게 바라본다.
엄마는 아빠의 부재로 몸과 마음이 병이 났지만 엄마는 차마 치아키의 아픔까지 보듬어 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아빠의 죽음이 무엇때문인지. 엄마의 침묵이 어떤 이유때문인지 치아키는 알 수가 없다.
엄마가 무기력감에 시달릴때 치아키는 그 옆에서 외로움과 공포감에서 바둥거리면 살아나야만 했다.
그것은 치아키의 가슴 깊이 자리잡고 만다.
그런 불안과 공포감으로 치아키는 알게 모르게 긴장감을 갖고 살아야만 했고 강박증을 보이게 된다.

어느날 갑자기 이사해서 자리잡게 된 '포플러장'과 주인 할머니는 그 자체가 무섭다. 조용한 동네에서 한켠에 자리잡은 포플러장은 고요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섭다. 그 고요함이 무섭다.
결국 치아키는 병이 나버리고 너무나도 늙은 모습의 할머니와 할머니 주변의 포플러장이 무섭기만 하지만 일을 하는 엄마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머니와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치아키는 마음속에서 일게되는 뜻모를 공포감을 누를 수 밖에 없다.
어둑어둑한 집안의 모습과 포플러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한줄기 햇빛...
그것을 하루종일 바라보며 자리에 누워있는 치아키는 모습은 고요함과 함께 마음의 아련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얼토당토 않은 제안을 받아들여 치아키는 멀리 떠나버린 아빠에게 편지를 쓴다. 처음에는 원망의 글도 있다. 하지만 차츰차츰 마음속 깊은 아픔을 치료하게 된다. 물론 치아키는 그것을 모른다.
어쩌면 오랜 세월을 아픔으로 살아온 할머니가 세월을 견뎌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포플러장의 사람들과 치아키에게 남겨진 한 통의 편지..
엄마가 왜 그랬을까. 치아키가 궁금했지만 묻어두려고 했던 엄마의 무기력함이 보여진다.
엄마라는 존재 이전에 여자였던 엄마.
아빠의 부재가 엄마에게 얼마나 큰 짐이 되었는지. 큰 아픔이 되었는지 어른이 된 치아키는 그제서야 알게된다.

어른들은 죽음이라는 공포가 무섭지만 어린 치아키의 공포는 아빠의 부재, 그리고 엄마의 무기력함과 변화한 주변생활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섯살의 어린 치아키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어린 눈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나름의 해석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살아갈 날이 많은 치아키와 살아갈 날이 얼마 없는 할머니와의 공감은 서로에게 알려주어야 할 인간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그 절절함을 느끼게 한다.

비록 아빠의 부재로 인해 무너져버린 엄마와 딸의 생활이지만 또 다른 한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스스로를 추스려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내 옆의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이다.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책을 읽어 갈수록 느끼고 또 느끼게 된다.
아빠의 부재 이유를 결코 딸에게 말하지 않고 스스로 감당해나갔을 엄마의 그 가슴아픔이 그대로 전해진다.
엄마에 대한 왠지 모를 반항심도 한순간에 없어지는 것은 '엄마'라는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함이 있지 않을까.
엄마와 나 그리고 주인 할머니..
모두 딸이었고, 여자였고, 엄마인 존재이다.
인생을 어떻게 보듬어 내야하는지. 사람을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지 그리고 아픔을 어떻게 보듬고 살아야 하는지..
절절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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