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집 - 윌리엄 셰익스피어 연작시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190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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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빼고서는 서양에서 문학에 대해 논할 수 없다. 성경, 그리스로마신화 등과 함께 꼭 읽어야하는 책이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다. 대부분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희곡은 많이 읽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소네트집(Sonnets 연작시집)을 읽은 사람들은 많지 않을 거라 본다. 우선 연작 시집인 만큼 시적인 표현법이 많이 쓰이고 숨겨진 의미나 중의적 의미도 곳곳에 숨어 있어 희곡처럼 술술 읽기가 쉽지 않다.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독서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수준에서 '각주'를 수시로 찾아봐야 이해가 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집>은 총 154편의 소네트로 이루어진 연작 시집으로 시인, 귀족 청년, 검은 여인으로 나타나는 궁정 인물들을 둘러싼 사랑과 갈등을 그린 내용으로 되어 있다. 성관계에 대한 노골적인 암시와 내용의 부도덕성으로 당시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걸작으로 손꼽힌다.

'소네트'라는 단어가 낯선 사람들도 있을텐데 소네트란 이탈리아어 소네토sonneto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래는 '작은 노래'를 뜻하는 의미였다고 한다. 이 소네트의 역사와 영국에서의 유행과정, 소네트로 유명한 다른 작가의 작품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에 함축된 의미들 등에 대해서는 역자 해설에서 자세히 나와 있으니 꼭 함께 읽기를 바란다. 영문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이 부분을 제외하고 읽기가 힘들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당대의 다른 작가들과 달리 비밀에 싸여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영화나 다른 소설 등에서 다양한 인물로 표현되기도 한다. 셰익스피어는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그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언어와 예술적인 감각으로 찬사를 받는다. <소네트집>의 헌사에 보면 W.H.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연구자들에게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라고 한다. Mr.라고 당시 평민에게 붙이는 칭호가 붙었기 때문에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W.S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오식이라 보기도 한다는데 언젠가 이 비밀이 풀릴지 모르겠다.




<소네트집>에 나오는 표현은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번역하다 보니 문학적으로 어색한 느낌이 종종 든다. content라는 영어 표현은 <그대가 스스로 안에 품고 있는 것>이고 자위행위라는 의미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한글로 번역하다 보니 '정자'라고 되어 있다. 한국어에도 여러 의미를 동시에 표현하는 단어들이 있고 특히 시에서는 시적 허용과 함축, 중의적 의미 등이 쓰인다. 그러나 외국어 번역을 하면 1-1대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생긴다. 한국 고시를 영문으로 해석한다면 얼마나 어려울까? 반대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소네트집>에서도 번역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 한계들이 있고 오래된 영어는 더더욱 그런 측면이 있다고 추측된다. 특히 번역된 시를 읽을 때, 영어와 영문학을 좀 더 공부해서 영어 원문을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그런 피치못한 한계를 감안했을 때 열린책들의 <소네트집>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역자의 설명이 상세할 뿐 아니라 각주도 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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