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의 여름 레인보우 북클럽 13
줄리 존스턴 지음, 김지혁 그림, 김선희 옮김 / 을파소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년에서 남자로 자라는 것, 그리고 소녀에서 여인으로 자라는 것은 알듯 모를 듯 지나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때의 가슴 설레임과 달콤한 추억과 쓰디 쓴 사랑등이 떠오를 때가 있다.
프레드의 여름』이란 제목을 통해 인생의 여름을 기다리는 소년들은 과연 어떤 생각과 시선으로 인생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1904년 리도 호숫가에 실제로 살았던 프레드 디킨슨이란 소년의 일기를 바탕으로 여름을 지나면서 더욱 성숙한 남자로 자란 소년의 성장을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자연과 가장 많이 접한 캐나다를 배경으로 쓰여진 이 책은 자연을 통해 인간의 우정과 가족애, 그리고 자아의 성장까지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에서 나고 자라 자연과 교감해 온 작가의 작품속에는 캐나다의 넓고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보이고, 시원하고 넓게 펼쳐진 호수가 보인다.

책 속의 주인공 프레드는 말더듬이 소년이다. 3년전 엄마를 여읜 프레드는 동생 베시, 어니, 톰과 함께 매년 여름을 외할아버지의 오두막 '서니뱅크'에서 보낸다. 나이상 남매들의 대장 노릇을 해야하지만 늘 말더듬이로 표현이 어색한 프레드는 자꾸만 뒤로 숨게 된다. 그런 프레드를 아버지는 더욱 엄하게 대한다. 스스로도 말더듬이 때문에 주눅이 들 지경인데 아버지의 엄함에 프레드는 더욱 몸을 움츠린다.

드디어 도착한 서니뱅크에서 사촌 헤럴드까지 가세한 소년들은 본격적인 여름을 탐구한다. 여름을 보내는 오두막에서 조금 떨어져서 소년들은 자기들만의 천막을 만들고 살림살이들 들여놓고 자유와의 하나가 됨을 마음껏 즐기게 된다. 겉으로 말더듬이인 프레드이지만 이 모든 아름다움을 엄마가 남겨놓은 일기장에 모두 적기로 마음 먹는다.

수많은 별들 아래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지푸라기로 만든 침대에 좁다고 투덜대면서도 잠을 자기도 하고, 마치 무인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처럼 소년들끼리만의 식사를 하기도 한다.
차디찬 호수에서 수영하기. 물고기를 잡고 손질하고 이런 평범한 프레드의 일상에 사랑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소녀 로라를 향한 프레드설레임, 재미있는 야영 생활등은 도시에 남아있는 아버지로부터의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한 철의 여름이었지만 프레드릭이 남자로서 자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버지와의 보이지 않는 대립에서도 프레드는 아버지를 감싸게 되고, 아내가 죽고나서 스스로 엄하게 다루어야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까지 엄하게 변했다고 아들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이것이 가족애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알게 된다.
또한 그저 짧은 바라봄만 있었던 사랑이었지만 남자의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 프레드는 충분히 가슴으로 느꼈을 것이다.

을파소에서 나오는 레인보우 북클럽 시리즈는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또한 작품의 배경들이 자연과 함께 하는 이야기가 많아 비록 우리와 다른 환경이라고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커가는 아이들에게는 자연에 대한 경외로움과 풍부한 여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책들이 많다.

레인보우 북클럽 시리즈의 눈에 띄는 점 하나가 바로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은 tip들이 꾸며져 있다.
<프레드의 여름 들여다보기>라는 제목으로 작가 알아보기, 작품 깊이 보기, 관련 지식 쌓기, 생각 펼치기가 이어져 있어서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생각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준다.
레인보우 북클럽 오렌지 북은 오늘과 다른 내일의 라는 주제로 이루어진 책이다.
프레드가 자연스레 가슴이 넓은 남자로 커가는 느낌은 장면장면마다 볼 수 있다. 대 자연속에서 뛰어 놀고 감정과 이성을 좀 더 깊이있게 다질 수 있음을 책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백여년 전에도 아버지와 아들의 의견 대립이 있었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있는것은 현대의 부모와 자식간의 그것과 별반 다른 일이 아님을 그리고 가족이라는 사랑앞에서는 충분히 해결되는 일임을 배울 수 있다.

'캐나다 어린이도서협회 선정 1999년, 2000년 올해의 책' '글로브 메일 선정 1998년 최고의 청소년 도서'로 꼽힌 경력답게 뜨거운 여름의 햇살처럼 인생에도 뜨거운 햇살이 있음을 읽고 싶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렇다. 책의 끝부분에 나오는 말의 하나처럼 긴 겨울을 나려면 여름의 충분한 햇살을 통해 건강을 챙기듯이 인생의 여름에서 충분한 성숙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겨울을 이겨내지 않을까?
인생이란 그렇다. 흐트러지고 망가지는 계획이라 할지라도 본능적으로 무엇을 향해 나가야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소년과 소녀들도 알고 있다. 그것을 찾아가는 것, 찾아가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또다른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때 이르게 일찍 남쪽으로 출발하는 캐나다 기러기들이 흐릿하고 긴 브이자(V)를 이루고 있었다.
문득 날개로 허공을 치며 서로에게 큰 소리로 물어 대는 소리가 들렸다.
기러기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하고 반복해서 물음표를 던지는 것 같았다.
(중략)
몇몇 낙오자들이 브이 자의 짧은 구간을 따라가는 것이 보였다.
낙오자들이 합류하자 온전한 모양이 흐트러졌지만, 
이윽고 방향은 전혀 바꾸지 않으면서 좀 더 단정한 대형으로 가다듬어졌다.  기러기들은 대형을 바꾸거나 고쳐 가며,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면서 우리 머리 위를 날아갔다.   하지만 언제나 본능적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중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2
우에무라 미츠오 지음, 고선윤 옮김, 박이문 추천 / 비룡소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마르크스, 사르트르 이 다섯명의 철학에 대해 아주 간결하고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철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생활을 조금 더 객관적인 관점으로 본다고 하면 철학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인 우메무라 미츠오는 철학을 배운 사람이다. 철학을 배운 사람이 철학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들이 하나같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아주 쉽게, 어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으로 만들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섯명의 철학자는 할아버지, 아저씨. 선생님, 선배. 형의 모습으로 재미있는 캐릭터로 변신해서 주장하던 그 방대한 사상을 단 몇 줄의 대화로 풀어내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하고, 현실에서 서로 다른 존재의 근거라고 말하는 플라톤이데아. 서양 사회의 이분법적 사유의 근간을 세웠다는 어려운 결론으로 플라톤을 설명하고 있지만 책 속의 삼각형을 두고 지금 보이는 삼각형과 눈에 보이지 않는 삼각형의 비교를 통해 이데아를 설명하는 것은 나 역시도 아하~!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였구나..라는 감탄이 나오게 한다.
플라톤 이후 약 2,000년간 이어 온 고전 철학에 종지부를 찍고 현대 철학의 전환점이 된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주장한 말은 현대까지 이어지는 존재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다.
자유를 주장한 칸트자유란 이성의 한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을 인간의 자유라고 논한다.
즉,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 다시 말하면 욕망과 감정에 지배되는 행동을 하면 그것은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참아야만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진정한 인간의 자유라고 말했다.
도덕적 사회적 개혁가에 더 가까운 이념적 싸움꾼이였다고 표현되는 마르크스는 이전의 철학자들이 해석만 하는 이론을 주장했던 반면 마르크스는 실제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고 확신했다. 그의 이론은 노동은 사람의 본질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을 하고도 자신이 생산한 것을 갖지 못하는 것 즉 노동의 소외를 말하면서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주장한 사르트르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대까지도 다섯 철학자가 남긴 이론들에 대해 끝없이 연구되고 인용되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이 책은 이런 생각에 대해 설명한다. 철학이란 무조건 어려운 학문이 아니고 우리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생각을 해봤을 그런 주장인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쳤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조건 어려운 단어와 어려운 문장만이 철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캐릭터를 등장시켜 우리 이웃의 모습으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양장본의 책을 펼치면 귀엽다고 표현될 일러스트들이 각각의 임무를 띄고 아주 쉽게 철학을 말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은 제목 그대로 아이들이 철학을 아주 쉽게 이해를 하고 세상을 철학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시야를 충분히 넓혀 주리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을 리뷰해주세요.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
오승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생과 초등 고학년의 아이들이 있어서 영어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영어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도 나는 아이들의 영어교육을 사교육으로 대체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 초등때에는 step & jump라는 영어인증제를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 하는 교육방식을 갖고 있고 이것 역시 학교에서 선생님과 배우고 인정받는 정도로만 하고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초등때는 열심히 놀아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교육 관점 때문에 큰아이 역시 중학교 들어가면서 부터 본격적인 영어공부를 하였고, 교과서 위주와 방과후 학습시간에 만나는 원어민 선생님의 교육이 전부였다.
이렇게 아이의 교육을 계획하면서도 왜 불안한 마음이 없었을까만, 내 아이의 숨은 능력을 믿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것 때문일까. 내 아이들은 학교에서 영어 수업시간에 충분히 주목을 받는 아이들이다. 원어민 선생님과 자연스레 대화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적은 영어교육 시간으로 혹여나 하고 우려했던 영어 발음 역시 영어 학원을 다닌 아이들보다 월등하고 단어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는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있다.

내가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을 읽으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정보도 있지만 나의 교육 방법이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한편으로 뿌듯함과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커가면서 그리고 어른이 된 후라도 넓은 세계에 나아가는 직업과 생각을 갖으라고 한다. 이것은 결국 글로벌 시대에 사는 우리 아이들의 포부와 목표를 크게 심어주어야 한다는 현대의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영어교육의 예를 들자면 2009년 현재 영어교육의 실태는 제3세대 교육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제3세대 영어교육이란 무엇일까.
단순한 Speaking과 Writing이 아니, 논리적 분석 및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이를 학습시키고 훈련시키는 방법이다. 글로벌 리더로 자라야 하는 요즘의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제1순위로 꼽고 있는 영어교육에 대한 자세한 지침서가 바로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이란 책이다.

가끔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떼지 못한 유아들에게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를 원하는 부모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 부모는 자부심에 아이들을 앞세워 영어에 재능을 있음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아이의 자랑일까? 아니면 부모의 자랑일까.

나 역시 모든 공부에는 순서가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점도 그것이다.
우리말을 우선적으로 잘 하는 아이, 학교 수업에 충실한 아이가 영어란 언어에 흥미를 갖지 않을까.
아이들이 꼭 해야 하는 공부는 재미가 있고 흥미가 있어야 오래 시간 도전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의 교육관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제대로 올바르게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그런 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부모의 본보기로 아이들이 영어 교육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모든 것은 부모를 그대로 본받는 것이 아이들이다.

영어과 교수로 그리고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승연 박사는 부모의 자세한 관찰만이 내 아이의 영재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영재성이란 결국 '잠재력'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얼마만큼 키워낼 수 있느냐의 관건은 바로 부모의 옳은 교육관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잠재된 영재성을 깨우는 동기유발은 부모가 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은 모두 8part로 나뉘어져 영어에 대한 개념과 올바른 교육관 그리고 영어를 내것으로 만드는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다.
영어 공부에 통하는 원칙이란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즉 포기하지 말고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서 다독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껏 발빠른 엄마들이 선호해왔던 영어교육을 다시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영어를 여러 과목의 하나로 봐야하는 그런 단순한 학문인지, 영어로만 수업을 해야 영어교육이 제대로 되는 것인지 또한 영어 유치원을 가야만 영어 구사 능력이 향상되는지,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어인증시험을 보게 해야하는지..교육이란 다른 사람들이 덤벼든다고 무조건 동참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 아이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서 상황에 맞는 영어 교육을 찾아주는 방법, 더 크게 나아가 아이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잡도록 조언을 하는 방법, 엄마표 영어 학습은 반복과 아이의 수준에 맞는 영어 교육을 해야 하는 것 등은 학부모들이 꼭 체크하길 권한다.
내 아이를 제대로 알아야 교육의 목표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테니까.

모든 것은 부모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원칙을 제대로 파악을 한다면 굳이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한 영어 교육을 할 수 있고 영어 영재로 만들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실 영어에 관한 지침서라해서 굉장히 다른 내용일까 생각했다. 나름의 주관대로 아이들 교육 계획을 해왔지만 개관적으로 판단을 내려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나의 교육관과 방대한 자료와 경험으로 책을 낸 오승연 박사의 지침이 많이 닮은 점에 다시한번 뿌듯함을 느낀다.
내 아이는 부모가 잘 알고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얼마만큼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다시한번 확인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님, 불 들어갑니다 - 열일곱 분 선사들의 다비식 풍경
임윤수 지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욕심으로 인해 고뇌가 생기고, 고뇌로 인해 굴곡이 생기는 것이 인생이다. 불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교에서 전하는 가르침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그리고 실행해야 하는 가르침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듯 사람으로 태어나 다시 되돌아 갈 곳은 흙이다. 사람이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 다비식이다. 다비라고 해서 똑같지는 않다. 재료도 다르고 형식도 다르고 연화대의 모습도 다르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열반에 들었던 큰 스님 17분의 다비를 기록하고 있는 현장 취재기이다.
다비(茶毘)란 불교 용어로 불에 태운다라는 말이다. 즉 시체를 화장하는 일을 일컫는 말로 육신을 원래 이루어진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다비식은 가신 ‘님’에 대한 이승에 남은 사람들의 마지막 의식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남은 자의 욕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봉암사 서암 큰스님의 다비에서 부터 백양사 서웅 큰스님, 수덕사 원담 큰스님까지 5년여에 걸쳐 만나게 된 스님의 다비식을 사진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의식으로 보는 다비식이 아닌 살아 생전 스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그런 기록이기도 하다.

다비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그저 가신 큰스님들의 자취를 살피고 싶어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남아있는 자들의 세속적인 욕심으로 다비식의 모습이 변해가는 것이 아쉽다.
큰스님들의 영결식에 무슨 관심을 두려고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무엇이라 답하려는가.
미물인 인간이 그래도 바라볼 것이 있다는 그 점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욕심이 욕심인지도 모르고 팔자타령을 하는 속세의 인간들이 그래도 정화될 수 있는 틈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싶었던 것일까.

큰스님들의 영결식이라고 해서 항상(恒常)이지는 않을 것 같고, 다비라는 목적은 같지만 치러지는 방법이나 방식이 문중이나 절에 따라 다르기에 다비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정리를 해놓은 <스님, 불 들어갑니다>
'거화'라는 외침과 함께 '스님, 불 들어갑니다. 뜨거운 불 들어갑니다. 어서 나오세요'라고 외치는 중생들의 안타까운, 소리없는 절규를 고스란히 느껴본다.
 

연화대는 부처상과 보살상을 앉히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 열반하신 스님들을 모신다. 그리고 자연으로 돌아가게끔 남아있는 자들이 거화를 해드린다. 연화대는 여러가지 모습을 보인다. 돌멩이를 쌓아 올린 석곽 연화대가 있는가 하면, 철궤 연화대도 있고, 새끼줄 타래를 쌓아 만든 새끼줄 연화대, 짚덩이를 쌓아 만든 지푸라기 연화대가 있다. 그리고 미리 만들어놓은 연화대도 있고 생나무를 쌓아 만들어 가는 생나무연화대도 있다.
그뿐이랴.
스님을 모시는 상여 또한 다 다르다. 아무런 꾸밈이 없는 알관 상여도 있고, 서른두 명이 메는 틀에 상여의 내부까지 생화로 장식한 화려한 꽃상여도 있다. 스님이 열반하시면서 지시하셨으랴..살아 생전 나의 상여는 어찌해라 말씀 하셨으랴..

평생을 수행하시고 또 가시는 길 역시 수행의 끝으로 가셨지만 남아있는 자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여진다. 생각을 한다.
어디까지 스님을 배웅해야 하는 것일까. 작가는 곳곳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거화하는 순간을 지켜봄이 예를 다한 것이라 스스로 구실을 주고 바삐 다비장을 빠져나간다. 많은 이들이 스님을 기억하고자 다비장을 빼곡히 메웠던 추모객들은 어느 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에 한꺼번에 우르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사람에게 섭섭한가보다.

이런 인간의 욕심과 그에 따른 섭섭함은 미물인 개의 불심보다 못할 때도 있나 보다. 어느 큰스님의 다비식에서는 개 한 마리가 나타나 108라도 올리는 듯 넙죽 엎드린다. 혹여 화상이라도 입을까 쫓아보지만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 타들어 가는 연화대를 바라본단다.
그뿐이랴. 명안 큰스님 다비 때는 키우다 다른 곳에 보내졌던 개 한마리가 명안 스님이 입적에 드신 지 3일 만에 나타나 먹지도 않고 물만 조금씩 먹으면서 밤낮으로 연화대를 지키고 있었단다.

인간의 얄팍한 불심이 꾸짖어지는 부분이다.
무형의 불심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연화대의 과학적인 이야기도 함께 이어진다.
연화대 위에 멍석을 씌우고 연화대 안쪽으로 불기를 가둬 다비를 하는 속불방식도 있고, 아름드리 생나무만 덩그렇게 놓인 곳에 관을 올리고 마른장작과 생나무를 쌓고 두르고 그 위에 마른 솔가지와 생솔가지를 올려 다비하는 방식도 있다.
다비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죽는다라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없다. 화려한 꽃상여도 거화한마디에 사그라든다. 인생이란 찰나인 것이다.
아등바등거리고 욕심을 잡어봤자 가야할 일과 해야할 일은 이 세상의 모든 욕심을 놔버리는 일이다.
작가가 말하듯이 '죽은 자에 대한 예'가 의식 절차와 체면치레로 변모하는 모습이 세속인들 뿐 아니라 출가수행자인 스님의 영결식에까지 물들여진다는 사실에 나 역시도 안타깝다.
세속을 떠나 수행의 길에 들어선 그분들에 대한 기대감이 많아서 일까.
세속의 나는 욕심을 부리고 또 욕심을 부리는 것은 살기 위한 방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속세를 떠나 다시 속세에 맞춰야 수행자를 이끌 수 있는 스님들의 모습에 섭섭함이 묻어나는 것은 이 무슨 억지일까.

큰 깨달음을 받으라는 이야기는 없다. 책과 함께 보여지는 사진이 총천연색이었으면..하던 마음도 순간 고쳐먹는다.
이것인가. 비록 책을 통하지만 스님들이 말하고 싶었던 무상을 조금이나마 느낀다면 이것만으로도 기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죽을 것이다. 살고 있는 사람이거나 태어날 생명이거나 할 것 없이 시간이 지나면 모두 다 죽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아등바등 하지도 말고 게으름을 피우지도 마라. 없는 사람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못한 사람보다 조금 더 출세했다고 거들먹거리지도 말고, 다른 사람보다 가진게 없고, 출세한 사람보다 명예가 없다고 해도 서러워 마라. 영원한 배터리가 없듯 너도나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니 겸손하게 살지어다. 이 순간에도 적멸의 순간을 향한 삶의 궤적은 괘종시계의 초침처럼 똑딱거리고 있으니, 사람 사는 것 다 그렇고 그렇다.(후기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톤하트 1 - 창조자의 손
찰리 플레처 지음, 김난령 옮김, 김근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12살 조지는 아버지의 부재로 말이 없는 아이가 되어버린다. 주변과의 즐거움도 무의미한 시선으로 보는 듯한 조지에게 기막힌 사건이 터져버린다.
박물관을 견학 수업도중 우연찮게 박물관 벽면의 용머리를 부숴버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그쳐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조지가 부숴버린 용머리가 고대의 초자연적인 힘을 깨우는 시점이 되어버린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무시무시한 익수룡, 살쾡이 모습을 한 이무깃돌, 스핑크스와의 만남, 그리고 템플 바의 용까지..

조지는 상상속에서나 만날 것 같던 존재들을 눈앞에서 만나고 있다. 더구나 이것들은 조지의 눈에만 보인다는 사실이다. 런던의 구석구석을 저들로부터 도망치고 있는데도 다른 런던의 사람들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위험에 처한 조지 앞에 또다른 존재가 나타난다. 바로 군인 동상이다. 익수룡에게 쫓기다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군인인 사수는 조지를 도와주게 되고 조지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으로부터 탈출을 도와주기에 이른다. 그리고 또 한명의 구원자 에디..자신조차 인정하기 싫은 미지의 힘을 가진 에디는 함께 모험을 겪게 된다.

자신이 왜 쫓겨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도망치는 조지는 스핑크스와 사전을 만나면서 자신이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감을 잡아간다.
바로 "스톤하트"와 "흑수사"를 찾아야 한다.

<스톤하트 1- 창조자의 손>에서는 스톤하트라는 단어와 연관이 있듯이 돌로 만든 조각상과 동상들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책의 표지에 그려진 영국 시내의 지도와 각각의 장소에 그려진 동상들을 따라가면서 읽다보면 내가 조지와 함께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얻게 된다.
1권에서는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조지가 처한 상황을 추리하기가 좀 번거롭다. 

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는 바로 존재하는 실제 동상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런던에 자리잡고 있는 동상들이 이야기 속의 한 등장인물이 되어 주인공과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표지의 지도에서 찾아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실제 사람을 모델로 하여 만든 좋은 조각상인 '스핏' , 용 조각상이나 오래된 건축물의 낙숫물받이로 만든 이무깃돌등을 말하는 나쁜 조각상인 '테인트' 그리고 과거를 되살려 내는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존재 '글린트'의 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더욱 실감나게 하는 존재들이다.
2권에서는  '스톤하트'를 찾아가는 조지의 짜릿한 모험이 기대된다. 더구나 정해진 시간안에 이 모든 모험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은 짜릿한 속도감마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영화 각본가로도 활동하는 작가의 탁월한 표현력 덕분일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이 도시에 대해 또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