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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숲 ㅣ The 그림책 4
조수경 지음 / 한솔수북 / 2024년 10월
평점 :
회색빛 사람이 거울 속 알록달록한 꽃과 나무들에 둘러싸인 사람에게 인사한다. 코는 빨갛고 볼은 노랗지만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반갑게 흔들고 있다. 평범한 그림책과는 뭔가 좀 다른 그림체가 우리를 반기는 <마음 숲>,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진다.
표지를 열고 면지를 여니 온갖 흑백의 패턴 속에 새빨간 줄이 연결되어 있다.
이 빨간 줄을 따라가니, 어라?
누군가의 발목을 휘감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보지 않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감추고 앞만 바라봅니다.
나도 그 사이에서 나를 숨기고 있습니다.
-그림책 <마음 숲>중에서-
그림책에 나온 글처럼 모든 사람들이 피카소의 그림 또는 한국의 전통 가면을 연상케 하는 가면을 쓰고 있다. 거기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른 옷차림이지만 똑같은 것처럼 보인다. 모두 회색이거나 검은색, 가면을 쓴 이들의 모습은 이런 무채색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오직 나를 꽁꽁 휘감고 있는 줄만 새빨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집에 돌아가서 거울을 봐도 무채색의 가면이 보일 뿐이다. 이 가면은 눈, 코, 입을 전부 가리고 있다. 사람들도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을 뿐더러, 나 또한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다.
결국 나는 의문을 갖는다.
이게 정말 나일까요?
의문을 갖고 나니 두려움이 온 몸을 휘감는다.
괴로워하고 있는 나에게 천진한 표정의 아이가 다가온다.
표지에서 본, 그 미소짓던 아이이다.
과연 이 아이가 나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을까?
나는 가면을 벗고 내 진짜 얼굴을 볼 수 있을까?
나는 내 마음의 숲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조수경 작가의 <마음 숲>은 특별하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찾은 것 같았다가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의문을 갖는다. 거울을 봐도 찾을 수 없는 나의 진짜 모습, <마음 숲>을 읽고 아이들과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우리의 진심에 조금 더 다가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