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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새일까?
배명자 지음 / 생각의집 / 2024년 6월
평점 :
집 근처 산책 중에 자주 보이는 새들, 이름이 뭘까?
집 근처 산책을 하다 보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곳곳에 있는 새들을 보고 궁금해한다. 그리고 많은 양육자들이 귀에 피가 나도록 듣는 말, "저게 뭐야?"라는 질문이 시작된다. 참새, 비둘기, 오리, 제비, 까치, 왜가리 정도는 본 적도 많고 알아보기도 쉬워서 대답해줄 수 있다. 그러나 숲이 가까운 곳에 살면 모르는 새가 점점 늘어난다.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한데 이름은 모르겠고,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것만 같고... 정확히 대답하지 못하고 그냥 모르는 새라고 얼버무리는 순간이 늘어나는데...
새를 좋아하는 아이를 키운다면 강력 추천!
이런 양육자들을 위한, 그리고 새를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이건 무슨 새일까?>이다. 집 근처, 정원이나 공원 등에 놀러 갔을 때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새들을 소개한 책이다. 양육자가 열심히 보고 아이와 함께 새를 마주쳤을 때 지식을 뽐내도 좋고,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으며, 아마 동물이나 새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스스로 이 책을 펼쳐서 읽을 수도 있다.
<이건 무슨 새일까?>의 앞 부분, 보통 책에서 '차례'가 나오는 곳이 독특하다. 이 책에서 소개한 모든 새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일러스트와 함께 새의 이름을 나열해두었기 때문이다. 겨울상모솔새, 여름상모솔새부터 굴뚝새, 진박새, 오목눈이, 유럽울새, 흰턱제비 등등... 차례가 아니라 새백과를 보는듯한 기분이다. 친절하게 이렇게 새들을 모두 모아놓은 덕분에 급하면 '차례'페이지를 얼른 펴서 방금 목격한 새를 찾아볼 수도 있다.
<이건 무슨 새일까?>에서는 새의 구분이 재미있다. 크기로 분류해 놓았다. 참새와 비슷한 크기의 새들, 찌르레기와 비슷한 크기의 새들, 까치와 비슷한 크기의 새들, 거위와 비슷한 크기의 새들이다. 아마 아마추어들이 새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크기'이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이건 무슨 새일까?>에서는 초반부에 '새소리 시계'에 대해 알려준다. 놀랍게도 새들은 다른 시간대에 주로 운다. 검은머리딱새는 가장 이른 시간인 일출 75분 전에 노래하기 시작하고 유럽울새, 대륙검은지빠귀, 숲비둘기, 굴뚝새, 박새 등등이 그 뒤를 잇는다. 새들이 우는 시간은 해가 뜨는 시간이 기준이라, 우리가 같은 시간에 눈을 뜬다 하더라도 같은 새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새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곳은 정원이지만, 몇몇 새들은 하늘에 있을 때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대부분 잠복하거나 은신하고 있다.
처음 새를 관찰하기 시작하면 어떤 새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무엇을 기준으로 구분해야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걱정할 필요 없다. <이건 무슨 새일까?>에서는 새를 구분하기 쉬운 방법을 알려준다. 머리중앙선, 눈썹선, 눈선, 콧수염선, 꼬리끝띠, 멱받이, 커트시, 꼬리깃, 이마판 등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새를 더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면 돋보기나 망원경이 있으면 좋다.
본문에서는 각 새들의 이름, 삽화와 함께 특징들을 알려준다. 처음 소개된 새는 '겨울상모솔새'인데 유럽에서 가장 작은 텃새로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만 볼 수 있으며 새의 울음소리, 자주 관찰할 수 있는 장소, 좋아하는 나무, 먹이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 외에도 오목눈이, 도가머리박새, 주황색 멱받이가 인상적인 유럽울새, 겨우살이개똥지빠귀 등 다양한 새들이 나온다.
<이건 무슨 새일까?>의 마지막 부분에는 '자연으로 탐험을 떠나요'코너가 있다. 정원새를 관찰하는 방법, 새에게 모이 주는 방법과 새들이 좋아하는 모이 소개, 기름진 모이 직접 만드는 방법, 새집을 만들어서 걸고 청소하는 방법, 새의 흔적 찾는 방법,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정원새 등을 알려준다. 당장 내일 아이와 함께 정원으로 산책을 나가서 써 먹을 수 있는 방법들도 있다. 갑자기 새박사가 될 수는 없지만 여름에 자주 만나는 정원새 몇 종류를 외워서 아이와 함께 새를 관찰하고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요새 아이들은 집과 교육기관만 왔다갔다 하면서 정형화된 놀이에만 익숙한 경향이 있다. 아이들에게 산책하면서 만나는 새를 관찰하고 알아가는 일은 새로운 도전이자 참신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