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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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볼 때 강원국 님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는 연설 비서관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화를 재미있게 전해 준 기억이 납니다.

강원국 님이 쓴 <대통령의 글쓰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먼저 접했습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볼 때의 재미있던 기억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가볍고, 쉬운 책은 아닙니다. 글을 잘 쓰는 법, 남과 다른 글을 쓰는 법, 글쓰기에 도움되는 여러 내용 등을 알려줍니다. 글쓰기가 가벼운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이 전반적으로 다소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각 장마다 저자의 경험을 말하듯이 한 토막씩 들려줍니다. 저자가 걸어온 길을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뭔데 이렇게 청와대에서 오래 있나?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청와대 경험을 공유하는 책을 쓰게. 그렇지 않으면 당신 혼자 특권을 누린 걸세. 소수가 누리던 것을 다수가 누리는 게 역사의 진보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완벽하게 동일한 경험을 겪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험에 생각과 감정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주제가 없다고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듯이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책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누가 나의 경험에 관심이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평상시에 청와대 연설 비서관 경험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청와대 연설 비서관이 강원국 님만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책을 쓴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을 것입니다.

내 경험을 남에게 공유하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역사의 진보에 미약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아나요? 누군가에게 내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말이죠. 


IMF 때 회사 입사를 했습니다. 

3년동안 계열 회사에 파견을 갔습니다. 

회사 이직 후 해외에 장기간 출장을 갔습니다.

대학교, 대학원 때 배웠던 전공 분야를 떠나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습니다. 

회사에서 보직장을 맡았습니다.

당시에 무심코 지나갔지만, 이런 경험들을 글로 남겼더라면, 그 당시의 생각, 고민, 감정을 남겨 놓았다면, 내 인생을 다룬 한 권의 책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래는 글쓰기에 관한 잘못된 생각입니다.


글은 재능으로 쓴다? 땀과 노력으로 쓴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다? 보통 사람, 힘없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무기다.

아는 게 많아서 쓴다? 쓰면서 아는 것이다.

글은 첫 줄부터 쓴다? 아무 데서나 시작해도 상관없다.

글쓰기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경우에 따라 함께 쓰면 더 잘 쓸 수 있다.

글은 머리로 쓴다? 글은 가슴과 발로 기획하고 엉덩이로 마무리한다. 

글쓰기는 창조적 행위다? 어딘가에 있던 것의 재현이고 모방이다. 

써야 할 때 쓰는 게 글쓰기다? 평소에 써뒀다가 필요할 때 써먹는 게 더 나은 글쓰기다.


평상시에 책을 읽고, 메모를 하고, 생각을 하고, 일정 시간 지난 후 글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만 있다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않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목표는 아닙니다. 글을 쓰기 위해 산속에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 경험에는 내 감정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성은 열정의 노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감정으로 판단하고 이성으로 정당화한다. 직감으로 결정하고 이성으로 방법을 찾는다. 호불호로 선택하고 이성으로 합리화한다. 감정이 먼저다.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내 느낌이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예감이 드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성이 등장해도 늦지 않다. 처음부터 이성이 좌지우지하면 불리지 않은 때를 미는 것처럼 뻑뻑하고 힘들다.


책을 구매 또는 대여할 때 어디를 제일 처음 보시나요? 저자는 목차부터 본다고 합니다. 목차는 책 전체를 한눈에 보게 한다고 합니다. 목차는 내용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줍니다. 

저는 목차를 먼저 보지 않습니다. 일단, 책을 잡고 맨 뒤 페이지를 봅니다. 책에 대한 광고 문구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중간부터 책을 훑어 봅니다. 활자 크기, 자간 등을 살펴 보면서 얼마나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지 봅니다. 이제 목차 읽는 것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이 책의 목차를 봤습니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 책을 썼는지,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머릿 속으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많은데, 같은 목적으로 쓴 내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하나의 예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여러 방법이 여기 저기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입니다. 글쓰는 단계를 순차적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어휘력이 중요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어휘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업무 분야에 전문적인 어휘를 많이 알수록 그 분야에 대한 글을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단어장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1. 어휘력을 높이겠다는 각성이 먼저다.

2. 단어를 유념해 글을 읽는 것이다.

3. 글을 쓸 때 국어사전을 가까이한다.

4.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보자.

5. 단어의 어원에 관심을 가져보자.

6. 키워드 중심으로 글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발행 전에 한 번 더 읽어봅니다. 생각보다 고칠 부분이 많습니다. 글쓰기 만큼 고치기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하지만, 틀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보다 창피함이 더 있습니다.


잘 쓰는 사람은 잠깐 쓰고 오래 고친다. 못 쓰는 사람은 오래 쓰고 잠깐 고친다. 쓰다가 진이 빠져 고칠 염두가 나지 않는다. 다 쓰고 나면 꼴도 보기 싫다. 본래 글쓰기는 재미없고 힘들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백지를 응시하는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고치기는 재미있다. 틀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내 글이 점차 개선돼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있다. 


저자가 2014년 첫 책을 쓸 때 용기를 얻기 위해 책상 앞에 붙여두었다는 문구를 끝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도 똑같이 책상 앞에 붙여두려고 합니다. 누군가 지은 멋진 문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역사의 진보입니다. 


내 글과 내 경험을 판단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다.

인생을 글로 쓰는 일에 정해진 규칙 같은 건 없다.

나와 똑같은 삶을 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지 문학작품을 쓰는 것이 아니다.

가장 훌륭한 책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책쓰기는 주인의 삶을 살게 해준다.

일생에 한 번은 책을 써라.

오직 책쓰기만이 두 번째 삶이라는 기회를 준다. 


2019.2.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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