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일본의 근현대 문학작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작가의 작품들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바로 일본 근현대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이다.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무라카미 하루키, 모리 오가이 등 일본 주요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근현대 문학 또한 일본을 떼어 놓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문단 또한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으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등이 있다. 이번에 읽은 책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의 말년 대표작으로 인간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었다는 평을 받는다.
<마음>에서 화자는 '나', 그리고 언급되는 주요 인물은 '선생님'이다. 이들 뿐 아니라 책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나와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과 너무 친했던 친구조차 K라고 나와 있다. 소설은 나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선생님의 편지 부분에서는 '선생님'이 본인의 관점으로 과거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인지 독자들은 '나'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며 마음 속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나'와 내가 '선생님'이라고 항상 불렀던 이. 나는 어린 학새이었던 시절 선생님을 가마쿠라에서 처음 알게 된다. 여름방학에 해수욕장에 간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아 가마쿠라에 갔으나, 친구는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전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나'는 혼자 남아 혼잡한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해수욕을 즐긴다. 그러던 차에 서양인과 함께 있었던 선생님을 발견한다. 해변에서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바다수영을 하며 친해진다. 나는 불안해질 때마다 선생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감정을 느낀다. 유독 나는 선생님에게 특별한 마음을 갖게 된다. 가까이 다가가면 내가 기대하는 무언가가 눈앞에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어느 날 나는 선생님을 보러 갔으나 그를 만나지 못한다. 선생님의 부인은 그가 매월 특정 날만 되면 조시가야 묘지에 있는 어느 고인에게 꽃을 바치러 간다고 전해준다. 묘지에서 나는 선생님을 만나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생님의 친구의 것이라는 묘, 금실은 좋지만 아이가 없는 선생님 부부, 종종 선생님으로부터 느끼는 불안감, 선생님께 들은 과거 이야기 등이 서술된다. 나는 선생님과 교류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으나 집안일로 인해 집으로 떠나게 된다. 엇갈리게 되는 선생님과의 만남, 나는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만다. 그리고 도쿄로 향하는 전차에 올라 선생님의 편지를 상세히 보기 시작한다.
옮긴 이의 말에 따르자면 그저 잔잔하게 보이는 이 소설은 '퀴어 문학'의 관점으로 읽으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정말 책에서의 '나'와 '선생님'이 서로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면 고요하고도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드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나, 그리고 선생님과 함게 죽음과 사랑, 죄와 쓸쓸함 등 인간의 마음에 대해 파고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