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참 많이 까탈스럽고 뾰족하다 싶지만,
술을 먹고 세상을 보면...
평상시 안 보이던 세상 속의 나를 보게 된다.

배실배실 헤프게 잘 웃는 것이,
내가 둥글둥글하고,
많은 것에 너그럽고,
웬만한 것이 다 좋아보인다.

누군가 보고싶어 죽겠는 날이나
마음에 구멍이 나서
숭숭 바람이 들어오고 시릴땐
시간도 뾰족하여 떨꺽거리며 더디게 흘러가는 듯 하다가도,

술 한잔이면
죽지 않을 수도 있고,
바람들어 오는 구멍을 메울 수도 있고,
시간도 저절로 흘러가 버린다.
이보다 더 좋은 약이 없지 싶다.

그런데, 이것이 술을 마셔야 되는 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것이 왜 독이 되기도 하는지 모르겠다. 

 

술에 취할 수도, 음악에 취할 수도 있는 데... 
술은 약인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는데, 음악은 약이거나 독 둘 중 한가지여야 할까?
어느 나라에선가는 추우면 개 한마리를, 더 추우면 두마리를, 아주 추우면 세마리를 품고 밤을 난단다.
그렇게 따지면 더 많은 개가 필요하지만, 내 주변이 개판인고로 '노 땡큐~'다. 
음악으로 취기를 달랠 수 있을까, 추위를 달랠 수 있을까?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패트리샤 맥코넬 지음, 신남식.김소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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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4-24 10:22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 까칠모드입니다. 그래서 탈도 나나 봐요.
술 마시면 좀 더 대범해지고, 나를 오픈시킬수 있어서 좋아요.
저희 금-토 M.T 가서 술마시고 밤새 놀았어요. ㅋ

양철나무꾼 2011-04-25 14:36   좋아요 0 | URL
우리 언제 한번 같이 '약' 먹어요~^^

전 MT같은데 가면 겉으로 내색하지는 못하고 더 뾰족해져요~ㅠ.ㅠ

마노아 2011-04-24 14:55   좋아요 0 | URL
맨 위의 글들은 그 자체로 시인 걸요.
양철댁님의 감성은 제게 약이네요.^^

양철나무꾼 2011-04-25 14:40   좋아요 0 | URL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는데...누군가에겐 약이 되기도 하는군요.
아, 좋아라~!

차좋아 2011-04-24 13:41   좋아요 0 | URL
어제 늦은 술자리에 가려다 술이 피곤해서 마음을 돌려 집으로 왔어요.(12시) 막상 술을 피해 집에 오니 또 술 자리가 아쉬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자는 아내를 깨워 맥주 한 잔 했습니다. 쥐포에 맥주 한잔하고 출출한 김에 라면도 하나끓였더니, 갑자기 소주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참이슬 오리지날을 한 병 마셨습니다. 소주는 주거니 받거니 해야 맛인데 아내가 소주 안 먹어하는 바람에 한 병을 다 마신거에요.
처음엔 한 잔만 하려 했는데 아내가 안마신다길래, 한 잔 안마시면 나 이거 다 마신다, 협박을 했거든요.(그럼 한 잔 마실 줄 알았어요ㅜㅜ 그라스에 콸콸 따라서. 나 마신다, 정말 마신다, 나이거 마시면 내일 머리 아픈데... 정말 마신다아~~, 고집 센 마누라ㅠㅠ
세 고뿌 마시고 쓰러져 잤어요. 아침에 머리 아팠어요. 다음엔 안 그럴꺼에요.

양철나무꾼 2011-04-25 14:45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청바지를 입고 잠을 잤어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을때,
소주 한병을 따서 스텐 물컵에 콸콸 따라서 원샷하고는 픽 쓰러져 잠들고 했었어요.
전 그렇게 세고뿌 마시면 완전 죽음이예요~ㅠ.ㅠ

과연, 다음엔 안 그럴거라는 그 거짓말, 정말인가요?^^

마녀고양이 2011-04-24 14:46   좋아요 0 | URL
잘 마시지두 못 하면서 왠 술타령?
요즘 몇번 본거 같아요, 술타령을?
소주 마셨나요? 말간 술 좋아하죠?

양철나무꾼 2011-04-25 14:46   좋아요 0 | URL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자기 최면이 필요한게죠, 아마~ㅋ.ㅋ.

첫눈 2011-04-24 19:05   좋아요 0 | URL
^^
한잔 하시고 보셨던 세상은...그래도 너그러워 보이셨다니 다행입니다 ^^
가끔은 마셔서 위로가 된다시면 드시는것도 좋습니다.
제 어깨를 빌려드리고 싶네요..
^^
힘내세요~

양철나무꾼 2011-04-25 14:50   좋아요 0 | URL
맨날 한잔씩 하고 살 수도 없고 큰 일입니다.^^

빌려주시면 잘 쓰고 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떼어먹거나 하지 않으니까 꼭 빌려주셔야 해요, 헤에^------^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11-04-24 21:57   좋아요 0 | URL
양철님과 언제 한 번 소주 한 잔.
무조건 좋은 말만 해주는 것도 안되겠지만 위안이 되는, 또는 마음에 담아 놓은 장면들을 꺼내 같이 보는 자리는 꽤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왜 꼭 술을 마셔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받으면, 제가 사는 세상이 제정상이 아니라서..라고 대답하고 싶어집니다. 아니면 제가 제정상이 아니라서..욥 ^^

양철나무꾼 2011-04-25 14: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제 한번 바람결 님과 소주 한 잔해야 할텐데...뭐가 그리 바쁘다고 말이죠~^^

무조건 좋은 말만 해주는 건 저도 노 땡큐입니다.
When I walk with you, everything will be fine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샘 2011-04-25 01:18   좋아요 0 | URL
계속되는 한의학 강의...(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술이 '양'이잖아요. 나쁜 양이라고 '사양'이라고도 하지만. ㅋ
음인이 술마시면 잠시 양인이 되곤 하죠.
물론 나중에 술마시고 양기 뻗친 거 후회하는 게 소음인의 특징이긴 하지만요.

우리, 소음인끼리 한잔 합시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4-25 14:58   좋아요 0 | URL
한의학 강의 계속하셔야 겠는걸요.
제 자신을 한걸음 물러나서 이렇게 말꼼히 바라볼 수 있다니 말입니다.

한잔 받고, 노래방 얹어서요~
제가 62666 아직 외우고 있거든요.
(저, 정작 현실이 되면 발뺌할 거면서 이렇게 호기로워도 되는 건가요?^^)

비로그인 2011-04-25 10:51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양철댁님과 세실님에게 언제 약주나 한 잔?이라 하려 했건만, 줄이 길군요.

아침부터 꿀꿀하고 술 땡기는 월요일이라니..

양철나무꾼 2011-04-25 15:0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예요~
술 얘기는 취해서 해야 아름다운가 봐요~
현실은 조금 꿀꿀하고 그리하여 술 땡기는 오후예요.

줄이 길다구요?
새치기라는 것도 있잖아요~^^

잘잘라 2011-04-25 12:07   좋아요 0 | URL
책, 글, 음악, 그룹 이름, 노래 제목, 가사까지... 절묘합니다.
으으---- 신음같은 감탄사 내며 한참을, 머물렀다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1-04-25 15:10   좋아요 0 | URL
ㅎ,ㅎ,ㅎ...저는 three dog night이 아니었구, three pillow night였습니다.
님은 엄마 무릎 베개 하시구, 더없이 따뜻하셨을 것 같은데...^^

햇빛눈물 2011-04-25 22:20   좋아요 0 | URL
저에게도 술은 '독이거나 약'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 낮술을 좋아라하는데 낮술 먹을때는 실실거리는데, 밤술을 마시면 이상하게도 살짝 뾰족하게 변합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싫어하죠. 술먹으면 괜히 시비건다고.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은 저에게 양철댁님이 말씀하신것처럼 보이지 않은것들을 보게 해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끔 해주는 고마운 존재랍니다. 하하~~

양철나무꾼 2011-04-26 01:08   좋아요 0 | URL
아마도 낮술은 대학때 외에는 마셔본 적이 없는 듯~^^
아니다,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맥주 마시는데, 맥주는 찬 술이어서 전 먹음 안 좋더라구요.
전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술만 먹었다 하면 배실배실 웃음이 헤퍼요~^^

카스피 2011-04-25 23:04   좋아요 0 | URL
ㅎㅎ 사람이 술을 먹을때까지 술은 약이 되지만 술이 사람을 먹게되면 독이 되지요^^

양철나무꾼 2011-04-26 01:11   좋아요 0 | URL
아하~그렇군요, 깔끔한 정리인걸요.
전 주량이 좀 메롱이어서 금방 술이 사람을 먹게 된다지요~^^

느린산책 2011-04-26 10:53   좋아요 0 | URL
비가 오니 라면도 땡기고 술도 땡기고.. 음악이야 늘 땡기고요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28 11:45   좋아요 0 | URL
저, 어제도 술 마셨어요.
안주는 재보선의 승리였구요~^^

감은빛 2011-04-28 11:02   좋아요 0 | URL
'저는 양철님과 반대인 것 같아요!'라고 쓰려다가,
정말 반대일까? 망설여지네요.
평상시 이미지는 분명 원만하고, 예의바르지만, 술이 들어가면 꽤나 독설을 뱉어내곤 하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평소의 나도 그닥 원만하거나 둥글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럼 저는 술과 관계없이 날선 사람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글 하나로 양철님과 한잔 하고픈 생각을 가진 이가 많아졌겠어요!
저도 언젠가 한잔! ^^

양철나무꾼 2011-04-28 11:49   좋아요 0 | URL
예의 바른것과 독설을 뱉어내는 것, 즉 할말을 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 어느 정도 버릇없는 건...풋, 귀여워 하며 쿨하게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뭐라는 건지 제가 써놓고도 모르겠지만...암튼, 전 에의없더라도 할말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2011-04-29 0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30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