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스튜던트 - 배움의 재발견
마이클 S. 로스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900년 대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이 많은 이들의 등용문이자 사회적 위치를 획득하는 좋은 수단이었으며 충분한 수입을 보장하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명문학교 진학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다리와 마찬가지였으며, 동시에 많은 이들의 목표가 되었다.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수많은 돈과 노력을 쏟아부었으며 부모들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AI가 발전하게 된 지금, 사람들이 하던 일의 많은 부분을 AI가 대체하게 되면서 '교육'은 다시 한번 기로에 섰다.
현 시대에서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대인에게 '배움'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 어떤 가치와 방향을 추구해야 할까? <더 스튜던트>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 속 학생들의 모습과 배움의 발전과정에 대해 알아보면서 현대의 학습자들이 배움의 방식, 목적, 주체성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AI시대를 맞이하여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마이클 S.로스는 오랫동안 교사이자 학생이었다. 역사학 박사 과정에 진학한 이후에는 학부생들을 가르쳤으며 배움과 가르침을 모두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뛰어난 교사는 학생의 도전을 즐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후 늘 학생으로서 배우는 것을 즐겼다. 웨슬리언 대학의 총장직을 맡은 이후 그는 배움에 대해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장 훌륭한 가르침은 다정한 공통체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주체성, 다른 사람과의 관계, 궁극적으로 자유를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배움과 발견, 근본적인 변화에 열린 학생이 되기 위해 <더 스튜던트>에서는 기원전 6세기부터 현대사회까지 교육의 발전 과정, 학생이 된다는 것, 배움의 의미 등에 대해 알아본다. 공자, 소크라테스,예수 등 예전부터 세계의 '스승'이라고 일컬어졌던 이들의 삶과 가르침의 의미를 알아보고 근대 이전의 배움, 근대적 학생의 등장, 대학에서 학생들의 변천사와 학생들의 역할, 배움의 진정한 의미 등에 대해 하나씩 짚어나간다.
학생이 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다른 사람에게서 배움으로써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학생이란 더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우는 존재다.
-<더 스튜던트> 서문 중에서-
<더 스튜던트>에서는 광범위한 배움의 역사를 다루지만 '교육사'에 대한 책이 아니므로 모든 교육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배움'에 초점을 두고 실제 학생들의 학습 방식에 주목하며 다른 사람에게서 배움을 얻어 목적의식과 주체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1장에서는 추종자, 대담자, 종교적 제자라는 세 가지의 학생 유형을 다루는데 각각 공자와 소크라테스, 예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의 학생들은 스승과 대화를 하며 스스로 성찰하며 '깨우침'을 얻게 된다. 그들이 실천한 자기 인식은 배움을 자유에 이르는 길로 보기 때문에 현대 교육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 을 하고 있다.
전근대 유럽에서 배움의 의미, 도제 견습과 같은 공식적인 교육제도와 성차별, 중세 시대의 기초교육과 노예제도, 이마누엘 칸트의 '계몽',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교육에 미친 영향, 다양한 교육 이론과 그 목적,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됨으로써 독립적으로 살도록 촉구한 '랠프 월도 에머슨'의 주장, 급변하는 미국사회에서 여성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교육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학생이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탐구하면서 가르침을 얻고 그 가르침에 창의적으로 반응하는 상태를 말한다.
-<더 스튜던트> 중에서-
또한 현대의 고등교육 방법과 이에 대한 비판, 명문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과 이들이 추구하는 교육적 성과, 능력주의의 불평등의 심화 같은 최근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러한 논쟁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주제이다. 대학이 가진 계층 상승의 양면성, 학생이 아니지만 학습자가 된 많은 현대인들, 학자들이 생각하는 '능동적 교육'과 학습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현대에 와서 더 많은 의미를 가지게 된 '배움'과 '학습자', 이 책을 읽으며 학생이 진정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