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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오디세이 - 운명을 짊어진 개미의 여정
오드레 뒤쉬투르.앙투안 비스트라크 지음, 홍지인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11월
평점 :
다들 재미있는 놀 거리가 없나 놀이터를 배회하다가 땅을 열심히 기어다니는 개미를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기어다니는 개미가 어디로 향하는지 눈으로 쫓다가, 조그만 구멍 속을 열심히 드나드는 것을 발견하고 파헤쳐 봤을 것이다. 또는 물을 넣어보거나 흙을 집어넣어보기도 하고 이 작은 생명체가 군집을 이루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을 지도 모른다. 물론 몇 번 해보고 나면 특별한 탐구정신이 샘솟지 않는 한 금방 지루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개미'라는 존재에 대해 한참 잊고 있다가 어쩌다 보니 '개미'를 주제로 과학 보고서를 한번 쓰게 되었고, 이후 베르나르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으면서 이렇게 개미를 파헤쳐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감탄했다. 작은 상자에 투명한 겔이 가득 차 있는 개미집을 만들 수 있긴 했지만 여왕 개미를 잡아 넣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금방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아마 다들 이와 비슷한 경험 한두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개미가 아니라 때로는 다른 곤충이나 물고기 등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미들의 삶을 깊게 파헤쳐 그들의 생을 그려낸 과학책이 여기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고 밝혀진 개미들의 삶, 수영 선수와 역도 선수, 의사, 보모, 폭탄, 도둑, 노예 등 여러 역할을 자처하는 작은 군집생물 개미의 모습이 스릴넘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오드레 뒤쉬투르, 앙투안 비스트라크 두 사람 모두 유명한 개미학자로 최첨단 시설을 놓고 개미의 삶을 연구하였다. 많은 학자들이 이들처럼 개미에 흥미를 갖고 연구하였다. 수많은 교양 과학 서적에서도 '개미'에 대해 다루고 '개미'에 대한 여러 소설이 나와 있다. 개미는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집단 지성과 희생 정신으로도 유명하다. 체증 없이 통행을 하며 악천후 속의 위급 상황 대처에도 능숙하다. 지구상에는 무려 2만 종의 개미가 살고 있으며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기 몸에 비해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며 집단 생활을 하면서 이동하고 방향을 잡고, 일을 분담한다. <개미 오디세이>에서는 이 놀라운 생명체들이 '먹이를 찾는 모험'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교양 과학책이 대부분 따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개미 오디세이>는 개미들의 삶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표현한다. 이 책은 개미들의 삶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세상에 나가서 방향을 잡는 것부터, 식량 찾아 활용하고 운반하기, 환경에 적응하기 등등을 거쳐 마지막 시련인 죽음까지 다룬다. 군대 개미라고도 불리는 무시무시한 마냥개미로 서문을 시작하여 개미들의 군락을 이야기한다. 여왕개미가 알을 낳고 일개미들이 일을 하고, 알이 부화하여 굼뜬 애벌레가 되고 암컷과 수컷이 정해지는 과정과 수컷의 특징 등등. 지루할 것 같지만 저자들은 이 곤충들의 삶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예를 들면 수컷을 설명하며 비례에 맞지 않게 작은 머리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 간단히 말하자면 '쌍안경 달린 날아다니는 고환'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나 유명한 영화 <개미>와 실제 개미들이 다르다는 것을 언급한다.
이렇게 개미들의 세세한 삶에 대해 하나씩 다루고 개미들의 집단 지성, 우리가 몰랐지만 최근에 밝혀진 개미들의 비밀, 개미들의 신체적 특징과 생활 양식 등 이 작지만 놀라운 생명체에 대해 하나씩 파헤쳐 본다. 평소 개미나 자연과학 분야에 대해 흥미가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개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개미'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