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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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재미있게 정신없이 책을 읽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지금 읽은 책이 사실은 3부작 중의 마지막 책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라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허무함, 참담함, 자책감 등 표현이 부족한 나로서는 뭐라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어쩐지 과거의 내용을 너무 요약해서 서술하기에 이상하다 싶었지만, 워낙 내용 전개가 긴박하고, 결론이 어떻게 맺어질지 궁금하니 과거보다는 진행되는 스토리에만 집착했던 거 같다.
2009년 4월 10일 사건 설명이 이전 두 편을 요약하기 위한 전개였음을 미처 눈치 못 챘다니.. 
누굴 탓할 것인가? 도서관에서 신작이 나와서 잘 알아보지도 않고, 허겁지겁 대출해서 읽었던 내가 잘못이다. 신작에 대한 집착증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도록 한 도화선이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3부작 마지막 책에 대한 소감을 짧게 적어본다. 
퇴직 형사와 그의 조수가 사이코패스에 대항하여 범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경이 주된 스토리이다. 사이코패스는 항상 머리가 좋다. 한발 앞서 나가는 사이코패스를 쫓아가느라 허겁지겁 되는, 정의를 사랑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비단 이 책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결함을 사회의 탓으로 돌리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피해자로 삼으려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개인의 정신 문제일까? 사회의 구조적 문제일까? 아니면, 둘 다 모두의 문제일까?
사실 책을 읽을 때는 이런 생각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우리의 주인공 아니 경찰, 형사, 공권력을 가진 아무나 사이코패스를 제거하기를 바라면서 책장을 빨리 넘긴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공권력은 별 도움이 안 된다. 결국, 힘들게 살아가는 주인공이 아무 도움도 못 받고, 혼자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소설에서 항상 나오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결말과 관련 있는 패턴은 적지 않는다. 
- 주인공은 대부분 이혼을 했고,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불쌍한 처지에 있다.
- 나쁜 놈은 언제나 똑똑하고, 최고의 설계자이며 항상 한 발 앞서서 행동한다. 하지만, 지나친 자만심이 있다. 
- 주인공을 도와주는 결정적인 인물 몇 명이 꼭 주인공 주위에 있다. 
-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은 뒷북만 치고, 별로 도움이 안 된다. 
- 하지만, 이런 비슷한 패턴이 있어도 결말을 보기 위해 숨 가쁘게 책장을 넘긴다.

영화나 미드로 보던 스티븐 킹 소설을 처음 접해 보았다. 소설을 읽어도 마치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 시리즈를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잘 짜인 플롯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허구 요소도 강하고, 우연찮은 전개도 종종 나오기 때문에 납득이 안가는 부분도 있다. 


스티븐 킹은 30여 년간 500권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고 하니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에서야 책을 읽어 본 나도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미저리,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 영화의 원작 소설 작가였다니 이 영화들을 보면서도 참 무심했던 거 같다. 

이전 2편의 책도 읽어볼까 잠시 생각을 했지만, 아마 그렇게 할거 같지는 않다. 다른 읽을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17.08.27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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