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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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일본작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바로 <라쇼몬(나생문)>을 통해서였다. 괴물이나 요괴 이야기, 신화나 전설 등을 좋아했던 나에게 그가 쓴 일본근대소설은 취향에 딱 맞아떨어졌다.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거미줄>. 어쩜 그렇게 사람의 뒷면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쏙쏙 골라서 하는지 한동안 뇌리에 남아 잊혀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많은 일본 작품에 인용되는 일본의 대작가였다. 아직까지도 일본만화, 소설 곳곳에서 차용되거나 인용되고 있으니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서든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극찬을 받고 주목받은 작가인데도 말년에 자조적인 작품들을 많이 썻고 1927년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이유로 자살하였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을까, 그는 주변인에게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불과 나이 35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자살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의 자살을 지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청춘>의 제목으로, 북다 출판사에서 그를 묶어놓은 것은 아마 이 불안증때문이 아닌가 싶다. 청춘은 피는 중이라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니까.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았고 미래에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으며 어느 한 곳에 제대로 붙박힌 것도 아니다. 그게 청춘의 한 단면이니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은 그 '불안'과 '허무'를 곳곳에서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는 불완전한 젊은 사람들이 자주 나온다. <짝사랑>에서 복룡이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바꾼 오토쿠는 영화 속의 배우를 짝사랑했다. 영화 속에서의 모습만 알 뿐, 실제 세상에서의 삶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남자를 영화를 이어 보며 사랑하고 질투한다. 미지의 곳으로 고용살이를 떠나면서 그래도 동생들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귤을 던지는 소녀, 지진 후 폐허 속에 방치되고 버려진 피아노 등등. 


청춘에 우리는 이정표도 없는 어둠을 걷고, 정해진 것이라곤 없다. 또 지나고 나면 꿈 같기도 하고 순식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영원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청춘>에서 우리는 청춘의 여러 단면을 볼 수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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