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의 아이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1
낸시 파머 지음, 백영미 옮김 / 비룡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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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에서 조그맣게 난 기사가 눈길을 끌었는데 한 산모가 자연분만하라는 조산원의 말만 믿고

출산예정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뱃속에서 아이를 그대로 키웠다가 산소 부족으로 사산했는데

법원에서는 아이가 출생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뭐 그런 기사였다.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다 채우고 갖출 건 다 갖춘 상태인데도 산도를 통해 나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니, 인간 복제를 허용하는 건 문제도 아니겠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한다.

 

아일랜드라는 영화에서는 인간 복제가 현실화된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또다른 자신의 장기를 이용하면서

결국 또다른 나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 채 희생시킨다.

<전갈의 아이> 마크도 마약왕인 '엘 파트론'의 클론이다.

모든 클론들이 합법적으로 태어나자마자 (암소의 뱃속에서 자란후 꺼냈다는 게 맞는 표현이지만)

뇌를 손상시켜 거의 지능이 없는 채로 살아가다가 때가 되면 주인의 장기를 대체하게 되지만

유일하게 엘 파트론의 클론들은 누릴 수 있는 한 모든 것들을 누리며 살게 된다.

마크도 정상적인 교육은 아니지만 교육을 받고 요리사인 셀리아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지만

알라크란 가문의 모든 사람들, 그에 속한 하인들에게 동물과 같은 대우 속에

자신은 과연 누구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가 경호원인 탬린에게서 클론과 엘 파트론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엘 파트론이 죽었을 때 셀리아와 탬린의 도움으로 도망을 친다.

그리고나서 험난한 여정 끝에 다시 돌아온 알라크란가에는 놀랄 일이 마크를 기다린다.

 

머리에 칩을 이식해 명령한 대로 움직이게 만든 로봇 같은 인간들인 '이짓'의 등장은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목이 말라도 명령이 없어서 그대로 죽어버릴 정도라니.

하긴, 요새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이짓'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명령한 대로 어쩌면 그리도 잘 움직이는지.

복제에 성공한 사례들은 속속 보도되고 어디선가는 불법적인 인간 복제가 이뤄질 지도 모른다.

엘 파트론이 돈으로 세상을 움직였듯, 누군가도 엄청난 돈으로 무엇인들 못할까.

누군가 내게 '넌 사람이 아니고 가축이야' 라고 한다면 난 인간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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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라 2024-11-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평을 본건 흔하지 않는 일이다. 작가도 작가지만 평을 쓴 이와 얘기해 보싶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ㅣ 카르페디엠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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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림없이 고다니 선생님 같고, 아다치 선생님 같고, 닥스 선생님 같지 않았을까?

작가가 꼭 그랬을 것만 같다.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려 성급하게 온 여름 열기를 식히는 동안

나는 오랜만에 찾아온 뜻하지 않은 휴식에 감사해하면서 이 책을 다 읽었다.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하고, 가슴이 싸아 하니 아파오기도 해서 잠깐씩 콧물을 닦아내거나

물을 한 잔씩 마신 것 이외에는 손에서 놓지 않고 다 읽었는데 346쪽이라 분량이 제법 되지만

그리 긴 줄도 모르고 읽었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데쓰조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쓴 글을 고다니 선생님이 읽었을 때

가슴이 벅차 올라서 한동안 누가 '얼음'이라고 외친 것처럼 자리에 붙박혀 일어날 수가 없었다.

 멋진 선생님들이고 멋진 제자들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제멋대로인 학생들과 야간 어리숙한 선생님들을

만나는 재미를 여기서도 느낄 수 있지만 장편이라 그런지 단편보다 더 무겁고 진지하다.

 

아이들이  잠 좀 자게 해달라고, 밥 좀 먹게 해달라고 시위를 벌인다고 한다.

0교시 부활에, 형편없는 급식으로 잠도 못 자면서 학교에서 시달릴 아이들이 불쌍하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선생님들이 먼저 읽고

누굴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교육을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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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을 가로지르면 인천에서 부천으로 넘어가게 된다.

부개동에서 상동으로 가는 길.

뜨거운 날, 호수공원 가운데 앉은 연인이 눈길을 끌었다.

항상 저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텐데

가을, 겨울엔 보이지도 않더니 봄이 되자 보이다니.

다소곳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와 조금 뻐기듯 보이지만 그래도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 남자는

아무래도 만난 지 몇 번 안 된 것 같다.

다 내보이지 못하고 가슴에 간직한 열정이 많을 저 때가 지나고 나면

덤덤한 마음으로 소 닭 보듯 살아가게 될 게 뻔하니,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살아있는 저 한 때를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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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더위가 몰려왔는데 왜 하마를 갈아야겠다는 생각이 따라왔는지 모르겠다.

더위 = 여름 =  장마 =  습기 = 하마

뭐, 이런 흔한 공식이 내 머릿속에 정립되어 있는 모양이다.

생각난 김에 16개를 사다가 서랍마다 넣고 장에도 넣었더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작년 겨울에 넣어두었더니 제 할 일을 묵묵히 마치고 몸통 가득 물 배를  채운 채

비장미마저 뿜어내는 하마들을 정렬시켜 놓고 보니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침투하는 습기들을 온 몸으로 막아낸 불굴의 용사가 아닌가!

처음 이 제품이 나왔을 때 습기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저 통 속에 든 알갱이들이 공기와 접촉하면

그저 물로 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저 믿기로 했다.

옷들을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그것 뿐이니 나라도 믿어줘야지.

기후도 점점 변한다는데 올 여름은 덥기만 하고 습도는 낮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리 하마 녀석들도 여름내내 바쁘게 이집 저집으로 팔려가는 일이 없어져 쉴 수 있을 테고

엄마들도 물 먹은 그 녀석들을 갈아주느라 바쁘지 않아도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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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 먹는 색시 ㅣ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9
김효숙 지음, 권사우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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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옛날에..

이렇게 시작되는 옛날이야기는 몇 번을 들어도 참 구수하고 맛난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그럴진대 새롭게 등장한 이야기가 호기심을 끄는 건 당연한 이치!

하지만 뭔가 다르다.

너무 무섭다. 중국풍이 느껴지는 크고 대담한 선과 붉고 어두운 빛깔들이 무섭다.

입이 큰 색시의 얼굴이 무섭고, 입이 작은 색시의 얼굴에서 튀어나오는 커다란 입도 무섭다.

물론 여우누이 같은 작품도 무서운 이야기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안 될 거야 없겠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것은 좋으나 (괴기스러운 걸 좋아하는 고학년 녀석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라고 소개하면 모를까)

굳이 저학년 아이들이나 유아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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