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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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지 않았다. 동네 도서관에서 23년 소설 분야 1위를 한 책인데, 아직까지도 대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이제 도서관의 책은 거의 망가져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님의 에세이이다. 그런데, 제목이 특이하다.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즉 술에 대한 주제일 거 같은데, 책을 읽어보니 술을 엄청 좋아하고, 흡연도 하는 작가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술이 조니워키 블루라벨 이라니..


1 년 정도 된 거 같다. 갑자기 위스키에 관심이 높아진 시점이다. 당시 발베니 12년 더블 우드, 맥켈란 12년 더블 캐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마트 오픈런을 했던 때이니 나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닌 거 같다. 지금은 마트에서 쉽게 구하는 위스키라서 남이 좋다면 무조건 따라 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전까지 마셨던 위스키는 글렌피딕 12년 정도인데, 술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당시에 위스키는 그냥 집에서 혼자 멋부리고 싶을 때 마셨다. 멋부린다는 것은 혼자만의 착각이다. 테네시 위스키인 잭 다니엘 올드 넘버 7을 코크와 함께 마시고, 너무 맛있어서 꾸준하게 마셨던 적도 있다.


아직까지 고급 위스키는 비싸다고 생각해서 주로 명절 때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에 가서 몇 병을 구입하곤 한다. 작년에 짐빔, 시바스 리갈 12년, 발렌타인 마스터즈, 와일드 터키 8년을 구매했다. 이 중에서 와일드 터키 8년을 제외하고 1년에 걸쳐 모두 마셨다. 스트레이트보다 하이볼을 좋아하는데, 와일드 터키 8년은 온더락이나 물을 약간 타서 마시고 있다.
오늘 트레이더스에서 에반 윌리암스, 조니워커 그린 라벨 15년, 탈리스커 10년을 사 왔다. 그런데, 작년에 사놓은 발베니 12년 더블 우드, 맥켈란 12년 더블 캐스크는 아직 밀봉으로 보관 중이다. 왠지 술을 모으는 취미에 빠진 것은 아닐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이 정도로 취미라고 한다면 실례일 거 같다.
퇴근 후에 1~2잔의 위스키는 나에게 있어서 소확행이다. 누군가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이라고 걱정을 했다. 그런가 싶기도 해서 이틀에 한 번으로 바꾸었는데,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가 좋아하는 조니워키 블루 라벨은 약 25만 원 정도의 가격이기 때문에 구입하기 쉽지 않다. 이 정도 가격이면 부담 없이 하이볼로 마시기도 아깝기 때문에 부담이다. 정지아 님은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을 즐겼다는데, 술꾼임이 틀림없다.


책을 읽고, 술 이야기만 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추억과 사연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이 술에 관한 것인데, 사람을 만나야 술도 마실 테니 사람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사연이 술 이야기와 함께 어울려져 재미있게 읽었다. 맥켈란 1926이라는 엄청난 고가의 술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한 권을 낼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진 저자가 솔직히 부러웠다. 저자를 만나기 위해 전라도 구례까지 찾아와서, 더구나 비싼 조니 워커 블루 라벨을 가져와서 만나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있었다는 점이 부러웠다.


퇴직 후 멀리 지방으로 가서 산다면 나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내가 위스키를 사서 찾아가고 싶은 사람은 있을까? 갑자기 우울해진다. 오늘도 위스키 한 잔이 필요한 밤이다.





2024.2.2 Ex. Libris. HJK

오래전, 부모님 이야기를 <빨치산의 딸>이라는 실록으로 쓰고 수배를 당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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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규칙 - 돈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린다
신민철(처리형) 지음 / 베가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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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이 유투브를 시작하고, 구독자를 모은 후에 책을 출간하는 사례는 많다. 소설가가 소설을 써서 성공한 후 에세이를 쓰는 사례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성공한 후에 안정적인 소득을 얻기 위한 투자로 책을 쓰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없어 보인다.
흔히 이야기한다. 이름을 알린 유명인들이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물론, 망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남들보다 앞서 시작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책도 유명한 유투버가 썼다.
돈에 대한 책은 많은데, 작가는 비교적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어느 정도 돈을 벌고 있는데, 왜 내 자산은 늘어나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이다.

https://blog.aladin.co.kr/742713195/13554293

돈은 무엇인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돈이 생겨난 이유는 내가 원하는 물건을 얻거나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받기 위함이다. 즉, 구매력을 뜻한다. 무인도에 가면 돈이 필요 없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돈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므로, 나중을 위해서라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좋다. 하지만, 돈의 두 번째 속성, 즉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복잡해진다.
무엇이든지 많으면, 가치가 떨어진다. 돈이 계속 현재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시중에 있는 돈이 많아지면 안된다. 하지만, 돈은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고, 신용 창조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결국, 돈이 구매력이고,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면, 어떻게 구매력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이 답은 저성장,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현재의 돈을 투자해 자산을 불러 돈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구매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 물론,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100만 원으로 샀던 물건을 200만 원으로 사야 한다면, 더 열심히 일해서 200 만원을 벌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물가 상승률만큼 노동 소득으로 구매력을 계속 늘리기는 쉽지 않다.


현재의 소득을 계속 가치가 올라가는 자산에 투자해서 구매력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계속 가치가 올라가는 자산은 부동산, 주식, 금, 채권, 비트 코인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이런 자산들이 계속 가치가 올라갈까? 그건 알 수 없다. 하지만, 은행에 넣어 놓는 돈보다 가능성은 있다. 아까 썼듯이 모든 것은 많아지면, 그것의 가치는 떨어진다. 사람들이 계속 사기를 원하면서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자산이 구매력을 유지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아무 코인이나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 아니고, 비트 코인 처럼 찍어내기 어렵고, 금처럼 희소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상한 코인에 투자해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함이다.


현재 돈의 가치가 가장 높고,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니 자산을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현재 남의 돈을 빌려서 구매력을 유지하는 자산에 투자해서 구매력을 유지하고, 시간이 흐른 후에 돈의 가치가 떨어진 남의 돈을 갚는 방식이다. 바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을 권투선수 타이슨이 말한 적이 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 처맞기 전에는"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족이 단기간에 부자가 되기 위해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구매하고,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매각한 후에 대출 받은 돈을 갚겠다는 생각이 바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것이다. 이론적으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지 않거나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돈의 속성, 자본주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소중한 내 돈의 구매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이해한다고, 그대로 된다는 법은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앞날을 예측할 수 있거나 운이 좋아서 내 생각대로 그대로 되어야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어떤 방법을 쓰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의 몫이다.
돈과 자본주의를 욕하면서 이것들에게 멀리 있으면 안 되고, 자신의 수준과 능력을 과시해서 돈과 자본주의를 우습게 보아도 안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하지만, 보인다고 확신에 차서 계획을 세우면 위험하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타이슨이 우리에게 말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4.1.29 Ex. Libris


나는 하루 종일 돈에 대해 생각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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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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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을 쓴 황보름 작가의 에세이인 <단순 생활자>를 읽었다. 읽으면서 단순 생활이라는 의미가 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별로 신통치 않다. 그저 혼자 살면서 쓰고 싶을 때 글 쓰고, 산책하고, 배우고 싶으면 수강하고, 깨끗하게 주변 정돈하면서 청소를 즐기는 사람의 라이프이다. 인세를 받아서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단순하게 사는 삶이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아니 부러웠다. 퇴사를 하고 전업 작가가 된 저자가 퇴사를 한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저 출근하기 싫어서였다는 대목에서 공감했다. 모든 직장인은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저 출근하기 싫어서이다.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작가들은 비슷한 패턴인 거 같다. 베스트셀러 책을 내고, 이름이 알려지면 그들의 삶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서 책을 출간하는 패턴, 왠지 반복된다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걸까? 그렇다고, 그들의 에세이를 안 읽는 것은 아니다. 나는 책과 독서를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작가들의 삶도 책과 독서와 관련이 있으니 틈나는 대로 읽는다. 다만, 구매는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대여한다. 다음에 읽을 책 중의 하나가 정지아 작가가 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도서관에서 예약하고, 대여했다.

하지만, 이 책은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단순한 생활을 쓴 것이니 그런 것일까? 이 책에서 황보름 작가가 언급한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는 정말 몰입해서 읽었다. 나중에 다시 읽기 위해 소장 중인 아끼는 책이다.

어찌 보면, 유투브의 브이로그나 에세이는 비슷한 거 같다. 그들의 생활이 주제이다. 인간이 가지는 호기심 중의 하나가 남이 어떻게 사는가이다. 나만 그럴까?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유투브를 계속 보게 하고, 에세이를 계속 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독한 삶에서 자신의 루틴을 만들고, 심플하고 소박한 라이프를 즐기면서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현대인에게 필요하다. 인생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고독의 시간이 찾아올 때 덤덤하게 맞이하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해야 한다. 결국, 고독의 시간은 찾아온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2024.1.2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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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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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유행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책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인터넷 서점 알라딘 기준)를 4주나 했고,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책은 철학 분야 주간 베스트 1위(밀리의 서재 기준)를 했다.
이번에 들은 이 책, <사는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도 오디오북 분야 주간 베스트 도서(밀리의 서재 기준)이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면,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듣고, 바로 이어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전자책으로 읽고 있다.


음악가 바그너, 철학자 니체, 소설가 톨스토이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는 쇼펜하우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염세주의 철학자를 대표한다는 점이다. 염세주의를 구글로 검색해 보면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 세계 및 인생을 추악하고 괴로운 것으로 보며, 진보나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방식


한눈에 봐도 염세주의는 나쁜 것으로 보인다. 인생의 실패자, 패배자들이 자기 우울증에 빠져서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신의 도피처로 삼는 철학으로 생각할 수 있다. 주변에 쇼펜하우어 책을 읽는다고 하면,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났다. 첫 번째는 요즘 힘드냐, 생각만큼 일이 안되냐, 힘을 내라, 열심히 하면 잘 된다는 충고를 주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염세주의라는 말을 듣지 마자 아예 대화의 주제를 돌리거나 전혀 듣고자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자신들도 우울해지고, 비관적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외면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왜 쇼펜하우어의 책이 많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까지 되었을까? 세상을 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마음의 도피처를 찾고 싶은 것일까?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상이 진화하고, 복잡해 질 수록 마음이 힘든 사람들은 점차 많아질 것이다는 점이다. 소설 미디어의 발전과 인간의 의지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돈을 벌게 하는 과학, 심리학, 경제학의 발전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는 주변 사람들과 비교했지만, 이제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젊은이들이 오마카세, 명품, 해외여행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기억나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을 정리해 본다. 쇼펜하우어의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 <소품과 부록>을 읽지 않고, 그의 주장을 정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그의 저서를 읽기 전에 입문서를 통해 그의 주장을 이해하고, 그가 직접 쓴 책을 읽는 것이 맞는 방향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말한 정리는 내가 이해한 것을 정리했다는 뜻이다.


삶은 고통과 권태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은 평생 동안 고통과 권태를 느낀다. 인간의 의지(이 책에서는 욕망이라고 부른다. 욕망이 좀 더 이해하기 쉽다.)가 고통을 초래하는데, 근본적으로 식욕, 성욕, 탐욕이 고통을 초래한다. 생존을 위한 식욕, 개체 번식을 위한 성욕, 자기 소유를 위한 탐욕이 끊임없이 고통을 만든다.
인간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의지가 판단하고, 결정한다. 이성은 의지가 결정한 것을 따르기 위한 방법을 만드는데 관여할 뿐이다. 그렇다면, 식욕, 성욕, 탐욕이 충족된다면, 고통이 없어지는 것이냐고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고통이 없어지면 권태가 나타난다. 나의 의지, 욕망이 충족될 때 비로소 행복을 느껴야 하는데, 행복보다는 권태로 인한 불행에 빠져든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이제 인생, 삶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 어차피 인생은 고통과 권태로 점철되는데, 왜 살아야 할까? 쇼펜하우어가 자살을 유도하고, 찬미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매번 뭔가를 구매하고자 한다. 자신은 필요하기 때문에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 우리의 의지는 필요하다는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어차피 사야지 나중에 비싸진다, 지금 할인을 한다, 이걸 가지면 행복해질 거다, 이걸로 내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의 의지는 갖고 싶다는 결정을 하고, 우리의 이성은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만들고, 이걸 머리에 각인시킨다.
택배를 주문하기 전에 우리의 이성이 여러 가지 정당성을 부여할 때와 주문하고 나서 택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택배를 받는 순간 그동안의 기쁨은 점차 사라져 간다. 그리고, 권태가 찾아온다. 이미 내가 가졌으니 더 이상 기쁨을 주지 않는다. 이제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
권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많다. 유명 연예인들이 도박, 마약, 성에 빠져서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하는데, 그들은 충분히 많은 것을 가졌는데, 왜 그런 선택을 할까? 바로 권태로운 삶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은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고통을 최소하기 위해서는 의지를 제어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을 줄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모든 것을 갖고자 하는 생각은 권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옳은 방법이 아니다. 자살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의지, 욕망을 절제할 수 있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산속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하고자 할 때 한 번쯤 다시 사유해 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항상 느끼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 춘추전국시대의 장자의 사상과 비슷할 수 있지만, 동일한 철학은 아니다. 아직 서로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


이제 쇼펜하우어에게 한 발자국을 다가갔다. 그는 항상 그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와 얼마나 많은 대화와 생각을 나눌 지는 오로지 나의 몫이다. 염세주의라는 사전적 정의에 함몰되어 쇼펜하우어를 배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4.1.20 Ex. Libris. HJK


누구나 한 번쯤은 ‘사는게 고통이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페이지는 전자책 기준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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