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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21
엘리스 피터스 지음, 박슬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벌써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마무리되고 마지막 단편 모음집만 남았다. 신나게 중세 영국 수도원으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서 끝날 시간이 되었다니 아쉽기만 하다. 마지막 책인 21권의 제목은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이다. 국내 초역 단편소설집으로 다음과 같은 작품이 실려 있다.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
「빛의 가치」
「목격자」
대부분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온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것 같지만,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또한 앞선 다른 책들을 읽지 않아도, 또는 이 책부터 읽기 시작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또한 영국 역사, 중세 시대의 생활상과 정치 상황에 관심이 많거나 영국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 만큼 당시 영국 중세 상황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잘 고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다 보면, 십자군 원정에 참여할 만큼 왕년에 혈기왕성했던 것처럼 보이는 캐드펠이 어떻게 수도원의 수사가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사실 나 또한 1권을 볼 때부터, 어떻게 수도원까지 흘러가게 된 것인지 몹시 궁금했다. 특히 그의 전 연인과 아들 이야기가 언급했을 때는 더더욱 그의 과거에 흥미가 생겼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실질적인 마지막 책인 20권 <캐드펠 수사의 참회>에서 아들에 대한 그의 감정을 확실히 알 수 있고,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에서는 캐드펠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수사가 되었는지 살짝 엿볼 수 있다. 단편 소설에 그의 뒷 이야기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우드스톡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빛」에서는 1120년 늦가을 영국에서 전쟁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국 중세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알겠지만 헨리 왕은 열심히 정치력을 발휘하여 잉글랜드 뿐 아니라 노르망디의 주인이 되었다. 정복왕 윌리엄이 위의 아들들에게 나눠준 선물을 헨리왕은 하나로 통일하였고, 두 형들은 죽거나 수감되었다. 헨리 왕과 함께 싸운 귀족과 기사들도 왕을 따라 병력을 철수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중 로제 모뒤는 고향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고 본토에 도착하면 부하들에게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노르망디에서 모집한 사람들 중 옆에 두고 계속 봉사하게 해도 좋을 것 같은 사람들로 군인이 되기 전에 떠돌이 서기였던 자, 그리고 웨일스 출신의 직업군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넓은 어깨와 건장한 체격이 돋보이는 이 한창때의 근육질 사내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캐드펠'이다. 매력적인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 강인한 골격으로 젊었을 때는 잘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이 사내는 과거 만났던 여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둘은 로제 모뒤의 영지 중 하나인 노샘프턴의 남동쪽 저택에 도착한다. 로제는 슈루즈베리의 '롯슬리'라는 장원을 두고 수도원 측과 분쟁 중이었다. 로제의 아내 에드위나 부인은 이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남편에게 비도덕적인 제안을 한다.
우리는 사건을 따라가며 캐드펠이 어떻게 슈루즈베리 수도원의 수사가 되는지, 그 와중에 어떤 활약을 하는지 하나씩 지켜볼 수 있다. 신기한 이력을 가진, 과거에 잘생겼다는 말을 꽤나 들었을 법한 건장한 수사가 이렇게 탄생하게 되다니 이제까지 보이던 노련한 수사로서의 모습이 새삼 다르게 보인다. 마지막 책이자 캐드펠 수사의 사연이 실려있는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팬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