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보통;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일반적으로 또는 흔히

 

얼마 전 화이트데이때의 일이다.
이런 '이름이 붙은'특별한 날들은,'이름이 붙지 않은' 보통인 그런 날들 사이에 방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음악으로 치면 스타카토 쯤 되는 것 같아, 삶을 경쾌하고 활기있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평상시 씩씩한 대장부처럼 행동하시던 이순의 어느 여사장님이,
"20대 총각에게 사탕을 받았다.내가 여자라는 걸 확인했다.'"
라고 했다는 일화를 빌리지 않더라도,
연인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특별한 날이라지만,
연인이 아니어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주머니 사정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사탕 선심은 애교라고 생각하던 터였다.

연인들끼리의 사탕선물은 뭔가 특별해야한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지만,
그게 다 비 연인들 사이에서 '보통'으로 건네지는 '보통'의 사탕 선심으로 인하여...
더 크고,더 비싸고,더 특별해진다는 걸 인식하지 못 했었다.

일년을 먹어도 다 못 먹을 양의 사탕바구니를 보면서도...
크기나 가격에 의해 '특별'함이 정해지는 건 중국집 자장면 정도인 줄 알았었다.

나는 그동안 '특별'함이란 '보통'인 것들에 '마음'이 더해지는 건 줄 알았었다.
비연인에게도 줄 수 있는 사탕선심에, 마음이 담긴 메세지 한줄 정도면 '특별'함이 될 수 있다는 철딱서니없는 생각을 했었나 보다.

세상이 그렇지 않은 줄 알게 된 지금,
약간은 당혹스럽고...
'먹이는 주되,사랑하지 않는다.'
는 어느 작업남의 말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이럴바엔 차라리,
양이나 가격으로'특별'함을 결정하는 것이 인간적이라는 엉뚱한 발상의 전환으로까지 이어지고,
이렇게 되니 아이러니컬하게도...
엄청 큰 사탕바구니를 향하여, 상술이라고 툴툴거리고만 있을 수는 없겠다.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수많은 특별과 수많은 보통에, 더듬이와 나침반을 잃은 기분이다.
나도 숨 쉴 곳이 필요하다, 숨 쉬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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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4-12 08:29   좋아요 0 | URL
특별함의 의미가 낱말 그대로의 특별함이 아니라는 걸 세상이 알려주지요.
오~ 조지 오웰!
숨 쉬러 나가야겠다, 나도~~~~~~~~^^

양철나무꾼 2011-04-14 10:44   좋아요 0 | URL
어떤 기준을 정하고 비교하고 견주고 하는 거 싫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기준이나 경계가 있으면 슬금슬금 지우고 싶어져요~^^

차좋아 2011-04-12 09:18   좋아요 0 | URL
사탕의 양이 마음이에요. 그레서 마음 내키지 않아요.
저는 특집일에 무던해요. 살다보니 특집일이 너무 많아졌거든요. 이러다가 보통일이 없어지겠지요? 가반히 조용한 날 말이에요.

조지 오웰이다^^

양철나무꾼 2011-04-14 10:46   좋아요 0 | URL
저, 참 이중적인가 봐요.
특집일이 너무 많아서 싫은 것은 맞지만,
어느새 특집일이 다가오면 슬금슬금 챙기고 있는 절 발견하는걸요~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자장면 먹는 날이당~!!!

차좋아 2011-04-14 11:44   좋아요 0 | URL
특별과 보통. 자장면 생각을 왜 진작 못했을 까요? 자장면 특별(곱배기)와 보통 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17 01:36   좋아요 0 | URL
오늘은 '보통'이 '알렝 드 보통'으로 읽히는 걸요~^^

pjy 2011-04-12 12:03   좋아요 0 | URL
보통은 따라가지 어려운 사회의 중산층이고, 특별은 주변에서 보이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테러본능을 일깨웁니다ㅋ
아, 특별도 어렵고 보통도 힘든 난 몰까요?

특수한거랍니다ㅋㅋ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14 10:52   좋아요 0 | URL
특수한거, 유니크한거요?^^
독보적이어서 비교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참 맘에 드는걸요~^^

잘잘라 2011-04-12 13:11   좋아요 0 | URL
오~ 조지 오웰! ^ ^
제 이름이 조00 이라, '조'로 시작하는 이름 보면 예사롭지 않아요. 조인성, 조니뎁, 조용필, 조승우, 조민수, 조로, 조르바, 조조,,, 심지어 옛날에 혜화동 살 때, 대학로에 '조아저씨 햄버거' 가게가 있었는데, 지나다닐때마다 그 집 간판이 어찌나 특별하게 느껴지던지..ㅋㅋ(진심입니다.)


감은빛 2011-04-12 13:23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댓글이 너무 재밌어요~! ^^

양철나무꾼 2011-04-14 1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조로, 조르바, 조조요?^^

학교 다닐때 교실에 붙어있던 '조용~!'은요?^^

꿈꾸는섬 2011-04-12 13:10   좋아요 0 | URL
사탕 하나로 특별과 보통을 생각하는 감수성 예민한 양철댁님^^ 특별한 오늘을 보내시길......

양철나무꾼 2011-04-14 10:56   좋아요 0 | URL
오늘 블랙데이잖아요.
저 자장면 특으로 먹으려고요~^^

감은빛 2011-04-12 13:24   좋아요 0 | URL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누군가에게 나는 특별한 사람일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양철나무꾼 2011-04-14 10:57   좋아요 0 | URL
저에게 감은빛님은 때때로, 어느 면에서는, '특별한' 분이십니다~^^

울보 2011-04-13 11:52   좋아요 0 | URL
전 정말 보통도 힘듭니다,
보통이고 싶어서 악착같이 노력하는데 제가 지금 보통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라는 반문을 요즘 너무 자주하는데,,

양철나무꾼 2011-04-14 11:01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는 보통이고 싶어 악착같이 노력했었는데 말이죠.
'악착같이'라는 수식어를 빼니까 삶이 좀 여유로워 지고,
그러고보니 길가 보통의 풀 한포기가 특별해 보일때도 있더라구요~^^

따라쟁이 2011-04-13 12:26   좋아요 0 | URL
그저 보통이면 딱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

양철나무꾼 2011-04-14 11:02   좋아요 0 | URL
전, 누군가에게 좀 과한 사람이 되고 싶고, 누군가에겐 좀 부족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루쉰P 2011-04-13 17:27   좋아요 0 | URL
조지 오웰의 새 책이 나왔네요. ^^ '숨 쉬러 올라오기'란 책 제목을 조지 오웰 책 중에서는 가장 좋아해요. '보통'에 마음에 더 해져 '특별'함이 된다는 것은 양철댁님의 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요즘은 '특별'함을 가장한 '보통'이 판을 치죠. 몇 년 전 어떤 여성분께 초콜렛을 받은 적이 있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먹지도 못하고 집에 잘 모셔 놨었죠. 근데 알고 보니 제 옆에 있던 동료를 주다가 제가 걸려서 '덤'으로 준 거였죠. 그 '덤'도 '특별'하다라고 생각하고 자체적으로 의미를 붙여 즐기던 중 직원들의 잡담 속에서 그 여성분은 마음이 착해 저만 안 주면 그래서 초콜렛을 주니 눈치도 없이 받아 챙기더라는 소리를 듣고 얼굴이 붉어지더군요. ^^ 기를 쓰고 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고 멍 때리고 앉아 있는데 주셔서 받은 거거든요. 졸지에 눈치 없는 인간이 돼서 그 날 하루는 아주 '특별'한 날이 돼 버렸죠.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4-14 11:07   좋아요 0 | URL
전 '숨쉬러 올라오기' 원서로 가지고 있는데...뭐, 읽거나 한건 아니구요~

왜 그런 일 종종 있잖아요~
예전에 '사랑합니다, 고객님'도 그랬었고...
아줌마가 듣게 되는 여자의 호칭 '미스'도 그렇고...

오늘 블랙데이라는데, 자장면은 드시나요?^^

루쉰P 2011-04-15 13:59   좋아요 0 | URL
아뿔싸 자장면도 못 먹고 지나쳤네요. 전 대신 어제 뜬금없이 수제비를 먹었는데...뭐랄까 더 우울해지는데요.

양철나무꾼 2011-04-17 01:37   좋아요 0 | URL
어제 수제비가 땡길 정도로 날씨가 운치있었잖아요~^^

cyrus 2011-04-15 00:39   좋아요 0 | URL
이번에 국내에 초역한 오웰의 작품 기대되요. 저는 이미 학교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어요.
아마 시험 끝나고 읽을 수 있을거 같아요. ^^

양철나무꾼 2011-04-17 01:39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feel받아서 장르소설 몇권 주루룩 읽어주려구요~
시험 끝나면 축제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반딧불이 2011-04-15 10:07   좋아요 0 | URL
오웰의 이런책도 있었군요. 웬만큼 나왔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4-17 01:4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 이 책을 원서로 가지고 있어서 번역본도 이미 나왔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저도 어떤 책일지, 어떤 번역일지 기대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