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아이 십이국기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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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국기 0번째 소설인 마성의 아이를 읽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십이국기 두번째 소설인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이후로 보입니다. 전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을 먼저 읽고, '마성의 아이'를 읽었는데, '마성의 아이'를 먼저 읽었다면, 결말이 다소 어리둥절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초중반부에서는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전 아직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에서는 다이키가 인간의 세계에서 십이국 세계로 건너간 후 다시 인간의 세계로 오는 부분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세계에서는 1년동안 행방불명 되었던 다이키가 다시 인간의 세계에 나타납니다. 어떻게 다이키가 다시 인간의 세계로 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 부분은 십이국기 시리즈를 더 읽어보면,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이딴 것은 알 필요가 없는 걸까요?


'마성의 아이' 주인공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립되어 있는 다카사토가 아니고, 교생으로 다카사토를 보살피려고 노력하는 히로세입니다. 철저히 히로세의 시점과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어찌 보면,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인간적인 주인공으로 그를 판단할 수 있지만, 실상은 아닙니다. 

히로세는 또 다른 세계를 잠시 경험한 기억이 있습니다. 현세와 사후의 세계 중간에 위치한 그곳을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기억인지, 정말 그런 세계에 갔다 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한 인간이 현실로부터 격리되어 가는 다른 인간을 보고, 동질성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노력하는 것입니다.

소설의 중간 중간에 히로세가 내뱉는 인간 세계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나옵니다.

사람이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숭고한 애정의 뒤편에는 이다지도 추악한 이기심이 존재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토록 더럽다.

"돌아오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우리는 돌아오고 말았어요. 다시 돌아가면 좋을 텐데 돌아갈 방법을 모릅니다. 이 세상은 불합리와 악의로 가득하죠. 우리는 도저히 익술해질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다지도 천하다.

결국, 다카사토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다카사토를 옆에 두면서 위안을 삼고 싶었던 히로세는 결국 혼자 남습니다. 

결말에 히로세는 자신의 본심을 드러냅니다.

"그럼, 나는?"

"...... 날 두고 가려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자는 히로세라는 인간을 통해 이 세상을 외면하고, 비난한다고 해도 도망칠 곳은 없고, 결국, 같은 인간일 수가 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함께 어울려서 조금이나도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들의 운명일 수밖에 없다고 말이죠. 난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야. 다른 세상이 있을거야 라고 외쳐봤자 결국, 이 세상 사람뿐이라는 현실을 받아 들이라고 말입니다.


2016.02.2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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