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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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는 이 책에 등장하는 유명 작가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작가가 많다. 소설을 쓸 때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면 좀 더 편하기 때문일까? 작가가 아닌 이상 이유는 모르겠지만,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심리 스릴러 소설이 많다. 물론, 내가 접한 소설 기준이기 때문에 객관적 척도는 아니다.


초반과 중반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주인공은 사고를 당해 생각하지 못하고, 거동을 못하는 배러티를 대신해 연작 소설 시리즈 중 3권을 대신 쓰기 위해 배러티의 집에 온다. 주인공은 몇 주 동안 집에서 지내고, 배러티가 쓴 자서전을 우연히 읽으면서 경악스러운 과거를 마주한다. 설상가상으로 배러티의 수상한 행동이 주인공의 마음을 더 불안하게 한다.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한 순간에 소설은 끝이 난다. 이런 종류의 소설에 빠지면 안 되는 반전을 나름대로 예상했지만, 역시 나는 이번에도 틀렸다.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또 한 번 느꼈다. 작가들이 소설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과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나로서는 맞추기 쉽지 않았다는 변명을 한다.

적당한 몰입감을 주기 때문에 킬링 타임으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요즘 미국에서는 낙태 금지 법안을 두고 많은 갈등이 있다. 나는 솔직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지만, 원치 않는 출산을 함으로써 부모와 아이 모두 불행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아이는 사랑스럽지만,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참 쉽지 않은 주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당황스러운 것은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에 대해 너무 노골적인 묘사이다. 굳이 이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소설의 주제와 부합하기는 하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후 처음 접했다.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 본 상세한 묘사는 궁금증도 불러오지만, 당혹스러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일까? 만약 진실을 알아도 외면하고 살 수 있을까? 차라리 모르는 것이 더 나을까? 매트릭스에서 파란 약을 먹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진실을 아는 것이 꼭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진실을 알면서 거짓을 만드는 것은 나쁘다는 생각을 한다. 더구나 누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거짓을 만드는 것은 정말로 나쁜 짓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까지 지켰고, 앞으로도 지킬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2022.08.07 Ex. Libris HJK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의 피가 내게 튀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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