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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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세계의 민담, 설화, 전설은 물론이고 온갖 괴물과 괴이, 요괴 등이라면 덮어놓고 읽던 시절이 있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한국의 오랜 전통에 비해 한국 전설과 설화 등을 모티프로 한 재미있는 소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한국 무속 문화와 미신, 괴물 등을 바탕으로 잘 엮은 소설은 대표적으로 퇴마록, 신비소설 무 등이 있고 웹소설로는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등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일본판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애니메이션의 흥행에 비하면 작품군이 빈약판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전국 팔도를 떠도는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는 소개를 들고 나온 한국형 판타지 소설 <기기묘묘 방랑길>을 접하게 되었다. 조선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양반과 요괴 콤비가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금두꺼비의 행방, 날개 달린 아이, 목각 어멈, 여우 구슬 등 목차만 봐도 한국의 유명한 설화들이 떠오른다. 과연 이 책은 한국 전통 이야기를 어떻게 차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냈을까 궁금했다.


종이책으로 나온 <기기묘묘 방랑길>은 확실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웹소설과 다르게 진중한 묘사로 시작된다.  어둔 밤 최씨 집안에서 일어난 일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밤만 되면 돌아다닌다는 무언가, 처음엔 아랫것들의 입단속을 하며 면박을 주었으나 이제 다들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어린아이라곤 없는 이 집에서 나는 가벼운 소리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최씨 집안에서 일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갑돌은 집안을 둘러보다가 대청마루 아래 작게 반짝이는 것을 보고 등불을 가져다 댄다. 


세상에!

반짝이던 것이 이상한 소리를 내뱉고 갑석의 어깨를 밝은 뒤 더 높이 튀어 올라 담장을 넘었다.

그건 바로 최씨 가문의 보물, 금두꺼비!

도대체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금두꺼비가 살아 움직여 돌아다니다니.

윤 대감 집 막내 아들인 효원은 그 소문을 듣고 돕기로 결정한다. 효원은 기껏 찾아간 최 대감 집에서 박대를 받지만 오히려 호기심을 불태운다. 그 와중에 친우 오윤의 이야기를 듣고 '여우의 자식'이라 알려진 자를 찾아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한다. 호기심에 사건을 돕겠다고 나선 효원, 어릴 때부터 친우였던 지형의 집인 최대감 댁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 여우의 자식으로 알려진 신비한 인물 사로.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해결될까?

생각보다 첫 번째 사건은 사로의 활약으로 간단히 끝난다. 사로와 효원이 만나 인연으로 얽히고 신기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도입부로 보인다. 효원은 따뜻하고 안락했던 집안의 품을 벗어나 사로와 함께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효원의 수명에 대한 비밀, 사로의 정체 등이 미스터리에 싸인 채 조선판 동양 판타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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