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 - 최영미 시인이 엮은 명시들
최영미 지음 / 해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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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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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 바스락바스락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난다.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울긋불긋 어여쁜 옷을 입고 곧 헤어질 준비를 하는 나뭇잎들이 보인다.

바야흐로, 감성이 충만한 이들에겐 '시집을 읽고 싶어지는 계절'이 왔다.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는 최영미 시인이 엮은 명시 모음집이다. 2년 간 <최영미의 어떤 시>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하던 글 중에서 아끼던 것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였다.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하여 멋진 시, 멋진 문장을 보면 외우고 다녔다는 그는 시가 있어 심심하지 않았고 시를 통해 세상과 맞서 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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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가장 유명하지만 여러 산문집도 출판하였다. 시 <괴물>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 되었던 '고은 시인'의 실상을 폭로하여 전국민이 그의 이름을 인지하게 되었다. 최영미 시인은 문단 내의 성폭력과 남성 중심 권력 문제를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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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이 된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는 미국의 시인 '사라 티즈데일'의 <선물>이라는 시의 마지막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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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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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첫사랑에게 웃음을 주었고,

두 번째 사랑에게 눈물을 주었고,

세 번째 사랑에게는 그 오랜 세월

침묵을 주었지.


내 첫사랑은 내게 노래를 주었지,

두 번째 사랑은 내 눈을 뜨게 했고,

아, 그런데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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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티즈데일(Sara Teasdale 1884~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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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에는 사랑을 하면서 주었던 것들을, 2연에서는 상대가 나에게 주었던 것을 말한다.  왜 세 번째 사랑이 그에게 '영혼을 주었다'라고 말하는 지는 몰라도 자신의 '영혼'에 대해 진정으로 살펴볼 만큼 의미 있었던 사랑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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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의 1장에는 사랑에 대한 시, 2장에는 지난 시절에 대한 시, 2장은 고독, 4장 좋아하는 것에 대한 시들이 실려 있다. 김남조, 에밀리 디킨슨, 윤동주, 나태주, 사디 시라즈, 이해인, 로버트 번스 등 국경을 가리지 않고 최영미 시인이 좋아하는 시들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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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서 간간히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실린 시들 대부분이 인상파 화가였던 '모네'의 그림과 잘 어울려 멍하니 그림도 보고, 예쁜 시도 감상하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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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를 읽으며 윤동주, 이성복, 바쇼 등 평소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를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된 김승희 시인의 <장미와 가시>였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아름다운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 가시로 나도 찔리고 다른 이들도 찌르면서 사는 것이라는 말이 딱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막상 장미꽃은 보지 못하고, 삶이 무엇인지 어디에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인지 고민하는 게 '삶의 진리'를 꿰뚫어보는 시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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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에 실린 시 외에도 세상에는 좋은 시가 많지만, 최영미 시인이 왜 이 시들을 선정했는지 알 수 있었다. 차근차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는 시들, 아름다운 시가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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