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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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이해서 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대여했다. 6일 연휴이지만, 연휴는 항상 짧다고 느껴진다. 차츰 독서 페이스를 올리고 있지만, 빨리 책을 읽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소설책을 먼저 집는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도 읽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다. ㅠ


영국 출신의 작가는 엘리 그리피스는 영문학 전공 후 도서관, 잡지사, 출판부 홍보부에서 일했다고 한다. 나는 잘 몰랐지만, 영국에서 여러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역시 세상은 넓고, 책도 많다.


사실 이 책을 접할 때 대충 스토리를 예상했다. 살인 플롯을 짜는 노파가 탐정 역할을 하면서 난해한 사건들을 해결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파가 죽으면서 살짝 당황했다. 피해자였다니. 이후 몇 번의 연속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피해자들이 아는 사이이고, 서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독자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내가 후반부까지 범인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범죄 소설로서 성공했다. 하지만, 독자의 시선과 예측을 분산시키기 위함인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이야기가 나오면서 옆길로 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과거 사건들이 모두 연관되어 있지만, 애초부터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는 보이지 않았다. 작가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분리 주의자 지원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범죄소설의 성격 상 하나의 스토리를 좀 더 탄탄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소설을 읽을 때 특히, 범죄 소설일 때 작가가 독자에게 혼란을 유도하고자 트릭을 쓰는 것이 느껴지면 실망을 한다. 작가가 왠지 티나게 머리를 쓴다는 느낌이 든다. 독자의 추리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모종의 장치를 심어두는 것이 당연하다. 너무 뻔하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 그런데, 모종의 트릭과 장치가 어색하고,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면, 스토리와 전개 과정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자연스러운 스토리 속에서 결말로 다가가는 중에 미처 파악하지 못한 점을 발견할 때 반전을 깨닫고, 탄성이 나온다.
많은 소설이 세상에 나오고, 많은 스토리 또한 함께 세상에 나오니 앞으로 독창적이고, 몰입하게 하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작가들의 고생이 눈에 보인다. 응원한다.


2023.09.28 Ex. Libris HJK


두 남자가 그곳에 서 있은지 18분이 자났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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