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ㅣ 피노키오의 철학 1
양운덕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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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는 언제나 조금 어렵다.

 

아니다. 이 책은 안 어렵다.

늘 주장하는 거지만

내가 모르는 분야를 처음 접할 때 제일 난감한 순간이

읽는 사람의 수준을 너무 높게 잡아

알아듣지 못하는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을 때.

 

이 책은 철학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아서

이틀 만에 다 읽어버렸다.

물론 머리하러 가서 읽은 게 대부분이니

시간을 제공해준 미용실에 감사드리고

(미스코리아 뽑는 분위기이지 않은가?)

^^

'피노키오가 사람일까? 인형일까?'

에서 출발한 물음은 사람의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조건들이 동물과 사람을

구분짓는 조건들이 될 수 있는지를 물어보기도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작가가 제시한 이유보다 훨씬 더

그럴 듯한 이유들이 남아있을 터.

 

깔끔하게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그의 다른 책들 (시리즈가 4권이니 읽을 책이 3권이나 남았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을 다 읽어보고 나면

어느 정도 잡히는 게 있을 것 같다.

아..행복한 책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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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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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잡고 있던 책이다.

벌써 20일이나 지났다

흔치 않은 일이다.

600쪽이 넘는다고 쳐도 이건 너무 했다

 

덴마크 작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기에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

스밀라..이름마저 생소한 그 덴마크와 그린란드에서

나는 읽는내내 추웠다

얼음과 눈..추위가 엄습했다

한 아이가 죽었고 그 죽음 주위에 보이는 눈에서

이상을 발견한 스밀라는 죽음의 정체를 향해 한발씩 돌진한다.

그래..이건 돌진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점점 드러나는 빙산.

위로 솟은 것은 얼마 안 되는데 숨어있는 것들이 거대한 빙산.

 

결국

사람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어딘가는

레이먼드 첸들러의 입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치밀하게 잘 짜인 작품이다

 

눈이 올 것 같은 오늘.

스밀라가 다시 생각난다.

그린란드에 내리던 눈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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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나라의 앨리스 ㅣ 네버랜드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엘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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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이 작품을 읽는 내가 영국에서 태어났더라면

작가의 의도대로 웃어야 할 때 아무 생각없이 낄낄대고 웃으며 무척 재미있게 느꼈을 텐데.

 

그러나, 나는 원서로 읽어낼 만큼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자랄 때 영국 아이들과 같은 전래동요를 부른 것도 아니고

그들과 똑같은 놀이를 하며 지낸 것이 아니라서

여기 등장하는 달걀과 똑같이 생긴 험프티 덤프티 이야기나

스냅드래곤 이야기가 그리 썩 재미있게 다가오지도 않고,

중간중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말놀이가 상큼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배재하고 나면

 (물론 그러한 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게 흠이지만)

넘치는 상상력과 비유는 대단하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아쉽다..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한 대로

진정 재미있게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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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왕들의 비밀 ㅣ 동화 보물창고 15
E. L. 코닉스버그 지음, 이현숙 옮김, 최혜란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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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장학퀴즈가 굉장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일요일 아침마다 밥상을 앞에 두고 그 프로그램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문제, 제시어가 '스승' 이었는데 '보지도 못하고..' 하는 데서

'설리번 선생님'이라고 내가 대답하자마자 고등학교 다니던 언니가 부저를 누르고

'설리번 선생님'이라는 정답을 맞혔다.

그 뒤로 맨날 책만 본다고 구박하던 엄마의 잔소리가 뚝 끊어진 것도 생각난다.

 

뉴욕주 퀴즈대회의 결승전에서 무대는 시작한다.

이제 6학년인 주인공 네 명은 보통 8학년들이 하게 마련인 결승전에 올라온 것 만으로도

굉장한 파란을 일으킨다.

문제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노아가, 때로는 나디아가 때로는 에탄이, 그리고 또 줄리안이

침착하게 답을 맞혀나가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풀어놓는 방식인데

얽히고 설키고 하여 정신없이 보이는 듯 하지만 각자가 경험했던 것들이

퀴즈를 맞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참 마음에 들고,

그것이 모두 가족들의 사랑안에서, 혹은 몰랐던 가족의 사랑을 다시 깨닫게 되면서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단단해지는 과정이 너무 멋지다.

참으로 멋진 놈들이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 <내 친구가 마녀래요>나 <클로디아의 비밀>도 모두 좋은 책이고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책들이지만, 그녀의 작품 중엔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우리 아이들에게 교과서 내용만이 전부가 아닌 다양한 질문을 했을 때

맞힐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험프티 덤프티는 어떤 소설에 나오며 또 그 소설의 지은이는 누구입니까?'

-이것은 루이스 캐롤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읽어봐야 아는 것이고,

'캘리그래피는 무슨 뜻이며 어느 나라에서 유래되었습니까?

-이것은 노아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낸 뒤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셔서 안 것이다.

 

책에서 배우는 것들과 직접 경험한 것들의 적절한 조화가 이 퀴즈왕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시험을 위해 무조건 외우는 것만 시킬 게 아니라 함께 손 잡고 밖에 나가서 돌아보고,

가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를 함께 조사한다면 주인공들보다 훨씬 멋진 아이들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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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 ㅣ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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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주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범주 안에서 얘기하자면

이 책을 읽고 느끼는 색은 단연코 '노란색'이 으뜸일 것이다.

 

죽은 아기 여우도, 슬픔에 빠져 있던 엄마 여우도

엄마가 사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 꼬마 아이도,

철거되기로 한 공중전화도 모두 행복해진 이야기

 

굳이 학년을 구분하자면 1학년 후반기 부터 읽으면 좋지만

틀을 깨버리자.

3학년이고 4학년이고 이 책을 안 읽어 본 사람은 모두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포근한 스웨터에 감싸인 느낌을 알고 싶으면 꼭 이 책을 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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