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인도 - 14억 인도의 민낯, 우리가 아는 인도는 없다
허필선 지음 / 행복한북창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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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기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기안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편을 보면서 사람들은 2023년 방송연예대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인도 여행편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이 인상깊었고 여러 사람들을 웃고 울렸기 때문이다. 약간 모자란 듯 보이지만 순수하고 편견도 없고,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녹아드려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경악하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날생선을 먹어 현지인을 놀래키는가 하면 손으로도 거리낌 없이 밥을 먹고, 결혼식에서 해맑게 춤을 추고, 덤터기도 쓰지만 기분 좋게 털어내고, 갠지스 강물을 맛보기도 하고 정말 그 나라의 문화를 한껏 체험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생겨난 궁금증, 인도가 어떤 곳이길래 인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절대 못 잊는다고 할까? 지인 중 한 명도 최고의 여행지로 '인도'를 골랐다. 지금은 가정을 꾸려 그 때처럼 갈 수 없다고 말하지만, 동생과 함께 갔던 인도여행이 인생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몇 번이나 회고했다.




<벌거벗은 인도>는 우리에게 낯설고 먼 나라 '인도'에 대해 가감없이 말해준다. 허필선 저자는 2004년부터 인도에 발을 디디기 시작하여 5년간 인도 생활을 하고 회사에서도 인도 담당을 맡아 무려 100번 이상을 오갔다고 한다. 정말 싫으면서도 좋은 나라라고 표현하는 인도. 그 역시 인도처럼 잊혀지지 않는 나라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70년대 같고 더럽고 냄새나기도 했지만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과 세상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우주로 나아가는 관문이자 다르게 살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인도, 우리도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1장에서는 현재의 인도 모습을, 2장에서는 인도인의 삶, 3장에서는 음식 문화, 4장은 사랑과 결혼 그리고 여성들의 모습, 5장에서는 비즈니스를 할 때 겪는 문화적 차이, 6장에서는 종교와 계층 간의 갈등에 대해 다뤘는데 이 정도면 거의 인도 사회의 전반을 대략 언급한 듯 하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든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인도 이야기. 책을 읽어보면 정말 놀라운 이야기의 연속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술술 읽게 된다. 나도 책을 받자마자 서서 몇 챕터를 쓰윽 읽고 말았다.


인도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고 한다. 30도가 넘는 온도에 잊히지 않는 매캐한 냄새, 바로 인도에서 유명한 향신료 냄새라고 한다. 또한 인도에는 여러 인종이 섞여 있어 일곱 자매 주에서 온 사람들은 한국인과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인도의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은 유럽의 아리아인과 같은 인종이라고 한다. 전사의 후예인 시크족들은 체형이 좋아 주로 경비를 서고 있다고 하니 비슷비슷한 모습의 한국인들만 보는 우리들에겐 신기한 일이다.


인도는 땅이 넓어 사람들이 2,3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남부지역 사람들은 힌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타밀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 3위이자,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빈민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회원제로 이용되는 엄청난 클럽하우스가 있는가 하면 야자나무 잎으로 대충 엮어 만든 집에서 사는 사람들도 많다. 정말 뒤죽박죽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나라와 달리 음식과 음악을 즐기는 인도의 극장 문화와 마살라 영화, 전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 크리켓, 생활 쓰레기를 다 먹어버리는 동물들이 돌아다녀 쓰레기를 따로 버릴 필요가 없는 모습, 독특한 화장실 문화와 유통기한이 있는 사랑법 등 저자가 말한 대부분의 이야기가 생소했다.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 했다. 과장하자면 우리집 서재에 가득한 판타지 소설에 내가 아는 현실과 비슷한 이야기가 더 많은 듯 했다.

빈부 격차도 심하고 위험한 곳도 많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낯설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나라 인도. 직접 여행을 가 보진 못했지만 <벌거벗은 인도> 덕에 생생한 간접 경험을 잔뜩 할 수 있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 인도 편을 재미있게 봤거나 인도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벌거벗은 인도>를 함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와 문화에 대해 가져야 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나라 인도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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