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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집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6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 고지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딱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집 참 많다.
저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어디 있을까?"
양복을 입고 서류 가방을 맨, 우리 멍멍이씨도 똑같은 생각을 했나보다.
책 표지로 돌아가보자.
어른들을 위한 예쁜 그림책, 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커다란 집>의 표지에는 멍멍이씨가 조그마한 집에 온 몸을 구겨넣고 있다. 그 집에는 온갖 것들이 가득한데, 멍멍이씨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대체 멍멍이씨는 왜 좁은 집에 쪼그려 앉아 있는 걸까?
"집이 있었으면 해. 내 집.
집이 갖고 싶었어.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집."
멍멍이씨는 처음엔 이렇게 희망했다.
우리들의 희망사항과 꼭 같다.
이 바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멍멍이씨는 정말 열심히 일 한다.
심지어 모든 시간을 일 하는 데에 투자한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와 서류를 보면서,
햄버거와 음료수로 밥을 대충 때우는 멍멍이씨...
드디어 멍멍이씨는 소원대로 '나만의 집'을 마련한다.
그 동안 자신이 꿈 꿨던 일을 하기 위해 집을 예쁘게 꾸미고
잠시 잠깐의 행복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의 성취감, 행복감은 길게 가지 않는다.
자신보다 더 멋진 친구네 집을 방문하게 된 멍멍이씨...
뭔가 자신의 집이 부족하게 느껴진 그는
집에 온갖 것을 사다 나르기 시작한다.
완벽한 집을 만들기 위해 다시 잠을 아껴가며 일을 하기 시작한 멍멍이씨...
이대로,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커다란 집>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진실을 보여준다.
멋지고 커다란 집에 살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며 아득바득 일하는 멍멍이씨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커다란 집>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림책이라 절로 손이 간다.
귀여운 멍멍이씨가 핑크빛 벽에 빨간 지붕이 있는 집에 들어가 있는 것도 그렇고,
화사한 그림책의 색감도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멍멍이씨는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며 똑같은 행동을 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뭔가 갈수록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라고 저절로 느끼게 된다.
물질적인 요소가 정말 우리의 행복에 꼭 필요한지, 과연 멋지고 행복한 '나만의 집'은 어떤 곳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그림책이다.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짧지만 깊이 있는 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