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1000권 읽기 - 문해력, 어휘력, 사고력을 키워주는 도서관 책육아
이지유.여현경.이신영 지음 / 성림주니어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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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책육아 가이드라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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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키우다 보면 '책육아'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데 정확히 책육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환경은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경우가 많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에 나오는 모습? 글쎄, 아이가 잠깐 책에 집중하는 모습은 각 잡고 사진찍기를 시도하면 얼마든지 설정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취학 전 1000권 읽기 프로젝트'라면 어떨까? 천 권이라는 이 많은 책을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독서 기록장을 쓰고 등등 이 모든 것을 하는 노력은 어떻게 꾸며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취학 전 1000권 읽기>는 현재 중랑숲어린이도서관장인 이지유 저자가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실천에 옮기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랑구 아이들은 매일 도서관을 방문하여 독서 여권과 기록장을 들고 온다고 한다. '매일 독서'를 강조한 '취학 전 천 권 읽기'는 사교육에 고립되었던 아이들이 공공도서관을 찾아와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책을 읽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만들 수 있었다. 따분한 도서관이 아니라 아이들의 '책 놀이터'가 된 중랑구 도서관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취학 전 1000권 읽기>라는 제목을 보면 속으로 '뜨악'하기 마련이다. 어린 애들이 1000 권이나 읽어야 한다니, 이게 가능한 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천 권'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매일 매일 꾸준히'를 의미한다. 


2017년 가을, 중랑구 도서관 전대표관장이 새 사업의 기획 아이디어로 제안한 '천 권 읽기'는 이미 호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호주의 한 공공도서관에서 도서관 활성화와 함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따라 한 것이었다. 그러나 좋은 취지와 달리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참여도와 실적이 미비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고 한다. 결국 중랑숲어린이도서관으로 넘어온 이 사업, 사서들은 머리를 모아 의견을 낸다.


아이들은 '천 권'이라는 수치에 대한 실질적 의미보다 '하루에 한 권 책을 읽는 독서습관'의 꾸준함을 더 인식하고 있었다. 사서 팀은 프로그램을 '책으로 여행하는 컨셉'으로 바꿔 아이들에게 독서 여권을 떠올렸다. 씨앗, 떡잎, 새싹, 꽃, 열매에 도달할 수 있는 독서 여권과 배지를 만들었다. 이 때 우연히 코로나가 찾아왔고, 도서관의 비대면 서비스와 함께 '취학 전 천 권 읽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 '천 권 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 예약 도서는 다른 사람이 빌려간 책을 제가 다음 순서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선생님, 제가 마법 천자문 새로 나온 책을 찾고 있는데 혹시 도서관에 그 책이 들어왔을까요?"

"방정환 선생님 책을 읽으면 마음이 뭉클해져요."


<취학전 1000권 읽기>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은빈(당시 만 4세)이가 한 말이라고 한다. 명확하고 완벽한 이 문장을 만 4세 아이가 구사할 수있다니, 취학 전 천 권 읽기 도전도 완수한 이 아이는 책을 통해 여러 방면의 모든 언어 능력을 습득한 것이다. 아이는 단어를 맥락에서 유추하고 사용할 줄 아는 단계에 이미 도달했다. 자기 생각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이 모습에서 우리는 '독서의 힘'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래도 버겁게 느껴지는 숫자 '천 권', 그러나 도서관에서는 이렇게 소개한다.


취학 전 우리 아이에게 잠자기 전 1권의 책을 읽어준다면, 1년에 365권, 2년에 700권, 3년이면 1000권을 읽게 됩니다.


5세부터 매일 1권의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면 취학 전에 정말 1000권 읽기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꾸준함, 습관의 힘이다. 거의 책을 읽지 않던 아이에게 갑자기 책을 주면서 읽으라고 하면 글쎄, 잘 읽으려고 할까? 아니다. 책보다 훨씬 재미있는 다른 것을 찾아서 금방 떠나버릴 것이다. 취학 전 아이에게 글씨가 있든 없든, 내용이 짧든 길든 그림책 한 권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유아 시절 부모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와서 책을 만지고 놀았던 긍정적 기억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재미있는 놀이'일 지라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많은 가족들이 처음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 가족 모두가 '독서 습관'을 기르는 쪽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취학전 1000권 읽기>에는 이렇게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의 의미를 강조하며 '책육아'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제공한다.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점점 책을 가깝게 여기는 방법, 가볍게 독서 기록장을 시작하는 방법,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고르는 방법, 책의 분류에 따라 읽는 방법, 부모를 위한 독서 교육 가이드, 테마 별 추천 도서 목록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책육아는 어렵지 않다. 그냥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놀러를 가는 것부터 시작하자. 아이의 흥미에 맞는 재미있는 책부터 찾아보자. 꼭 완독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들은 준비가 되면 얼마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기 시작할 것이다. 책육아를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된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취학전 1000권 읽기>와 함게 도서관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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