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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
주지후 지음 / 드림스쿨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은 15년 이상 영어를 가르친 영어 교육자이자 언어학자인 주지후 저자가 쓴 영어 문법 책이다. 다른 문법책과 다른 점은 영어 문법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로, 퍼즐을 풀듯이 영어 문법의 패턴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역사적 맥락과 인시적 사고 구조 속에서 영문법의 원리를 살펴보고 우리가 그 동안 가졌던 의문을 하나씩 풀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이해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원어민의 문장 속 사고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고 한다. 힘들게 암기하고 머리속에서 꺼내 쓰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영문법적 직관을 체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은 책에 나와 있는 QR코드를 핸드폰으로 찍으면 저자가 추천하는 영어 공부 로드맵과 함께 보이는 영문법, 그리고 영어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책 소개를 볼 수 있다.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은 시체, 형용사, 분사, 관계사, 태, 완료 등 얼핏 보면 다른 문법책과 유사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책은 무려 400페이지에 가깝고, 이 많은 걸 다 익혀야 하나 싶을 수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그게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은 한국인이 모국어인 한국어 기준으로 생각하다 보니 이해하기 힘든 영문법 요소들, 착각하기 위운 영문법 원리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 설명을 하다 보니 책이 두꺼워진 것이지 외워야 할 내용이 400페이지나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원리를 제대로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영문법이 이해가 되는 시스템이라, 다른 영문법책처럼 억지로 낯선 내용을 달달 외울 필요가 없다.
영어에는 동사의 미래형이 없다?!
예를 들면 이 책에서 가장 처음 다루는 '시제'파트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영어에는 '동사의 미래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어의 미래형 will이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사실 will은 미래형이 아니라 will +동사 조합으로 미래를 나타내는 '표현'을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한다. 동사 eat 먹는다(현재형), ate 먹었다(과거형)만 존재할 뿐 '먹겠다'라는 미래형 동사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동사 형태로 시제를 나타내는 방법이 '과거'와 '현재'밖에 없기 때문에 영어에는 두 개의 시제만 존재한다는 '2시제론'이 탄생하였다.
영어는 현재시제와 과거시제만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2시제론을 적용하는 거이 타당하나, 미래를 표현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류 보편적으로 가장 흔히 쓰는 3시제 체계를 영어에 적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12시제를 영어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시제(tense)와 상(aspect)는 같지 않다. 시제는 시간의 경과나 시간적 관계를 의미하고 상은 동작이나 사건의 내용, 상태를 나타내는 체계이다. 이 둘은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I have been studying. 완료진행상-현재완료진행상
I had been studying. 완료진행상-과거완료진행상
이렇기 때문에 시제와 상 두 가지 개념을 모두 고려해서 문장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지, 시제와 상을 합쳐서 12시제에 기워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영어는 미래형 동사가 없기 때문에 미래시제를 나타내기 위해 will과 같은 보조 동사를 사용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게르만어에는 동사의 미래형이 없고, 영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런 경우 현재형에 미래 시점을 붙여서 앞으로의 일을 표현한다.
단순현재시제로 미래를 나타내는 경우는 대부분 정해진 일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해서 하는 일'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면 will을 사용해야 한다. 책에서는 게르만어의 특징, 영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will이 조동사가 된 과정을 알려준다.
John : I don't work tomorrow.
Hun : Will you not work tomorrow?
John : What? I mean....
이제 이 대화에서 John이 마지막에 당황한 이유를 알 수 있다. John은 일정상 근무 날이 아니라는 의도로 말 했는데, 여기에 Hun이 "일 안 할 거야?"라고 물어본 것이다. 이제 미래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will을 써야 한다는 이상한 문법 사용을 고칠 수 있다.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에는 이렇게 우리가 착각하고 잘못 쓰기 쉬운 영문법 요소를 하나씩 자세히 짚어준다. 또 왜 이렇게 사용해야 하는지 원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힘들게 외울 필요가 없다. 영문법을 잘못 쓴 예시를 보여주고, 왜 영어 원어민들과 한국인들 사이에 오해가 생겼는지 설명해준다. 얼마나 적절한 예시가 많은지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영문법 책을 아무리 봐도 머리속에 들어오는 게 없는 것 같다면, 열심히 외우고 뒤돌아서서 다 잊어버리니 실력이 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는 <보이는 영문법 : 전지적 원어민 시점>을 추천한다. 영어 원리를 이해하면 문법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