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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읽었습니다. 2년 전에 사놓고, 표지만 구경하다가 이번에 읽었네요. TED 강의에서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를 처음 보았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TED 강연을 보셔도 좋겠습니다. 물론, 책 읽은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책의 목차를 나름대로 정해 보았습니다.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그릿의 정의
2. 그릿이 왜 중요한가
3. 그릿을 측정해 보자
4.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
1. 그릿의 정의
Cambridge English Dictionary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 to put small stones on a road or path that is covered in ice, in order to make it safer
- courage and determination despite difficulty
눈이 왔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에 까는 돌이 그릿 인 줄은 몰랐네요. 이 책에서는 두 번째 뜻과 관계가 있습니다. 저자는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를 그릿이라고 말합니다. 재능, 천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Wikipedia에서 정의한 내용도 찾아보았습니다.
a positive, non-cognitive trait based on an individual's perseverance of effort combined with the passion for a particular long-term goal or end state(a powerful motivation to achieve an objective).
끈기, 노력, 열정이라는 단어가 나오네요. 장기 목표와 동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릿을 쉽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그릿 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정과 끈기, 노력, 장기 목표, 동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모두 동의합니다. 성공을 위해서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릿 말고, 다른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천재적인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못한다고 합니다.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니체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완전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지 않는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마법에 의해 땅에서 솟아난 것처럼 현재의 사실만을 즐긴다. ...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니체가 마치 저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2. 그릿이 왜 중요한가
사람들은 재능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발레리나 강수진 님이 쓴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천재 발레리나로 알고 있지만, 기숙사에서 남들이 잠을 자고 있는 새벽에 일어나서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의 공식을 보시면, 강수진 님이 왜 성공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재능 X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
강수진 님은 발레리나에 적합한 가느다란 몸매와 감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노력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다시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워런 매켄지, 존 어빙, 윌 스미스, 우디 앨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3. 그릿을 측정해 보자.
그릿을 측정할 수 있는 시트가 있습니다. 솔직하게 적어야 정확한 현재 상태를 알 수 있겠죠. 저도 해 보았습니다. 그릿이 가장 높으면, 열정, 끈기가 개별적으로 최대 5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창피하지만, 저는 열정 2.2점, 끈기 3.4점 이 나왔습니다. 저자는 열정 4.2점, 끈기 5.0점 나왔다고 합니다. 저자가 살아온 길과 경력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릿 척도를 쉽게 판단할 4가지 지표도 있습니다.
-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삶과 대조되는) 멀리 목표를 두고 일하고,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확고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정도
- 단순한 변덕으로 과제를 포기하지 않음. 새로움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며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성향
- 의지력과 인내심의 정도. 한 번 결정한 사항을 조용히 밀고 나가는 결단력
- 장애물 앞에서 과업을 포기하지 않는 성향, 끈기, 집요함, 완강함
현재 자신의 그릿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그리고, 그릿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제 그릿을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는지 알아보죠.
4.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
어떤 일을 포기할 때 각양각색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의 네 가지 생각 중 어느 하나가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국 그릿을 키우는 방법일 것입니다.
- 지루해 : 관심이 있고, 재미가 있다면.
- 노력할 가치가 없어 :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 이것은 내게 중요한 일이 아니야 :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있다면.
- 나는 못 하겠으니 포기하는 게 좋겠어 : 위기를 대처하게 해주는 희망이 있다면.
즉, 관심이 있으면서 어제보다 나아지기 위해 연습을 하며, 자신의 일이 중요한 목적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잘 될 거라는 희망을 품고 나아갈 때 그릿이 높아집니다.
관심사를 알아볼 때 인내심을 가지라는 말이 마음속에 와닿습니다. 관심이 발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대답들이 다시 질문으로 이어지게 해서 관심사를 파헤쳐라 한다고 합니다.
연습에 대해 두 가지 서로 다른 견해가 이 책에서 나옵니다. 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1만 시간을 연습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의식적인 연습을 해야지 성공한다고 주장하는 안데르스 에릭슨과 완전한 집중으로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에 이르는 몰입을 경험해야 한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서로 토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서로 상반된 관점을 피력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끝났다고 합니다. 좀 더 치열한 토론을 기대했던 저자는 실망했다고 하네요. 안데르스 에릭슨의 저서, <1만 시간의 재발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저서, <몰입>을 읽어보면 그들의 생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연습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힘들지만 의식적인 연습을 하게 만드는 주요 동기는 자신의 기술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다. 의식적인 연습에서는 100 퍼센트 집중하며 현재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난이도의 과제를 의도적으로 설정한다. 연습을 시작하면서 설정한 이상적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문제 해결'의 자세로 실행해야 할 모든 요소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피드백을 받는데, 잘못 수행한 부분을 지적한 다수의 피드백을 활용해 수정하고 다시 시도한다.
생업, 직업, 천직의 차이를 이해하시나요? 벽돌공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세 벽돌공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생업, 내 직장은 숨을 쉬거나 잠을 자는 것처럼 인생에서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직업, 지금 직장은 기본적으로 다른 직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봅니다.)
세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다. "하느님의 성전을 짓고 있습니다." (천직, 내 일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투지가 훨씬 강하다고 합니다.
목적의식을 기르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현재의 일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의 연관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생각하고,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을 찾으라고 합니다.
이국종 님의 <골든 아워>을 읽어보기 위해 구매했습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관찰학자 최재천 님과 마찬가지로 이국종 님도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마다 롤모델은 다를 것입니다.
그릿을 기르는 마지막 방법으로 스스로에게 어떻게 희망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먼저, 지능 또는 다른 재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근육을 사용할수록 강해지는 것처럼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완전히 익히려고 애쓰는 동안 뇌 자체에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낙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하라고 합니다. 부정적 자기 대화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학습할 수 있다는 거죠.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름대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포스트 잇과 메모, 밑줄로 뒤덮인 책을 다시 뒤적거리면서 앞뒤 내용을 조합해 봅니다. 이렇게 정리한 글을 누가 읽을지도 모르고, 대단한 글도 아니지만, 뿌듯함을 느낍니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한 권의 책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딸아이가 있어서 그릿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연주를 꾸준히 하루하루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인생에 있어서 무엇을 하든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9.2.23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