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서울 시내까지는 새로 개통된 고속철도로 겨우 30분.
서울역에서 거리로 나서자 광고판들이 크게 줄어 차분한 인상을 주었다.
횡단보도가 부쩍 늘었고 지하철역에는 모두 에스컬레이터가 완비돼 있었다.
노인이 걷는 데 이전과 같은 불편은 없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모습이 많이 눈에 띈 것은 장애인들 수가 늘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외출하기 쉬워졌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놀라운 건, 밤거리가 어두운 점이다.
어둡다고는 해도 물론 길거리엔 불이 켜져 있어서 안전에 불안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중략)
유명기업 입사나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고 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학문 연구에 뜻을 둔 학생들만
대학원에 진학하게 돼 오히려 연구의 질은 향상됐다.
10년 전에는 50%를 넘었던 비정규직 비율은 한때 70% 가까이까지 올라갔으나
새 정부 정책 덕에 30%까지 내려갔다.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도 시정되고 있었다.
고학력이 아니더라도 인간다운 대우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미친 듯한 교육열에도 브레이크가 걸렷던 것이다.....(중략)
징병제에서 지원병제로 전환하는 것을 실행에 옮긴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구대 자체를 폐지해서
국경 경비나 재해 구조를 목적으로 한 경찰부대로 대체할 구상을 세워놓고 있었다.......(중략)
정주 외국인 수는 계속 늘었고 그에 따라 다문화, 다언어교육이 널리 시행되고 있었다.
10년 전의 정부는 영어 조기교육을 강행하려다 비웃음을 샀으나 지금의 정부는 영어만이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지역에 따라서는 베트남어도 학교교육에 도입하도록 했다......(중략)
정주외국인 노동자나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코리안 디아스포라들도 이사회의 평등한 구성원으로서
나날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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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에 나온 서경식 교수의 '2018년, 내가 만나고픈 이런 조국'의 일부분이다.
이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