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반 고흐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2
다이윈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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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렬한 노란색,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가운데 커다란 해바라기 몇 송이가 피어 있다. 아이는 해바라기 위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아빠는 그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그림을 그리는 아빠를 둔 아이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나의 아빠 반 고흐>는 고흐의 그림과 똑같은 그림을 그린 아빠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나의 아빠 반 고흐>를 펼치면 짙푸른 하늘에 보석같은 별빛이 보인다. 그림책의 면지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이 별들을 보며 아빠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이는 자신의 아빠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아빠는 열심히 반고흐의 그림을 프린트하여 그대로 모작을 하고 있고, 화실에는 반 고흐의 자화상, 별이 빛나는 밤, 반 고흐의 침실 그림 등이 가득하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반 고흐의 그림이다.


아이가 아빠의 그림을 표현하는 방법이 환상적이다. 한 편의 시를 읽고 있는 듯하다.


여름이 되면 아빠의 화실은

세상에서 가장 더운 곳이 되고 말지.

그림들이 모두 햇빛에 익을 것만 같아.


샛노란 해바라기가 가득한 화실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란 빛은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명화 중 하나이다. 아이는 물끄럼히 해바라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림 속 밀밭은

마치 황금빛 파도 같아.


황금빛 파도가 넘실거리는 들판에 아이는 몸을 싣는다. 그림 속 밀밭을 헤엄치며 환한 햇빛을 즐긴다. 아이에게는 '반 고흐'의 방이 어두컴컴하고 쓸쓸한 곳이 아니라 아버지의 찬란한 황금빛이 가득 쏟아져 내리는 곳이다. 아이는 '빈센트 반 고흐'라는 사람의 그림을 따라 그렸다는 아빠에게 그가 누구인지 묻는다. '반 고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마음 속에 뜨거운 불이 있을 거라고 추측한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우리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예술가의 고뇌를 본다. 그 속에서 저 나름대로 함께 고민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도 지켜본다. 아이의 아빠는 진짜 반 고흐가 아니다. 반 고흐의 그림을 그저 따라 그리고 있을 뿐이다. 아이의 아빠도 고흐처럼 진짜 예술가일까? 다만 아빠가 반 고흐의 그림을 따라서 그리든 자신만의 길을 찾든, 아이가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진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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