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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6
김여나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망을 들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해녀 할머니, 그리고 그를 뒤따르는 귀요미 녀석들 세 마리.
그 중에서 노란 점박이 고양이와 해맑은 강아지 한 마리는 서로 대치하고 있다. 노란 점박이 고양이는 공격 태세로 온 몸의 털을 곤두세웠는데 강아지는 혀를 내밀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나 보다.
<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은 새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뭔가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그림책이다.
속 표지에는 후덕한 해녀 할머니와 나란히 앉은 세 동물들의 등이 보인다.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모습,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네야는 열아홉 살 고양이야.
늘 높은 곳에 오도카니 앉아 있지.
파도치는 절벽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호랑이 같아.
세상에 열아홉 살 이라고?
이 나이가 사실이라면 네야는 정말정말 오래 산 고양이다. 인간으로 치자면 호호백발, 고양이의 평균 수명을 훌쩍 넘어서 살고 있는 고양이이다. 호랑이 같다는 이야기가 이해될 만큼. 먼 바다를 보고 있는 네야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네야는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고양이다.
해녀 대장 말숙 할머니는 물론이고 열한 살 고양이 노랑이와 아홉 살 강아지 포 모두가 '네야'를 좋아한다. 천진난만한 강아지 포가 네야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해녀 할머니는 이 세 동물들이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귀엽게 바라보고 있다. 해녀 할머니가 돌미역을 뜯으면 네야는 젖병 등대 꼭대기로 올라가서 주변을 내려다 본다. 젖병 등대는 진짜 '젖병'모양으로 우뚝 솟아 있다.
노랑이가 뭔가 심기가 불편해졌는지 뒷발로 포 머리를 찼다. 노랑이의 발톱에 얼굴을 긁혀 포의 눈가에서 빨간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발등으로 눈을 문지르다가 코를 박은 채 끙끙 앓는 강아지. 도대체 노랑이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네야는 이를 보고 젖병 등대 꼭대기에서 훌쩍 뛰어내려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강아지 '포'의 편을 드는 네야가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랑이. 결국 노랑이는 분통을 터뜨린다.
노랑이가 포를 공격한 데엔 이유가 있었지만 네야는 강아지 '포'가 놀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고양이와 강아지, 그리고 사람은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은 그에 대한 답을 조곤조곤 말해준다. 고양이 네야의 사연을 풀면서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살아간다면 그 어떤 가족보다 더 끈끈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사랑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가족과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