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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화의 비밀 -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캐서린 매코맥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유럽 여행을 처음 갔을 때 가장 후회한 것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미술품들을 놔 두고 미리 배경지식을 쌓아두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이나 바티칸 궁전 등에 들어가 압도적인 천장화들과 그림, 조각상 등을 보면서 마냥 감탄하기만 하고 교과서나 교양 미술책에 자주 나오는 유명 작품들 정도만 알아볼 수 있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실제 미술품들 앞에서, 책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이 이렇게 다르다니... 책과 사진에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다. 아무리 사진 기술이 발달해도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 주지는 못했다. 이후 이탈리아나 프랑스 파리 등 훌륭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짜게 되면 반드시 배경지식을 조금이라도 쌓아두는 습관이 생겼다.
<천장화의 비밀>은 전세계의 유명한 건축물, 박물관, 미술관 등에 있는 '천장화'에 대한 책이다. 네오니아노 세례당, 그리스도 부활 성당, 이맘 모스크, 바티칸 궁전, 팔레 가르니에, 부르크 극장, 루브르 박물관, 스웨덴 스톡홀름 지하철역, 우피치 미술관 등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곳들의 천장화에 대해 다뤘다. 전세계의 아름다운 천장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꼭 소장하고 싶은 예술 관련 책이다. 무엇보다 커다란 책장을 가득 채운 천장화들의 멋진 모습을 이 책 한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천장화의 비밀>은 천장화의 역할에 따라 종교, 문화, 권력, 정치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 다뤘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에의 갈망, 이런 인간의 욕구를 반영한 천장화들. 사람들은 오랫동안 종교와 사회, 문화에서 비롯한 신념과 철학을 하늘에 투영하였고 이를 천장화로 표현하였다.
'천장'과 '하늘' 두 단어의 태생은 동일하다고 한다. 영어로 천장을 뜻하는 단어 ceilling은 하늘이나 천국을 의미하는 라틴어 caelum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올림포스산의 신들과 세게를 창조하는 동시에 최후의 심판을 내리는 기독교의 신, 기하학적인 문양과 색채 빛으로 표현한 이슬람교의 신, 고대 인도 종교에서 기원한 힌두교와 불교의 신들이 모두 등장한다.
천장에 그려진 이미지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종교 이야기를 들려주는 좋은 수단이었다고 한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시각 자료를 통해 성경과 성인의 삶을 전달했고, 주로 신의 초월성이가 구원, 희생도 다루었으나 마지막 날에 다가올 심판과 처벌이 주제가 되기도 했다. 동시에 제작 당시의 시대와 사회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짙푸른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처럼 찬란하게 반짝이는 네오니아노 세례당의 천장화, 황금과 모자이크로 호화롭게 장식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그리스도 부활 성당,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이란 이스파한의 타일로 장식된 이맘 모스크, 최고의 천장화라 불리는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의 프레스코와 등 전세계의 아름다운 천장화들을 감상하며 이들이 그려진 배경과 작가, 건축구조와 원리, 핵심 주제와 당시의 사회적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천장화의 비밀>은 미술작품과 천장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한번 보면 푹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